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92)
192화
“팔을 다치셨었다고요?”
집 근처의 정형외과.
CT를 찍어 본 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괜찮습니다. 정상이에요. 직업이 프로게이머라고 하셨는데, 슬슬 재개하셔도 될 겁니다.”
완전히 정상 컨디션으로 복귀!
애초에 큰 상처도 아니었고, 다친 후 큰 무리도 안 하면서 건강을 챙겨 준 덕분이었다.
‘역시 몸이 좋아야 오래 게임을 한다니깐.’
프로 게임계의 초창기를 빼고, 건강 관리는 항상 모든 프로게이머의 중요 과제 중 하나였다.
현실에선 시간에 치여 별로 못 했지만, 오진환의 몸에 들어온 지금은 계속 몸을 관리해 주고 있는데 그 성과를 본 거다.
거기다 작가의 보상으로 강화된 신체 능력까지.
심지어 이런 능력들은 인게임에서도 소소하게 적용이 된다.
같은 스테이터스라 해도 일반인과 프로 선수 간의 차이가 있는 것과 같다.
‘이쪽도 소소하게 챙겨 뒀으니, 슬슬 본업으로 돌아갈 시간이군.’
집으로 돌아오자 복돌이가 먼저 들어가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흠…….”
모든 게 완벽한 것 같은 강아지 복돌이.
하지만 녀석에게도 한 가지 단점이 있다.
“복돌아.”
“멍!”
“목욕하자.”
“……끄으응.”
복돌이는 그 순간 턱하고 자리에 눌러앉았다.
한쪽 고개를 틀며 못 들은 척하는 모습!
진짜로 못 들은 거 아니냐고? 아니다.
당장 지금도 쫑긋거리고 있는 저 귀가 그 증거다.
저렇게 버티면 보통은 힘으로 진압을 하는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복돌아, 밖에 나갔다 왔으면 목욕을 해야지.”
“끙…….”
“자, 일어나……. 윽!”
가볍게 손을 밀어 넣고 들려는 순간 묵직한 반동에 몸이 훅 내려앉았다.
지난 수개월 동안 계속 먹일 거 먹이면서 훈련을 시킨 덕에, 말도 안 되는 성장을 이룬 복돌이.
이제는 거의 송아지급의 체구에, 온몸이 근육으로 가득 차서 보통 힘으로는 어림도 없다.
덕분에 목숨을 구함받긴 했지만, 이렇게 버티고 있을 땐 물리적인 힘으로 끌고 갈 도리가 없었다.
하, 참내. 어떻게 하지?
주변을 둘러보던 도중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 그거다.
“복돌이 그럼 산책 가자. 산책.”
“……! 멍멍!”
언제 웅크리고 버텼냐는 듯 움직이는 복돌이.
벽에 걸려 있던 목줄과 입마개까지 가져와 대령한다.
“자, 이쪽으로.”
“멍멍!”
조심스레 안내한 뒤.
때가 됐다.
콰앙! 문을 닫고 문고리까지 잠근 김강한이 말했다.
“좋아, 오늘은 화장실에서 산책을 하자꾸나.”
“…….”
복돌이는 대답 대신 귀를 쫑긋 세운 채 눈을 크게 뜨고 웅크렸다.
역시 사람은 머리를 써야 해.
자, 그럼 화장실 산책을 시작해 볼까?
***
복돌이의 화장실 행군(너무 힘을 많이 들여서 산책이 아니라 행군이 되었다.)을 마친 뒤.
녀석을 반려견 머신에 들여보낸 김강한은 자신도 곧바로 호라이즌에 접속했다.
“열흘 만인가?”
게임의 시간은 현실의 세 배이니 대략 그쯤 되리라.
그때였다.
-시스템에서 사용자의 새로운 특성을 감지했습니다.
-업데이트 사항을 적용 중입니다.
……(중략)……
-새로운 스테이터스 사항 : 영감이 생성되었습니다.
영감?
상태창을 열고 보자 설명이 나타났다.
-영감 : 이차원, 영체, 망령, 왜곡된 마력 등 초현실과 관련된 것에 내성이 생기며, 또한 그것들을 조금 더 잘 다룰 수 있습니다.
새로운 스테이터스라……. 스테이터스 자체는 환영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이거 현실에서 작가 놈이 내린 특전인데……?
왜 게임에서 반영되는 걸까.
“하…….”
가만히 스테이터스창을 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긴, 등신 같은 작가가 쓴 X 같은 소설인데.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이상할 건 없구만.
“그럼 일단 가장 중요한 일부터 먼저 해 볼까.”
일단 최우선적으로 확인할 건 다름 아닌 그 녀석의 소식.
원작 주인공이자 숙적인 플러시 놈을 얼마나 잘 견제했는지 확인할 시간이다.
