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4)
14화
“제안은 감사합니다만…… 저는 인간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해당 선택은 거절 시 되돌릴 수 없습니다.
-정말로 거절하시겠습니까?(Y/N)
파프닐은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따라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분명 제안 자체는 굉장히 매혹적이었다.
고위 뱀파이어로 단숨에 스펙 업.
흡혈과 혈마법을 통한 싸움에도 말도 안 되게 강력했다.
그러나…….
‘내가 목표로 잡은 건 겨우 그 정도가 아니니까.’
고위 뱀파이어는 강력하지만, 최고가 될 수는 없다.
이유? 간단하다.
카운터가 너무나도 명확하기 때문이다.
‘신성력을 쓰는 클래스, 특히 성기사한텐 쪽도 못 쓰지.’
네크로맨서나 흑마법사 계열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하지만 뱀파이어나 언데드가 된다?
그 순간부터 성기사는 2티어 이상 차이가 나도 이기기 힘든 상대가 된다.
‘게임을 제패하려고 하면 나오는 치명적인 약점이지.’
심지어 다수를 상대로 한 다인전에서도 뱀파이어는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
흡혈과 혈마법을 통한 난전을 펼쳐야 하는데, 상대가 그렇게 놔두지를 않는다.
무엇보다 파프닐에겐 뱀파이어를 선택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플러시……. 운빨로 게임 지존 그 녀석의 클래스가 성기사였으니까.’
운빨이 하늘에 닿은 원작 주인공 플러시.
그 녀석의 직업이 성기사인 이상.
스스로 접고 들어가는 뱀파이어만큼은 절대 할 수 없었다.
“그래? 뭐, 내키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
헤모라는 살짝 아쉬운 기색으로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빈손으로 보낼 순 없고, 선물이라도 하나 줘야겠는걸. 나, 헤모라의 값어치에 걸맞은 선물을.”
말을 마친 헤모라가 일어섰다.
‘어?’
어느새 코밑까지 피 냄새와 야릇한 향수 냄새가 파고들어 있었다.
-혈신의 가호를 받았습니다.
-헤모라의 생명선 스킬(에픽)이 생성되었습니다.
가호를 주는 방법은 피의 공유.
다만 이번에는 풋풋한 첫키스처럼 살짝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지금의 것은 어디까지나 체험판이었으니까.
“자, 확인해 봐.”
목덜미에서 물러난 헤모라가 말했다.
‘스킬? 스킬 상태창!’
[헤모라의 생명선]-등급 : 에픽
-분류 : 패시브
-소모 MP : 없음.
-쿨타임 : 일주일
-효과 : 사망에 이르는 대미지를 입었을 시, 단 한 번 부활한다. 이때 채워지는 HP와 MP는 바로 전 받았던 마지막 공격의 대미지와 동일하다.
-습득 조건 : 혈신의 가호 보유
‘허업.’
파프닐은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노말-매직-레어-유니크-에픽-레전더리-하이퍼-갓.
호라이즌의 등급 중 위에서 네 번째 등급의 출현!
그때였다.
-전 서버에서 최초로 에픽급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새로운 업적 ‘최초의 서사’을 달성했습니다.
-새로운 칭호 ‘서사의 개척자’를 획득했습니다.
-행운을 제외한 모든 스테이터스가 +5 상승했습니다.
-행운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명성이 +1,000 상승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지상의 영웅과 군주, 신과 악마의 하수인들이 당신의 이름을 궁금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서버에서 최초로 서사적인(EPIC)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에픽급 명예의 전당에 최초로 기록됐습니다.
수많은 메시지가 연달아 떴다.
그중엔 말도 안 되는 내용도 많았다.
아니, 대부분이 그랬다.
전 서버 최초로 에픽급 업적을 달성했다느니.
명예의 전당에 최초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느니 하는 것들.
그러나 파프닐은 태연했다.
이유? 간단하다.
‘현생에서 이런 경험은 수도 없이 해 봤으니, 뭐.’
그보다 중요한 건 눈앞의 이야길 마치는 것이다.
“비천한 제 사정을 감안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위대하신 분이시여.”
파프닐은 납작 엎드렸다.
“비록 따라갈 수는 없지만, 도움이 필요하실 때가 오면 언제든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
“그 말은 마음에 드네.”
하지만.
거기까지 말한 헤모라가 책 두 권을 던졌다.
-혈마법 : ???의 스킬 북을 획득했습니다.
-혈마법 : ???의 스킬 북을 획득했습니다.
“적어도 내게 도움이 되려면 그건 다 익혀 두는 게 좋아.”
