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37)
237화
“오오…….”
“드디어…….”
아다만티움, 미스릴, 블랙 메탈, 그 외 등등.
오만 가지 레어 메탈을 그야말로 들이부었다.
그뿐인가?
대륙 북부의 엄선된 삼나무, 며칠을 기름칠한 오크 나무 등 초고가의 나무를 그야말로 물 쓰듯이 사용했다.
조선소에 모습을 드러낸 건 높이 100여 미터, 무게만 해도 몇천 톤에 달하는 몬스터 쉽의 뼈대.
“8할 정도는 완성된 거 같군요.”
파프닐이 열띤 얼굴로 배를 바라보다 말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네.”
글레인이 표정을 굳혔다.
“뭡니까?”
“도면대로 만들긴 했다만 이 크기로 만들면 너무 큰 거 아닌가? 심지어 노 잡이용 공간도 없고……. 이 거체가 물에 뜨는 것만 해도 대단하다면 대단한데……. 바람만으로는 속도가 너무 안 나올 텐데?”
“그건 이미 다 생각해 놨습니다. 도면상에 X 자로 된 부분 있죠?”
“……음, 아 그 비워 둔 부분?”
파프닐이 어깨 뒤를 엄지로 가리켰다.
“그곳에 저 물건을 실을 겁니다.”
글레인이 수상쩍은 시선으로 파프닐이 가리킨 물건을 바라봤다. 그건 거대한 쇳덩이였다.
“저게 뭔가?”
“마법의 지팡이입니다.”
“지팡이라기엔……. 조금 많이 커 보이는데 말일세.”
“잘 작동한다면, 걱정하시는 문제들은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말하는 파프닐은 확신이 넘쳐 보였다.
“그래?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겠나?”
“죄송합니다. 시간이 얼마 없다 보니, 그렇게 한가롭진 못합니다.”
“흐음,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선원들은 구했나?”
배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덩그러니 배만 있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유령선이라도 되지 않는 이상은, 결국 세부 작업을 맡을 선원들이 필요한 거다.
“각 포문을 맡을 포수들, 그리고 갑판 전투원과 항해사, 선장도 있어야지.”
“선장은 제가 하면 되고, 항해사는 천천히 구해도 됩니다.”
“그럼 포수와 전투원들은 어떻게 됐나. 해상 경주를 한다는 이야길 들었네만.”
“그것도 뭐……. 지금 있는 인원들만으로 충분할 테고요.”
파프닐은 머리를 긁적였다. 어차피 일반 해골병만으로도 포수나 전투원은 충분하고.
간부급 전투원이 부족하다면 킨도르한을 태우면 만사 OK다.
‘선원을 많이 태울수록 경험치랑 보상을 나눠야 하는데, 그렇다면 최소한의 인원으로 움직이는 게 좋지.’
많으면 많을수록 편한 걸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게이머로서 지내 온 습관이 그런 편안함을 막았다.
그런데 글레인의 반응이 뭔가 이상했다.
“흠흠……. 이런 배를 그렇게 쓰다니, 낭비도 그런 낭비가 없군.”
‘이 사람이 왜 이러지?’
다른 때라면 진작 작업을 하러 가거나 술을 마실 작업광이 10분 넘게 불평을 늘어놓는다.
10분.
짧다 느껴지겠지만, 드워프에게 있어서 대화를 하는 10분은 엄청난 인내력을 필요로 한다.
‘작품 작업을 그리 좋아하는 드워프가 뭣 때문에……. 아!’
순간 머릿속에 번개가 내리쳤다.
“안 그래도 그 때문에 청이 하나 있습니다.”
“음?”
“배를 띄워도 기술적인 부문에서는 도움을 구할 수가 없었는데, 혹시 가능하시다면 이걸 제작하신 드워프 어르신들의 도움을 구할 수 있을까요?”
“험험……. 어려운 일이구먼. 알다시피 우리는 바다에 한 번도 나가 본 적이 없는…….”
“부탁드립니다. 어르신들밖에 말씀드릴 곳이 없기에…….”
헛기침을 하며 물러나는 글레인.
몇 번이나 권하자 결국 그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손을 잡았다.
“상황이 상황이니 어쩔 수 없지. 자네가 제대로 선원들을 구할 때까지만 있겠네.”
“알겠습니다.”
그러나 파프닐은 놓치지 않았다.
다른 드워프들에게 향한 글레인이 무어라 말하자, 곧 환호성이 울려 퍼지는 것을.
“뭐, 나야 손해 볼 건 없으니 다행인가.”
아마 자기가 만든 작품이 움직이는 걸 가장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이리라.
드워프 대장장이들은 좋은 포수이자 전투원이기도 하니, 타면 무조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 나도 슬슬 일을 해 볼까.”
배가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사냥이나 탐험은 가능했다.
