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61)
261화
신대륙의 거점 도시를 잘근잘근 파괴하는 악마 교단!
그리고 이에 맞서 용맹히 싸우는 중인 도시 방어군, 그리고 파프닐과 김철 일행!
(주)타이탄 전략 기획실의 인물들은 양측의 치열한 모습을 모니터로 지켜보았다.
“이거 괜찮습니까?”
신대륙에 있는 악마교단의 주력은 최고 난이도 이상을 상정한 상태.
파이브스타 길드의 원정대, 혹은 랭킹 1위인 아진이라 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없는, 사실상 강제 척살 이벤트.
그런데 말이다.
“저 녀석들……. 생각보다 잘 버티는데요?”
버티는 수준이 아니다.
역으로 악마교단을 학살하며, 전 세계 어떤 유저도 누리지 못하는 폭업을 하고 있다.
치트 이벤트마저도 이용하는 근성에 운영진은 혀를 내둘렀다.
성벽을 다시 빼앗아 피해를 주고.
잡으려고 할 때마다 시가지로 들어가 해골병들을 일으키며 난전을 벌였다.
저주를 내려도 오히려 더 강해져서 미쳐 날뛰는 건 덤!
파프닐만 그런가.
김철이 칼과 창들을 날릴 때마다 애써 제작하고 결재를 통과한 네임드 고위 기사, 신관들이 일회용품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설마……. 저거 격퇴하는 거 아닙니까?”
“그건 불가능해.”
지원군은 없고, 적들의 수는 열 배 이상.
심지어 한 마리 한 마리가 정예들이고, 그중엔 혼자 수백 명을 상대 가능한 보스들도 있다.
만에 하나라도 이길 가능성은 0%.
“하지만 싸움이 길어질 수는 있겠지.”
운영진들도 고생해서 제작한 대도시 거점 전체를 날려 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하는 수 없지. 그 녀석을 투입해.”
호라이즌의 세계를 관리하는 슈퍼컴퓨터 이그드라실은, 외부인의 개입을 극도로 제한한다.
플레이어와 게임 내 콘텐츠만이 가능하고, 운영진의 권한은 그렇게까지 크지 않았다.
“그 녀석을요? 하지만……!”
“그 카드는 5성급이지 않습니까. 사유서부터 해서 처리가…….”
“책임은 내가 진다.”
최고 권한이지만, 도시가 다 무너지고, 저놈들이 폭업하는 것보다는 낫다.
“괜찮을까요?”
“놈은 우리가 다룰 수 있는 권한 안에 있지. 그 정도는 재량권 내에 있어. 그보다 이 도시가 초토화되는 걸 막는 게 더 급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지금이야. 저놈들이 먼저 죽어 버리거나 하면 빨리 취소할 준비를 하라고.”
운영진은 다시 화면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
“어둠의 신들께서 우리를 보고 계신다! 진격해라!”
“우리의 뒤엔 가족이 있다! 우리가 물러나면 다음은 우리의 부모, 자식이다. 마지막 한 사람까지 싸워라!”
전투는 한창 절정으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악마교단의 공세도 거셌지만, 방어군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막았다.
그들뿐이었다면 진작 무너졌을 거다.
하지만 파프닐과 김철이 활약하고, 장기전이 되자 병사들이 하나둘씩 각성하기 시작했다.
“우오오오! 어머니를 지켜라!”
“가자!”
분노한 병사들이 달려나와 악마병들을 찌르고 베어 냈다.
-공포의 비명이 들립니다.
-굳건한 사기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저 정도면 한동안은 무너지지 않을 거다.
파프닐은 씩 웃었다.
“이 정도면 날개를 펼쳐도 되겠군.”
파프닐의 전략은 적들의 취약한 부분을 집요하게 노리는 것.
지금 악마교단의 취약한 부분은 다름 아닌 성벽으로 흐트러진 양옆이었다.
“가 볼까.”
파프닐은 악마병들을 베어 내며 서문으로 향했다.
뒤쪽에서 공격하며 놈들을 처리할 생각.
