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55)
155화
“뭐 냄새나지 않냐?”
“무슨 냄새? 먼지 냄새?”
“아니……. 개 누린내 같은데. 잠깐만, 이즐렌의 호크 아이!(레어)”
한 남자가 탐색 스킬을 사용했다. 푸른 빛이 주변을 훑었다.
“없지?”
“킁킁, 분명 냄새가 나는데.”
“왜 자꾸 무서운 소릴 해? 귀신 나올 거 같네.”
“아니, 귀신이 아니라……. 요새 애들 하나둘씩 로그아웃되잖아. 그거 아닐까?”
“헛소리 말고 가자. 아이템 파내야지.”
“음……. 내가 잘못 맡았나?”
돌아서는 두 남자.
멀리서 그들을 지켜보던 파프닐이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있군요. 정찰대만 수십에……. 본대까지 합치면 200여 명 정도.”
“어디 소속인지는 보이나? 파이브스타? 철혈?”
“둘 다 아닙니다.”
“그럼 혹시 어딘지는 볼 수 있겠나?”
존스는 두려운 기색으로 질문했다.
최고의 탐험가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플레이어. 특히 대형 길드와 싸우는 건 피하고 싶었다.
상대를 잘못 만났다간 아이템을 전부 다 뺏고 노역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음……. 모르겠습니다.”
파프닐은 고개를 저으며 생각했다.
‘그래도 짐작이 안 가는 건 아니야. 이곳에 올 만한 놈들이라면 한 곳뿐이지.’
전쟁 초반부터 체급을 계속 키울 수 있고.
길드 간 전쟁에서 한발 빠져서 유적을 발견하고 발굴할 수 있는 세력.
‘활빈당……! 그놈들밖에 없어.’
양지 거래에 헤르메스의 날개가 있다면, 음지의 장물 거래에는 활빈당이 있다.
‘활빈당이면 고윈 대공 쪽이지? 정확히 말하면 용병부대나 마찬가지지.’
플러시가 여기 왔을 땐 크라켄이건 활빈당이건 등장 자체를 하지 않았다.
즉 원래대로라면 이번 유적 발굴은 성공적으로 완수가 된다는 뜻.
‘흠, 그쪽이랑 딱히 나쁜 사이는 아닌데.’
킨도르한의 우미간파와 활빈당은 나름 거래를 튼 사이.
거기다 이미 파프닐과 활빈당은 한 번 거래를 마친 적 있다.
대가를 내준다면 행운의 여신 신전 정도는 교섭할 수 있긴 하다.
‘근데 그럼 안 된단 말이야.’
파프닐은 소설 내용을 떠올렸다. 원작에서 플러시는 이 도시의 역대급 히든 피스들을 연달아 얻는다.
심지어 그건 활빈당이 유적들을 다 부수고 쓸어 간 이후의 일.
그럼 그걸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우의 수는 두 가지다.
이 도시를 통째로 무너뜨려, 히든 피스고 뭐고 모래 속에 묻어 버리거나.
또는 아예 활빈당까지 쫓아내고 도시 전체를 봉인하는 것.
‘그런데 목적을 밝히면 활빈당이 순순히 비켜 줄 리 없지.’
이 지하 도시의 규모는 거의 바란왕국 수도급, 아니 그 이상이다.
그런 황금도시를 발견했는데 누가 손을 대려고 한다면 내가 활빈당이어도 같은 반응을 보일 거다.
‘게다가 저놈들, 보통 놈들이 아니야.’
최소 활빈당의 정예. 어쩌면 길드 마스터나 외부 초청 랭커까지 있을 수 있다.
파프닐이 그렇게 생각하는 덴 확신이 있었다.
원작에선 코빼기도 비치지 않던 샌드 크라켄.
그런데 지금은 그놈의 목격담이 들려오고, 유적 안에 활빈당 세력이 있다.
‘즉 월드 보스인 샌드 크라켄을 레이드할 수 있을 만한 초고수, 최상위 랭커가 저기 있다는 뜻이지.’
활빈당이 유적 발굴을 마쳤고, 샌드 크라켄을 잡았다.
그렇게밖에 볼 수 없었다.
‘일단 당장 들어가는 건 바보짓이지.’
그럼 이제 어떻게 부술지를 정할 차례.
파프닐은 존스에게 말했다.
“존스 님.”
“음?”
“일단 사냥부터 하죠.”
유적 사냥은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파프닐과 존스는 활빈당의 영역을 피해 절벽과 돌다리, 송곳 같은 바위를 깎아 만든 도시를 돌아다녔다.
“2호, 3호가 퇴로를 막고. 나머지는 놈들을 몰아붙여라.”
“딸그락딸각!”
굳이 직접 사냥할 것도 없었다.
적당한 지형으로 놈들을 모으고, 다리나 우물 같은 곳으로 밀어붙이면 알아서 아래로 떨어져 죽어 준다.
아이템이나 골드, 시체의 재료나 부속품은 얻지 못하지만.
경험치가 꽤 쏠쏠했다.
