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24)
224화
“멍! 이쪽이다, 멍!”
복돌이가 컹컹 짖었다. 파프닐과 켄튼은 그 뒤를 따라 달렸다.
“아니, 저 개 대체 뭔가요?”
켄튼은 당혹감에 혀를 찼다.
“어떻게 처음 다니는 길을 이렇게 빠르고 정확하게…….”
“복돌이를 우습게 보지 마, 녀석은 저래 봬도 비할 바 없는 최고의 사냥꾼이다.”
아수라견은 전투 외에도 탐지나 수색, 추적에도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
복돌이는 그 피를 가장 깊이 물려받았으니, 저 정도야 당연히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저 녀석, 이름이 복돌인가요?”
“복돌이지. 왜?”
“아니, 얼마 전에 친구네 집에서 같은 이름의 진돗개를 본 것 같아서요. 하하, 설마 그럴리 없겠지만.”
“그래? 복돌이란 이름은 흔하니까. 같은 이름이 있는 게 신기한 일은 아니겠지.”
누렁이나 백구 정도는 아니지만 충분히 흔한 이름이다.
설마 이 녀석이 그 복돌이를 아는 건 아닐 거다.
파프닐과 켄튼은 서로 그렇게 생각하며 복돌이를 보았다.
‘에이, 설마.’
‘그럴 리가.’
왠지 모를 정적이 내려앉았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억지로 말을 꺼냈다.
“그런데 무슨 해골병? 언데드가 오다니.”
“잘은 못 들었는데, 유저들과 화성 길드가 싸움을 붙었다고 합니다.”
“유저들……?”
순간 파프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뭔가 메시지를 치던 그가 곧 인상을 폈다.
“무슨…….”
“아니, 오해한 것 같아서. 서두르지.”
“뭐 그렇게까지는 안 해도 될 겁니다.”
켄튼이 어깨를 으쓱했다.
“화성 길드에서도 사람들이 나섰고, 또 아까 보니까 여러 사람이 움직이던데요.”
“그래?”
“네, 솔직히 조금 놀랐습니다. 그 정도면 철혈이나 파이브스타 바로 아랫급이거든요.”
하기야 켄튼은 화성 길드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니 놀랄 만도 했다.
“멍멍! 가까워진다 멍!”
앞서 달려가던 복돌이가 짖었다. 그 주변을 둘러보던 켄튼이 숨을 들이마셨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난리도 아니군.”
복도란 복도마다 플레이어들의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
베인 지 얼마 안 된 상태. 모두 최소 레벨 380이 넘는 고수들이었다.
“화성 길드가 고전하고 있나 본데.”
“어…….”
안으로 갈수록 시체들의 수가 늘어났다. 헥스의 친위대 인원들도 섞여 있었다.
“자, 잠깐만. 이거 뭔가 심상치 않은데요.”
켄튼의 발걸음이 느려졌다.
“파프닐 님, 지금은 돌아가죠. 일단 탈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이건 확인을 해 봐야겠는걸.”
“네?”
“너는 신호가 올 때까지 숨어 있도록.”
“하, 하지만 저도…….”
“가라면 가. 방해된다.”
“……알겠습니다.”
자신이 죽지 않도록 배려까지 해 주는 모습.
역시 최상위 랭커이자, 선구자다운 품격을 가지고 있었다……고 켄튼은 생각했다.
하지만 진상은 조금 달랐다.
‘저 녀석이 죽으면 돈을 못 받으니까.’
살려서 데려온 값은 받아 내야지.
켄튼을 보낸 뒤 복돌이를 따라가자, 곧 커다란 방이 나타났다.
수많은 시체로 아수라장이 된 석실.
그 한복판에서 두 남자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
“파프닐!”
“드디어 찾았군.”
마법사로 보이는 로브 남자가 손가락질했다.
“파프닐 네 이놈, 네 죄를 네가 알렸다!”
녀석이 말 한마디를 할 때마다, 주변 해골병들이 일제히 턱을 딱딱거렸다.
“죄?”
“사도의 육성법을 정도로 육성시켜, 일인 군단인 네크로맨서를 칼 휘두르는 광대로 만든 죄! 거기에 속아 캐릭터를 잘못 키웠던 수많은 사람을 만든 죄! 그리고 나를 수많은 댓글 알바로 음해했던 죄!”
뭐라는 거야?
“그래서 나 바알런, 그리고 여기 유령왕이 네놈을 벌하기 위해 왔다. 어때, 좀 무섭나?”
“바알런과 유령왕?”
그럼 검을 든 남자가 유령왕이군.
처음 들어 보는 이름들이지만, 둘 다 보통은 아니라는 건 확실했다.
