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66)
166화
철혈 길드가 바란왕국을 접수한 후.
철혈패군은 호라이즌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생각했다.
그 결과 나온 게 다름 아닌 힘.
오크제국은 물론, 다른 적들이 가득한 지금.
오직 힘만이 철혈 길드를 반석에 올릴 수 있었다.
-돈은 아끼지 않고 퍼부어도 좋으니, 정예들을 최대한 포섭해라.
고급 퀘스트와 사냥터를 내걸고 랭커들을 영입.
일반 유저들이 고통받는 와중에도, 철혈 길드의 힘은 갈수록 강해져 갔다.
그 힘의 정수가 바로 ‘대교단’.
닉네임을 ‘대교’로 통일한 최상위 유저들의 집합으로써.
오직 철혈패군의 명령만을 듣는 철혈의 핵심 전력이었다.
‘그 대교단이 여기 있군.’
파프닐은 강철 문을 보며 생각했다.
-철혈 길드의 최정예지. 철혈일검 놈이 지휘하고 있었는데……. 자네에게 맡기겠네.
문 뒤에서는 공기 찢는 소리, 강철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흠.”
철혈 길드가 무너진 후에도.
중후반까지 가끔 등장했으니, 강함만큼은 사실이다.
파프닐은 중앙 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연단 쪽으로 걷는 사이, 은근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흠, 쟤가 파프닐?”
“레벨이 300도 안 된다며? 그럼 생 뉴비 아니야?”
“아냐, 그런 것치곤 실적이 꽤 화려하다던데.”
“화려하긴 개뿔, 철혈일검이랑 엮여서 이검 쳐 내고, 쓸모없으니 일검도 쳐 낸 거 몰라? 일검 밀고도 저 녀석이 했잖아.”
“요툰 전장이랑 삼대마경은?”
“그 정돈 우리도 공략하면 할 수 있잖아. 듀락 그놈이 좀 많이 성가셔서 그렇지, 다른 놈들 정도야.”
“하긴…….”
“그럼 저 자리에 오른 것도 정치질로 오른 건가.”
“틀림없어. 에휴.”
“저런 놈이 지휘하면, 우리 다 죽는 거 아냐?”
“그러지 못하게 버릇을 확 들여 놔야지.”
나지막하게 비난하는 소리가 들렸다. 메신저로는 아마 더하겠지.
‘한심한 놈들.’
그럴 만은 하다.
열심히 회사를 위해 충성했는데.
승진 대신 웬 외부 인재란 놈이 위 직급을 차지한 것과 같은 경우.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닌데.’
꼬우면 실력으로 이겨야지.
파프닐은 연단 쪽으로 향했다.
그때 한 청년이 발을 걸어 왔다.
‘이 녀석, 장난질을?’
평소라면 그냥 넘길 수도 있겠지만.
가볍게 피한 뒤 발로 놈의 정강이뼈를 걷어찼다.
퍼억!
“끄아악!”
미청년이 그대로 나뒹굴었다. 다른 대교단원들의 시선이 모였다.
“이 자식! 무슨 짓이야!”
“뭐가?”
“뭐가? 무어어어가?”
“먼저 걸어 달라고 발을 내밀어서 걸어 줬더니, 왜 화내는지 모르겠군.”
“이 새끼…….”
“내 지휘가 불만 있으면 덤비든가. 뒤에서 술렁거리지 말고. 그러다 대머리 된다.”
“……!”
미청년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마치 진정된 듯한 모습.
하지만 오랜 경험으로 저건 공격 전 집중하는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대머리라고, 후회하게 될 거다.”
놈이 주먹을 뻗었다. 무도가인 것 같은데 확실히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근데 왜 이렇게 느려 보이지.
‘일단 이렇게, 또 이렇게.’
주먹을 피하고 훤히 드러난 복부를 발로 걷어찬다. 쓰러진 놈이 구역질을 해 댔다.
“웨엑! 웩!”
“이 자식!”
“영도야!”
영도면, 닉네임이 영도대교?
참 이상하게도 지었다, 진짜.
“크아악!”
“이놈! 감히 영도를!”
서너 명의 대교단원들이 달려들었다.
최후의 선은 지키는지, 주 무기 세팅은 아니다.
연습용 검과 갑옷 상태로 덤벼 온다.
그래도 대교단이라고, 결코 방심할 수 없는 놈들인데.
“이얍!”
한 놈이 검을 찔러 오고.
다른 두 놈은 등과 머리 위를 노린다.
마법이나 소환 스킬을 쓸 수도 있지만, 그러면 싸움을 일으킨 의미가 없다.
휙, 정면의 검을 흘려보낸 뒤 놈의 팔을 붙잡고 다른 두 놈에게 내민다.
