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12)
212화
솔직히 말해서 이번 던전에서 한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성소도 처음 나온 고대신이 이미 다 부순 뒤고.
뒤처리도 활빈당에게 맡기고 빠졌으니까.
남은 건 에테르 원액 구하기였는데, 심지어 활빈당에 내건 거래 조건 중 하나가 그것이었다.
반면 보상은 말도 안 되게 많이 먹었다.
레벨도 기존에서 8이 더 올라 338이고.
아이템이나 예술 스테이터스, 스킬 숙련도 등도 상승.
거기에 거신의 퀘스트 보상 선금과 사자왕의 심장 이식까지.
사실 사자왕의 심장 하나만으로도 올 만한 가치가 있었다.
지금은 거의 배가 터질 지경.
그런데 저 보상까지 또 오다니.
‘배가 터지겠는걸.’
목구멍까지 이득을 채웠는데 여기서 하나 더 오다니.
받으면 터지는 거 아닌가 몰라.
-그래서 싫은가?
물론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거다. 전우치에게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히 받지.”
“계속 외신의 성소를 찾고 있다면 조심해라. 고대신 한 명, 그놈은 널 봤으니 아마 계속 따라올 거다.”
맹수가 사냥감 하나를 찍어 놓고 끝까지 추격하는 것처럼?
확실히 그놈, 굉장히 강하긴 했다. 직접 싸우지 않아서 그렇지, 싸웠다면 꽤 위험했을지도.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르다.
사자왕의 심장도 얻었고, 레벨 업과 강화도 마치고 있는 지금.
저쪽이 먼저 찾아와 준다면 오히려 땡큐였다.
-네 녀석, 싸움이 아니라 젯밥에만 관심이 있구나. 그렇지?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지.
알아서 네임드급 몬스터가 와서 싸워 주다니.
물론 쉬운 싸움은 안 되겠고, 꽤 코스트를 들여야 할 거다.
그런 전투, 애초에 드래곤 헌터 때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많이 해 봤다.
“그래서……. 이젠 뭘 할 거지?”
“그냥 뭐……. 사냥이나 퀘스트? 할 걸 해야겠지. 추적도 피하고.”
대답을 들은 전우치가 물었다.
“그렇다면 혹시 활빈당에 가입할 생각 있나?”
“활빈당에?”
보통 활빈당은 아무나 받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국정원이나 FBI, CIA처럼.
뒤 세계에서 명성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을 철저한 인성, 실력, 접속 시간 등을 검사해서 받는다는 걸 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먼저 제안을 해 오다니.
잠시 생각하자 속내를 알 것 같았다.
‘가입시켜 놓고 죽어라 굴리면서 고대신 유적, 외신 유적들이나 찾아다니게 할 생각이군. 열정 페이로 사람 부리는 것처럼!’
솔직히 활빈당 자체가 컨셉 유저들 아니면 흥미가 덜한 곳이기도 했다.
게임 자랑을 할 수 있나, 어디 가서 당당히 말할 수 있나.
수익이나 캐릭터 성장은 확실하긴 할 텐데. 그건 개인 방송이나 다른 대형 길드 간판이 되어도 충분하다.
그럼 답변은 간단하지.
“당장은 모르겠고, 나중에 생각은 해 보지.”
“알겠다. 천천히 결정한 뒤 연락하도록.”
전우치는 그 말과 함께 부채를 펄럭이더니, 바람에 휩싸여 사라졌다.
그 자리엔 호출용 크리스탈 하나가 놓여 있었다.
“후우.”
“거절한다고 하지 그랬나? 딱히 내키지 않아 보이는데.”
존스 박사가 물어 왔다.
“그럼 저쪽도 저를 적이나 적대적인 요소로 판단할 겁니다. 어차피 가상현실 게임. 죽여도 나중에 또 얼굴 볼 사이인데 굳이 선 그어 둘 필요는 없죠.”
“맞는 말일세. 이건 내 개인적인 정보인데, 활빈당이 말이야, 어지간한 대형 길드 정도는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앨 수 있다더군.”
유명 탐험가 플레이어다 보니 알음알음 인맥을 통해 소문을 듣는 모양이다.
“어쨌건 이번 일은 고맙네. 덕분에 나도 좋은 경험을 했어.”
“저야말로 박사님 덕분에 편하게 클리어했습니다.”
“중간에 고생 좀 하긴 했지만……. 뭐, 음식으로 맛봤으니 병이랑 약 둘 다 받은 셈 치지.”
“고생? 아…….”
치즈를 떠올리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럭저럭 먹을 만하던 맛으로 느껴졌으니 아마 굉장히 끔찍한 경험으로 남았을 거다.
