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79)
179화
>철혈이랑 파이브스타랑 쟁하는 거, 그거 요새 어떻게 흘러가고 있냐?
>요새 독고패검이 잘해서 선방 중.
>ㅋㅋ 낚시 안 걸림.
>근데 그게 진짜 벌어졌음.
당초 철혈 길드와 파이브스타 연합의 전쟁은 많은 이가 철혈 길드의 우세로 예상했다.
파이브스타는 오크제국과의 전쟁 이후 별달리 보여 준 모습도 없고, 철혈 길드는 그 이후 오랜 시간 한국 서버를 지배해 온 강자.
그러나 막상 전쟁이 발발하자 평가는 손바닥 뒤집듯 변했다.
>철혈 이거 그냥 물풍선 아님?
철혈 길드 추정 전력 60만.
파이브스타 및 왕국 부흥군 추정 전력 20만.
수적으로만 봐도 세 배 차이.
그러나 몇 번의 회전 끝에 철혈 길드는 말 그대로 ‘갈려’ 버렸다.
그간 칼을 갈아 온 파이브스타는 스펙은 물론 PVP에 있어서 철혈과는 상대도 되지 않을 만큼 강력했다.
각종 부정부패와 착취, 소위 ‘스펙딸’이라 불리며 실전 경험이 전무한 대신, 스펙만 좋은 유저들 위주로 구성된 철혈 길드는 실전에서 파이브스타에게 태반이 분쇄당한 것이다.
>그래도 파프닐은 좀 활약하던데?
>ㅇㅇ 근데 대세엔 별 영향 없음.
>파프닐 이긴 거 보면 걍 듣보잡들 잡은 거뿐임ㅋㅋ
>철혈쌍검은 뭐 함?
>걔네는 퇴출당했다는데?
>안 보인 지 좀 됨.
철혈일검은 아예 종적을 감췄고.
철혈이검도 명령에 불복종한 채 부흥군이나 다른 거대 길드와 협상을 하고 있었다.
철혈쌍검이라 불리던 철혈 길드의 두 최고 간부가,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이탈한 셈.
안 그래도 속이 썩어 가던 철혈에게 있어, 두 간부의 부재는 치명적이었다.
“진짜 사상누각이 따로 없군.”
철혈패군은 누가 봐도 진노해 있었다.
“어떻게 파프닐과 독고 말고는 다 졌나?”
회의실에 모여 있던 철혈 간부들은 누구 하나 고개도 못 들었다.
실제로 그랬다.
파프닐, 그리고 독고패검.
두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가 패전의 장수들.
그나마 이곳에 없는 간부들보다는 나았다.
그들은 사로잡혀 캐삭, ‘환생 포션 강제 섭취 형’에 당했으니까.
“내가 투자에 인색했나? 나 혼자만 잘 먹고 잘살겠다고 창고를 걸어 잠갔어? 다 같이 먹고살자고 투자했는데.”
“……아닙니다.”
“그럼 왜 이따위로 지느냔 말이야!”
기어이 철혈패군의 화가 폭발했다. 테이블이 동강 나고, 바닥에서 돌멩이나 먼지가 튀어 올랐다.
“…….”
간부들은 억울했다.
철혈의 전력은 분명 최강급이었다. 고윈 대공의 NPC들에게 비전 스킬을 전수받아 보급했고, 퀘스트와 아이템, 경험치도 풍족히 얻었다.
이 때문에 전쟁 발발 때만 해도 철혈의 장비나 스펙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안 했다.
그런데 막상 까 보니 플레이어의 평균 레벨이나 장비, 심지어 컨트롤까지 모든 게 파이브스타가 우위였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레귤러 플레이어의 차이.
이시우와 특무대가 나서면, 아무리 우세했던 전장이라도 단번에 승세가 뒤집혀 버린다.
‘정예들을 내보내도 똑같이 터지는 건 마찬가지던데?’
‘그 투자의 7할이 철혈일검, 이검한테 갔는데. 이제 와서 우리보고 어쩌라고……’
목구멍까지 새어 나오는 말을 억누르는 간부들.
한창 난장을 피우던 철혈패군이 한숨을 내쉬며 한쪽을 보았다.
“그래도 다행이군, 누가 보석이고 누가 돌멩인지 알 수 있어서.”
그 자리엔 독고패검과 파프닐이 있었다.
다른 모두가 패배하는 와중, 유일하게 승점을 챙긴 둘이었다.
“파프닐 자네를 영입한 건 내 선택 중 두 번째로 잘한 것이야.”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그렇게만 하게.”
첫 번째는 물론 오크제국과 고윈 대공의 손을 잡은 일이다.
“참, 독고 자네도 요즘 꽤 실적이 좋던데…….”
“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면 안 돼. 더 열심히 노력하도록.”
“……알겠습니다.”
철혈패군의 눈에 차지 않는 거야 이젠 익숙하다.
