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74)
174화
파프닐은 그 후로도 게릴라 공격과 전투를 이어 갔다.
작전은 동일했다.
본군은 절대로 치지 않고, 따로 전쟁을 수행 중인 병력을 치거나, 대교단 대응용으로 편성된 별동대를 집요하게 견제하며 전력을 줄이기만 반복!
필요한 정보는 킨도르한의 우미간파, 그리고 왕국 부흥군이나 철혈 길드 측의 정보망을 이용해 얻었다.
음지의 우미간, 양지의 철혈, 그리고 첩자나 귀족 npc들까지 정보를 제공!
그걸 바탕으로 신나게 두들기자, 파이브스타 길드 간부들은 맵 핵에 당하는 기분이었다.
-파프닐, 13연승에 성공.
-대교단? 그들은 누구인가.
-철혈패군, 공식 석상에서 격려 연설. 통제 및 npc 부대 편성 강화하기로…….
계속 공을 세우며 연승을 이어 가길 열세 번.
이제 파프닐과 대교단은 더 이상 작은 별동대가 아니었다.
소방수!
철혈 길드의 전장 곳곳에 일어난 불을 끄는 소방수들이나 다름없었다.
“공격!”
“가자!”
파이브스타가 연달아 죽을 쑤자 철혈의 정규군도 힘을 얻었다.
“물량은 우리가 더 많다! 스펙에 겁먹지 마라!”
“우오오오오오오!”
독고패검의 지휘에 따라 움직이는 수십만 병력이 파이브스타의 병사들을 밀어붙였다.
-파이브스타, 이시우와 특무대 번번이 허탕 쳐…….
-npc 말살 작전은 오히려 패착? 중립 npc들이 없어지며 정보원도 사라져…….
처음 철혈을 불리하다고 평가하던 여론들도 이젠 파이브스타의 실수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당연한 일이다.
어쨌건 철혈은 왕도권을 지키고 있고.
오크 제국의 침공은 유저들의 평균 레벨이 오르며 생각보다 잘 막고 있다.
파이브스타군이 아무리 강하다고 하지만, 패배를 계속하다 보면 철혈도 그만큼 강해질 테고.
그러면 게임은 기울어지고 마는 거다.
-이거 철혈이 이기나?
-일단 정면으로 붙으면 파이브스타가 무조건 압승이긴 한데…… 뭔가 힘을 자꾸 나눠야 하다 보니 자꾸 공격 타이밍이 안 맞는 듯.
-멀티 견제! 저거 완전 일꾼 잡이잖아?
전략 게임에서 적의 고위 마법사가 일꾼에 썬더 스톰을 뿌리는 것과 마찬가지.
연승으로 힘을 쌓아야 할 파이브스타가 자꾸 주춤거렸다.
파프닐은 그럴수록 대교단 인원들을 더욱 철저하게 굴렸다.
“지금이 골든타임입니다. 기세를 가져왔을 때 계속 몰아붙여야지, 파이브스타가 정신을 차리고 대처하면 난이도가 크게 오를 겁니다.”
사실은 최대한 이득을 뽑아 먹기 위해서이지만, 어쨌든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니니까.
다행히 대교단원들도 동의해 주었다.
npc들까지 다 죽인 게 은근히 충격이었던 것 같아 보였다.
몬스터 사냥만 엄청나게 해서 그런가, pvp나 npc 학살 같은 부분에서는 의외로 마음이 좀 여린데.
“왔다!”
“파프닐을 잡아라! 이번에야말로 끝낼 때다!”
가끔 파이브스타에서 같은 사람들이 나올 때가 있었다.
그때는 해골병들을 인간 바리케이드 삼아 도망쳤다.
-파이브스타, 또 한 번 더 물 먹다.
-대교단의 대활약! 보급 부대 털어먹기~.
그렇게 만들어진 영상들은 모두 철혈의 위튜브, 길드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되었다.
버티고 있는 철혈 입장에선 이보다 좋은 프로파간다가 없는 셈.
연이어 계속되는 패전은 결국 이시우가 간부들을 한데 불러 모으게 만들었다.
“……어떻게 된 거죠?”
파이브스타 길드 전진 막사.
양 옆으로 도열한 간부들에게 이시우가 싸늘한 표정으로 물었다.
“분명 압도적인 전력이고, 전투만 하면 완벽히 이기는 걸로 증명됐을 텐데.”
일반 병사들부터 최정예까지.
