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22)
222화
켄튼은 남자의 뒤를 따라 베이스캠프에 합류했다.
인원들의 면면을 본 그가 흠칫 놀랐다.
‘화성 길드……!’
명문 길드 중 하나이지만, 뒤쪽에서는 소문이 안 좋기로 꽤 알려져 있는 곳이다.
마찰을 일으키던 유명 랭커나 BJ들은 갑자기 사라지거나 태도를 바꾸고.
같은 대형 길드들도 화성 길드라면 은근히 피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런데 그 길드 놈들이 저 네크로맨서에게 굽신거리고 있었다.
“여기 탐색 결과입니다.”
“혹시 내구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신가요?”
“안이 추우니 따뜻한 커피를 타 왔습니다.”
심지어 길드 마스터까지 옆에서 공손히 말을 걸었다.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파프닐 님이죠.”
“네? 저 사람이?”
“그렇습니다.
정체를 안 켄튼은 깜짝 놀랐다.
파프닐이라면 비공식 네크로맨서 1위이자, 사실상 한국 서버에서 가장 유명한 유저 중 한 명.
확실히 그라면 지금 저게 설명이 되었다.
‘네크로맨서면서 컨트롤로 검사들을 때려잡는 그…….’
입으로 떠들던 수많은 야매와 달리,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한 파프닐은 자신 같은 유저들에게 있어 선망의 대상이었다.
비록 최상위 랭커이고 칸 길드의 간부이긴 하지만, 파프닐에 비하면 빛이 바래는 게 사실.
‘그런 사람의 탐사에 들어오게 되다니, 이거 운이 좋을지도.’
켄튼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뒤를 따랐다.
몇 번의 전투가 있었지만, 해골병들은 순조롭게 길을 개척해 나갔다.
“잠깐.”
“왜 그러시죠?”
“이 앞은 좀 위험하군.”
달그락. 1호의 턱 소리가 음습하게 울린다.
“잠깐 여기서 대기하도록.”
파프닐이 앞으로 나갔다.
‘역시 랭커라 그런가……. 무게감이 있으시군.’
조금의 위험만 색적해도 솔선수범해서 장애물을 제거해 나가는 파프닐.
켄튼은 그런 모습을 보며 자신도 저런 유저가 되고 싶다는 선망감을 품고는 했다.
‘흐흐, 완전 개꿀이군.’
물론 실상은 좀 달랐다.
께르륵.
황금 털로 가득한 고슴도치가 위험을 느끼고 물러난다.
금도치.
주변 풍경과는 위화감이 확실히 있는 몬스터.
희소한 확률로 등장하는 몬스터로 아직 커뮤니티 등에는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놈이었다.
“추적!”
스켈레톤들이 우르르 몰려가며 도망치는 금도치를 쫓는다.
“따라가자.”
금도치 녀석은 여러 모퉁이를 돌며 재빨리 도망쳤다.
잡으면 유니크 이상의 아이템을 ‘무조건’ 주는 녀석으로.
경험치와 골드, 그리고 아이템 면에서 거의 길가에 떨어진 돈다발 같은 놈이었다.
“잡으면 경찰이 와서 잡아간다는 것도 그렇지.”
벨과 해골병들이 금도치를 구석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그 순간 파프닐은 급히 외쳤다.
“물러나!”
“딸그락”
해골병들이 일제히 몸을 날렸다. 다음 순간 그 자리로 수많은 몬스터가 소환되었다.
바깥 필드의 화산, 빙원 몬스터부터. 안쪽의 골렘 종류까지 각종 몬스터가 섞인 혼종이었다.
“역시 나오는군.”
금도치는 잡으려고 할 시 주변의 몬스터들을 소환해 몸을 지킨다.
심지어 그놈들 모두 각종 타이틀을 단 네임드!
“그래도 놓치기엔 이득이 크니 어쩔 수 없지.”
검을 뽑아 든 채 금속을 몸에 두르고 전투에 뛰어든다.
강력한 몬스터들 사이를 종횡무진 누비며, 검사 유저들 같은 모습으로 하나둘씩 적들을 처치!
포위해서 공격하려 하던 몬스터들은, 철폭으로 일으킨 폭발에 재기불능의 대미지를 입고 튕겨 나갔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찌찌익!
“잡았다.”
금도치를 잡고 한 대 때리자, 눈물과 함께 드롭 아이템을 뱉어 냈다.
350레벨대 궁수 스킬북과 유니크급 양손도끼를 만들어 내고 빛으로 변해 사라지는 녀석.
“후……. 꽤 이득은 봤지만 사냥하기 귀찮은 놈이야.”
“저, 괜찮으십니까? 파프닐 님!”
한참 시간이 흘러도 파프닐이 돌아오지 않자 켄튼이 도착했다.
“헉……!”
그리고 놀라는 켄튼.
바퀴벌레 골렘, 얼음 기사, 불꽃 거대 뱀 등등.
무수한 몬스터들의 사체가 가득하다.
“신호를 주기 전에는 오지 말라 했을 텐데?”