그런데.
“너 왜 여기 있냐?”
김철이 눈을 크게 뜨고 물어보고 있었다.
“내가 묻고 싶은 말이군.”
“아니, 멍청아.”
아무리 김철에게 익숙해진 파프닐이라도 이건 화가 날 밖에 없었다.
“네가 저 쪽으로 가야 양 날개가 완성되지!”
“날개? 뭔 소리냐?”
“진짜 너 생각이 없냐?”
“어이가 없군.”
김철은 씩 웃었다.
“싸우는데 생각을 왜 해? 그냥 약해 보이는 데를 보고 왔을 뿐인데.”
“……!”
잊고 있었다.
이 녀석은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본능형’이란 사실을 말이다.
“저기 놈들이 있다!”
“포위해 죽여라!”
악마 교단병들이 부리는 마물들이 마구잡이로 달려들었다.
“더 말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군.”
파프닐은 아르마딜로를 닮은 마물을 향해 철폭을 썼다.
단단한 껍데기를 가졌는지 곧바로 터져 나가진 않는 녀석.
같은 자리에 검은 번개, 흑뢰를 쓰자 그대로 자리에 엎어졌다.
-네임드 마수 ‘철갑의 아르보트’를 처치했습니다.
-레벨 업!
이거 네임드였어?
놀랄 틈도 없이 타조나 사마귀를 닮은 괴수들이 이를 드러내고 달려들었다.
“소환!”
“딸그락, 딱!”
해골병들을 소환하고 달리자, 김철도 옆에서 지지 않겠다는 듯 속도를 냈다.
계속 밀려나던 악마병, 괴수들은 성벽에 막혀 앞뒤가 꼬였고, 그 상태로 파프닐과 해골병들에게 척살당했다.
키, 키엑!
“괴물이다!”
-악마병들의 사기가 감소했습니다.
-근처 악마병들의 공격력이 13% 감소했습니다.
-마수들의 사기가 감소했습니다.
마수들마저도 괴물이라 할 정도의 괴력!
한쪽이 무너지자 중앙에서 공격하던 악마병들의 전열도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마,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신위다!”
도시 수비군들은 적들을 쓰러뜨리는 파프닐 일행을 보며 눈을 부릅떴다.
말도 안 되는 신위로군.
“저자……. 아니, 저분들이 만든 기회를 놓치지 마라! 공격해라!”
중앙 사령부.
상황을 지켜보던 가이우스가 기마대를 출격시켰다.
은빛 갑옷으로 말까지 무장하고, 몸에선 빛이 뿜어져 나오는 고위 기사들!
“영웅의 진격!”
“플레임 랜스!”
온몸에서 금빛 오라가 일어나고, 창끝에서는 불꽃이 피어오른다.
하나만 해도 400레벨대가 넘는 유니크 스킬들로 온몸을 도배한 기사들의 공격!
악마병들은 물론, 후방에 있던 신관들에게까지도 창이 닿았다.
사방으로 튀는 피 속에서, 기사들이 승리의 노래를 불렀다.
“흠.”
파프닐은 비 오듯 흘러내리는 피와 땀을 닦았다.
폭업과 폭업, 또 득템으로 가득한 시간!
그러나 좋은 시절은 금방 지나갔다.
“이젠 진짜로 위험하군.”
악마병단은 끝도 없이 몰려왔다. 처음 무너뜨린 군단 외에도 제 2파, 3파가 쉴 새 없이 몰려오자 수비군의 사기도 다시 꺾였다.
이번엔 HP와 MP도 다 떨어져 있어 더욱 좋지 않은 상황.
-박사님?
-해당 플레이어는 강제 로그아웃 상태입니다.
죽었군.
예상은 했지만, 파프닐은 혀를 찼다.
“슬슬 세컨드 플랜으로 넘어가야 하나.”
계획은 총 세 가지.
일단 성벽에서 수비군과 함께 싸우며 이기고, 밀리면 도시 안쪽에서 몸을 숨긴 채 유격전을 펼친다.