그대로 놈을 밀쳐 내며 달려들 때, 한 놈의 턱을 검집으로 튕겨 냈다.
‘역시 진짜 괴물들급은 아니긴 하군.’
사실 이 사람들과 그들은 거의 한 끗 차이다. 스펙으로 보면 철혈일검이나 카이트보다 아주 약간 낮은 수준.
하지만 이들에게는 뭔가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특기가 없었다.
나노 단계의 공정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아주 약간의 차이 같은 것.
그게 있는 사람들과 싸워 봤기에 더욱 선명히 느껴졌다.
“크헉!”
마지막 놈의 검을 날린 파프닐이 곧바로 놈의 목젖을 쳐 쓰러뜨렸다.
“지금 이런 시건방진 짓을 할 때가 아닐 텐데.”
“뭐, 뭐?”
“따질 거면 철혈패군에게 가서 따져라. 그 사람이 나한테 너희를 지휘하라 했으니까.”
“거 젊은 친구가 입이 짧군.”
지켜보던 다른 대교단원들 사이로 세 남자가 걸어 나왔다.
“난 한강, 이쪽은 각각 마포, 올림픽대교다.”
“대교단 단장, 좌단장 우단장님이시군.”
“잘 알고 있군. 그럼 왜 이렇게 경우 없이 굴지?”
“대화로 설득할 시간이 없으니까, 다.”
파프닐이 말을 이었다.
“사방에서 적이 오고 있지. 서쪽에선 오크제국군, 동쪽에선 파이브스타랑 부흥군, 그 외에도 여러 영주나 대형 길드들이 반기를 들었고.”
심지어 철혈 길드는 온전하지도 않다.
철혈이검과 일검을 따르는 길드원이나 간부, NPC들까지 빠져나갔기 때문.
“물론 여기 모인 귀관들의 마음. 이해 못 할 바 아니긴 해. 전쟁이기도 하니, 자기보다 약한 사람이 위에서 지휘하는 걸 걱정한 거겠지.”
파프닐은 씩 웃고 검을 들었다.
“그러니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
“음?”
“불만 있으면 계급장 떼고 한 판 뜨자고. 이기면 내 지휘에 군말 없이 따르기로 하고.”
“지면?”
“닉네임을 고자대교로 바꾸고 대교단 막내로 들어가지.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 한다.”
“……!”
실력으로 증명해라.
건방지지만, 깔끔한 방법이다.
“그 말 사실인가?”
“난 내가 한 말은 지켜.”
“…….”
마포대교는 한강, 올림픽대교와 눈빛을 교환했다.
-이거 생각보다 훨씬 더 쉬운데요?
-그러게. 설마 바로 저렇게 제안해 올 줄이야.
-봤지? 저 녀석, 기고만장해서 이렇게 살짝만 자극해 주면 금방 온다니까.
그들에게 파프닐은 천재지만 어린 놈에 불과했다.
드워프 장비빨로 크로스파이어를 잡고.
오크 따위를 쓸어 모으면서 명성을 부풀렸을 뿐.
알량한 컨트롤 따위를 믿고, 근본이 되는 수치나 스펙을 무시하는 건방진 녀석.
-근데 어떻게 하죠? 녀석이 대교단에 들어온단 얘긴 예상 못 했는데.
-으음……. 우리 대교단이 저런 어중이떠중이를 받을 만큼 모양새가 좋진 않은데.
-근데 안 받는 것도 모양새가 안 좋지 않습니까? 다들 지켜보고 있고.
-뭐, 그럼 적당히 이기고 쫓아 보내자고. 하하하.
-그거 좋군요.
세 명의 은밀한 메시지창 대화가 끝났다.
“후, 좋아. 한강이, 올림픽 형. 잠깐 비켜 있어.”
“괜찮겠어?”
“일대일은 내가 제일 세잖아. 맡겨 둬.”
슥, 말을 마친 마포대교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가까이서 보자 190cm에 가까운 장신이 더욱 커 보인다.
“자네 말대로 길게 할 것 없이 바로 가지. 괜찮겠지?”
“네.”
대교단, 그리고 마포대교.
만만하게 볼 상대는 사실 아니다.
철혈패군이 직접 건네준 철혈길드의 고수들.
하나같이 레벨 360대. 장비도 상급 이상이다.
모르긴 해도 던전, PVP 공략 경험도 많을 터.
그 때문에 그리 자신만만한 것이리라.
‘그러나 상대는 파이브스타다.’
제아무리 파프닐이 강하다고 할지라도 아직은 혼자서 전쟁을 이길 수는 없다.
냉병기 시대의 전쟁은 결국 물량과 전략, 그리고 병사의 질이 모든 걸 좌지우지한다.
