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194)
194화
“실바! 가라!”
“컹컹! 알겠습니다!”
“유미야, 내 주변에서 떨어지면 안 된다?”
“왕왕왕! 왕왕왕왕!”
레긴샤 평원 곳곳에서는 많은 유저가 개를 데리고 사냥 중이었다.
보급도 편하고, 몬스터도 많은 데다 사냥까지 편한 도그 존.
최근 철혈이 망하여, 통제 길드가 없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였다.
“이게 게임이지.”
“우와!”
넓은 필드를 반려견들과 함께 돌아다니는 재미!
뇌가 녹을 것 같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사이.
파프닐은 다른 의미로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다음.”
“멍멍!”
해골병들이 사방에서 몰아오는 수백 마리의 와일드 카우들.
그때마다 복돌이는 매번 놈들을 혼자 쓰러뜨리며 경험치를 쌓았다.
처음에는 20마리.
그다음엔 40마리.
다음에는 80마리.
마지막으로는 최대 120마리까지 상대할 수 있게 됐는데.
그마저도 몰이사냥이 가능한 최대한의 숫자라 이 정도지, 마음먹으면 더 많이 잡을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순조롭게 사냥을 이어 갈 수 있겠군.’
레벨도 순식간에 올라 10이었던 게 어느새 40까지 도달했다.
골드는 2골드 가량, 아이템은 쓸 만한 반려견용 아이템을 열댓 개 정도 획득했다.
보통 이렇게까지 아이템이 잘 벌리지는 않는다.
도그 존 버프 덕분에, 아이템 상승률이 오르면서 인벤토리가 금방 차는 것이다.
‘대부분은 100레벨 이하 잡템이긴 한데…….’
사냥터의 레벨이 낮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
그래도 잡템들은 잡템 나름대로의 용도가 있었다.
반려견용 아이템들에 있는 금속들.
이걸 추출해 정련하면, 또 새로운 금속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뭐, 그리고 여기서 더 사냥할 이유도 있고.’
복돌이의 스펙은 이미 200레벨 초반의 유저급 수준까지 올라와 있었다.
적당히 레벨을 올리면 더 높은 곳으로 떠나도 되지만, 굳이 이곳에서 계속 사냥하는 데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보자, 이번에 120마리를 몰아왔으니, 한 7,000마리는 잡은 거 같은데…….’
주변을 둘러보자 유저들 몇몇이 이쪽을 슬슬 피하는 게 보였다.
확실히 몬스터들을 많이 몰아 잡다 보니 근처 유저들 입장에선 나쁜 놈으로 보이긴 할 거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할 말은 있었다.
이곳의 몬스터들은 수가 없어지면 바로바로 리젠되니.
딱히 사냥에 문제는 없을 텐데 말이다.
조금 억울하긴 하지만 굳이 붙들고 설명을 하긴 뭣하니 그냥 내버려 두었다.
“어우…….”
“세상에…….”
실제로 다른 플레이어들은 파프닐을 멀리서 보며 수군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파프닐이 생각하는 이유와는 약간 달랐다.
“아니, 저 개 패션 봐.”
“고인물들은 다들 저러나?”
괴상망측하게 생긴 개를 데리고 사냥하며, 해골병들을 이끌고 음흉하게 웃는 청년!
생긴 건 멀쩡해 보여도, 분명 어딘가 정신이 뒤틀린 사람이 틀림없다.
“가까이 갔다가 뭔 일 생길지 몰라. 가자, 가.”
“어후……. 참 내.”
자칫 시비라도 걸리면 귀찮은 일에 얽매인다.
현실과 달리 부활이 가능하고, 힘으로 병사들을 밀어 내거나 할 수 있기에 더욱 까다로웠다.
하나둘씩 자리를 뜨는 유저들.
그러거나 말거나 파프닐은 계속 사냥을 이어 나갔다.
“지금이 다들 쉬는 타이밍인가 보군.”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은 채로 말이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지. 복돌아, 다시 간다.”
“멍멍! 힘들다, 멍!”
“이번이 마지막이야. 한 번만 더.”
“헥헥……. 그거 다섯 번째다!”
그랬었나?
복돌이 이 녀석, 헬스 트레이닝의 레퍼토리를 슬슬 학습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
[이름 : 복돌이]-견종 : 진돗개
-성별 : 남
-칭호 : 튜토리얼 존의 패왕
-특성 : 워리어 도그
-레벨 : 49
-근력 : 710
-체력 : 402
-지력 : 240
-행복 : 100
[장비]-머리 : 타오르는 인페르노 맥스 티타니움 개머리통(유니크).
-몸통 : 흑과 백의 전사 상견갑(유니크), 다크 와이번 가죽 통바지(유니크)
-꼬리 : 데스포이즌 호저의 가시 등판갑 (유니크).
-왼손 : 도기 마운틴 건틀릿(레어).
-오른손 : 칠색 대현자 마기의 일곱빛깔 토시(에픽).
-왼다리 : 칠색 대현자 마기의 일곱빛깔 토시(에픽).