“하도 안 돌아오시기에……. 근데 이 몬스터 사체들은 대체?”
“위험이 있었다니까.”
파프닐이 어깨를 으쓱했다.
‘크……. 멋있다.’
저만한 양의 몬스터를 홀로 처치하다니.
위기 상황이라 한 것 역시 거짓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물론 몬스터를 불러 모으는 금도치의 특성 때문이긴 했지만 이를 모르는 켄튼에게 있어서는 정황이 그리 보였다.
“혹시 부상은…….”
“괜찮아. 이 앞엔 별거 없는 것 같으니까, 계속 가지.”
“아, 네!”
켄튼은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처럼 그 뒤를 따랐다.
그러던 중 커다란 대광장,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있는 검은 거대 곰의 형체가 나타났다.
보스, 다크스타의 등장이었다.
***
“저 녀석이군.”
“저희는 방해되지 않게 물러나 있겠습니다.”
다크스타를 확인한 화성 길드원들이 뒤로 빠졌다.
그 자리를 해골병들이 채우자, 다크스타의 눈이 이쪽을 바라보았다.
“등대에 침입자가 생겼군.”
쿠웅, 놈이 눈을 빛내고 달려오는 다크스타.
그에 맞서 해골병들이 양옆으로 흩어지고, 베이디르가 달려 나갔다.
“고오옴!”
다크스타의 얼굴에 비웃음이 어렸다.
곧바로 마주 손을 내민 다크스타. 둘의 손이 맞닿자, 순간 놈의 몸이 크게 휘청였다.
“무슨!”
“고오오옴!”
곰을 상대로 유리한 여러 특성은, 상대가 곰 형태 골렘이라도 발동이 되었다.
그 순간을 노려 해골병들이 주변에 달라붙었다.
“딸그락!”
“딸그락!”
쾅, 쾅. 검이나 창 대신 망치로 내리치는 1~6호.
특히 드워프였던 6호는 신들린 듯 망치를 휘둘렀다.
“크어어어!”
괴로움을 호소하는 다크스타.
다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라고 한 게 효과가 있었나 보다.
‘저런 유 괴물들은 보통 다리가 약점이니까.’
일반 생물이라면 그나마 덜하다. 하지만 저 녀석은 온 몸이 특별한 금속으로 이루어졌다.
아무리 설계를 잘했어도, 일반 몬스터보다 무게가 압도적으로 무겁다는 뜻.
물론 네 다리로 받치면 충분히 버틸 수 있는 구조겠지만, 지금은 그 중 두 다리를 베이디르가 붙들고 있었다.
“나도 직접 나서야겠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크스타가 발을 굴렀다.
쮸쀼쮸쀼!
주변 바닥이 통째로 뒤집힌다. 해골병들은 물론, 베이디르마저도 순간 중심을 잃었다.
그 때를 놓치지 않은 곰이 가슴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
콰콰콰쾅!
“고오오옴……!”
베이디르의 HP가 연신 줄어들었다. 다크스타의 눈이 번득였다.
네크로맨서인 나 따위는 언제든지 쓰러뜨릴 수 있다는 듯.
온 신경을 베이디르에게만 집중한 모습.
바로 그때가 최고의 공격 타이밍이었다.
놈을 마무리하려는 공격이 이어지기 전.
나는 그대로 끼어들어 놈의 다리에 폭뢰를 날렸다.
콰앙! 금속이 터지며 폭발했다. 그렇게 폭발이 사라진 자리엔 깊게 뚫린 구멍이 남았다.
-저 금속은……! 같은 금속으로 쏘아서 타격을 입혔군.
카라미트가 감탄했다. 역시 백전노장이라 그런지 금방 상황을 파악했다.
“로봇 바퀴벌레 껍데기를 억지로 먹은 덕택을 보는군.”
금속을 쏘려면 일단 금속을 먹어야 한다. 확실히 합금이 맛은 있었는데, 그대로 뜯어 먹으려니까 인간의 존엄성을 포기하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바퀴벌레처럼 생긴 그 녀석의 껍데기!
설밥열차도 아니고, 맛과 별개로 정말로 먹기 힘들었다.
그래도 그렇게 먹은 효과는 탁월했다.
해골병들의 망치가 강해졌고, 폭뢰나 금속 지배를 통해 곰 녀석에게 디버프를 걸 수 있었다.
“지금이다.”
다크스타가 휘청거리는 틈을 타 해골 자폭병을 던져 넣었다.
순간 곰의 다리 한쪽이 터져 나갔다.
“크어어어!”
다크스타가 비명을 질렀다. 역시 에픽급 스킬다운 위력!
워낙 폭발이 세다 보니, 일단 던지면 무조건 대미지 하나는 크게 주고 시작할 수 있었다.
“자, 그럼 이제.”
일어난 놈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걸 보며 손짓했다.
척, 척, 척. 전열을 갖춘 해골병들이 전진했다.
“딸그락!”
“달각!”
“침입자…… 놈들!”
다크스타는 곧장 해골병들을 때려눕히려 했다. 그 순간 놈은 그대로 앞으로 꼴사납게 넘어졌다.
