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27)
127화
-철혈 길드, 연전연승.
-공식 분석가들의 분석, 전부 빗나가다.
-크로스파이어 길드, 붕괴하다.
철혈 길드와 크로스파이어 길드의 전쟁.
모두의 예상과 다르게 결과는 철혈 길드의 압도적인 우세였다.
>아니, 철혈 왜 저렇게 세?
>쟤네 과금한 아저씨들 모임 아니었어?
유저들은 깜짝 놀랐다.
스펙빨만 앞서는 과금 전사들의 길드인 줄 알았는데.
까 보니 크로스파이어 길드를 압도하고 있다.
>아, 짜증나.
>철혈 놈들이 이기면 좀 짜증 나는데.
일반 유저들은 불만 섞인 이야기를 나눴다. 누가 이기나 그들에겐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니까.
그러나 물밑에서는 달랐다.
-어떻게 된 거지? 당장 조사해!
-철혈이 정말로 그렇게 세면 당장 우리 쪽 판도가 뒤바뀐다.
각 길드 정보부엔 초비상이 걸렸다.
급히 파견된 요원들이 전투의 경과나 연유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온 정보엔 예상외의 결과가 찍혀 있었다.
-철혈 길드 자체의 힘은 예상과 동일함.
단, 새로 영입한 고수들의 힘이 생각보다 강력함.
크로스파이어를 밀어낸 건 철혈이 아닌 초청 랭커들이라는 내용.
-특히 파프닐을 주목할 것.
이미 혼자서 20명 이상의 플레이어를 상대로 우위를 점한 기록 확인.
파프닐에겐 그중에서도 특별히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그럴 만했다.
혼자서 크롬웰과 별동대 500여 명을 막고.
역으로 후방을 공격해 철혈의 승기를 마련했다.
다른 전투들도 마찬가지.
열 번이 넘는 PK전에서, 파프닐은 매번 100인분 이상의 활약을 해냈다.
“그 녀석 무슨 직업이더라?”
“분명……. 네크로맨서였어. 그래, 네크로맨서!”
네크로맨서는 꽤 특이한 직업이다.
다인전 전투에서 강력한 면모를 보이지만.
그마저도 경우에 따라선 마법사에게 밀린다.
“그런데 어떻게 네크로맨서가 그런 일을?”
간부들의 머릿속에 네크로맨서 보스들이 스쳐 지나갔다.
레벨 350 이상의 리치나 고위 네크로맨서.
혼자서 군단을 거느리고, 각종 스킬을 퍼부어 대는 악몽!
“놈을 조사해!”
“어떻게 싸우는지, 해골병들 수준은 어떤지, 장비나 아이템은 뭘 쓰는지까지 전부 다!”
요원들이 곧바로 움직였다.
수많은 희생을 내면서도 어떻게든 파프닐의 전투를 찾고.
그것들을 분석해 전력을 예상해 냈다.
[엘리트 해골병 6기, 해골 기사 1기, 호문쿨루스와 여기사 NPC 확인.일반 해골병 : 180레벨
엘리트 해골병 : 230레벨, 1기는 최소 270레벨 이상.
해골 기사 : 레벨 270?
여기사 : 레벨 280
호문쿨루스 : 레벨 300, 그 이상.
파프닐 : 레벨 최소 280 이상. 분석 추가 요망.
310레벨의 크롬웰 격퇴 확인.]
정보를 확인한 각 길드는 난리가 났다.
“이 정도면 일인 길든데?”
“김철급…….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저번에 왕실 부흥군 쪽에 있다고 본 것 같은데…….”
“거기 베론이랑 드렉슬러 있는 데 아닙니까? 그 신규 상위 100위 안쪽의…….”
“부흥군……. 설마 저 정도 고수가 왕실 부흥군에…….”
“아니, 잠깐만. 근데 저긴 철혈 아닙니까? 부흥군 입장에서 철혈은 쿠데타군일 텐데요?”
“설마 줄을 갈아탄 건가?”
정보가 드러날수록 혼란 속에 빠져 가는 간부들!
“네크로맨서 클래스가 좋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평가를 수정해야겠습니다.”
“새 초보자들 몇한테 한번 문의해 보세요. 기존 네크로맨서 유저들도 영입 라인에 넣고.”
한편으론 네크로맨서 유저들에 대한 육성이나 투자 계획도 세워졌다.
[네크로맨서 갤러리]-제목 : 요새 네크도 스카웃 좀 받고 그러더라.
내용 : 전쟁이라 그런가?
(댓글 목록)
>호무라내꺼임 : 그 뭐냐, 파프닐이 네크로 선방해서 그런 듯?
>바티미우스 : 대형 길드들이 투자해 주니까 좀 트이려나.
>철과 혈과 1번 : 파프닐 때문은 무슨ㅋㅋ 그 녀석 별것도 아닌데 명장면 좀 나왔다고 칭찬 ㄴ
>호무라내꺼임 : 아니, 왤케 민감하게 반응함? 파프닐이 잘한 건 잘한 거고, 그걸로 네크로맨서 많이 알려지면 좋은 거지.