남들은 기왕 왔으니 해수욕을 하느니 뭐니 하는데, 그사이 플러시가 성장할 걸 생각하면 모래밭에 누워 있어도 철판구이 위에 오른 기분이었다.
“웃차.”
파프닐이 막 사냥 준비를 마치고 나가려 할 때였다.
그때였다.
덜컹, 복돌이가 조선소 안으로 들어오더니 입에 물고 있던 무언가를 내려놓았다.
“……이건…….”
“멍! 방금 잡았다!”
바닥에 놓여 있던 성인 남성의 팔뚝만 한 은빛 생선이 펄떡거렸다.
“생선 맛있다, 멍! 주인님도 드셔 보시라, 멍!”
“……생각해 보마.”
파프닐은 한숨을 내쉬었다.
***
“우와! 해상전이다!”
“자 자, 돈 놓고 돈 먹기, 어느 쪽이 이길까요!”
로크아일 부두가 사람들로 물 샐 틈 없이 가득 찼다.
평소에는 쓰레기만 굴러다니던 거리였지만, 오늘만큼은 어느 대도시 못지않은 상황.
그럴 만도 한 게, 오늘은 다름 아닌 해상전의 날이었기 때문이다.
흑상어 길드와 강철바다 조선소 간의 해상전!
그동안은 해적 토벌이나 해양 마수 퇴치 같은 일이 전부였는데, 이런 커다란 구경거리는 몇 년 만에 처음 있는 거다.
사실 호라이즌이 서비스한 뒤에는 완전히 처음 있는 일이기도 하고.
[제목 : 지금 해상전 실시간 직관중 ^^]작성자 : 바밤바한사발
내용 : 와시바 ㅋㅋ 바다는 완전 버린 줄 알았더니, 이런 걸 보는구나.
-댓글 목록
>건법사 : 해상전이 있었음?
>바밤바한사발 : ㅇㅇㅋㅋ바다에서 레이스 하는 듯.
>알볼로 : ㅋ그래 봤자 깡촌, 별로 사람 오지도 않을걸.
몇 없는 플레이어들은 인벤, 게임 메카, WWH 등 사이트에 이 소식을 중계했다.
대형 길드, 왕국 등의 세력에 밀려 큰 관심은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몇몇 해적이나 항해를 좋아하는, 혹은 색다른 것에 관심을 가진 유저들이 왔다.
“형님들, 여기서 진짜 해상전 나는 거 맞나 봅니다.”
중심부에서 먼 지방임에도 BJ들도 몇 명이 방송을 켜고 말했다.
바다 위에서의 경주는 확실히 그만큼 색다른 콘텐츠.
매너리즘에 빠지던 사람들에겐 꽤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이리라.
“이번 해상전은 레이스라고 합니다. 같은 도시에서 출발해,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산호저섬을 한 바퀴 빙 돌아서 복귀하고……. 어떤 수단을 써도 된다고 하니, 아마 중간에 형님들이 바라는 해적 전투 장면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홍팀은 흑상어 길드, 그리고 청팀은 익명의 모험가들인데……. 규모 면에서 좀 차이가 많이 납니다. 자, 보시죠!”
“드디어 나온다!”
“오오!”
도시 근교의 바다에서 대형 범선 열댓 척이 위풍당당하게 돛을 편 채 나타났다.
그중 중심에 있는 배는 다른 배들보다 두 배 가까이 컸는데, 전방엔 검은 여인의 상이 조각되어 있었다.
“블랙 마리아다!”
“실물을 보는 건 3년 만인가…….”
NPC들이 술렁거렸다.
블랙 마리아호.
흑상어 길드의 길드 하우스 대신 쓰이는 범선이자, 현재 이 남해의 모든 배 중 가장 강한 갤리온선이다.
저 배로 영주의 함대를 해상전에서 5 : 1로 무찌른 이후, 흑상어 길드를 도시 최강으로 만들어 준 녀석이기도 했다.
“저 뒤에 있는 배들도 하나같이 엄청나지만……. 블랙 마리아만큼은 아니지.”
“배 위에도 사람들이 가득 차 있구먼.”
흑상어 길드장인 죠스는 물론, 부길드장과 간부진, 부하들이 모두 나와 갑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만큼 만반의 준비를 해 왔다는 것이리라.
“흐흐, 반응이 뜨겁군.”
블랙 마리아호의 갑판.
죠스는 도시에서 울려 퍼지는 탄성을 들으며 씩 웃었다.
“확실히 한 달 동안 딱히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그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부관이 대답했다.
“새로 배를 사지도 않았고, NPC들을 모으지도 않았습니다. 외부 세력과 연합한 것도 아니고요.”
한 달 동안 흑상어 길드는 물 샐 틈 없이 조선소를 포위하고 파프닐을 감시했다.
하지만 그들이 얻은 거라곤 바깥에서 웬 수염 난 꼬맹이들 열댓 명이 들어왔단 정보가 다였다.