한데 복돌이는 어째서 그걸 좋다고 헥헥 댄 건지 의문이다.
“여기 보상입니다.”
“오……!”
주머니를 받아 든 존스 박사의 표정이 커졌다.
“1.5배라니, 좀 많은 것 같지 않나? 게다가 이건…….”
“박사님 업계가 보통 힘든 게 아니니까요. 그 동료분들한테 지원받은 것도 있고 하니, 그거 갚는 셈 치죠.”
“골드야 그렇다 쳐도……. 궁극의 음식은 또 어떻게 얻었나?”
“아, 그건…….”
사실 페넬로페를 보내 살짝 얻어 온 거다.
원래는 가지고 다니려고 했는데, 치약 냄새가 어디 보통이어야지.
“어차피 별로 못 먹는 거, 안 먹고 모았습니다. 박사님 쓰십시오.”
“파프닐 군……. 이 은혜 잊지 않겠네!”
존스 박사는 몇 번이나 감사 인사를 하며 멀어졌다.
홀로 남은 나는 살짝 기지개를 켰다.
“그럼 이제 이곳 일도 끝났군.”
사자왕의 심장도 이식했겠다.
플러시 놈 견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니, 남은 건 좀 더 강해지는 것이었다.
‘호문쿨루스의 약점도 보완해야 하고, 블랙 나이트들도 조금 더 강하게……. 아, 그곳이 좋겠군.’
생각하다 보니 좋은 맵이 떠올랐다.
그때였다.
-보이스 콜이 걸려 왔습니다.
음? 통화를 받자 경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 후원자님~!
“무슨 일이지.”
목소리를 듣자마자 곧바로 본론으로 넘어가자고 말하는 본능!
상대편, 킨도르한도 본론을 말했다.
-이번엔 큰 정보야. 들으면 꽤 놀랄걸.
“정보?”
-그래, 메인 스트림 1막의 최종 보스인 오크 황제. 이제 슬슬 그놈을 끝장낼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야.
오크 황제 슈라칸.
그러고 보니 그놈과 사천왕도 있었지.
원작에선 보다 일찍 철혈을 쓰러뜨린 파이브스타가 연이어 그놈도 처치하고 여러 혜택을 얻는다.
이번 역사에서는 시기가 늦춰졌고, 엘리자베스 왕녀가 복위하는 변수가 겹쳐서 살아남아 있었던 것.
-프로게이머 아크 길드의 상위 랭커들이 여럿 참가했고, HBS랑 WGN이 중계권 놓고 경쟁 중이라고 하더라.
“방송국들도 치열하겠군. 독점 중계를 하고 싶어도 안 될 테니.”
-그래서 참가자들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이려는 경쟁이 엄청나지. 지금 물밑에서는 레이드 하나에 수십억이 오가고 있을걸?
굉장한 금액.
하지만 과거 축구, 야구 채널의 중계권을 생각하면 놀랄 것도 없다.
그와 별개로 이건 꽤 중대한 사항이었다.
오크 황제의 공략을 기점으로 오크제국의 침공은 끝이 난다.
몬스터들은 사라지고, 플레이어들에게 허락된 땅은 훨씬 넓어질 것이다.
본격적인 파워 인플레의 시작.
플러시의 등장은 바로 그 황금 시기의 초입에 이루어졌다.
‘다행히 지금은 견제를 붙여 뒀으니……. 그래도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잠시라도 방심했다간 그 녀석이 곧바로 쫓아올 거다.
“원정대 진행 과정은?”
-원정대 편성은 거의 다 이뤄졌어. 조만간 수도에서 출전해서 오크들을 뚫고 잠입할 것 같아.
“흠, 그럼 조만간 토벌 소식이 뜨겠군.”
모르는 변수가 없는 이상은 성공할 거다.
세력전이랑 군웅할거로 폭업한 지 오래니까.
-아직 자리가 좀 남아 있는데, 파프닐 너는 어떻게 할래? 올 거냐?
“내가 들어가면 안 좋아할 사람이 많겠군.”
프로게이머들은 팬과 관심이 곧 생계유지의 수단이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이 끌어들이고, 나가지 않도록 하려면 자신이 그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 줘야 한다.
그런데 내가 들어가면 그게 꽤 힘들어질 거다.
아무래도 특이한 컨셉의 네크로맨서이기도 하고, 소환물 하나하나가 개성도 뚜렷하니까.
어차피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필요 없어.”
-응? 하지만 보상이 굉장히 큰데? 현상금부터 해서 칭호에 유물들까지…….
“어차피 도태될 콘텐츠와 아이템. 그 녀석들끼리 실컷 얻고 즐기라고 그래.”
메인 스트림 한 막의 종결자.
