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21)
221화
호라이즌의 메인 배경은 어디까지나 ‘판타지’이다.
중국은 옛날 동양풍, 일본은 닌자 게임에서 볼 법한 전국 시대.
유럽 쪽도 중세 시대인 건 마찬가지다.
시대 배경에 맞는 몬스터가 나오는 건 어디나 같았다.
이 때문에 성에 처음 들어갈 땐 판타지적인 성이나 대장간을 예상했다.
톱니바퀴와 태엽이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스팀펑크식 배경에.
각종 골렘들을 만나 볼 수 있을 거라고.
그런데…….
“이건 또 예상을 뛰어넘는군.”
깔끔한 흰색 복도.
연구실이나 로봇 공장을 보는 듯한 깔끔한 기계 장치들까지.
그뿐만이 아니다.
[침입자를 감지했습니다.] [경비 시스템을 강화합니다.]드르륵, 철컥.
사방의 문이 열리며 은색 바퀴벌레 수십 기가 나타났다.
등딱지가 열리고 나타난 총이 불을 뿜었다. 베이디르의 몸에서 불꽃이 튀었다.
“고오옴!”
분노한 베이디르가 주먹을 쳤지만, 다리 대신 나 있는 바퀴들이 움직이며 회피!
저 로봇 바퀴들, 금속 몸체인데도 굉장히 민첩했다.
치리릿! 치키리릿!
치릿!
로봇 바퀴벌레들이 총을 이쪽으로 쏘았다.
“아니, 미친……!”
민첩을 많이 올렸지만, 팔에 탄환이 스치는 걸 막진 못했다.
-탄환에 맞았습니다.
-상태이상 ‘출혈’에 걸렸습니다.
-상태이상 ‘타겟팅’에 걸렸습니다.
-총격이 명중할 확률이 높아지며, 추가 대미지를 입습니다.
지독한 공격!
-이건 도대체 뭐지……? 저런 골렘들이 있다니…….
평소 다 아는 척하던 카라미트도 말을 잇지 못했다.
솔직히 살짝 놀라긴 했다. 설마 판타지 배경 게임에서 이런 현대적인 시설들을 볼 수 있다니.
“딸그락!”
“딸각……. 따라락!”
창칼을 휘젓던 해골병들이 하나둘씩 정리당했다.
“맙소사. 저게 되나.”
팔이 다쳐 아픈 것보다 당혹감이 먼저 들었다.
마법과 금속으로 만들어졌을 텐데, 현실의 로봇보다 더 빠르고 기민하다.
신들린 듯 공격을 피하며 총을 꺼내 쏜다.
탄환이 박힐 때마다 HP가 쭉쭉 빠졌다.
푹!
파지직, 펑!
가까이 지나는 놈을 검으로 찔러 죽였다.
그렇지만 다른 놈들은 동요하지도 않고 하던 걸 계속했다.
“이거 겉보기엔 장난감처럼 생겨 가지고.”
솔직히 말해서.
이 녀석들 다 드론이나 로봇 청소기 같은 놈들 아닌가.
비주얼은 더하다.
에프킬라나 신문지 한 방이면 죽는 녀석들인데.
“더럽게 까다로운 녀석들이군…….”
그래도 이렇게 당할 거면 애초에 들어오지도 않았지.
“멍멍!”
복돌이가 몸을 날렸다. 날쌔게 피하던 로봇 바퀴 한 마리가 발 차기를 맞고 두 동강이 났다.
키리릿!
“지금이군.”
처음엔 살짝 당황했지만, 보다 보니 상대법이 떠올랐다.
베이디르를 통해 한곳으로 몰아넣고, 해골병과 본 월로 막았다.
그 후 모인 곳에 철폭과 네펜데스의 폭발을 일으키자.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이거지!”
절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한데 모인 벌레들을 한꺼번에 잡는 청량감!
사방으로 쇳조각과 부품, 부서진 총 등이 튀어 올랐다.
다 죽이지 못하고 상당수가 빠져나가긴 했지만, 다리 한두 개씩이 빠진 녀석들은 예전 같지 않았다.
“딸그락!”
“딱!”
해골병들이 포위망을 짜서 공격하자, 나머지 녀석들도 하나둘씩 정리가 되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익스브링어 건(레어)을 획득했습니다.
-은빛 껍데기(노말)를 획득했습니다.
-새로운 적을 상대로 스킬을 성공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철폭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이 녀석들……. 만만치 않아.”
겨우 이기긴 했지만, 솔직히 이 녀석들 절대 약하지 않았다.
아니, 지금까지 만난 호라이즌의 몬스터들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
“그래도 그만큼 이득도 크군.”