그리고 사실 부속품엔 그렇게까지 미련이 없기도 했다.
이유? 간단하다.
그 정도 것 따윈 신경 안 써도 될 만큼 보물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이건……. 옛 엘프의 마법 오르골! 놀랍군. 무려 유니크…….”
“허어, 이런 고도의 기술을 고작 이런 데에…….”
무슨 집 하나를 들어갈 때마다 계속 놀라는 닥터 존스.
저러다 심장마비 걸리겠다.
“그거 그렇게 가치 있는 겁니까?”
“그럼, 물의 정령을 귀속시키는 귀속 마법, 힘을 한 방향으로 고정시키는 그래비티, 그리고 생기를 직접 불어 넣어 주는 파운틴 헬스 마법까지 세 개가 인챈트된 아이템인데.”
“오, 어떤 장비길래 그런…….”
“물뿌리개일세. 이런 생활 아이템에 이 정도의 마법을 부여하다니, 이 도시 유적, 상상보다 더 대박이군.
“…….”
저게 그리 과하게 반응할 물건인가 생각했지만, 시중 예상 판매가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뿌리개가 무려 2골드 50실버(25만 원).
귀한 장비는 수백, 수천만 원까지 찍힌다고 한다.
굳이 몬스터의 드롭 아이템을 수거 안 해도 될 정도의 부!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뭔가?”
“사티 말인데, 왜 전투 때마다 뒤로 물리는 겁니까?”
“그야 반려견이니까. 게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레벨도 낮고.”
“게임을 시작해요?”
“그래, 얼마 전 총판에서 반려견용 VR기기를 받았거든. 그걸로 바로 시작했지.”
아니.
뭐라고?
“그거 벌써 왔어요?”
“한 일주일쯤 전에. 이 녀석이 하는 말이 보이스로 들리니까 뭔가 트인 느낌이더군.”
“오…….”
“참고로 자네 손 핥는 건 손 까끌까끌한 게 좋아서라네.”
굳은살이 좀 짭조름하긴 하지.
그나저나 배송이 아직까지 안 오다니.
인게임 웹 사이트를 켜자 배송에 어려움이 있다는 안내 메시지가 나와 있었다.
이게 언제 적 일인데, 곧바로 항의 메일을 넣었다.
아무리 용팔이니 택배 귀족이니 뭐니 해도, 설마 소설 속 세계에서마저 그놈들이 남아 있을 줄이야!
“무슨 일인가?”
“아, 저도 반려견용 VR 머신을 시켰었는데 아직도 안 와서요.”
“자네도? 쯧쯧.”
존스가 혀를 찼다.
“아마 한 달은 못 받겠군.”
“네?”
“내가 그쪽 업종에 있어서 들은 얘긴데, 어디 사는 누군가가 반려견용 VR머신을 수십 대? 수백 대쯤 한꺼번에 샀다는 거야. 되팔기를 하려는 것 같은데. 또 알아보면 다들 아니래. 그래서 물량 마련하고 준비하느라 한동안은 힘들다고 하더군.”
되팔이들에게 있어 이 VR 기기는 야수의 심장을 가지지 않으면 못 들어오는 거였을 거다.
자칫하다 사고라도 나면, 그 순간 바닥을 칠 게 뻔하니까.
물론 나야 소설 내용을 알고 있으니 투자한 거긴 한데.
흠, 나 말고도 또 거기에 진입하는 야수의 심장이 있긴 한 모양이다.
***
이후 파프닐은 닥터존스와 함께 계속 유적을 탐사했다.
퀴퀴한 냄새와 어두운 지하.
일반 유저라면 갑갑해 미칠 테지만.
네크로맨서와 탐험가, 그리고 해골병들에겐 최고의 플레이 그라운드였다.
“지하 도시는 총 5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더군. 우리가 있는 곳은 서쪽 구역이고. 그놈들이 있는 곳은 동쪽이랑 중앙 지역 초입이지.”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군요.”
“그래, 그리고 함정도 조심해야지.”
웃차, 닥터존스가 인공 팔 하나를 맞췄다. 닫혀 있던 돌문이 옆으로 물러나고, 안쪽으로 가는 계단과 복도가 나타났다.
“이 함정들 꽤 정교하군. 조만간 웹 사이트에 올려서 답을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는걸.”
함정을 알아채는 건 탐험가지만, 봉인이나 수수께끼를 푸는 건 다른 사람들도 할 수 있다.
파프닐이 고개를 저었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요. 잘못하다간 저 활빈당 놈들 말고도 새 도굴꾼들이 우르르 몰려들 겁니다.”
“으으음……!”
도굴! 닥터존스는 그놈들을 싫어했다.
이집트와 동남아시아, 남미 등에서 수많은 유적이 그놈들 때문에 배를 갈리고 껍데기만 남지 않았나.
그래도 참는 건, 그나마 유물을 인간적으로 대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보존해서 세상에 밝혀 준다면. 탐험가로서 최악의 상황은 면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활빈당은 한술 더 떴다.
“씹어 죽일 활빈당 놈들……!”