>철과 혈과 1번 : 잘하긴ㅋㅋ 부흥군에 있을 때 쟤가 유명했냐? 다 철혈빨로 뜬 거고, 조만간 거품 꺼지면 실체 드러날 거임.
>바티미우스 : 일단 이렇게 안티 붙은 거 보니까 유명해지긴 한 듯?
파프닐의 이름이 일반 유저들에게도 퍼져 나간 것은 덤.
그동안 전황은 점차 철혈에게 더 유리하게 흘러갔다.
이대로라면 양면 전선이 아니라 각개격파가 될 수준.
결국 아칼레스가 결정을 내렸다.
-길드 내부 지침입니다.
-오크 전선 쪽 인원 모두 크로스파이어 요새로 집합하세요.
-여기서 최후 저지선을 만듭니다.
-배수진의 각오로, 뚫리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수비에 임하세요.
전선 유지를 포기한 뒤.
최후의 요새에 틀어박혀 철저히 방어한다는 계획!
오크 전선 측 병력들도 후퇴하기 시작했다.
철혈 혈맹이 요새 근처에 도착한 건 바로 그때쯤이었다.
***
철혈 길드 진영 중앙.
철통같은 보안에 둘러싸인 막사에 수십의 간부들이 모였다.
연이은 승전보를 냈으니 당연히 축제 분위기여야 할 터.
그러나 막사 안은 시끄럽기는커녕 정적에 잠겨 있었다.
“보고가 사실이라면 골치 아파지겠군.”
철혈패군이 이마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눌렀다.
“저놈들이 우주방어를 하려 한다고?”
“예.”
철혈 정보부장, 로마네가 고개를 끄덕였다.
“요새들에 틀어박혀서 방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오크 전선 쪽 병력이 도착하면 진짜로 뚫을 엄두가 안 나게 될 겁니다.”
“우리 쪽 병사들의 상태는?”
“5만 명 모두 모였습니다. 평일은 3만가량, 주말이 되면 4만 8천까진 출진 가능합니다.”
“많긴 한데……. 약간 부족하군.”
백만 대군에 익숙해진 세대라 그런가.
3만~5만 정도로는 많다는 생각을 못 하는 듯했다.
“NPC들을 합류시키고 싶은데, 어떤가?”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여기가 남쪽이다 보니 NPC들이 오길 기다리면 저쪽도 우주방어를 다 마쳐 버려서.”
“쩝, 게임이란 게 이럴 땐 안 좋구먼.”
철혈패군이 혀를 찼다.
실제 전쟁이라면 후퇴 준비만 해도 적잖은 시간과 노동력이 소모될 터.
하지만 이곳은 호라이즌이다.
로그아웃, 인벤토리 등을 쓰면 보급이나 이동도 하루, 이틀 안에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자네들 의견은 어떤가?”
“저희 모두 같은 의견입니다.”
철혈이검이 앞으로 나섰다.
“놈들이 합류하기 전에 요새들을 공략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승리의 지름길입니다.”
“좋아, 공격에 나서지. 자세한 작전은 어떻게 되나?”
“설명하겠습니다.”
철혈이검이 손짓하자 주변 지형의 홀로그램이 막사 정중앙에 나타났다.
오, 저건 편리한데?
“크로스파이어가 있는 붉은 요새는 다섯 개의 요새가 오망성 형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서로 유기적으로 지원을 주고받을 수 있기에, 공략한다면 한 곳을 먼저 무력화시킨 다음에 해야 합니다.”
“전부 다 한꺼번에 공략하지.”
“그러면 공격이 너무 약해집니다.”
“흠……. 결국 한 곳을 점령해야 하는 거군.”
“예. 그래서 조공이 시간을 끌고, 그사이 별동대가 성 하나를 점령하는 걸 계획했습니다.
흠, 나름대로 정석적인 작전이다.
정론밖에 없어서 오히려 무미건조할 정도.
고개를 끄덕인 철혈패군이 물었다.
“자, 그럼 그 막중한 임무를 누가 맡겠는가?”
순간 장내가 고요해졌다.
“그게…….”
“어…….”
갑자기 다들 서로의 눈치만을 본다.
이란 영화가 떠오른다.
온갖 함정이 깔린 집에.
도둑들이 들어와 곤욕을 치르는 내용의 영화.
‘지금이 딱 그것과 같은 상황이지.’
처음 들어가면 무조건 손해.
다들 알고 있으니 저렇게 기를 쓰고 피하는 거다.
“아무도 없나?”
“으음…….”
“그게……. 전 후방 보급 점검 일정이 있어서……!”
“거래처 미팅이 잡혀 있습니다.”
“저는 그날 제 부모님께서 갑자기 몸이 아프실 예정이라…….”