말을 마친 헤모라가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제 나의 세력을 재건할 때다……. 금혈의 뱀파이어 일족이 다시 한번 밤을 지배하리라.”
파앗. 붉은 망토를 펼친 소녀의 모습이 사라졌다.
-카타콤 2층 던전을 클리어했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연달아 나타나는 레벨 업 선언.
파프닐의 레벨도 순식간에 올라 단숨에 41레벨이 되었다.
‘41레벨이면 장비를 새로 맞춰도 되겠는걸.’
그뿐만이 아니다.
‘부활 스킬이라.’
부활 아이템은 그 모든 게임에서 사기 아이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남들이 한 개의 코인으로 플레이할 때.
파프닐은 피의 생명선이란 코인이 하나 생긴 셈.
엄청난 일이었다.
고위 보스들이 쓰는 ‘확정 전멸기’.
이 스킬이 있다면 한 번이지만 그 고비를 넘길 수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단, 다른 게임의 부활보단 조건이 까다로웠다.
조건에 따라서는.
살아나자마자 아무것도 못 하고 다시 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없는 것보단 백배 천배 낫지.’
게다가 에픽 업적의 전당에, 각종 칭호까지.
엄청난 이득을 날로 먹었다.
‘이것만 있다면 조금 더 아슬아슬하게 플레이해도 되겠군.’
그때였다.
머릿속에 잊고 있었던 사실 한 가지가 떠올랐다.
‘참, 이 녀석들도 확인해야지.’
헤모라가 주고 간 두 권의 랜덤 스킬 북!
이제 순수한 자신의 운을 시험해 볼 때였다.
“스킬 북 사용!”
-혈마법 ‘블러드 익스플로전’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스킬 확인.’
[블러드 익스플로전]-등급 : 매직
-분류 : 액티브
-소모 HP : 500
-쿨타임 : 30초
-효과 : 적에게 공격 명중 시 해당 부위의 피를 폭발시킨다. 해당 폭발은 적에게 350 + 지혜 스테이터스 X3의 대미지를 가합니다.
-피격된 상대방에게 ‘출혈~매우 심한 출혈’ 디버프 부여
-스킬 레벨 : 1
-습득 조건 : 혈신의 가호 보유
*해당 공격의 대미지는 물리 방어력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스킬을 본 파프닐이 소감을 떠올렸다.
‘나쁘지 않다.’
상대방의 피를 터뜨려 대미지를 주는 스킬.
대미지도 준수하고, 추가 효과도 나쁘지 않은 공격 스킬이었다.
게다가…….
‘이 스킬엔 효과가 하나 더 붙어 있지.’
가죽이나 갑주는 외부의 공격에 강하고 내부의 공격에 약하다.
일단 스킬이 맞는다면, 그 부분은 그대로 상대의 약점이 되는 것이다.
‘사용하기에 따라 굉장히 유용한 스킬이 되겠어.’
단단한 갑옷을 가진 상대는 셀 수 없이 많다.
‘자, 그럼 두 번째를 볼까.’
씩 웃은 파프닐이 다음 스킬 북을 열었다.
그 순간 익숙한 스킬명이 보였다.
-혈마법 ‘뱀파이어릭 오라’(유니크)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아니, 진짜로?
‘대박……! 대박이다!’
현실에서 김강한은 수십 개가 넘는 게임을 해 보았다.
그 게임에서 공통적으로 1티어인 효과가 바로 이 흡혈이었다.
“스킬 확인.”
[뱀파이어릭 오라]-등급 : 유니크
-분류 : 패시브
-효과 : 적에게 대미지를 입힐 시 해당 대미지의 12%를 HP로 전환해 회복.
-해당 효과는 피와 살을 지닌 하수인에게만 같이 적용됩니다.
-해당 효과는 치유 효과로 적용됩니다.
-해당 효과는 아군을 공격할 시에도 적용됩니다.
-스킬 레벨 : 1
-습득 조건 : 혈신의 가호 보유
‘역시나 흡혈 스킬이군.’
공격을 통해 HP를 회복하는 것.
어떤 클래스를 막론하고 굉장한 효율을 보이는 스킬 효과였다.
‘그런데 제한이 조금 많은걸.’
일단 해골병과 골렘은 이 스킬의 효과를 받지 않는다.
직접 무기를 휘두르거나.
피와 살을 가진 몬스터를 사역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회복 효과로 분류되기에.
치유 감소 효과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두 개 이상 중첩이라도 되면 거의 모기 오줌만큼 들어오겠는걸.’
스킬이 스킬이다 보니 굉장히 많은 제한 조건이 붙어 있었다.