주변에 널린 길드 간부들의 시체가 그 증거.
‘일방적으로 유린당했군.’
아무튼 목적이 뭔지 알았으니 됐다. 인벤토리에서 금속을 꺼내 씹어 삼켰다.
-메타슬라를 섭취했습니다.
-모든 상태이상 기술에 면역이 생겼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20% 상승했습니다.
-스킬 쿨타임 및 시전 시간이 20% 감소했습니다.
-스킬 대미지가 +30% 상승했습니다.
도핑을 마친 뒤 곧바로 검을 뽑았다.
“만약 두렵다면 지금……. 어? 어어?”
성큼, 걸음을 옮겨 다가가자 바알런의 목소리가 꼬였다.
앞을 가로막는 해골병에게 검을 휘두르자, 단숨에 목과 몸이 분리되었다.
***
네크로맨서는 수많은 군대를 거느리는 왕이자 장군.
명령만 내리면 수백, 수천의 군대를 마음대로 부릴 수 있고, 적들의 시체에서 새로운 병사들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개개의 병사들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것도 어중간할 때의 이야기.
바알런 정도 되는 네크로맨서 휘하의 병사들은, 일반 해골병이 고레벨 플레이어 정도의 스펙을 갖고 있었다.
“크아아아!”
정예 해골병들의 물결이 파도처럼 덮쳐 온다.
사방을 가득 메운 화살과 마법, 그리고 틈을 주지 않는 병사들의 연계!
바알런은 일찍이 이 스킬들로 길드 몇 개를 쓸어버린 적 있었다.
‘생각보다 제법이군.’
하지만 겨우 그 정도다.
제법이군이라는 감상평이 전부.
‘내 상대는 아니야.’
바알런의 무한에 가까운 군세는 대규모 집단전에서 치트키나 다름없을 거다.
하지만 이런 소수 정예는 저런 놈을 상대로 이기기 위해서 편성한 거다.
‘일점 돌파해서 바알런을 죽이면 끝!’
쇄도해 나가는 파프닐.
해골의 바다가 한 점에 의해 무너져 내린다.
“‘돌파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얼굴이군.”
그 앞을 가로막는 건 유령왕.
그러나 파프닐은 이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해 뒀다.
‘내 군세보다 더 강한 정예가 있다면 손수 박살 낸다.’
채채챙!
파프닐과 유령왕의 무기가 허공에서 춤췄다.
“미친.”
그 전투를 지켜보던 바알런은 저도 모르게 헛숨을 삼켰다.
‘저 새끼는 검사나 하지 왜 네크로맨서를 하는 거지?’
바알런은 지금까지 살면서 유령왕보다 강한 근접 클래스 유저를 본 적이 없었다.
그 유령왕이 밀리고 있다. 그것도 눈에 보일 정도로 확연한 차이로.
“근데 고작 이 정도로 날 노리겠다고 여기까지 쫓아온 거냐? 기가 차군.”
파프닐은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바알런이야 애초에 대인전에서 그리 강한 타입이 아니라 쳐도 유령왕은……. 실망스러운데? 이게 사령기사 랭킹 1위의 수준인가?”
‘괴물 같은 놈.’
바알런은 경악하고 있었다. 영상으로 봤을 때와는 전혀 달랐다. 아니 틀렸다. 파프닐은 최소한 자신보다 한 수, 어쩌면 두 수 위의 존재였다.
파프닐은 모르고 있었다. 이미 일전 위청과 싸웠던 때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얼마나 변해 있었는지.
“큭……. 그래……. 보여 주마. 내 진짜 스킬을.”
파프닐은 어깨를 으쓱했다.
“해 보든가.”
오랜만의 몬스터 상대가 아니라 PVP여서 그런가? 여유가 있었다. 이 때문에 아량을 베풀었다.
유령왕은 무기로 땅을 짚으며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해라, 바알런.”
“그거를…… 진짜 할 셈이냐?”
“지금 안 하면, 뒈지고 나서 부활용으로 쓰는 거냐?”
‘합체기라도 쓰려는 건가?’
팔짱을 끼며 사태를 관망하는 파프닐.
그러나 둘이 그리 사이가 좋아 보이는 건 아니었다.
실제로 합이 잘 맞는 것도 아니었고.
그 순간.
바알런이 주문을 외우자 땅에서 스켈레톤들이 나타났다.
지금까지와 같은 노말 스켈레톤들.
그리고…….
퍽!
‘……? 뭔.’
유령왕이 소환한 스켈레톤들을 부수기 시작했다.
‘뭐 하는 거지, 저놈들.’
순식간에 부서지며 뼛가루를 날리는 스켈레톤들.