잠시 후.
몽환각의 암살자와 마주 앉은 파프닐은 곧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실패했다고?”
“실패는 아니다. 최근 한 달 동안, 우린 놈을 총 228번 처치했다.”
몽환각의 암살자 플레이어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그 녀석 운이 대단하긴 하더군. 고작 세 마리 토끼를 잡아서 토끼신 세트(에픽)를 맞추질 않나, 퀘스트마다 숨겨진 연계 퀘스트들이 다섯 개씩은 나와서 풀어 나가질 않나.”
“천천히 들어 보지. 어떻게 일했길래?”
“그냥 뭐……. 레벨 1이니 포션도 안 통할 테고, 그래서 그냥 재접속할 때마다 계속 죽였지.”
플레이어 암살은 마구잡이로 죽이는 학살과는 다르다.
정해진 대상을 죽이고, 또 죽이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의심이나 주목을 받지 않게 해야 한다.
이유? 간단하다.
플레이어는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한번 죽이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 커뮤니티나 다른 곳에서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몰려온다.
그렇게 모여든 인파는, 목표물이 도망칠 수 있는 훌륭한 가림막으로 변할 터.
그뿐만이 아니다.
만약 그 사람들이 모두 타깃을 지킨다면, 의뢰 자체의 난이도가 수직으로 상승한다.
“경고대로 모든 가능성을 차단했다. 암살 소문이 퍼져서 사람이 오는 것도, 녀석이 대형 길드랑 마주치지 않게 대형 길드들의 눈을 피하는 것도.”
“그래서 228번 죽였는데, 왜 놓친 건데?”
“놈이 클로버 마을 남쪽 계곡 폭포에서 몸을 던졌다. 최상위 랭커라도 즉사할 높이였기에, 우리는 놈이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다시 마을 주변, 젠 포인트의 감시를 강화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지나도 그놈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게 끝이다.”
“흠…….”
백이면 백 죽는 폭포에서 떨어졌다라…….
이거 완전 기연 클리셰 아닌가?
“그럼 228번 처치한 뒤 놓친 거로군.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한 것치고는 조금 적은 횟수인데.”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우리로서는 할 만큼 했어.”
기존과 달리, 이번 임무에 동원되는 인원은 선별 조건이 하나 더 있었다.
일당십 이상의 실력을 가졌으면서, 초보자 존에 들어갈 수 있는 레벨이어야 할 것.
다들 레벨을 올리고 싶어했기에, 조건에 맞는 인원을 구하긴 갑절로 힘들었다.
심지어 겨우 구한 인원도 기한이 한정적이다.
이유? 간단하다.
올리고 싶지 않아도, 타깃의 암살 의뢰를 시행하면서 자연스레 레벨이 오르기 때문이다.
뭐, 그 사실을 알고 있긴 하지만.
꼬우면 의뢰받을 때 우리가 최고라고 어깨에 힘 넣지 말았어야지.
“최고의 암살자 단체가 최선을 다해 초보자 한 명을 척살하는 최대 횟수는 228번……. 잘 알겠다.”
“……아무튼 이번 의뢰는 끝이다.”
계속 플러시의 척살을 맡기려면 새로 척살 의뢰를 계약해야 했다.
물론 의뢰비는 별도로 지불.
보수 조건 및 완수 내용, 세부적인 디테일도 다시 짜야 한다는 거다.
“세부 내용은 이 표에 적혀 있다.”
[의뢰 단가표]-레벨 100 이하 유저 : 5건당 30골드(현금 27만 원), 50건 이상 작업 시 추가금 100골드.
-레벨 100 이상 200 이하 유저 : 5건당 45골드(현금 41만 5천 원), 30건 이상 작업 시 추가금 150골드.
-레벨 200 이상 레벨 350 이하 유저 : 5건당 70골드(63만 원)
-그 이상 레벨 : 건당 최소 100골드. 구체적인 금액은 상의하에.
최고급 암살자 단체다 보니 단가나 내용, 조건이 꽤 상세했다.
그런데 골드 옆에 붙은 이 현금은 대체 뭐야?
“뭐 문제라도 있나?”
“현금은 또 뭐야, 왜 골드보다 더 싼 거지?”
“아…….”
암살자가 대답했다.
“골드 환전할 때 세금 내야 해서.”
“……!”
아무리 몽환각이 뛰어난 암살자 조직이라지만, 국세청의 손바닥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이었다.
“뭐, 표는 이렇긴 한데. 사실 이번 일은 우리의 실수도 있는 편이긴 하지.”
“흠?”
틀린 말은 아니다.
처음 의뢰를 받을 때 호언장담해 놓고, 몇 번이나 주의를 받았음에도 결국 놓쳤으니까.
물론 한계가 있긴 했지만, 타깃을 잡지 못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었다.
