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47)
247화
“주 엔진 가동!”
“방향타 이상 무!”
“전 캡스턴 이상 무!”
“계주 손상! 항해 이상 무!”
“증기 충전 완료!”
“주 마력 엔진 작동 확인, 이상 무!”
드워프들은 급히 대용호를 몰았다. 갑판에 있던 킨도르한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상황은 어떻습니까?”
“아직 뭔가 보이지는 않는군.”
킨도르한의 질문에 대답한 글레인이 머리를 긁적였다.
“근데 그게 사실인가? 아무리 자네라고 해도…….”
“그렇습니다. 저도 직접 듣고 조금 놀랐는데요.”
“흐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설마 암스트롱 포를 또 쏴서 바다로 나가는 배를 포격하라니.”
심지어 저 배는 이번 경주로 이긴 흑상어 길드의 갤리온선.
즉, 파프닐 본인 소유의 배였다.
“상황이 상황이니 어쩔 수 없는 거겠지요.”
“어지간하면 배는 부수지 않는 게 나을 텐데……. 뭐, 우리가 참견할 상황은 아니겠지.”
이미 도시 전체가 전쟁터가 된 상황.
한국 플레이어들이 지원을 오며 점차 사태가 정리되고 있지만, 아직 싸움이 한창이니 해상전이 일어난다 해도 이상한 건 아니리라.
“이런 때 머리가 둘이면 몸이 고생하는 법이지……. 아무튼 준비는 됐네, 움직이게나.”
“예.”
킨도르한은 고개를 끄덕이고 조종타를 다시 잡았다. 쿠우우, 대용호가 미끄러지듯 바다로 나아갔다.
“저게 뭐지?”
얼마 후, 바다를 보던 킨도르한과 드워프들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검붉은 불길에 타오르면서 먼바다를 향해 가고 있는 갤리온선 한 척!
“목표가 저기 있구먼, 발사 준비!”
“발사 준비!”
선수에 달려 있던 남성의 고간이 불타는 배를 향했다. 이제 명령만 떨어지면 일본 함대를 궤멸시킨 레일건이 빛을 뿜을 거다.
“발…….”
“자, 잠깐!”
소리치려는 글레인의 손에서 킨도르한이 급히 망원경을 들었다.
“뭔가?”
“저 갑판…… 갑판 위에! 사람이 있습니다!”
그야 배가 혼자 가진 않을 테니 사람이 있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글레인은 이어지는 말에 눈을 크게 떴다.
“파프닐입니다!”
“뭐!”
다시 보니 진짜로 파프닐이다. 검은 갑옷의 창기사, 온갖 무기를 휘두르는 전사 한 명과 파프닐이 검은 로브의 검사를 막고 있었다.
“정지, 정지! 파프닐 공이 저기 있다!”
“……!”
“아, 알겠습니다.”
아무리 지시가 있다고 해도 어떻게 대장을 쏜단 말인가.
글레인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 어떻게 해야…….”
“……쏘죠. 파프닐도 그걸 바랄 겁니다.”
지금까지 킨도르한은 몇 번이나 파프닐의 계획을 지켜보고, 또 직접 참가해 왔다.
그리고 그중 이유가 없거나, 잘못된 계획은 아직까진 단 한 번도 없었다.
“저 검은 로브 놈, 아까 보니 보통이 아니더군요.”
파이브스타의 정예들을 쓰러뜨렸고, 위에서는 중국인 간부들을 연이어 격파!
그 후에도 파프닐과 김철, 그리고 카라미트의 공격을 맞아 버티고 있다.
아니, 오히려 압도하는 중이었다.
“파프닐 녀석도 이렇게라도 끝내야지 싶어서 저러는 걸 겁니다.”
“흠……. 하지만…….”
망설이는 드워프들에게 킨도르한이 말했다.
“파프닐을 구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줄을 던지거나 해서…….”
“어떻게?”
킨도르한의 말문이 막혔다. 강패란 직업이 힘뿐 아니라 여러 손재주, 기술도 배우는 거긴 하지만, 바다 위에서, 저런 전투 사이로 정확히 밧줄을 던지긴 쉽지 않았다.
성공률을 높이려면 가까이 가면 되는데, 만약 저 검은 로브 남자까지 따라오면 그땐 진짜 큰일이 난다.
“결국 파프닐을 쏘아야 하나?”
“우리가 나서지!”
“암, 우리의 도끼와 드워프 무투술이 있는데, 대포에 의존할쏘냐!”
드워프들이 전투에 강하다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킨도르한이 급히 말리려는 찰나였다.
“뭘 던지는 일이라고? 맡겨만 주게!”
“나도 물 위 다루기라면 자신 있는데.”
긴장한 중년 남성, 그리고 옥구슬 굴러가는 듯한 미녀의 목소리가 일행들의 등 뒤에서부터 들려왔다.
***
“큭!”
파프닐은 몸을 감싸며 물러났다. 양옆으로 김철과 카라미트가 섰다.
한바탕 스킬을 쏟아부은 소강상태.
