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71)
171화
차원 가르기(레전더리).
현 차원과 다른 이공간을 이용함으로써.
미래 칠흑의 사신을 암살왕으로 거듭나게 하는 최강급 스킬 중 하나다.
원작에선 운빨 때문에 매번 폭주하거나 엉뚱한 데로 열린다지만.
제대로 쓰일 때 위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
파프닐은 그 스킬이 잠든 장소를 알고 있었다.
강력한 스킬인 만큼, 얻는 장소나 조건 등도 대략적으로 묘사에 나온 덕분이었다.
“내가 한번 속지 두 번 속냐!…… 잠깐, 차원 가르기?”
“그래, 네가 찾는 유파 비전 중 하나일 텐데?”
“그걸 네가 어떻게 아는데?”
그야 소설 속에서 몇 번 나왔으니까 알고 있다.
라고 말하면 미친놈 취급받겠지.
“……어쩌다 보니 알게 됐어.”
“뭐?”
“자세한 건 비밀이고, 나도 정보 수집 루트가 있는데 그걸 다 밝힐 순 없잖아?”
대충 얼버무린 파프닐이 본론을 말했다.
“아무튼 차원 가르기의 위치랑 획득 방법을 가르쳐 주지. 내겐 쓸모없는 스킬이니까. 대신 이번 일은 넘어가 주고, 의뢰 하나만 더 해 줘.”
“……내가 그게 필요하긴 한데, 널 어떻게 믿어?”
칠흑의 사신이 묻자 파프닐은 곧바로 대답했다.
“연대보증도 설 수 있다.”
“……진짜?”
“그래.”
소설 속에서 나온 설정이니 틀릴 리는 없겠지.
레전더리 스킬이란 거래 조건이 효과가 있었던 걸까.
금방이라도 죽일 것 같던 칠흑의 사신이 가슴을 누르며 팔짱을 끼고 생각하고 있었다.
“……틀리면?”
“그때는 진짜로 대가를 치르지.”
“…….”
찾던 스킬북도 못 찾고 뒤통수를 맞은 게 화나긴 하지만, 차원 가르기는 그걸 참아 줄 만큼 매력적인 스킬이다.
어떤 은신이나 돌진보다도 완벽히 거리를 좁히거나 숨을 수 있기에.
만약 손에 넣는다면 최강의 암살자가 될 수 있으리라.
“하아, 그래서 어딘데. 그게 있단 데가.”
결국 칠흑의 사신이 조건을 받아들였다.
그 순간 파프닐이 말했다.
“흠, 생각해 보니 그냥 알려 주면 내가 너무 손해인 것 같군.”
“뭐?”
“이번 배신 건이랑 의뢰 하나에, 흑패 3개쯤 더 주면 거래 성사된 걸로 하지.”
“왜 말이 바뀌는데?”
“그야 지금은 안 숨어 있잖아.”
“…….”
조건이 달라졌으면 거래 내용도 달라져야지.
-역시 세계를 구할 간웅의 재목이야. 전란의 시대였다면 한가락 했겠군.
결국 거래는 순조롭게 끝이 났다.
히든 피스에 대한 걸 알려 주는 대신, 의뢰 1개 수행과 이전 일을 불문에 부치기로 한 것.
“좋아, 계약은 성립됐다.”
“……두고 봐. 틀리면 이번엔 진짜로 캐삭 때까지 따라다니며 죽여 줄 테니까.”
이를 가는 칠흑의 사신을 내버려 둔 파프닐이 몸을 돌렸다.
“존스 박사님.”
“음? 나, 나는 괜찮네. 나는 다 용서했어!”
반응이 왜 저래?
“그게 아니라, 안내 의뢰를 했으니 보상을 드리려고 합니다.”
“아, 아! 그렇군. 맞아. 고맙네.”
“…….”
고고학자이니 돈보다는 유물 쪽이 나으리라.
보자…….
“이건 약속했던 인건비 35골드, 그리고 이건 수도 지하 하수도 자유 통행증입니다.”
“하수도?”
“예전에 가 봤었는데, 최근부터 몇백 년 전 시설까지 다양한 것들이 많더군요.”