-오른다리 : 칠색 대현자 마기의 일곱빛깔 토시(에픽).
-꼬리 : 심연 마스티프 전갈의 꼬리갑주(유니크).
-액세서리 : 요정 여왕의 안개꽃 리본(유니크).
레벨 49!
한 번 루틴을 돌리는 것만으로 이 레벨이라니.
저레벨 구간답게 말도 안 되게 빠른 성장이었다.
‘이 정도면 계획표에 늦진 않겠군.’
미리 생각해 둔 성장 계획대로다.
“잘했다, 복돌아.”
“끼이잉……. 헥헥……!”
대자로 늘어진 복돌이가 숨을 헐떡였다. 짧은 휴식도 없이 계속 사냥을 반복한 결과다.
“흠…….”
한계 지점에서 마지막까지 쥐어 짜낸 상황.
직접 몸으로 겪은 경험이 있기에 바로 눈치챘다.
“좋아, 슬슬 쉬자.”
“헥헥…….”
확실히 이 정도로 타이트하게 몰아붙이는 집단전은 처음 해 볼 것이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공격을 모두 신경 쓰는 데도 힘이 들고.
최적의 수를 찾고 순간마다 계산하는 것도 전부 다 심력을 소모하는 일.
기존의 체력 훈련이나 트레이닝, 투견 전투에서는 해 보지 못한 방식일 테니 말이다.
‘그래도 지금부터 익숙해져야지. 이 녀석도, 나도.’
플러시를 막는 것 외에도.
게임의 큰 이벤트들을 생각하면 멈출 수 없다.
그때였다.
“저기…….”
“네?”
고개를 돌리자 한 꼬맹이가 서 있었다.
“얘 쓰다듬어 봐도 돼요?”
“얘? 복돌이?”
“네, 진짜 귀여워서요.”
이건 또 무슨 일이래.
복돌이가 강하게 생기긴 했지만, 귀엽다는 말은 처음 들어 본다.
요즘 애들은 강한 걸 귀엽다고 하나?
“뭐, 쉬고 있으니까 한번 만져 봐.”
“감사합니다!”
슥슥, 복돌이를 쓰다듬는 꼬마.
그런데 주변을 둘러봐도 꼬마의 개로 보이는 녀석이 안 보였다.
“너는 개 안 키우니?”
“집에서 개를 못 키우게 해서요. 수능 끝나고 나서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래요.”
흠, 수능 전까지는 무조건 참고 공부만 하라는 건가.
그런데 그렇게 키우면 나중에 가서 애가 뭐 할지도 모르게 될 텐데.
“부모님이랑 얘긴 해 봤고?”
“네. 몇 번이나 졸라 봤는데 무조건 안 된다고…….”
“고생이 많겠구나.”
꼬맹이는 얘기를 나누다 복돌이에게 먹이도 주었고, 쓰다듬어 주기도 했다.
“뭐, 너무 주눅 들지 마라. 이 게임도 잘만 하면 어디 가서 어깨 못 펴진 않으니까.”
“그게 돼요? 게임에서 흥하는 걸로 그게 될까요?”
“물론 되지. 안 될 수가 없지.”
소설 속 세계의 미래를 생각해 봤을 때.
호라이즌에 투자하는 건 다른 어느 것보다 더 미래 전망이 뚜렷했다.
“공부 12년 열심히 하는 것보다, 운빨로 히든 클래스 하나 먹으면 대기업에서 바로 데려가던데.”
“우와……. 그럼 형도 대기업에서 일해요?”
“…….”
갑자기 정곡을 찔러 오다니.
요즘 어린애들은 이렇게 무서운가.
“그래서 너 인게임 직업이 뭐니?”
“음, 아직 없어요. 근데 마법사 쪽 생각하고 있긴 해요.”
“마법사? 스킬 있으면 어디 한번 해 봐.”
“네!”
꼬맹이가 공중에 슥슥 불을 그리자, 그것이 실제 불꽃으로 나왔다.
잠깐만, 전우치가 비슷한 걸 쓰는 것 같던데……?
“꼬마야, 방금 그거 어떻게 얻었어?”
“이거 그……. 화방에서 그림 그리다가 될 거 같아서 해 보니까 스킬이 생기던데요.”
“……!”
마법사 전직도 안했는데 이 정도라고?
이 녀석, 재능이 있다. 원작에는 안 나왔지만 이대로 크면 충분히 랭커가 될 수 있었다.
힐데나 리히나처럼.
아니 어쩌면 그녀들 이상으로 말이다.
“꼬마야.”
“네?”
“내가 보기에 너 충분히 이 길로 와도 될 거 같거든?”
잘 끌어들이면.
플러시를 잡는 데 충분히 유용한 ‘말’로 쓸 수 있으리라.
“친추 해 줄 테니까,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면 여기로 연락해. 알겠지?”
“네!”
꼬맹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 이만 가 볼게요. 쉬는 시간 다 지나가서.”
“그래, 조심하고.”