독고패검은 흘긋 파프닐을 보았다. 저 녀석의 지시를 따른 후, 자신만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자, 그래서 파프닐 경. 혹시 할 말 같은 게 있지 않나?”
보통 저건 알아서 작전을 내놓으라는 뜻.
파프닐은 곧바로 본론으로 넘어갔다.
“지금 파이브스타를 막기 위해선 두 곳을 봐야 합니다.”
동남쪽의 동남 관문. 동쪽의 동부 관문.
파이브스타가 왕국 수도인 아덴시로 오려면 두 개의 관문 중 한 곳을 넘어야 했다.
이제 와서 병력을 나누진 않을 테니, 둘 중 한 곳으로 공격해 올 터.
“동남쪽엔 파이브스타의 동맹 길드가 모인 걸로 아는데, 그놈들은 딱히 큰 문제가 아니지 않나?”
“아닙니다. 오히려 동남 관문이 위험합니다.”
파프닐이 말했다.
“파이브스타는 주력을 보존하고, 최대 효율로 길을 뚫고 싶어 하니까요. 그래서 특무대만 남쪽으로 움직여 공격해 올 겁니다.”
“특무대만!”
“길을 뚫은 다음엔 파이브스타 주력군으로 유유히 들어올 작정이고요.”
대파이브스타전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가 바로 그 이레귤러 플레이어다.
그런 그들이 빠진다면 동부 관문의 파이브스타 병력은 상대해 볼 만했다.
“제가 시간을 끌겠습니다. 그사이 파이브스타 본군에 피해를 입혀 두는 작전은 어떻습니까?”
이긴다고 해도 특무대는 그대로 남아 있다.
하지만 최소한 해볼 만한 싸움은 될 거다.
졸병들이 있는 포대와 달랑 포만 남은 것의 차이는 매우 크니 말이다.
“흠…….”
적의 주력을 맞아 시간을 끄는 사이, 양동작전을 펼치자는 뜻.
듣고 있던 철혈패군이 머릴 긁적였다.
“괜찮게 들리긴 하는데…… 그게 맞나?”
“네?”
“파이브스타가 굳이 동북 관문을 치겠나? 지금 놈들이 동부 관문 앞에 모여 있는데, 당연히 그쪽을 치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가.”
꿀 먹은 벙어리이던 간부진 몇도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 점을 노리고 한 번 꼰 겁니다. 확실합니다.”
“으음…….”
“제가 보기에도 일리가 있는 내용이군요. 패군 님. 이번엔 파프닐 경 작전대로 하는 게 어떠신지.”
파프닐 덕에 이득을 본 독고패검도 찬성에 손을 들었다.
사실상 이기고 있는 두 사람 모두가 동의한 셈.
철혈패군은 입맛을 다셨다.
그럴듯하긴 한데 왠지 모를 불안감이 계속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느낌이 이상한데, 그렇지만 믿을 만한 것도 저 녀석들뿐이고……’
뭐, 파프닐이 기적 같은 모습을 보여 준 게 한두 번인가.
작전에서 실패하면 자기들이 책임을 지겠지!
결국 철혈패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렇게 하지. 움직이게!”
***
어두운 밤.
독고패검은 히죽 미소 지었다.
‘이번에도 승점을 쌓을 수 있겠군.’
파이브스타와 싸운 이후 철혈 길드는 패배를 거듭해 왔다.
병력의 질이나 기강 문제도 있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최상위권 랭커의 차이.
다 이긴 싸움도 그놈들만 나오면 역전되니, 아무리 작전을 짜내도 답이 없었다.
‘그런 놈들이 파프닐 쪽으로 갔단 말이지.’
솔직히 약간 불안하긴 했다.
하지만 파프닐의 작전은 지금까지 틀린 적이 없었다.
게다가 거기서 독고패검의 비중도 높으니, 굳이 어깃장을 놓지 않아도 알아서 떡이 굴러들어 오고 있는 셈.
공은 자신에게, 어려운 일은 본인이.
처세술의 기본이라 할 수 있었다.
‘확실히 머리가 잘 굴러가는 놈이긴 하단 말이지.’
독고패검은 파프닐을 떠올리고 정수리를 긁었다.
확실히 그 녀석도 철혈에 필요한 인재긴 하다.
자신이 좀 더 위로 올라가면, 그 녀석을 옆에 두고 제대로 쓸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이번에 공을 세워서 올라가는 건 나다!’
허리까지 자라난 풀밭 사이.
멀리 있는 파이브스타 군대의 진영을 확인한 독고패검이 검을 뽑았다.
“다들 준비됐나.”
“예.”
“언제라도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독고 기사단도 지난번 패배 이후 이를 갈고 스펙 업에 매진했다.
그 외에도 철혈 길드 안팎에서 모집한 정예들이 갈대밭을 가득 메웠다.
