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84)
184화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은 각각 조를 맞춰 성내의 철혈 길드원들을 정리해 나갔다.
레벨이나 아이템 따위의 스펙은 엇비슷했지만, 군대에 버금가는 지휘 체계를 갖춘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에게 철혈은 상대도 되지 않았다.
‘이상하군.’
모든 일이 착착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시우는 뭔가 불안함을 느꼈다. 장마가 지속되는 와중 벽지 너머에 곰팡이가 스물스물 기어 나오는 듯, 무언가가 이 성공을 좀먹고 있다.
“피해망상 아니야?”
베로니카는 피식 웃으며 일축했다. 이시우는 그녀를 무시하곤 지휘를 검노인에게 맡기고 생각에 잠겼다.
‘메모장에 나온 모든 내용이 맞아떨어진다.’
함정인가? 전력을 소모해 가면서까지? 그건 이치에 맞지 않다. 전쟁 중에 사망한 유저는 반드시 레벨이 떨어진다. 뿐만이 아니라 이 이상 전력 차이가 나면 제아무리 뛰어난 간계라 할지라도 승리는 불가능하다. 이시우가 예측할 수 없는 무서운 함정이 발동되어 전력을 잃는다 한들, 후퇴하고 재정비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폭풍이 무서워서 출항을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이미 뽑아 든 칼을 넣기에는 일이 너무 진행된 상태다. 그러나 이시우는 이 꺼림칙한 감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도련님, 외벽에 있던 병력들은 전부 제압했습니다.”
도련님이라 부르지 말라니까. 이시우는 핀잔을 주며 검노인의 보고를 받았다.
‘이렇게 전부 버리는 패로 쓴다고? 대체 누구냐? 누가 이딴 전략을 짠 거냐?’
이시우가 보고서를 읽어 내려가며 다음 수를 짜낼 그때였다.
-왕국 부흥군이 아덴시의 모든 거점을 점령했습니다.
-바란왕국의 수도, 아덴시가 왕국 부흥군의 세력하에 지배됩니다.
-아덴시 수도 전투가 왕국 부흥군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떨어졌다.
***
“뭐, 뭐라고.”
철혈패군의 눈이 흔들렸다.
“방금 무슨…….”
“그동안 정말 수고가 많았네, 파프닐 경.”
엘리자베스 왕녀가 대답했다.
“임무는 끝났으니, 이제 왕국군 기사로서의 복귀를 명하노라.”
“명을 받듭니다.”
길고 긴 임무의 끝.
고개를 들자 이쪽을 바라보는 철혈 간부진, 친위대들의 모습이 보였다.
대교단은 안 보이는군.
정예 병력이니 주요 요충지에 배치했나?
아니. 이쪽을 잘 따르는 모습을 보고 일부러 버리는 패로 썼을지도 몰랐다.
“배신한 거냐! 파프닐!”
“이, 이놈! 내가 얼마나 잘해 줬는데! 감히 뒤통수를 때려!”
독고패검과 철혈패군이 소리쳤다.
“대우가 좋긴 좋았죠.”
“그럼 어째서!”
“당연하죠. 애초에 제가 충성하던 게 이쪽이었으니까요.”
블랙하트 백작은 배신자였으니 팔았어도 딱히 부흥군에 크게 해가 될 일은 아니다.
오히려 이득이 되면 되었지.
게다가 철혈은 계속해서 인심을 잃고 있었다.
파이브스타가 아니라도 조만간 다른 길드에 무너졌으리라.
“뭐, 뭣……. 커헉!”
“배신자 놈, 입이 길구나.”
뒤통수를 붙든 철혈패군 대신 독고패검이 앞으로 나섰다.
“좋은 작전을 세워서 꽤 쓸 만한 놈이라고 여겼더니, 그런 생각이었군.”
“흠.”
“배신했건 말건 상관없다. 여기서 널 잡고 왕녀까지 계획대로 붙잡으면 그만!”
확실히 아직 전황이 그대로이긴 했다.
“검노인이나 특무대 같은 괴물들에겐 못 이기지만, 네놈 따위도 못 쓰러뜨릴쏘냐!”
말을 마친 독고패검이 출수했다. 검은 장검이 움직이는 순간, 눈앞에서 부유하던 모래 먼지가 베여 나갔다.
순식간에 거릴 좁힌 독고패검이 묵철 검을 휘둘렀다. 전부 피하면서 물러서는데도 팔다리 곳곳이 베이는 게, 보통 공격은 아니었다.
-데모닉 포이즌에 중독됐습니다.
검풍과 검날, 어둠의 마나가 오가는 가운데 독고패검의 공격이 이어졌다.