점차 유령왕의 눈에 핏빛 안광이 휘날리기 시작한다.
‘카라미트, 저놈 뭐 하는 건지 알겠습니까?’
-모르겠다. 저런 해골 바가지들을 부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잠시 지켜보던 카라미트가 다시 말했다.
-한 가지는 알겠군.
‘뭐죠?’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빠르고 정확하게 뚝배기를 깨고 있다는 것.
***
뒤로 빠졌던 켄튼은 주변을 정리했다.
그러던 중 부상을 입은 채 살아 있는 플레이어를 발견했다.
“괜찮습니까!”
“으으윽…….”
급히 포션을 써 상태를 호전시켰지만, 이미 온몸이 검은색으로 썩어 가고 있었다. 플레이어는 그 상태에서 중얼거렸다.
“놈들……. 그놈들이……. 괴물 새끼들…….”
“어떻게 된 겁니까! 대체…….”
“솔직히 처음엔 할 만한 싸움이었어…….”
수십 명이 일제히 마법을 쏟아붓고, 저격수들은 시시각각 간부 해골병들을 쓰러뜨렸다.
유령왕이 열심히 뛰었지만, 찻잔 속의 태풍 정도로 끝날 수준.
“하지만 유령왕이 열 명쯤 죽였을 때였나……. 뭔가가 달라졌어.”
유령왕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상태이상기.
그 중 튕긴 건 대략 3할이고, 나머지 7할이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던 게 점차 확률이 낮아졌다.
60%, 30%, 마지막엔 5% 아래까지.
그뿐만이 아니다.
공격을 받아 내던 검사들이 종잇장처럼 튕겨 나가고. 무적처럼 보이던 방패가 부서졌다.
“20명쯤 되었을 땐 누구도 놈을 막을 수 없었지…….”
그 후는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아무리 공격을 퍼부어도 유령왕에겐 통하지 않았고, 반대로 놈은 손에 닿는 대로 벨 수 있었다.
“무슨 스킬인진 모르겠지만……. 다대다에서 그놈을 이기려면 검노인 정도는 되어야…… .컥!”
검은 피를 토한 길드원이 몸을 늘어뜨렸다.
“그 정도라고……? 이럴 수가…….”
그렇다면 유령왕은 적을 죽일수록 급격히 강해지는 고급 스킬의 보유자!
만약 이 정보가 사실이라면 파프닐이 위험했다.
“그런데 뭐, 그것도 죽일 적이 있어야 발동되는 거 아닌가.”
문제는 해골병을 소환했다가 스택을 주는 건데, 최상위 랭커인 파프닐이라면 그 정도는 금방 알아챌 것이다.
하지만 켄튼도 미처 생각지 못한 게 있었다.
해골병을 소환할 수 있는 건 파프닐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
찌르기를 받아치던 파프닐의 몸이 뒤로 밀려 났다.
유령왕이 천천히 그 앞으로 걸어왔다.
“놀랍군. 풀 스택을 쌓은 나와 이 정도로 비등하게 싸운 건 네가 처음이다.”
광천혈세(레전더리).
적을 쓰러뜨리면 강해지는 심플한 효과이지만, 그 힘은 최소 세 배 이상.
스택을 전부 쌓은 지금, 유령왕과 싸울 수 있는 사람은 한국 서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
그리고 지금, 거기에 한 명을 더 추가해야 할 듯싶었다.
“만약 네가 검사였다면 여기서 쓰러지는 건 나였을지도 모르겠군.”
“후, 지랄.”
바알런의 버프와 디버프, 그리고 해골병들의 지원사격까지.
받을 건 다 받아놓 고 한껏 폼 잡고 있는 걸 보니 짜증이 났다.
“다구리로 두들겨 패고 잘난 척하는 게 역겹기 짝이 없군.”
“……이놈.”
“왜, 꼬우면 일대일로 하든가.”
바알런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그가 창을 회전시키더니 날을 겨눴다.
“됐다, 끝내자.”
“그런데 아까 한 말, 진짠가?”
검사였다면 이길 수 있다는 말. 확실히 유령왕은 그렇게 생각했다.
당장 지금 파프닐이 체력과 스탯에서 밀리는 게 그 증거.
그런데.
“그럼 한번 진짜인지 시험해 볼까?”
“놈!”
유령왕의 창이 파프닐의 가슴을 찔렀다. 부드러운 감촉 대신 단단한 바위를 때린 느낌이 전해져 왔다.
-오오……!
“무, 무슨!”
“뭐야, 아이언 가이야?”
바알런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 앞에서 흑기사, 카라미트가 검은 창을 들었다.
-선수 교체다. 이 잡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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