“그럼 설마 고깃배로 싸울 셈인가?”
“흐흐흐흐.”
“그럴 수도 있겠네요! 땅개 놈들이 뭐 배를 봤겠습니까!”
“와하하하하!”
길드원들 모두가 자지러졌다. 비위를 맞춘다는 느낌이 뻔히 보였지만, 실제 그렇기도 했다.
‘한 달 내에 범선을 만들 수 있을 리가 없고, 설마 배를 가져와도 질 수 없는 싸움이지.’
배는 하루, 이틀 만에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그런데 고작 한 달, 심지어 조선공이나 선원들도 딱히 고용하지 않았다.
물 샐 틈 없는 감시의 눈을 피해 준비했다 해도, 한두 척이 고작일 터.
그 정도 배로는 이 블랙 마리아호는커녕, 일반 배 한 척도 이길 수 없으리라.
‘직접 PVP로 싸우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해상전에선 레벨이 다가 아니라는 걸 보여 줄 시간!
“그런데 저쪽 배는 어디 있지?”
“설마 도망친 건 아니겠지.”
“그럴지도 모르겠는걸?”
“저기, 문이 열린다!”
그때였다.
흑상어 길드가 여유롭게 주변을 보고 있을 무렵.
강철바다 조선소의 도크가 열리고, 선창 위로 어떤 배 한 척이 나타났다.
“와!”
“크, 크다!”
수많은 시민이 탄성을 질렀다.
압도적인 크기.
블랙 마리아호보다도 훨씬 큰 크기에, 흔히 보이는 돛 하나 없는 기묘한 형태의 배였다.
게다가…….
“저, 저거!”
배를 보던 NPC들, 그리고 플레이어들의 눈이 찢어져라 부릅떠졌다.
“전부 강철이야! 나무가 아니라고!”
“저런 배가 뜰 수 있나?”
보통의 나무로 된 배들 대신 벽 전체가 매끈한 금속으로 이루어진 철갑선.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배의 출현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집중되었다.
“멋진데?”
“강철 배라니……. 대단하구먼!”
“근데 저 배…….”
쏟아지는 칭찬 속.
유심히 배를 보던 NPC 한 명이 중얼거렸다.
“……생각보다 느리지 않아?”
“그야 강철이니까. 돛도 없고 말이지.”
“뭐야, 뚱뚱보 배구먼!”
긴장이 풀린 항구의 NPC들 사이에서 왁자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흑상어 길드의 플레이어, 특히 죠스의 반응은 달랐다.
“……설마.”
죠스는 머리를 옆으로 넘기며 침을 삼켰다.
저 배의 모습은 분명 전열함.
현실에선 16~19세기까지 유럽에서 쓰였지만, 이곳에서는 완전히 처음 선보이는 오버 테크놀로지다.
게다가 저기엔 돛이 없었다.
“마, 말도 안 돼. 설마 증기선?”
진짜 증기선이면 범선 따윈 순식간에 밀어 버릴 수 있다.
“아,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재료도 그렇고 기술 자체가 있을 리 없지.”
기존 배를 만드는 것도 어려운데.
신형 배를 만드는 게 가능할 리 없었다.
아무리 블랙 마리아호를 만든 프랭크라고 해도 마찬가지!
“암, 내가 너무 깊게 걱정하는 거지.”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는 죠스. 두 배가 가까워지자, 서로의 모습이 점차 보이기 시작했다.
“왔군.”
“네놈……!”
“오, 이 배를 보고도 겁먹지 않는 건가?”
파프닐의 말에 죠스는 고래고래 소리쳤다.
“흥……. 그딴 가짜 배가 뭐가 두렵다고! 네놈이야말로 오늘 흑상어 길드의 진정한 무서움을 겪을 때다!”
말끝이 떨리는 걸 봐선 확실히 철갑선을 보고 놀라긴 했나 보다.
파프닐은 고개를 돌렸다.
“그럼 슬슬 시작할 때군요.”
“음……. 준비는 됐네. 언제 그걸 발동시키면 되겠나?”
드워프 조선공들이 질문했다. 흠, 굳이 길게 갈 것 없지.
“시작 나팔이 울리면 바로 가겠습니다.”
잠시 후, 도시에서 쾌속선 하나가 다가와 옆에 섰다.
“종목은 간단하오! 각자의 배로 산호저섬을 먼저 왕복해 돌아오면 되오! 일단 한 척이라도 들어오면 무조건 승리이니, 그 점 유념하기 바라오!”
한 척만 들어가도 된다는 건 명백한 흑상어 길드 편애였지만, 파프닐 쪽은 딱히 항의할 기색이 없었다.
“자, 그럼 경기를……. 시작하겠소이다! 3, 2, 1……. 시작!”
부우우, 웅장한 나팔 소리가 바다 위로 퍼졌다.
다음 순간 배 한 척이 엄청난 속도로 바다 위를 가르기 시작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