6연속 검을 찌르질 않나, 표창 같은 검기를 대여섯 개씩 날리면서 신경을 분산시키는 수많은 스킬.
이 녀석 꽤 하는데?
해골병 소환이나 판데모니엄 네펜데스 등, 가지고 있는 스킬들을 쓸 수 없는 게 그만큼 놈이 주도권을 잘 잡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 녀석, 좀 하는구나.
카라미트가 보증수표를 냈다.
순식간에 수십 합이 넘는 검격을 주고받는 사이, 은근히 HP와 스태미나가 줄어들었다.
아무래도 검사나 전사가 아니다 보니 체력 교환에서 손해를 보는 중.
철혈패군의 인정을 받았다더니, 확실히 철혈 최고위 간부를 고스톱 쳐서 따낸 건 아닌 듯했다.
뭐, 그렇긴 한데 딱 그 정도다.
‘진짜 괴물들에 비하면 별것 아니군.’
극한의 숙련도 집착충 철혈일검.
히든 클래스로 무시무시하게 강해진 전우치.
드루이드 랭킹 1위 신형만을 비롯한 괴물들까지.
그런 놈들에 비하면, 독고패검은 충분히 여유를 가질 만한 상대였다.
그러니까 이렇게.
검날을 세우고 파고든 뒤 손을 가져다 댔다.
묻어난 피를 묻힌 뒤.
“블러드 익스플로전!”
폭발을 맞은 독고패검의 신형이 뒤로 밀려 났다. 튼튼한 검사이니 저 한 번에 죽진 않을 거다.
놈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안심하게 됐을 때.
서로 패를 다 냈다고 생각할 때, 가지고 있는 패 한 장이 승부를 가른다.
우두둑! 땅에서 솟아난 해골병의 팔을 지지대 삼아 독고패검에게 파고든다.
짧고 간결하게 검을 휘둘러 심장을 노린다.
저쪽도 간결하고 직선적인 공격으로 막으려 하지만.
가볍게 피하며 번 엔드를 썼다.
서걱.
모든 MP가 모여든 검이 가볍게 독고패검의 목과 몸통을 분리했다.
“오오!”
“엄청난 대결이로군…….”
“네크로맨서라고 들었는데, 믿기지 않아.”
“저런 사람이 사실 아군이었다니……. 왕녀님은 대체…….”
왕녀의 호위기사들이 일제히 감탄했다.
그런데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닐 텐데?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음?”
“예?”
“안 잡아?”
철혈패군이 있던 쪽을 가리키자, 감탄 중이던 기사들이 깜짝 놀라 검을 뽑았다.
“철혈패군!”
“없다! 놈을 쫓아라!”
어느새 자리를 비우고 도주한 철혈패군.
당황하는 호위대와 간부진들을 포위한 해골병과 기사들이 눈을 빛냈다.
마무리의 시간이었다.
***
독고패검과 간부진을 정리한 후.
남은 전투들은 순식간에 끝이 났다.
이미 철혈 길드 전력의 태반이 제압당한 상태.
엘리자베스 왕녀를 제압하고 항복을 받아 내면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그 자리에서 파프닐이 적으로 돌아섰으니 이길 수 있을 리 없었다.
-엘리자베스 왕녀가 옥좌의 홀에 입성했습니다.
-왕궁을 점령했습니다.
-마탑을 점령했습니다.
-하이타운 관문을 점령했습니다.
-아덴시의 루, 헤스티아, 토르 삼대신전을 점령했습니다.
-아덴시의…….
……(중략)……
-아덴시의 모든 거점을 점령했습니다.
-바란왕국의 수도, 아덴시가 왕국 부흥군의 세력하에 지배됩니다.
-아덴시 수도 전투가 왕국 부흥군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거의 무혈입성하다시피 한 부흥군은 그대로 왕성까지 장악했다.
전투의 끝!
눈앞까지 왔던 파이브스타군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
파프닐은 지시를 받들어 남은 일들을 처리했다.
잔당을 소탕하거나 항복시켰고.
꺼져 있던 수도 방어 시스템도 다시 작동시켰다.
“너희는 저 잔당을 마저 없애라.”
“딸그락!”
“나? 나는 따로 할 일이 있어서.”
해골병들만 보낸 뒤 비어 있던 귀족 저택이나 창고로 잠입.
다른 간부들이 몰래 숨겨 놨던 보물이나 장비, 골드 등을 쏠쏠하게 챙겼다.
값비싼 액세서리나 고급 강화석, 물건들을 전부 얻었다.