“참, 그러고 보니 조심하세요.”
“뭐가?”
“아까 다른 사람들 말 들어 보니까, 사이코가 이 근처에서 사냥을 마구 해 대고 있대요.”
사이코?
보통 필드를 통제하며 사냥하면 통제라고 하지, 저렇게 적나라하게는 표현 안 할 텐데.
대체 어떤 놈이길래 저런 소리가 나오는 거지?
“들어 보니까, 팬티만 입은 고인물들처럼 개한테 이상한 스킨 씌우고 돌아다니고 있대요. 변태처럼 흐흐 웃거나 하고요.”
진짜 변태가 맞군.
조용하고 편안한 사냥을 위해서 그런 놈은 만나면 바로 제거해야겠다.
꼬맹이와 친구 추가를 한 뒤 헤어졌다. 별일 없어야 할 텐데 걱정이다.
“자, 그럼 이제 다시 해 볼까?”
“멍?”
늘어져 있던 복돌이가 애써 딴청을 피웠다. 하지만 귓가가 쫑긋한 건 숨길 수 없지.
“산책.”
“멍! 산책!”
“그런데 거기에 사냥을 99% 곁들인.”
“…….”
멀리 있던 해골병들이 혀를 찼다.
“딱딱……. (저 녀석도 잘못 걸렸군.)”
“딱……. (어쩌다 주인님에게 거둬져서……. 불쌍하지만 네 업보다.)”
***
레긴샤 평원의 보스는 우두머리 와일드 타우였다.
레벨은 무려 100!
60레벨대 몬스터인 와일드 카우 사이에서, 이 녀석은 어린아이 사이 섞인 어른이나 다름없었다.
“음무어어어! 나쁜 인간 놈들, 내 동족들을 짓밟은 대가를 치르게 되리라!”
울부짖는 거대 흑백 황소.
놈을 보면서 명령을 내렸다.
“복돌아, 네 차례다.”
“멍멍!”
지시받은 복돌이가 전투에 들어갔다. 놈이 휘두르는 머리 쪽 소뿔을 피하더니, 멧돼지 때처럼 공중제비를 돌아 발 차기를 날린다.
“음머억!”
보스 몬스터는 본래 여럿이서 파티를 해 싸워야 한다.
그러나 복돌이는 혼자서 그런 놈을 일방적으로 농락하더니, 십여 분이 지나기도 전에 핀치로 몰아가고 있었다.
“음머억! 스탬피드!”
우두머리 카우가 울부짖자 주변에서 수많은 황소 그림자가 돌진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복돌이가 공중으로 뛰어 오르더니 720도를 회전했다.
“컹!”
“음뭐억!”
단숨에 목덜미를 부러뜨리는 발차기.
정통으로 그것을 얻어맞은 우두머리가 그대로 옆으로 누웠다.
“개……. 개……같은 놈……. 너 정도의 힘으로 인간의 밑에서 있다니…….”
“멍! 나는 개다 멍!”
“……개XX…….”
쓰러진 우두머리 카우는 그 말과 함께 숨쉬기를 멈췄다.
그렇게 쓰러진 무대 위에서 복돌이가 짖었다.
-우두머리 와일드 카우를 처치했습니다.
-황금 목동의 금방울(레어)을 획득했습니다.
-쿠앤크 파우더(레어)를 획득했습니다.
깔끔한 사냥.
굳이 해골병을 부르거나 직접 나설 것도 없었다.
‘꽤 익숙해졌군, 힘을 아끼는 거랑 가상현실의 전투에.’
실전 경험이 스테이터스에 더해지자 복돌이의 스펙은 실시간으로 강해지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마스터 스킬을 가진 네임드, 보스 몬스터를 저렇게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다니.
이대로라면 한 달 내에 다른 해골병들의 레벨까지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
‘스킬 북들도 있다면 찾아 줘야겠군.’
그때였다.
-황금 마력이 길을 잡아 줍니다.
-황금 사과밭으로 가는 길이 열렸습니다.
-해당 지역은 몬스터의 레벨에 상대성 시스템이 적용되는 지역입니다.
‘드디어 열렸군.’
황금 사과밭.
기존 사냥터가 반려견들만을 위한 곳이었다면.
이곳은 플레이어들도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장소였다.
물론 그 난이도는 지금까지의 도그 존 사냥보다 급격히 어려워진다.
단순히 몬스터의 스펙뿐만 아니라, 특별한 ‘기믹’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레벨뿐만 아니라 실력에 자신이 있는 고레벨 반려견과 플레이어들을 위한 사냥터인 셈.
‘게다가 내 계산이 맞다면, 이곳은 그야말로 노다지 사냥터다.’
파프닐은 씩 웃었다.
안 그래도 사이코 놈이 돌아다니고 있는 이 지역에서 굳이 오래 있을 필요가 없지.
“복돌아, 슬슬 가자.”
“멍!”
반려견과 함께하는 폭업!
남들보다 먼저, 누구보다 빠르게 즐길 때였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