오성그룹 삼남인 이시우가 작정하고 투자한 파이브스타군은 철혈과 근본적으로 병력의 품질이 달랐다.
감히 세계 최강의 정예 게이머 부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돈데.
그런데 아직까지 철혈이 버티고, 오히려 역으로 반격을 하다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군 총지휘를 맡고 있던 제갈연성이 고개를 숙였다.
“대교단에 대한 보고는 확인했습니다. 특무대 인원을 배분했는데도 기가 막히게 빈 부분만을 공격한다면서요.”
이미 사상자가 1만 명이 넘은 만큼.
파이브스타 측에서도 가볍게 볼 상황이 아니다.
심지어 유저들을 주로 쓰기에 더욱 그랬다.
“그래서, 대체 이게 어떻게 되었길래 이렇게 다 읽히는 겁니까?”
“…….”
“설마하니 운영진에서 치트 파일을 주진 않았을 텐데요.”
이시우는 호라이즌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전 세계의 기업들을 선도하고, 매 년 신기술을 내놓는 타이탄 사가 전력을 다해 서비스하는 게임.
때문에 처음 게임이 나왔을 때도 그룹 차원에서 교섭한 적이 있었다.
결과는 ‘거절’.
게임 인수는 물론, 치트나 파일도 제공이 불가능하다고 칼 같은 거절 답변이 왔다.
‘오성그룹의 제안을 거절했는데 다른 누군가에게 치트를 주진 않았겠지.’
확실히 게임사의 공정성 하나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캐시 아이템들을 팔긴 하지만, 부정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스킬은 아닐까요?”
“아니면 정보 길드나 암살자들을 이용해 정찰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간부들이 의견을 제시했다. 이시우가 고개를 저었다.
“전장 전체를 그렇게 자세히 보는 스킬은 아직 없고, 암살자를 이용한 정찰이라면 본 길드 암살자들이 반응을 했을 겁니다.”
“그럼 어떻게…….”
“으음.”
중앙 막사가 침묵에 잠겼다.
그 속에서 이시우는 주변을 날카롭게 훑었다.
‘설마 첩자가 있나?’
말도 안 되는 상상은 아니다.
당장 오성그룹부터가 중국, 일본에서 침입한 산업 스파이들과 연일 전쟁을 벌이고 있지 않은가.
“……일단 대처를 이어 하도록 하세요. 철혈의 방어가 튼튼한 만큼, 좀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알겠습니다.”
간부진들이 일제히 경례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이시우의 이마에 작은 선이 그어졌다.
‘저들 중에 과연 몇 명이 내 사람인가.’
한숨이 나온다.
아무리 조이고 서로를 감시시켜도, 분명 저들 중에도 다른 길드나 기업의 스파이가 있으리라.
한국 서버의 길드들은 크게 걱정은 되지 않는다.
중규모, 소규모 길드가 내밀 수 있는 카드야 뻔하니.
문제는 해외다.
중국, 미국, 인도, 유럽, 일본…….
현실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인게임이라고 그러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아니, 자본과 채찍, 미인계까지.
국내 서버의 길드들을 상대로 할 때보다 더욱 심하리라.
‘하긴, 그 정도는 이겨 줘야 후계 구도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겠지.’
파이브스타의 랭커로 떠오른 뒤, 이미 (주)타이탄과 여러 계약을 체결시킨 자신이다.
호라이즌의 유일한 지배자가 될 시, 전 세계에서 신기록을 경신하는 (주)타이탄의 유일한 파트너가 될 수 있으리라.
오성그룹 후계 구도에서 이기는 건 물론이다.
‘반드시 이기고 말리라. 내가 계획하고 실행한, 나의 힘으로.’
그때였다.
“이시우!”
“……?”
멀리서 검은 로브와 드레스를 입은 미녀가 다가왔다.
백옥 같은 피부, 존재감을 과시하는 가슴에 찰랑이는 긴 붉은 머릿결이 인상적인 성숙한 체형의 여인이었다.
“여기서 뭐 해?”
“회의, 방금 끝났지.”
이시우는 여인을 보았다.
인게임 닉 베로니카, 현실의 이름은 배주희.
유성그룹 로열패밀리의 홍일점이자, 파이브스타의 최상위 간부.
그리고 자신과 정략결혼으로 엮여 있는 약혼 관계의 여인이었다.
“그러는 너는? 전투는 어떻게 됐어?”