“저, 저럴 수가!”
“저놈이 저렇게 간단하게 쓰러진다고! 온갖 공략을 다 해 봤는데도 멀쩡하던데?”
화성 길드원들의 경악에 잠긴 목소리가 들려 왔다.
내가 보기엔 저 녀석들 스펙은 충분한데 노력이 부족했던 거다.
좀 더 공략법을 실천하려는 노오오오오력만 있었다면 알아서 잡았을 것을.
결국 열심히 발로 뛰는 사람이 돈을 벌게 되는 거다.
-다리가 없으니 움직이지 못하는군.
“네, 이 녀석은 다리가 없어서 못 뛰죠.”
-뭐라고?
“아, 아닙니다.”
아무튼 다크스타는 이제 무력화된 것같이 보였다.
그리고 이제 놈의 해체 작업은 이 녀석들이 담당할 거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그대로 구토했다. 입에서 나온 금속 젤리형 액체가 둥근 구체 형태를 갖췄다.
“뀨우!”
메탈 슬라임 킹의 등장.
오랜만에 자유를 찾은 녀석은 그대로 곰의 몸 위를 덮었다.
“이, 이놈들! 여긴 안 된다. 이곳이 풀리면……!”
“고오오옴!”
“딸그락딸그락!”
해골병과 슬라임, 데스 나이트가 엉겨 붙은 난장판.
“자, 그럼 저 녀석의 맛은 어떨지 한번 볼까?”
나는 입맛을 다셨다.
***
네크로맨서는 크게 네 가지 스타일로 나뉘어져 있다.
무슨 놈의 비주류 직업이 네 가지나 되냐 하겠지만 원래 똥캐일수록 빌드가 여러 개로 나뉘는 법이다.
첫째, 가장 정통이라 할 수 있는 ‘사자(死者)의 사역’을 주로 하는 계통.
현 네크로맨서 1위에 빛나는 대사령술사 바알런이 이런 경우다. 마력의 대부분을 사역마에 투자해 본신의 전투력은 별거 없지만, 대신 말 그대로 일인 군단의 위세를 떨칠 수 있다.
둘째, 사령 마법 특유의 음습한 저주와 공격적인 흑마법을 주로 하는 계통. 파괴력만 따지면 흑마법사에 밀리고, 저주만 따지면 저주술사에 비해 부족하지만, 양측 모두의 장점을 갖고 있는 하이브리드 직업.
셋째, 네크로맨서에게서 두드러지는 장점인 사자 사역을 대부분 포기하는 대신 그 흑마력을 암흑투기로 돌리는 사령기사 계통.
하지만 파프닐은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신 영역을 개척한 인물이란 뜻.
“한마디로 사도란 거지! 그런 놈이 네크로맨서의 지존이라도 되는 양 고개 빳빳이 들고 다니는 게 얼마나 아니꼽나?”
바알런은 손가락을 까닥이며 열변을 토했다.
그 가는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수백의 해골병이 수족처럼 움직였다.
“어……. 그건 맞는 말이긴 한데.”
“아니, 자네 왜 그리 반응이 옅나? 맞아 아니야?”
유령왕은 눈썹을 모았다.
바알런.
같은(?) 네크로맨서로서 배울 점도 많고 흡수할 점도 많은 훌륭한 플레이어다.
근데 단점이 너무 크다.
‘왜 이리 말이 많아?’
인게임에서 만난 두 사람은 파프닐의 흔적을 쫓아 북쪽으로 이동했다.
수많은 몬스터가 앞을 막았지만 둘 앞에선 역부족이었다.
일대일 전투에서는 최강급인 사령기사 유령왕.
그리고 다인전, 단체전에서는 따를 사람이 없는 최강의 네크로맨서 바알런의 조합!
하지만 정작 유령왕은 귀가 따가워 죽을 맛이었다.
‘분명 게시판이나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이미지가 아니었는데…….’
원래 말 상대가 소환물들밖에 없으면 저렇게 되나?
파프닐 놈을 때려잡는다는 공공의 목적 때문에 손을 잡았지만, 그래도 이건 참기 힘들었다.
‘뭐, 그것도 이제 끝이다.’
던전을 확인한 두 사람이 심호흡을 했다.
“자, 들어가지.”
“작전은 사전에 말했던 대로. 우리 둘이서 확실하게 놈을 잡는다.”
“물론이야.”
후우, 그래도 겨우 끝이 났다.
던전의 문은 이미 열려 있었다. 아마 이곳까지 다른 유저가, 그것도 추적자가 올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던 것이리라.
막 들어가려던 유령왕이 순간 먼 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뭐가 있나?”
“아니……. 잘못 본 거 같아.”
유령왕은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 뭔가 사람 같은 걸 본 것 같은데……. 다시 보니 사라져 있고.”
“파프닐 놈 영악해서 지켜보고 있을 수도 있는데. 한번 볼까?”
“아니, 진짜 잘못 봤어!”
또 저 지치지도 않는 말문이 열릴라, 유령왕은 급히 손사래를 쳤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