철혈 길드는 세 가지를 모두 갖췄지만, 소설 내 역사에서 결국 패배의 쓴잔을 마신다.
‘물론 나 역시 철혈 길드가 패배하는 걸 원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지.’
써먹을 수 있는 말은 모두 써먹는다.
“네가 좀 친다는 얘긴 들었지만, 그래도 네크로맨서 주제에, 나랑?”
마포대교는 창을 빙글빙글 돌리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갑, 헤비랜스. 기사 또는 중창사 계열인가.’
아마도 그 자신감처럼 용맹한 남자일 거다.
전위에서 몬스터의 공격을 받아 냄과 동시에, 저 두꺼운 창으로 단단한 피부를 꿰뚫어 상처를 낼 것이다.
넘버원 길드의 간부답게 최상위 사냥터에서 사냥을 하며, 세금을 받고, 수많은 부하를 거느린 그의 레벨은 약 379.
현재 파프닐은 물론, 위청보다도 더 높을 게 틀림없다.
“후회는 하지 마라.”
마포대교가 겨드랑이 사이로 헤비랜스를 껴안고 달려왔다.
‘중창사로군.’
랜스 차징.
말이 있어야만 쓸 수 있는 기사의 스킬과는 달리, 혼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 돌진력은 골렘의 표면을 꿰뚫고, 용의 비늘에 손상을 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래서 지는 거였군.’
파프닐은 판단을 마쳤다.
그리고 아주 가볍게 랜스 차징을 피했다.
“피해?”
차아아악. 마포대교가 간신히 멈춰 섰다.
“자신 있게 떠들더니 받아 낼 줄 알았는데. 쫄았냐?”
“쫄았다.”
“크크, 하하하. 그럴 수 있지. 이 창에 맞는 순간 죽거나 HP가 반 이상 떨어졌을 테니까.”
파프닐은 소리 없이 웃었다.
마포대교가 다시 겨드랑이 사이에 창을 끼워 넣었다.
‘건방진 놈.’
다시 이어지는 랜스 차징.
이번에는 파프닐이 피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큰 동작으로 피하지 않았다.
아주 가벼운 사이드스텝으로 그 가공할 찌르기를 피한다.
그리고 검을 뽑아 들어 마포대교의 목 앞에 가져갔다.
‘이런 씹.’
마포대교는 순간적으로 머리를 눕혔다.
깡! 투구와 칼이 부딪치며 그 반동에 마포대교의 상체가 뒤로 젖혀졌다.
마포대교는 높은 레벨의 고수답게 다시 허리의 탄력을 이용해 상체를 일으켰다.
그러나 자랑하는 가공할 돌진력과 단단한 갑주가 오히려 그에게 독이 되었다.
머리가 좀 어지러웠다. 스턴 증상이다.
파프닐은 연달아 검을 휘둘렀다.
“컥.”
마포대교가 점차 물러났다. 공격은 별 볼 일 없었지만 대미지가 누적되고, 스턴이 풀리지 않았다.
“왜 쫄았을까? 너네 같은 개초보 새끼들이랑 같이 싸우러 나간다는 사실에 쫀 거다.”
파프닐은 방어 자세를 취하는 마포대교의 건틀렛을 그대로 걷어차며, 칼을 마포대교의 얼굴에 겨누었다.
“이……. 뽀록이다!”
“놀고 자빠졌네.”
마음 같아서는 단칼에 죽여 버리고 싶지만 참았다. 대신 얼굴을 발로 걷어찼다.
“존나 한심한 새끼들. 왜 처발리고 있는지 알겠다. 간부라는 새끼가 이 정도 수준이니까 쟁을 이길 수가 있나.”
파프닐은 땅에 침을 탁 뱉었다.
“대인전에서 랜스 차징? 어떤 병신 새끼가 그걸 처맞아 줘? 내가 검사 클래스였으면 발도 한 번에 목 날아갔다.”
“말이 좀 심하네.”
“운빨로 좀 이긴 것 같구먼.”
보고 있던 나머지 둘이 참다못해 나섰다.
파프닐은 기가 찼다.
“이걸 보고도 운빨이라 생각해? 아니다, 됐다.”
파프닐이 손가락을 까닥였다.
“그냥 너희 둘, 그리고 다른 간부진들까지 다 덤벼라.”
“뭐?”
“미쳤구먼, 파프닐이.”
파프닐이 검을 들지 않은 손을 치켜들었다.
“스킬도 안 쓴 놈한테 처발려 놓고 운빨 이러고 자빠졌네? 네크로맨서의 싸움 방법을 보여 주지.”
그리고 땅속에서 해골들이 일어났다.
그제야 철혈 간부진들은 깨달았다.
저놈은 검사가 아니라 네크로맨서였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