그렇게 일을 하던 중 엘리자베스 왕녀의 호출이 왔다.
“저 사람이 파프닐?”
“그래, 임무를 가지고 철혈에 잠입해서 파이브스타를 끌어들이고 싸웠다던데.”
“그럼 이중 스파이였던 건가?”
왕성까지 가는 동안 여러 사람이 수군거리는 게 들렸다.
전쟁이 아직 안 끝났고 이중 배신 소식이 아직 충분히 퍼지지 않았으니 자연스러운 일.
뭐, 딱히 저런 평판 같은 거 안 고쳐져도 상관없기도 했다.
네크로맨서에게 있어 악명은 훈장이니까. 쓸모 있는 몇몇 NPC만 바뀌면 그만이다.
예를 들면 이 사람처럼 말이다.
“그동안 정말 수고가 많았느니라, 파프닐 경.”
왕성 홀에 도착한 뒤.
예의를 갖추고 한쪽 무릎을 꿇자 엘리자베스 왕녀가 다가와 말했다.
“경이 아니었으면 이 바란왕국은 두 번 다시 일어서지 못했을 거다.”
“아닙니다.”
치사를 받자 후련한 기분이 든다.
블랙하트 백작을 처치할 때부터 생각했던 계획의 끝!
중간에 여러 번 돌발 상황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꽤 좋은 결과가 나왔다.
“자청해서 맹수 입 안으로 들어간다 했을 땐 많이 걱정스러웠는데, 설마 이렇게 멋지게 성공시킬 줄은 몰랐구나.”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그렇게까지 힘든 것도 아니었고요.”
“모두가 실패한다 말했었던걸.”
아무래도 다들 내가 실패할 줄 알았나 본데.
예전 드래곤 헌터 때에 비하면 조금 번거로울 뿐이지 난이도는 오히려 쉬웠다.
참, 드루이드 랭킹 1위 놈은 제외.
그 녀석은 진짜 셌다.
만약 아군이 되면 킨도르한이나 김철, 존스 박사 못지않은 조력자가 되리라.
“아무튼 잘되어서 다행이구나. 시간이 나면 다른 동료들도 찾아서 말을 해 보거라.”
“네?”
“대장장이 자매, 그리고 토르 님의 몽크와 킨도르한 경까지. 모두가 진짜 배신한 줄 알고 있더구나.”
“아…….”
하긴, 이중 첩자 건은 보안을 유지하느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메시지도 하지 않고 넘어갔으니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할 여지가 충분했다.
“알겠습니다. 점령도 마쳤으니 나중에 설명을 해 놓지 않으면 안 되겠군요.”
“일을 마치면 다시 본녀를 찾아오도록 하거라.”
띠링!
-왕가의 빚(에픽)을 완료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명성치가 +40,000 상승했습니다.
-공헌도를 +100,000 획득했습니다.
-엘리자베스 왕녀의 호감도가 40% 상승했습니다.
-에픽급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새로운 업적 ‘서사시의 완성’을 달성했습니다.
-새로운 칭호 ‘서사시의 주인공(에픽)’을 획득했습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4 상승했습니다.
-새로운 업적 ‘왕국의 구원’을 최초로 달성했습니다.
-새로운 칭호 ‘왕국의 수호자’(레전더리)를 달성했습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5 상승했습니다.
-최대 HP가 +3%, 최대 MP가 +3% 상승했습니다.
-모든 스킬 레벨이 +1 상승했습니다.
-왕국군 NPC들이 파프닐의 업적을 알게 됩니다.
-바란왕국 명예 백작으로서 백작의 작위를 얻었습니다.
-바란왕국 명예 기사로서 길드 및 기사단을 편성할 수 있습니다.
-흑마법사가 바란왕국을 위기에서 구해 냈다는 사실이 바란왕국, 아울러 호라이즌의 역사에 기록됩니다.
-이후 역사서에 파프닐의 이름이 기록되게 됩니다.
-흑마법사들에 대한 편견과 적개심이 약간 줄어들었습니다.
-명왕 하데스 교단,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피의 신의 교단의 세가 조금 더 활발해졌습니다.
눈이 돌아갈 정도의 보상들!
경험치와 명성치, 공헌도 외에도 각종 혜택과 에픽, 레전더리 칭호까지 주어졌다.
심지어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퀘스트창에 남아 있던 보상대로라면…….
“혼란이 진정되면, 그때 같이 보물고를 열어 보자꾸나. 그곳에서 원하는 보물을 두 개 가져가도록 하거라.”
엘리자베스 왕녀가 말했다.
그렇지.
대박, 엄청난 대박이 터졌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