“나야 당연히 낙승이지! 독고패검인가? 물량빨로 밀어붙이려는 거 몇 번 빵빵 쏴 주니까 꽁무니 빠지게 도망치더라고, 오호홋!”
고압적으로 웃는 베로니카.
타고난 외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아래로 내려 보는 데다 참을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저 성격 때문에 사람들에게 붙은 별명이 ‘개주희’.
현실 이름인 배주희를 약간 바꾼 건데, 그야말로 미친 개 같은 그녀에게 적절하기 그지없는 별명이었다.
“흠, 하긴 너라면 그 정도는 별문제 안 되겠지.”
그래도 베로니카의 실력과 스펙, 재능만큼은 진짜배기다.
파이브스타라는 초거대 길드의 수장인 이시우 자신과도 비견되는 몇 안 되는 인물.
전면에 나서지 않는 자신과 최강의 검을 대신해, 사실상 매스컴에서 주목을 받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 자기, 무슨 고민이 있는 거 같은데?”
“흠…….”
“설마 다른 년 생각한 거야? 이런 예쁜 약혼녀가 있는데?”
“그럴 리가.”
잘못 대답하면 피바람이 부는 질문.
태연히 고개를 저은 이시우가 말했다.
“그냥…… 생각할 게 많을 뿐이다.”
“흐응? 무슨 일인데?”
“넌 알 필요 없는 일.”
“철벽이네, 뭐 그런 점도 좋지만.”
진심이었다.
정략결혼과 별개로 베로니카는 이시우가 마음에 들었다.
당연한 거 아닌가.
잘생긴 데다 키도 크지.
거기에 지적이면서도 가끔 과감한 도전을 하곤 한다.
열정도 야망도, 거기에 재능까지 다 가진 남자.
욕심이 안 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서 무슨 일이야. 네가 안 대답하면 다른 따까리들에게 물어볼 거야.”
“……뭐, 너도 최고 간부이니 알 필요가 있겠지.”
이시우는 파이브스타가 현재 골머리를 앓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용을 전부 들은 베로니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간단하게 생각하면 되는 거잖아?”
“뭐?”
“임원진이랑 직원들 중에 첩자는 없다며, 감사해 봐도 그렇고. 그럼 다른 쪽에 있겠지.”
“그게 무슨…….”
“왕국군 npc 놈들, 걔네 확인해 봤어?”
“……!”
콰르릉, 이시우의 머릿속에 벼락이 쳤다.
파이브스타 주력 체제는 9할 이상이 플레이어.
하지만 npc가 없는 건 아니다.
파이브스타와 동맹을 맺은 귀족 npc들, 혹은 이 쪽으로 망명한 npc들이 있었다.
다들 귀족이니만큼 군대의 움직임이나 작전 계획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터.
플레이어들 위주로만 생각하다 보니 npc들에 대해서는 미처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 녀석들 어차피 npc잖아. 다 내놓고 엎드려도 적당히 쓰고 버리면 되는 놈들인데, 스파이가 있으면 전부 태워 버리는 게 맞지 않아?”
“네 말대로 확실히 그곳은 검사가 소홀했군.”
물론 베로니카의 말처럼 전부 태워 버리거나 죽일 수는 없다.
아니, 순간 이시우의 눈이 번득였다.
“그래서, 전부 조질까?”
“아니…….”
이시우가 고개를 저었다.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다음 날부터 파이브스타 곳곳에서 병력이 차출되어 모였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그 병력 중 상당수가 npc들이라는 점.
“철혈의 부역자들을 처치한 자리에 아무도 남아 있지 않으면, 결국 황폐화된 땅이 될 뿐. 그 자리에 우호적인 npc를 배치하는 건 반드시 필요한 전략입니다.”
중요한 자원인 npc들을 모아 관리하고.
고레벨 전력인 만큼 철저히 지킬 겸, 스파이가 있다면 감찰하게 할 수도 있는 좋은 전략이었다.
“……라고 보통은 생각하겠지.”
철혈에게서 파이브스타의 움직임에 대한 보고를 들은 파프닐이 씩 미소 지었다.
“역시 이시우야, 그런 과감한 수를 낼 줄은 몰랐는걸.”
소설 밖에서 보다 보니, 무엇을 노리는지 느낌이 왔다.
‘보통은 철혈패군에게 보고를 해야겠지만…….’
아마 이시우는 상상조차 못할 거다.
철혈과 파이브스타 양쪽의 힘을 고르게 소모시키는 것.
파프닐이 가장 바라는 구도가 바로 그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