닥터존스가 눈물을 글썽였다.
“그놈들이 유물들을 다 부수고 있는 게 사실인가?”
“네, 제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유물의 가치를 보고 파헤치는 게 아니라.
대충 부수고 돈 될 만한 귀금속이나 장비만 빼내 가져가는 마구잡이식 도굴!
처음 파프닐에게 그걸 들었던 닥터 존스는 뒷덜미를 잡고 쓰러졌었다.
“아무튼 그 때문에라도 여긴 비밀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 그럼 더 열심히 해야겠군. 시간이 없네. 빨리 이곳을 발굴하고, 놈들이 오기 전에 중앙 구역도 탐사해야 해!”
“알겠습니다. 그럼 들어가…….”
“잠깐만!”
닥터존스는 문 안에 있던 마지막 함정까지 놓치지 않고 해제했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안전이 제일이지.”
그러나 유적을 지키고 있는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어어!
함정이 부서지자 나타난 미라들이 달려 나왔지만, 대기하고 있던 파프닐의 검격에 수십 조각으로 갈려 나갔다.
압도적인 실력 덕에 전투가 끝난 후.
파프닐은 미라들이 입고 있던 옷이나 녹슨 무기들을 챙겼다.
“해골병들에게 입히려고 하나?”
“네, 같은 미라들에게도 조금 늦게 공격받고, 또 도굴꾼들도 괴롭힐 수 있으니까요.”
비슷한 놈들이라 그런가.
미라들의 터번이나 치마를 입으면 해골병들도 미라처럼 보인다.
최근엔 활빈당들이 있는 곳으로 보내서 어려운 지형을 선점하고 괴롭히는데, 이게 또 꽤 쏠쏠했다.
‘한 명씩 죽이면 PVP 경험치로 계산되니 이게 아주 대박이란 말이지. 흐흐.’
그때였다.
-해골병 1기가 역소환됐습니다.
-해골병 1기가 역소환됐습니다.
“어?”
“습격!”
횃불을 들고 있던 해골병들이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몸을 숨기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공격해 오는 상대.
삽시간에 베이스캠프가 어둠 속에 잠겼다.
‘이건……!’
암살자, 그것도 최상위권 실력이다.
파프닐은 두꺼운 돌벽에 등을 대고 사방을 경계했다.
‘이 정도 암살자라면 거의 다섯 손가락 안에 들겠는데.’
“무, 무슨 일인가! 활빈당인가?”
“아직 모릅니다.”
긴장을 풀면 그 순간 목이 베일 터.
그때였다.
캉! 캉! 사티가 날카롭게 짖었다. 어둠 속에서 기척이 움직인 건 거의 동시의 일이었다.
“아, 안 돼! 이 녀석 내 반려견일세! 차라리 나를……!”
닥터존스가 외쳤다. 그 외침을 향해 검은 인영이 쇄도했다.
-파프닐, 온다!
카라미트의 경고.
그러나 그보다 전에 이미 파프닐이 몸을 날리고 있었다.
채앵! 암살자의 단도와 파프닐의 검이 부딪쳤다.
“……어?”
방금 보인 검은 숏소드.
분명 예전에 한 번 본 것 같은?
파프닐은 손에 전기뱀장어의 주술을 썼다. 일순 모인 번개가 눈앞에 있는 후드 인영을 비췄다.
“아니, 뭔…….”
인영, 암살자가 흠칫 놀랐다. 근데 그건 이쪽도 마찬가지였다.
“칠흑의 사신?”
“파프닐……! 네 왜 여기서 나와!”
정체를 들킨 암살자, 칠흑의 사신의 눈매가 똥 씹은 것처럼 일그러졌다.
“미라로 변장한 해골병이 어째 플레이어가 움직이는 해골병 같아서 따라와 봤는데……. 아, 진짜!”
“왜, 꼽냐?”
파프닐은 온 힘을 다해 몰아붙였다. 검격을 맞부딪치던 칠흑의 사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분명 자신도 열심히 수련과 성장을 했는데, 이 녀석의 성장세가 예전보다 더했다.
심지어 이건 해골병이 없는 1 : 1 전투.
이대로라면 지난번처럼 또 반복하게 될 거다!
“너랑 엮이는 건 사절이야!”
파앗, 칠흑의 사신이 검은 연막을 뿌렸다. 안 그래도 어둠 속이었는데 완전히 주변이 가려졌다.
-이건 마력을 차단하는군. 섣불리 마력 스킬을 쓰면 안 돼.
“저도 압니다.”
도망치는 암살자를 힘으로 붙잡는 건 파프닐이나 존스 둘 다 불가능한 일.
어쩔 수 없지. 꺼내지 않으려 했건만.
파프닐은 허리 쪽을 뒤져 꺼냈다.
“칠흑의 사신! 의뢰다!”
“……뭐? 안 받아!”
멀리 떨어진 곳에서 미성이 들렸다.
후우. 다행히 안 늦었군.
파프닐은 램프를 켜며 말을 이었다.
“흑패를 쓰겠다! 지난번에 네가 준 그거!”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