“이시우와 특무대가 없다면 나머지 놈들은 상대할 만하다. 야습으로 놈들의 기세를 꺾으면, 성에서 한결 편하게 막을 수 있지.”
스킬 쿨타임을 확인한 독고패검이 검을 뽑았다.
“지금이다! 전군 돌격!”
“우와아아아!”
수천 명의 병사가 그 뒤를 따랐다.
이 전투를 이기고, 철혈에서 확고하게 지위를 굳히리라.
독고패검의 지휘에 따라 철혈 병사들이 파이브스타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계속 밀어붙여라!”
“우와아!”
도핑과 버프를 받은 병사들은 무시무시했다. 파이브스타 쪽 수비병들이 급히 몰려들었지만, 오는 족족 무너졌다.
‘됐다! 통했다.’
그때였다.
안쪽으로 들어가던 독고패검의 정면으로 웬 노인이 나타났다.
“오랜만이군.”
섬찟. 독고패검의 검이 멈췄다.
저 노인.
아는 사람이다.
“시간이 조금 흘렀지, 실력은 많이 늘었나?”
“미, 미, 미친…….”
독고패검의 걸음이 뒤로 밀려났다.
“왜 그러십니까?”
“저 노인이 뭐 문제라고.”
아무것도 모르고 달려들던 병사들이 일 합에 갈려 나갔다.
“허, 허억!”
확실히 잘못 본 게 아니었다. 저 검 컨트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미친, 저 영감탱이가 왜 여기 있어!’
분명 작전대로라면 이시우를 비롯한 핵심 전력은 동남쪽에 있어야 한다.
그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저 노인도 마찬가지일 텐데.
‘그렇다면…….’
“함정이다!”
독고패검이 급히 손을 든 순간.
한발 먼저 하늘 위로 폭죽이 쏘아졌다.
“왔다!”
“놈들을 죽여라!”
“철혈 놈들을 놓치지 마라!”
사방에서 수천 명의 인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늘 위, 강 너머. 갈대밭 아래 진흙.
사냥꾼에서 사냥감으로 입장이 역전된 걸 안 철혈 공격조의 낯빛이 창백해져 갔다.
그런 그들을 향해 닉네임 ‘검노인’이 검을 꺼냈다.
“어디 한번 검을 보자꾸나.”
파이브스타의 사냥 덫이 발동하는 순간이었다.
***
뮤 길드 길드장, 신형섭은 입맛을 다셨다.
“남쪽 공격이라, 싱겁게 됐군.”
대기만성.
손해만 보지 않으면 언젠가 이긴다는 게 그의 신조였다.
실제로 후계자 경쟁에서도 그렇게 우위를 점하며 유력 순위에 들었고.
호라이즌에서도 흐르는 듯 흘러가며 대형 길드가 되었다.
이번에도 그 방침은 딱히 바뀌지 않았다.
다른 길드들이 일어나던 중에도 정세를 관망하던 뮤 길드.
그렇지만 마지막 순간엔 파이브스타에 협조 의사를 보냈다.
같은 기업 길드 경쟁자에게 무릎 꿇는 건 조금 화나는 일이지만.
이인자로서 자리를 유지한다면 언젠가 역전의 기회가 올 테니까.
파이브스타는 그런 뮤 길드를 제대로 이용하려 했다.
특무대가 활약하는 무대의 조연으로 삼으며 관문을 통과하려 한 거다.
기분은 나쁘지만, 각오한 일이었다.
그런데.
-계획을 수정합니다. 동쪽은 파이브스타, 남쪽은 뮤 길드가 공격합니다.
작전 실행 한 시간 전, 이시우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첩자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스파이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했었지.”
파이브스타의 작전이 계속 노출되는 건 이미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일이었다.
“그거참, 웃긴 일이야.”
“네?”
“어차피 못 잡는 거, 굳이 잡을 필요도 없는 걸 잡겠다고 집을 들쑤시는 걸 보면.”
이시우는 예전부터 그랬다. 그냥 넘겨도 될 일을 끝까지 잡아서 해결하곤 했다.
“뭐, 나야 귀찮은 거 없어지니 상관없지.”
철혈 쪽도 제정신인 이상 위에 집중할 테니, 남쪽 관문의 공략 난이도도 그렇게 높지 않을 거다.
“본진이 다 밀리고 있으니, 대교단이건 파프닐이건 다 그쪽에 가 있겠고.”
씩 웃은 신형섭이 성벽 위를 올려다보았다.
“그 틈에 우리는 유유히 수도를 먹는다!”
철혈이 가지고 있던 명분과 수도의 통제권.
그것을 먼저 가져온다면 파이브스타도 자신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리라.
“자, 다들 움직이지!”
그때였다.
등 뒤에서 병사 한 명이 급히 달려왔다.
“무슨 일이냐!”
“그, 그게……!”
숨을 헐떡이던 병사가 말했다.
“습격입니다! 후방 쪽으로부터 습격이 왔습니다!”
신형섭의 눈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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