맞은편의 로브 남자가 히죽 웃었다.
“와, 너네 진짜 세네?”
진심 어린 감탄. 세 사람이 대답하지 않자, 검은 로브 남자가 재차 달려들었다.
“그럼 그냥 너희끼리 세지면 될 것이지, 왜 나를 이 꼴로 만든 건데!”
“그건 또 무슨……!”
파프닐은 일반 해골병들을 소환했다. 파사사, 불길을 몸으로 맞은 해골병들 뒤에서 카라미트와 김철이 각자 무기를 휘둘렀다.
오딘의 신력이 담긴 궁드닐에서 나오는 번개!
12개의 무기들이 수레바퀴처럼 돌며 공격하는 12병기환격.
둘 다 막을 수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문 막강한 공세였지만, 로브 남자의 주변으로 가자 이상하게 엉뚱한 곳을 맞히거나 검붉은 불길에 간단히 막혔다.
“젠장……!”
“또냐!”
처음 싸울 때부터 그랬다. 이상하게도 타깃이 정해지지 않은 공격은 전부 놈을 비켜 갔고, 그나마 부딪히는 공격들도 귀신같이 치명타나 행운의 일격이 없게 된 거다.
마치 녀석이 세상의 축복이라도 받은 느낌.
어라?
‘이거 어디선가 봤던 내용 같은데?’
지금은 그걸 생각할 때가 아니긴 했다.
‘저 녀석을 쓰러뜨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뭔가 방법이 있을 텐데.’
시간은 파프닐의 편이 아니었다.
육지에서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고,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곧 이 배는 폭발한다.
저 녀석이 가진 패가 더 있을지도 모르고, 그게 아니라도 같이 죽으면 이쪽의 손해가 더 컸다.
그 전에 저 녀석을 쓰러뜨리거나, 최소한 무력화라도 시키는 게 최선!
파프닐은 가지고 있는 패들을 떠올려 보았다.
‘일단 네크로맨서 소환 스킬들은 답이 없군.’
기존 주력이었던 해골병, 스켈레톤 나이트, 데스 나이트 등은 전부 넣어 두었다.
성불은 영혼이 완전히 해방되어 사라지는 것.
만약 네임드들을 싸우게 했다가 그렇게 되면, 빈대 잡느라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니까.
‘그럼 역시 담피르 스킬뿐인가.’
메탈 담피르의 스킬인 금속 지배!
배를 움직일 정도의 금속으로 저 녀석을 덮는다면?
‘아니야. 저놈에겐 안 통할 거다.’
금속 지배는 분명 강력한 스킬이지만, 그렇다고 무적은 아니다.
더 강한 불꽃이나 금속을 통과하는 번개, 그 외에도 여러 방법으로 공격을 회피할 수 있다.
저 녀석 같은 경우엔 금속을 녹이는 불꽃.
메탈 슬라임 킹의 금속마저도 검은 불꽃을 막을 수 없는 지금, 다른 금속이라 해도 마찬가지일 거다.
‘그렇다면…….’
그때였다. 인벤토리 중 한 아이템이 보였다.
‘이거라면 될지도……!’
어느새 배는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까지 나와 있었다.
해골병들을 이용해 돛을 펴고 선체 아래에서 조종시킨 덕분!
“둘 다, 잠깐만 시간을 벌어 다오.”
파프닐은 그렇게 말하며 뒤로 물러났다.
“뭐?”
“시간을 벌다니, 역시 무슨 수가 있는 겐가?”
김철과 카라미트가 의아해하는 순간.
등 뒤에서 검은 로브 남자가 소리쳤다.
“또 도망가는 거냐! 놓치지 않는다!”
로브 남자의 검이 10여 미터는 되는 불꽃 대검으로 변했다. 그것을 그대로 휘두르자 건물이 무너져 내려오는 듯한 형상이 되었다.
“어, 엄청난 오라……!”
“씨이바아아아아!”
각자 공격을 받아치려던 김철과 카라미트가 나란히 뒤로 밀려 났다. 그러고도 힘이 남은 불꽃 대검은 그대로 배의 갑판 위를 내리치며 위를 갈라놓았다.
빠지직! 힘을 이기지 못한 갤리온선 곳곳이 쪼개지기 시작했다.
“응? 그러고 보니 여긴…….”
순간 검은 로브 남자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뭐야, 언제 바다로 나왔지?”
“아까 전부터다.”
“뭐, 이러면 도망치려고 해도 못 도망치겠군.”
로브 남자가 씩 웃었다.
“역시 나는 진짜 운이 좋다니깐!”
연달아 로브 남자의 몸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불로 된 인간의 모습이 된 남자가 그대로 돌진했다.
“이런!”
“큭!”
김철과 카라미트가 재빨리 앞을 가로막았지만, 셋이 합공해도 힘든 공격을 둘이서 버티는 건 불가능했다.
동시에 튕겨 나가는 두 사람이 고개를 돌렸다.
설마 도망치는 건 아니겠지? 돌아본 김철과 카라미트는 파프닐과 그의 손에 들린 목검을 보았다.