현재는 철혈 길드가 통제 중인 수도 시설들.
하지만 이 통행증이 있다면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
“고, 고맙구만.”
“감정은…….”
딱히 없다고 대답하려던 순간.
문득 일전에 받았던 혼돈의 마법서나, ‘???’이라고 떴던 광물들에 대한 게 기억이 났다.
분야가 조금 다르긴 한데, 과연 가능할까?
“맡기고 싶은 게 있는데, 혹시 시간 되십니까?”
“당장은 나도 조금 곤란하네. 다른 의뢰들도 몇 개 있고…… 할 일이 많아.”
활빈당의 추적도 피해야 하고, 다른 의뢰들도 받은 게 있다고 한다.
뭐든 감정해 주겠다고 하더니, 막상 받을 때가 되니 조건이 달린다.
그래도 활빈당을 대신 견제해 준다니 그건 나쁘지 않을지도.
“그걸 마치고 나서 의뢰를 받지. 아니면 지금 물건을 줘도 되네만.”
“흠…… 그 정도까진 아닙니다.”
당장 급하진 않으니, 나중에 줘도 되겠지.
“그럼 난 이만 가 보겠네. 흠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존스 박사는 서둘러 자릴 떴다.
뭐지?
-그야 네 녀석이 칼 휘두를 거 같아서 그런 거 아니겠냐.
역시 늙고 고지식한 기사라 그런가 영 이상한 쪽으로만 해석한다.
“……그럼 나도 간다. 연락할 게 있으면 이 검은 비둘기를 쓰…….”
칠흑의 사신이 가려고 했다. 그럼 안 되지.
손을 뻗어 사신의 손목을 잡았다.
“어딜 가?”
“뭐, 뭐…… 놔!”
휙, 손을 털어 내는 칠흑의 사신.
역시 도망가려 했나 보다. 손을 계속 잡고 늘어지며 말을 이었다.
“바로 해야 할 의뢰가 있어. 그것부터 하고 끝내자.”
“의뢰? 아, 또 하나 해 달라 했었지.”
한숨을 내쉰 칠흑의 사신이 말했다.
“무슨 의뢰야? 암살? 도둑질? 파이브스타 정보 공작?”
“음, 셋 다 아니고. 호위를 해 줬으면 좋겠는데.”
“호위라…… 딱히 필요하진 않아 보이는데…… 루 교단 총대신전이라도 가는 거야?”
필요하지 않기는.
네크로맨서일수록 보통 호위가 더 많이 필요한데, 암살자다보니 그런 점에 대한 분석은 부족한 것 같았다.
“그래서, 어딜 가는데.”
“음…….”
이거 왠지 말하면 자존심에 상처 입을 것 같은데.
뭐, 괜찮겠지.
“암살 길드에 갈 거다.”
“그래, 암살 길드…… 뭐? 깽판이라도 치게?”
“그럴 리가.”
왜 멀쩡한 암살자 길드를 부숴? 역시 칠흑의 사신다운 발언이다.
“그럼 대체…….”
“의뢰 맡기러 간다. 부탁할 게 있거든.”
파프닐은 씩 웃으며 말했다.
***
암살자.
현실에선 테러 조직으로 불리지만, 호라이즌에선 엄연히 직업 중 하나다.
의뢰를 받고 지정된 상대를 처치하거나, 정보 획득 및 교란, 추적 등 다양한 의무를 맡는 요원에 가까운 직업.
칠흑의 사신처럼 혼자 움직이는 암살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커다란 암살 길드나 조직에 속해 있다.
“그중 가장 뛰어난 대형 암살 길드가 바로 지금 찾아가고 있는 몽환각이지.”
높은 바위산 지대.
험난한 산길을 걷던 파프닐이 말했다.
“스승 npc님한테 소개받은 덴데, 그분이 아는 곳 중에서는 가장 일처리를 잘해 주고 실력자도 많다더군.”
“몽환각…… 잘 받았어. 쓸 만한 곳이야.”
뒤에서 따라오던 칠흑의 사신이 대답했다.
경쟁자인 입장이니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건가?