“그 점을 감안해 다음 의뢰를 받을 시엔 본래 받아야 할 의뢰금의 절반만 받도록 하겠다.”
“절반이라……. 횟수마다?”
“……그래, 횟수마다.”
암살자는 상부로부터 받은 지시를 떠올렸다.
의뢰 실패의 건으로 이야기할 시, 정말 어찌할 수 없는 게 아니면 상대 조건을 최대한 맞추라는 것.
그도 그럴 게 상대는 무려 네크로맨서 파프닐.
최근에는 퀸 메이커로 불리며, 한국 서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플레이어 중 한 명이다.
안 그래도 관심을 둬야 하는데.
최근 얻은 정보에 의하면 활빈당과도 거래를 텄을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적으로 두지 않으려면 비위를 맞춰야 하는 고객인 셈이다.
“금액이 크다면 천천히 생각해도 좋…….”
쾅, 암살자의 말이 끊겼다.
그럴 만했다.
책상 위에 수박 크기의 금화 주머니를 올리면, 누구든 그럴 수밖에 없을 테니까.
“일단 100번 죽일 건수만큼 지불하지.”
“……콜.”
환상의 쿨 거래!
거래를 마치고 나오는 파프닐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웃음꽃이 피었다.
‘228번이면 뭐, 그놈 운빨 생각하면 많이 견제했군.’
제시한 조건 정도면 충분히 수락할 만했다.
직접 플러시를 견제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건 비용 대비 효과가 너무 안 좋다.
어느 정도 선까지는 계속 하청을 주고.
그사이 다음 본 플랜까지 가는 걸 서둘러야겠다.
“자, 그럼…….”
파프닐은 금속 조각들을 꺼냈다.
“이제 마음 놓고 본 계획을 진척시켜 볼까?”
***
호라이즌은 수많은 직업이 있고, 직업마다 다양한 스킬들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뱀파이어, 담피르의 스킬은 흔치 않고.
메탈 담피르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사실상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클래스.
이 때문에 육성법이나 스킬 입수에 대한 것도 직접 몸으로 뛰어야 했다.
메탈 담피르의 스킬 중 알파이자 오메가는 바로 금속 지배!
금속의 주인들을 찾는 건 보통 일이 아니지만.
왕가의 보물고에 있는 금속 냄새를 찾아가면 대략 50%의 확률로 만날 수 있었다.
뀌이이익!
거대한 금빛 돼지가 울부짖었다.
금돼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야 하지만, 만신창이가 된 놈의 몰골은 오히려 흉물스러웠다.
그런 돼지의 위를 해골병들이 타고 올랐다.
마침내 금돼지의 눈이 감겼다.
-담피르의 힘으로 돼지황철석의 주인을 흡수했습니다.
-돼지황철석을 다룰 수 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금속 지배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행운 스테이터스가 +2 상승했습니다.
-체력 스테이터스가 +3 상승했습니다.
-돼지황철석을 각인할 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이 녀석도 끝이군.”
이걸로 세 번째.
금속들의 냄새를 좇아 금속의 주인을 조우하고, 잡았다.
의외인 건 금속의 주인들이 생각보다 약했다는 점.
막철의 주인을 상대할 땐 셋이서 전력을 다했었는데.
이번에 만나는 녀석들은 혼자서도 여유롭게 사냥을 할 수 있었다.
‘그 녀석이 센 것도 있겠지만……. 확실히 그때보다 많이 강해졌군.’
전쟁을 거치면서 레벨도 많이 올랐고.
아이템도 레벨에 맞게 맞추자 엄청난 위력을 냈다.
본인뿐만 아니라 해골병들도 마찬가지.
당장 저 녀석들이 쓸고 다니는 것부터가 그 증거다.
‘이대로 계속 제어 가능한 금속을 늘리고, 숙련도도 키워야 한다.’
금속 지배는 메탈 담피르의 알파이자 오메가.
다른 스킬들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스킬의 수련만큼은 빼놓을 수 없었다.
플러시가 성장하기 전에 최소 101%.
아니, 110%가 있다면 그 수준까지 기량을 올려놓아야 했다.
‘다른 금속들은 조금 멀리 있으니, 잠깐 쉰 다음에 계속 찾아볼까……?’
지금까지 사냥한 금속의 주인들이 의외로 쉽게 잡혔기에, 한 마리 정도는 더 찾아서 사냥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였다.
파프닐이 막 다음 금속의 주인을 찾아 움직이려 할 무렵.
띠링!
스테이터스 알림창 위로 글자 한 줄이 나타났다.
-새로운 업데이트 알림.
“오……?”
업데이트는 중요하지.
내용을 훑던 파프닐의 눈이 커지더니,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이거 아무래도 금속의 주인 찾기는 잠시 미뤄 둬야겠는걸?”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