-팔라딘 호크스의 갑옷(레어)을 획득했습니다.
-태양 트라이던트 창(유니크)을 획득했습니다.
-초 정제 마나석(유니크)을 획득했습니다.
여러 아이템이 가득 나온다.
“설마 더한 놈들이 있진 않겠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철컹.
문이 열리며 금속으로 된 그리스식 전차가 나타났다.
-컹컹컹! 침입자를 척살한다!
전차에 탄 로봇 강아지가 눈을 번득이며 외쳤다.
말하는 대로 되다니.
앞으로는 무조건 대박 날 거라고만 말하며 다녀야겠다.
***
강민성, 흑기사 켄튼은 북방 개척지에서 푸짐하게 성과를 올렸다.
칸 길드에 말만 하면 필요한 고급 장비와 물자가 족족 도착했다.
-레바이어트 사냥을 완료했습니다.
-개척지 건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아누이트 부족민들이 당신에게 복종합니다.
-당신은 진심으로 부족민들의 마음을 감화시키지 못했지만, 힘을 과시하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역시 힘이 최고로구만. 이걸 이렇게 빨리하다니.”
레벨이 높은 만큼 아이템의 효과도 더욱 잘 받았다.
칸 길드에서 온 신관, 주술사들이 버프를 걸어 주었고, 켄튼은 네임드 몬스터들을 상대로 거침없이 도전했다.
흑기사의 필수 템인 ‘뱀파이어릭 다이아 반지(유니크)’, 강력한 공격력을 주는 ‘호크식의 돌격창(에픽)’을 적극 활용!
덕분에 극지방에 최초로 개척지 마을을 만들었고.
마을의 점술가에게 특별한 정보도 들을 수 있었다.
“켈록……. 이 근처에 옛날부터 커다란 탑이 하나 있었네. 과거 선조들의 말씀으로는 그곳에 드워프들이 살고 있었다고 하더군.”
“드워프요?”
“그래, 머나먼 남쪽에서 올라와 자리를 잡았고, 우리가 식량을 주면 그들은 철과 기계를 대가로 내줬다네.”
전설은 딱히 중요한 건 아니었지만, 드워프 금속과 아이템이란 얘기에 눈이 돌아갔다.
최전방 개척지, 극지방에 고레벨 지역이다 보니 눈이 돌아갈 정도의 보상이나 유혹들이 많았다.
사실 중앙 대륙이나 바란왕국 중심부는 이미 콘텐츠가 부족해지고 있다.
큰 퀘스트는 먼저 온 사람들이 다 쓸어 갔고.
퀘스트는 크지만 줄 보상이나 아이템이 떨어져 마지막에 계산서를 까 보면 손해인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하지만 개척지나 미개척지로 나아가면 이야기가 달랐다.
골드나 금은보화는 없지만, 고대의 유적에 잠든 기술이나 영웅의 장비, 특이한 무술 및 스킬들을 얻을 수 있었다.
캐낼 만한 자원, 파헤쳐지지 않은 날것의 퀘스트들이 가득한 신천지.
중세 서유럽에서 수많은 항해자가 신대륙을 찾아 떠난 것처럼.
파이브스타 외에도 여러 명문 길드들은 이런 오지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
“기꺼이 가 보죠.”
켄튼은 제안을 수락하고 성채로 향했다.
앞을 가로막는 자연은 험난했고, 몬스터들은 강했다.
죽을 위기를 몇 번이나 넘기는 여정.
그래도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진짜로 있었군……. 드워프의 성채가!”
“축하드립니다, 켄튼 님.”
“이걸로 켄튼 님의 배당률도 더 늘어나겠군요. 건물주 되시면 잘 부탁드립니다.”
“하하, 물론이지.”
드워프의 성채는 A급을 넘어선 S급 콘텐츠.
이곳을 개척한다면 길드 내 승승장구는 확정이리라.
‘한별이도 호라이즌을 한다면 참 좋을 텐데…….’
한국대학교 내에서 오한별은 고고한 절벽 위의 꽃이었다.
도도하고 얼음 같은 얼굴.
부유하진 않지만 생활력은 그 이상으로 강하고,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은 연예인 못지않은 미형이었다.
남부럽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정해진 레일만을 걷던 그에게 오한별은 볼 때마다 신비함을 주는 존재였다.
수많은 남자가 몰렸지만, 한 명도 공략에 성공한 사람이 없는 것은 덤.
얼굴을 떠올린 순간 피가 확 하고 쏠린다.
“크……흠.”
그래도 최근 진전이 있었다.
호라이즌을 하는 친오빠가 있다는 걸 안 것이다.
거기에 다크 게이머라는 정보까지.