“세상엔 붉은 뱀이나 쉐도우워치 같은 데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런 곳은 진짜배기 강자들이 없으니까.”
“몽환각은 다르다는 거냐?”
“말했잖아, 내 스승님이나 나한텐 못 미치지만 쓸 만하다고. 네 스승이란 사람도 꽤나 대단한 사람인 모양이군.”
칠흑의 사신이 팔짱을 꼈다.
“대귀족들이나 국왕, 혹은 이름을 날리는 네임드 npc들만 거길 알고 있다고 하지.”
“그 정도였어?”
굴드에게 최고의 암살자 길드를 알아봐 달라고만 부탁드렸었는데.
설마 칠흑의 사신에게 저런 말을 들을 곳이라니.
“그런데 이해가 안 되는데.”
칠흑의 사신이 눈을 가늘게 뜨고 이쪽을 보았다.
“암살 의뢰면 그냥 나한테 맡기면 되지, 쓸데없는 짓을.”
왠지 화난 어조인 것 같은데, 역시 빨리 빚을 청산하고 가고 싶은 것 같았다.
어쩌면 다른 유파? 적 같은 관계인 자들에게 의뢰하는 게 싫을 수도 있고.
막 설명하려는 순간.
-안개가 몸을 감쌉니다.
-알 수 없는 기운이 스며듭니다.
드디어 왔군.
칠흑의 사신도 뭔가 느꼈는지 말없이 모습을 감췄다.
이제 보통은 여기서 정신을 잃고 있으면 알아서 의뢰 신청장으로 가게 된다.
거기서 보수나 내용에 따라 등급을 심사받게 되는데.
-금속을 섭취했습니다.
-최대 hp가 15% 상승했습니다.
……어째 독이 잘 안 듣는 것 같다.
일단 기다려 볼까.
나중에 누가 오면 상황 설명을 하는 게 낫겠지.
가만히 있자 곧 운무 속에서 그림자 두 개가 나타났다.
“새로운 고객이군.”
“우리 은신처를 알고 찾아오다니, 보통 놈은 아닌 것 같은데.”
“일단 아이덴 님께 데려가는 게 좋겠어.”
“그래, 그분께서 심문 하나는 잘 하시지.”
대화를 듣다 보니 npc인 것 같은데, 그럼 상태이상 설명은 안 해도 돼서 편하…….
“자, 잠깐. 저 녀석 멀쩡하잖아!”
“놈! 어딜 감히!”
“아, 잠깐만요. 그게…….”
말을 하려는 순간 표창과 단검 대여섯 개가 날아왔다.
혈마검을 휘둘러서 튕겨 내자 더욱 호들갑을 떨더니 독침을 쏘아 댄다.
위협적이진 않지만.
설명을 하려고 해도 계속 이러니 화가 나는데.
-어떻게 할까? 내가 도와?
‘아뇨, 괜찮습니다.’
굳이 저런 놈들 따위에게 카라미트의 힘을 쓸 것도 없지.
판데모니엄 네펜데스를 움직여 폭발을 일으킨 뒤, 해골병들을 뿌리고 뛰어들었다.
암살자들도 숨어서 공격하려 했지만, 등 뒤를 노리는 칼째로 붙잡아 한 놈을 엎어 친 뒤 다른 놈을 잡자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뭐, 뭐냐! 분명 약을 풀었을 텐데!”
“아, 저거 역시 약이었나?”
팔에 힘을 준 파프닐이 말을 이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안 들어서 그냥 있었는데. 뭐 말하려 해도 계속 무길 던져 대니 살 수가 있나.”
“커, 컥……! 네놈! 마법사가 아니었…….”
“마법사 맞아. 시간이 없으니 빨리빨리 이야기하자고.”
왜 자꾸 근접 직업으로 오해하는 걸까. 컨트롤이 좀 뛰어나긴 하지만, 그 정도까진 아닌 거 같은데.
“몽환각으로 안내해라, 의뢰 좀 넣게.”
***
몽환각을 최초로 만든 사람은 전설적인 암살자, 커닝이었다.
바란 왕가 직속 비밀 조직의 수장이었던 그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조직을 탈주하고 암살조직 몽환각을 창설했다.