“모, 목검?”
“자네 미쳤나!”
두 사람이 일제히 소리쳤다. 지팡이도 아니고 목검이라니?
“잡았다!”
검은 로브 남자의 입가에 득의양양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 상황에서 무기를 잘못 꺼내 들다니, 저놈도 어지간히 운이 안 좋군!
“후우.”
검은 로브 놈의 손에 들린 화염검이 완벽히 새까맣게 변했다.
“파멸의 화염검!”
“필살기다, 조심해!”
김철이 외쳤다. 검의 주변에 있는 공기나 나무 잔해 등이 순식간에 타올라 사라졌다.
김철과 카라미트의 갑옷도 예외는 아니었다. 금속이 순식간에 펄펄 끓더니 증발해 버렸다.
“죽어!”
검은 로브 남자가 눈앞까지 접근했다. 순간 파프닐은 목검을 위에서 아래로 휘둘렀다.
다음 순간 목검의 형체에 금이 가더니, 그 사이로 찬란한 광채가 터져 나왔다.
“크윽!”
놀랍게도 화염검은 정확히 로브 남자의 눈을 가려 주었다. 덕분에 로브 남자는 곧바로 공격을 할 수 없었다. 흰색과 검은색, 파프닐과 로브 남자의 두 검이 부딪혔다.
힘 대 힘의 일격. 다음 순간 검은 로브의 남자가 든 화염검이 산산조각 났다.
“크아아아아악!”
몇 번이나 나뒹굴며 밀려 난 로브 남자가 뱃전에 부딪혔다.
“마, 말도 안 돼. 내 검이……!”
“무슨…….”
“파프닐, 방금 그건 대체…….”
김철과 카라미트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파프닐도 마찬가지였다.
‘뭐 이렇게 세지?’
돌아오지 못하는 성채에서 얻었던 (진)미스틸테인.
반신반의하며 써 봤는데, 역시 플러시가 최후반까지 애용하는 최종병기다운 힘이었다.
‘이 정도일 줄은 예상 못 했는데.’
띠링!
-(진)미스틸테인을 적정 레벨 이하에서 개방했습니다.
-패널티가 부과됩니다.
-행운이 -10 감소했습니다.
-여신의 저주로 인해 행운이 최하 수치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이거지!’
애초에 파프닐의 행운은 최하로 고정되어 있다.
여기서 더 감소해 봤자 의미가 없는 것.
‘이걸 노렸어.’
원작에서 플러시는 행운이 줄어들었음에도 말도 안 되는 운빨로 일반 유저처럼 행동했다.
덕분에 이것도 그 녀석의 최종 병기가 된 것이다.
“대, 대단한 힘……! 그 신기는 대체…….”
“어이, 그 레이디는 뭐냐? 아까는 분명 평범한 목검이었는데.”
정신을 차린 카라미트와 김철이 연신 질문을 던졌다. 파프닐은 입맛만 다실 뿐 대답하지 않았다.
엄청나게 세긴 하지만, 귀한 스테이터스인 행운을 그만큼 써 버리지 않는가.
게다가 다른 녀석은 몰라도 김철 저 녀석은 조금 그랬다.
“습……. 하, 갖고 싶은데…….”
“…….”
입맛을 다시던 김철이 말을 이었다.
“야, 그거 나 주면 안 되냐?”
“음?”
“넌 어차피 다른 무기 좋은 거 많잖아. 내가 네 일 많이 도와줄 테니까 그 레이디는 내게 넘겨!”
“미친…….”
주겠냐!
파프닐은 소리치려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말해 봤자 의미도 없으니, 그 전에 빨리 일의 마무리부터 해야지.
“야.”
“……?”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검은 로브, 아니 로브가 사라진 미형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파프닐은 대답할 틈을 주지 않고 검을 찔렀다.
아니, 찌르려 했다.
파지지직!
그때였다. 손이 급격히 뜨거워지며 파프닐은 검을 놓쳐 버렸다.
“크으윽!”
갑자기 왜 이러지? 미스틸테인을 본 파프닐은 곧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 참, 그랬지! 이거 성 속성이었어!’
성 속성 무기를 오래 잡다 보니 거부반응이 일어난 것.
“자네 괜찮……. 음?”
“어어!”
바닥에 떨어진 (진)미스틸테인은 금세 빛이 사라지더니 평범한 목검으로 돌아왔다.
세 사람의 눈길이 자동적으로 널브러져 있던 미형 남자에게 향했다.
“……역시 난 운이 좋아.”
놈의 몸에서 검붉은 불길이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파프닐과 나머지 두 사람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때였다.
철컥!
불타는 배의 반대편에 갈고리가 걸렸다. 네 사람의 눈이 그 위로 넘어온 흑색 쫄쫄이 차림의 여도적에게 향했다.
“데리러 왔다!”
여도적, 칠흑의 사신이 그렇게 말한 순간.
파프닐은 김철과 함께 뒤도 보지 않고 몸을 던졌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