‘그다지 유명한 사람은 아닌 것 같던데.’
일단 캡슐부터가 초창기형, 구식 기기다. 반려견용 기기도 마찬가지.
다크 게이머들에게 있어 캡슐은 곧 현실의 장비.
사무직이 의자에, 의사가 의료기기에 투자한다면.
게이머에게 있어 장비는 곧 캡슐이었다.
‘그 정도 기기면 거의 초창기형인데……. 자취방 크기나 위치를 보면 아마 중고 캡슐로 벌이를 하는 정도겠지.’
사이버 노가다라 할 수 있는 중소 다크 게이머.
반면 자신은 잘나가는 명문 길드의 간부 중 한 명이고, 지금 커다란 발견도 해냈다.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걸 계기로 점차 가까워질 수 있을지도.
“언제까지고 꿈만 꾸고 있을 수는 없지. 가 볼까.”
켄튼은 주먹을 불끈 쥐고 탐사에 나섰다.
그리고 30분 만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침입자 발견, 침입자 발견] [메카고 출진, 메카고 출진]쿵쿵, 은빛 고릴라 대여섯 기가 주먹을 휘둘러 왔다.
연신 찌그러지는 갑주와 방패!
“커헉!”
-대미지를 입었습니다.
-‘충격’ 상태이상에 걸렸습니다.
-시야가 흐릿해집니다.
-방패의 내구도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HP 회복 속도가 감소했습니다.
한 마리면 턴을 가져오겠는데, 여러 놈이 순서대로 주먹을 치자 쉴 틈 없이 밀려 났다.
다른 파티원들은 캐터필러를 단 탱크 골렘에게 밀려 난 지 오래.
“뭐 이런 몬스터들이……. 윽!”
골렘들의 몸을 구성하는 금속은 기존 어떤 금속에서도 나오지 않은 것들이었다.
약점이나 상성을 모르니, 불리한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다.
쿠오!
고릴라들이 마무리를 위해 주먹을 들었다.
켄튼은 눈을 질끈 감았다.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어디선가 금속 탄이 날아왔다.
콰앙!
눈을 뜨자 고릴라들의 머리가 하나씩 터져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동시에 나타나는 검거나 은빛으로 빛나는 해골병들.
고오오오!
구오오!
크아!
고릴라 골렘과 탱크 골렘들도 대응하려 했지만, 바닥에서 터지는 폭발이나 식물 줄기, 강력한 해골 기사들이 공격을 피하며 달려들어 검을 마구 휘둘러 댔다.
마무리는 폭탄을 짊어진 해골 자폭병.
골렘들을 뒤로 밀어 내더니, 그 사이를 목표로 뛰어든 자폭병이 한꺼번에 놈들을 처치했다.
“갑자기 몬스터가 몰려가길래 뭔가 했는데, 사람이 있었군.”
“누, 누구요?”
켄튼은 급히 고개를 돌렸다. 한 미청년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얼굴엔 뼈 가면을 대충 써서 정체를 알 수 없었는데, 손에는 창 한 자루를 들고 있었다.
“그냥 사냥 중인 네크로맨서인데, 그쪽은?”
“나, 나는 칸 길드의 흑기사 켄튼이다.”
랭커라는 걸 밝히면 최소한 PK로 죽지는 않으리라.
“그놈들 동료는 아닌 것 같고……. 잠시만.”
남자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칸 길드를 검색하는 것 같은데 잘은 모르겠다.
“흠……. 대충 알겠군.”
뭔가를 보던 남자의 눈에서 순간 묘한 빛이 일었다.
잠시 후 검색을 마친 남자가 말했다.
“아무래도 혼자 남은 거 같은데. 지금 돌아가라 해도 못 돌아가지?”
“……그렇습니다.”
“삼백만 원.”
“네?”
“네 목숨값에, 여기서 잡일하는 것에 대한 고용비다.”
“하, 하지만 일하는 데 돈을…….”
“싫으면 여기서 헤어지고. 난 상관 안 하는데.”
“하, 하겠습니다!”
“좋아. 그럼 파티 받아.”
파티에 가입한 켄튼의 눈에 상대의 닉네임이 보였다.
[비공개]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이다.
‘저 금속 해골병들, 어디선가 본 것 같긴 한데…….’
뭔가 생각날 듯 말 듯 한 순간.
키리리릿!
멀리서 바퀴 구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오, 온다……!”
“알아서 잘 살아, 난 같이 있어만 준다 했지, 지켜 준다고는 안 했으니까.”
남자도 그렇게 말하고 검을 뽑았다.
그 순간 복도 너머에서 은빛 바퀴벌레들이 재차 나타나기 시작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