그 후로 수백 년.
지금의 몽환각은 어둠 속 암살자들에게 있어 정점이라고 자리 잡은 유파 중 하나였다.
현재 그 몽환각의 주인이자 길드 마스터는 아무르도 모르케.
수십 년을 살고. 레벨 500이 넘는 거물 npc인 그는, 오랜만에 당혹감을 느끼고 있었다.
“몽환의 안개가 듣지 않았다니, 흥미롭군.”
“그쪽이 마스터?”
“그래, 내가 몽환각의 마스터, 모르케다.”
분명 네크로맨서인데 몸은 어지간한 전사보다 더 탄탄해 보이고.
인간 같긴 한데 피 냄새가 뱀파이어보다도 더 진하다.
그뿐인가.
금속과 공명하는 기이한 마력과 특기까지.
도통 정체를 알 수 없는, 여러모로 신기한 인물이 찾아온 거다.
“소개를 받아 찾아왔는데, 이곳이 암살자 중 최고 명문 길드가 맞나?”
“그렇게 가볍게 말할 이름은 아니지만, 최고의 암살자를 찾아왔다면 잘 찾아왔지. 우리는 세계의 어둠. 오랜 세월 동안 뒷세계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아무튼 실력은 있단 이야기인가…… 좋아, 맡길 만 하겠어.”
미청년이 말을 이었다.
“내 이름은 파프닐. 암살 의뢰를 하러 왔다.”
파프닐이라면 들은 적 있다. 오크 전선부터 있었던 여러 전투에서 부각된 초신성 같은 인물.
모르케는 손가락을 튕겼다.
“암살 일이야 어렵지 않지. 그런데 그 전에 질문이 하나 있다.”
“무슨?”
휙, 모르케의 옆에서 단검이 나타나더니 쇄도했다.
다음 순간 파프닐의 옆에서 나타난 인영이 채찍으로 그것을 쳐 냈다.
언제부터 숨어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은신술.
이를 유심히 바라보던 모르케가 말했다.
“바로 옆에 그런 살수를 두고 부리면서 우리에게 찾아오다니, 게다가 저 기술…… 만약 그 유파가 맞다면, 저 살수는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암살자들의 적이다.”
“그래? 그건 몰랐군.”
파프닐이 어깨를 으쓱했다.
“근데 뭐…… 만약 댁들이 죽이려고 해도 도망갈 자신은 있거든. 보디가드용으로 이 녀석을 데려오긴 했는데, 내가 빠져도 이 녀석은 혼자 잘 도망칠 테니까.”
“뭐?”
“맞잖아?”
“하아…… 의뢰만 아니었어도 진짜…….”
잠시 실랑이를 한 파프닐이 말했다.
“아무튼 댁들에게 의뢰하고 싶은 일이 있다. 어떤 한 명을 계속 죽여 주는 일이야.”
“계속이라…… 의뢰 대상이 모험가인가.”
죽여도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모험가.
그들이 아니고서야 계속이란 말을 쓸 순 없었다.
“맞아, 정확히는 이제 곧 생겨날 모험가다.”
거의 일반인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정도?
모르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야 어렵지 않지. 각의 1층 살수 한 명을 보내겠다.”
몽환각은 총 9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1층이라 해도 어지간한 기사 정도는 죽일 수 있으니, 막 생겨난 모험가라면 그 정도면 충분하리라.
그 때였다.
“아니, 그렇게 가볍게 말고.”
순간 주변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고개를 저은 파프닐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 테니, 동원할 수 있는 최상의 전력을 써서, 어떤 변수가 있더라도 놈을 확실히 죽여 줘. 기한은 그래서 놈이 결국 포기할 때까지.”
“……!”
모르케는 물론, 옆에 있던 칠흑의 사신도 파프닐을 쳐다봤다.
아니, 대체 어떤 놈이길래 저 파프닐이 저리 진지하게 말한단 말인가?
랭킹 1위? 아니면 파이브스타나 철혈의 최고 간부?
“알겠다. 타깃의 이름은?”
“……플러시.”
파프닐이 대답했다.
“클로버 마을에서 조만간 나타날 모험가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