시선이 모일 때마다 간부들이 꼬리 만 강아지처럼 급히 몸을 피한다.
그런데 왜들 저러지.
정말로 쉬운 방법이 있는데.
‘굳이 내가 나설 필욘 없겠지.’
너무 나서서 주목을 받으면 오히려 역효과다.
안 그래도 저 녀석들이 매일 쳐다보는 게 신경 쓰이던 차다.
이번엔 지켜보면서 있다가 적당히 업혀 갈까.
뒤로 물러나서 구경하려던 도중, 갑자기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섰다.
“폐하.”
“오, 철혈일검. 자네가 나서겠나?”
“저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 그게 누군데?”
“그 사람은 바로……. 저기 있는 파프닐입니다.”
어? 나?
순식간에 사방의 시선이 모여든다.
“호오.”
“지금까지 파프닐 님 덕에 수많은 전투를 승리로 장식했습니다. 이번에도 분명 잘 수행해 낼 거라 믿습니다.”
처음부터 대놓고 미워하더니, 묫자리가 나오니 바로 밀어 넣는구만.
마음 같아선 당장 두드려 패고 싶지만, 자리가 자리이니 다른 방법을 쓰기로 했다.
“외부 인력에게 공격 지휘를 맡기자고?”
“실적이 있으니 충분히 걸어 볼 만합니다.”
“으음…….”
철혈패군이 영 마뜩잖은 기색을 보였다.
그때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하죠.”
“엇.”
“음?”
간부나 철혈패군은 물론, 철혈일검마저도 놀랐다.
왜 그래? 네가 제안해 놓고 너무 쉽게 승낙이 되어서?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뭔가?”
“작전이 끝날 때까진 제 싸움에 참견하지 말아 주십쇼. 제 휘하 병력들에게만요.”
“히틀러처럼 하지 말란 거구먼. 좋네.”
아니, 이젠 뭔 히틀러까지 나오냐.
“그래, 다른 건?”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어차피 더 말씀드려도 들어 주지도 않을 것 같고요.”
흘긋, 철혈일검 쪽을 보자 이쪽을 대놓고 노려보고 있었다.
“그럼 좋네. 철혈병 2개 군단 6천 명을 배속할 테니, 요새 공략을 해 보게.”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이자 퀘스트가 떴다.
띠링!
-새로운 퀘스트 ‘오망성 요새 공략(레어)’이 생성되었습니다.
***
회의가 끝난 뒤에는 요새를 정찰했다.
“저길 공략한다고요?”
옆에 있던 부대장이 엄포를 놓았다.
“말도 안 됩니다. 저걸 좀 보십쇼.”
5m가 넘는 돌 성벽과 금속 성문.
보호막과 투석기, 석궁 포대 등의 시설들.
마지막으로 성벽마다 가득한 크로스파이어 유저들까지.
“어디 한번 볼까.”
파프닐은 일반 해골병을 소환하고 말했다.
“가서 공격해.”
“딱……?”
해골병은 달려가려다 멈칫했다. 저 녀석 왜 저래?
“그래, 너 혼자.”
“딱…….”
예전엔 안 저랬던 것 같은데.
스킬 레벨이 오르면서 지능이 생기니 이런 건 불편했다.
저지능 해골병을 만드는 스킬이 있다면 찾아봐야 할지도.
“뭐야!”
“해골병이다!”
전진하는 해골병을 향해 화살 수십 대가 쏟아졌다.
-일반 해골병이 소멸했습니다.
순식간에 소멸하는 해골병.
1호부터 6호가 손을 올려 경례를 했다.
……뭐, 저런 희생도 있어야 하는 법이지.
덕분에 패턴이나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흠…….”
턱을 쓸며 생각했다.
‘이건……. 쉽지 않군.’
철혈 쪽 길드원들이 기겁할 만했다.
방어도 철저하고, 병력이 많다 보니 빈틈이 있다 해도 억지로 메워 버렸다.
이대로 전진 명령을 내린다면 뒤통수에 총이나 안 맞으면 다행이리라.
‘적당히 구경만 하다 날로 먹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구만.’
많은 게임을 해 본 덕택에 공략 방법이 금방 떠올랐다.
정찰을 마친 뒤.
파프닐은 병사들을 한데 모았다.
“정찰을 해 봤는데, 여긴 답이 없다.”
“뭔 소리야!”
“그래서 포기하겠다고?”
과금 전사들 아니랄까 봐 첫 마디만 듣고 화를 낸다.
말은 끝까지 들어 봐야지.
“그러니까 쟤네들은 여기서 저렇게 있으라고 두고, 공략하기 쉬운 다른 쪽부터 먼저 공략하기로 했다.”
“네?”
“다른 쪽?”
술렁이는 철혈 플레이어들.
깨달은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해진 건 있었다.
“다들 짐 싸라, 이제부터 행군이다.”
지금부터 죽어라 달려야 한다는 것.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