‘언젠가 마물도 사역해야겠어.’
파프닐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피의 마장군은 갔나?’
당장은 자신의 세력을 복원한다 했으니.
그때까지는 소설 속 전개에서 큰 변동이 없으리라.
‘그 전에 최대한 성장해 둬야 한다.’
정점까지 가지 않더라도.
적어도 판도에 영향을 끼칠 만큼의 힘은 있어야 한다.
‘이럴 때가 아니군. 정신 차리자, 김강한.’
머뭇거릴 틈이 없었다.
-진 흑살이풀 한 개를 채집했습니다.
파프닐은 던전 벽과 바닥을 긁어내기 시작했다.
던전 공략에서 가장 정신 줄을 단단히 붙들어야 하는 시간.
추가 득템의 시간이었다.
***
“아니, 헤모라의 신전이라고?!”
네크로맨서 길드.
파프닐의 보고에 굴드는 펄쩍 뛰었다.
“헤모라라면, 내가 아는 그 헤모라인가?”
“네, 피의 마장군 헤모라의 신전이었습니다.”
헤모라를 만났단 이야기는 의도적으로 숨겼다.
초월적 존재의 이야기가 나온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상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단한 업적이로군. 혹시 나도 그 열쇠를 같이 쓸 수 있겠나?”
“그야 물론이죠.”
파프닐은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고맙네. 그런 곳에 참배하는 건 네크로맨서로서 영광이지.”
-네크로맨서 굴드의 호감도가 +20 상승했습니다.
어차피 카타콤 2층은 일주일 동안만 쓸 장소다.
빌려주는 게 아니라 아예 맡겨도 상관없는 곳!
그걸로 호감도를 얻는다면 남는 장사였다.
“흠…….”
이야기가 진정된 후.
굴드는 파프닐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턱을 괴고 신음하거나, 팔짱을 낀 채 길드 안을 빙빙 돌길 수 분.
마침내 굴드가 말했다.
“자네, 혹시 생각하고 있는 학파가 있나?”
“네? 레기온 학파 쪽에…….”
“흥미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된 학파 말이야.”
“……!”
파프닐의 등 뒤에 번개가 쳤다.
‘히든 퀘스트다.’
설마 연달아 히든 퀘스트가 올 줄이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보장하는 게임다운 연쇄 반응이었다.
“제 생각은 레기온 학파 그대로입니다만, 혹시 문제가 생긴 겁니까?”
“아니…… 문제는 아니고.”
굴드가 설명했다.
“자네가 해낸 업적이 워낙 대단해서. 혹시 흥미가 있다면 내가 몸담은 비전 학파의 후계로 들어오는 건 어떤가 해서 말이야.”
-굴드가 당신을 제자로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사제 관계를 수락하시겠습니까?
설마설마했던 스승과 제자 관계의 제안!
보통 이런 제안을 받기 위해선 수개월간 허드렛일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엔 그 과정이 전부 생략되었다.
“이건…….”
“레기온 학파를 버리란 건 아닐세. 다만 내 학파는 그중에서도 조금 특별하거든.”
씩 웃는 굴드.
파프닐은 선뜻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유? 간단하다.
굴드가 스승으로 삼아도 될 만큼 대단한 NPC인지.
아무리 봐도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승으로 모셨다가 내가 금방 성장하면 어떻게 하지?’
초보자 지역 바로 바깥의 도시에 있는 NPC.
아무리 봐도 레벨이 한참 높거나 비밀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당장 저 쥐 같은 얼굴상부터가 그렇지 않은가.
‘굴드한테서 은혜를 많이 입긴 했지만……. 그것과 이건 별개의 일이란 말이지.’
스승이 생겨서 나쁜 건 아니다.
단지 스승을 배신하면 카르마가 크게 깎일 뿐.
‘뭐, 유저도 아니고 NPC 스승이니 크게 상관없으려나.’
성장 속도를 경계한 굴드가 공격해 온다?
이쪽은 부활 후 도주하면 그만이다.
‘좋은 점은 있고, 나쁜 건 없는 거래군.’
그렇다면 안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파프닐이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스승님이라 부르겠습니다.”
“잘 부탁한다, 나의 첫 제자여.”
굴드가 히죽이며 대답했다.
다음 순간 파프닐의 눈앞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네크로맨서 굴드와 사제지간이 되었습니다.
-현재 스승과의 레벨 차이는 ‘매우 높음’입니다.
-현재 굴드의 레벨 : 450
뭐, 뭐라고?!
파프닐은 저도 모르게 입을 살짝 벌렸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