업적으로 치면 꽤 높고, 상당히 탐나는 칭호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까지 매력적인 건 아니었다.
플러시 녀석을 견제하려면 최고 효율의 성장을 해야 하는데.
이제 와서 칭호나 오크제국에 연연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 이제 드라고노트의 무덤으로 가야겠군.”
***
끄우어어억!
거대한 그림자 악령이 요동치더니 그대로 불타 사라진다.
경험치 획득, 레벨 업 알림은 덤.
사방을 둘러싼 인원들은 그 순간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 긴장을 풀었다.
그만큼 그들이 일류라는 것이었다.
눈앞의 몬스터 공략에만 몰두해 전력을 다하고.
또 다른 변수가 없다는 걸 한 번 정찰만 함으로써 눈치채는 거니까.
당연한 일이었다.
이들은 호라이즌 한국 서버 전체를 통틀어, 아니 전 세계를 통틀어 첫 번째로 꼽히는 이들이었으니까.
“그럼 이제 마지막 공략이 끝났군요.”
그런 그들 사이에서 한 미청년이 말했다.
“아직 하나가 남았지만.”
“예. 이제 이 문을 열면 보스 룸입니다.”
특무대원 한 명이 문을 가리켰다.
“드디어……!”
“축하드립니다. 회…… 아니, 길드 마스터님.”
“축하드립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인사.
그 속에서 이시우는 어깨가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이 순간 마음속에 드는 건 오히려 안도감과 약간의 후련함이었다.
‘드디어 이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군.’
김철이라 자신을 지칭한 의문의 남자.
그가 준 정보대로 나와 있는 옛 왕국의 수도를 발굴하길 수개월.
매 순간 나오는 강력한 몬스터, 난관들을 하나씩 공략하며 기어이 마지막까지 왔다.
“괜찮소? 회장?”
“저야 뭐 한 게 있습니까. 특무대원과 여러분……. 특히 어르신이 고생하셨지.”
“늙은 몸이 뭐 한 게 있다고. 바깥에서는 양로원이나 들어가야 할 나이요.”
“하하, 양로원이라.”
다른 사람들이 화려한 스킬과 컨트롤을 극한까지 활용한다면.
검노인은 그런 시스템 자체를 벗어나서 싸우는 느낌이었다.
그런 검노인이 주변을 둘러보고 말했다.
“고생하셨소.”
“…….”
이시우는 대답 대신 정면의 문을 바라보았다.
사실 그는 이 던전 공략을 그다지 반기지 않았다.
처음 적들의 수준을 가늠한 뒤 줄곧 발을 빼고 싶었지만, 그때 수많은 스폰서가 그를 가로막았다.
형제들과의 지분, 그룹 내 권력 싸움이 한창인 지금.
그들의 힘이 절실했기에 하는 수 없이 여기까지 온 것.
다행인 사실이라면 이 던전이 아예 함정은 아니라는 거다.
투자하면 투자한 만큼의 경험치와 장비를 항상 제공해 주는 고급 던전.
고난이도 몬스터들을 쓰러뜨리며 생긴 실력은 파이브스타가 철혈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기반이 되었다.
‘그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 보스를 잡고, 한국 서버의 누구보다 앞서 나가리라.
이시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보스 도전에 나섰다.
“돌입……!”
“돌입!”
보스 룸이 열리고,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이 안으로 향했다.
커다란 대공동으로 이루어진 보스 룸.
그 한가운데에 있던 보스의 모습이 그런 그들의 눈에 비쳤다.
“어어…….”
“엄청나군.”
10층짜리 빌딩만 한 적.
온몸은 검은색으로 가득하고, 텔레비전 전파처럼 일부 부분이 치직거린다.
“저기 있습니다! 원초의 악 중 하나……!”
“포지션 잡고, 기본형으로 공격한다!”
“거리 유지해! 버프 전개!”
“명예의 외침! 사자투의 자세!”
“엘리멘탈 실드. 매직 실드, 인비저블 배리어.”
어그로를 맡은 선두조가 앞으로 움직였다.
그때였다.
부웅, 퍽.
보스가 손짓하자 서너 명의 인원이 단숨에 사라졌다.
온몸이 그대로 날아가 벽에 처박힌 것이다.
“……무슨.”
“버프가 있었을 텐데…….”
-드디어……! 기다리고 있었다!
머리 양쪽에 긴 뿔을 단 근육질의 형체가 일어섰다.
검은 기운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건 틀림없는 미노타우로스였다.
-나 (진)미노타우로스, 오늘 네놈들을 전부 도륙 내어 탈출을 축하하리라!
모든 미노타우로스형 몬스터의 원형!
원작 소설에서 플러시가 보자마자 꽁지 빠져라 도망쳐야 했던 보스의 출현이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