그러다 마지막이 되면 배를 쓰거나, 수영을 해서 도주하는 것이 파프닐이 세운 계획.
“야, 잠깐만.”
한바탕 적진을 휩쓴 김철이 옆으로 다가왔다.
“이거 진짜 X 된 것 같은데……. 너 진짜 생각 있는 거 맞냐?”
분명 생각이 있다 해서 도망 대신 싸움을 택한 것 같은데.
아무리 버텨도 점차 밀리고 있는 건 이쪽이었다.
“만약 네가 싸우고 싶어서 나까지 끌어들인 거라면…….”
“물론 생각이 있다.”
“흠, 그래? 크흠, 흠. 그렇단 말이지.”
헛기침을 한 김철이 말을 이었다.
“나야 뭐……. 물론 혼자서도 싸울 수 있지만. 네 녀석이 지휘관의 소재가 있는지 시험해 보는 것뿐이지.”
생각없이 따라오던 놈이 잘도 그러겠군.
파프닐은 대답 대신 주변을 둘러보았다.
‘흠, 슬슬 세컨드 플랜으로 전환해도 되겠군.’
건물들 사이로 들어간 뒤, 악마교단을 유격전으로 상대하는 게릴라 전술!
현실의 수많은 전투에서도 효과를 본, 검증된 전술이었다.
‘그것까지 전부 밀려 나가면. 다음 계획으로 넘어가야지.’
그때였다.
멀리, 북쪽 성벽 위쪽 공간이 갈라지더니, 검푸른 갑옷 한 채가 걸어나오고 있었다.
“어?”
파프닐은 눈을 크게 떴다.
저거 어디선가 본 녀석인데.
눈을 뜰 새도 없이 메시지가 나타났다.
-마신관 시리우스가 나타났습니다.
-공포 상태이상을 획득했습니다.
-일시적으로 몸이 경직됩니다.
-이동 속도, 공격 속도가 느려집니다.
-절망 상태이상을 획득했습니다.
-최대 HP가 20% 감소했습니다.
-최대 MP가 20% 감소했습니다.
-행운 스테이터스가 20 감소했습니다.
-절대적 압도 상태이상을 획득했습니다.
-모든 기본 스테이터스가 50씩 감소했습니다.
-모든 버프의 효과가 감소했습니다.
-환각이 보이고, 스킬 성공률 및 스킬 대미지가 감소했습니다.
주르륵 뜨는 디버프.
상대가 그만큼 압도적이란 증거다.
하지만 굳이 말할 것도 없다.
저 녀석.
마신관 시리우스는, 원작 후반부에 플러시와 동료, 대형 길드가 서로 레이드를 하고자 하는 최대 네임드 몬스터 중 하나였으니까!
실제로 네임드 보스 몬스터였던 대신관들이 저 흑기사에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다.
“좆 됐군.”
“뭐?”
김철이 질문하는 순간. 시리우스가 이쪽을 향해 검을 들고 휘둘렀다.
다음 순간 수백 미터가 넘는 공간이 통째로 베여 나가며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갔다.
“헉……!”
“괜찮나?”
다행히 파프닐은 머리카락 몇 올 정도로 끝났다. 그런데 김철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마, 마, 마………”
“마?”
“마르가레타……!”
절규하는 김철의 옆으로 두 동강 난 단도가 떨어졌다.
“……이건 지금은 감당이 안 되겠군.”
기존 악마병단만으로도 이미 못 이길 게 확정된 수준의 적들.
근데 저 녀석은 해도 해도 너무 하지 않았나.
“신탁이 내려온 게 네놈들이군.”
시리우스가 이쪽을 보며 말했다. 수백 미터나 멀리 있지만 기묘하게도 바로 옆에서 말하는 듯 선명하게 들려 왔다.
“감히 그분들의 심기를 거스르고, 교단의 행사를 망친 놈들. 편하게 죽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흠.”
파프닐은 입맛을 다셨다.
‘이거 자살도 좀 그런데?’
잘 죽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마구잡이로 죽는 것보단 말이다.
흠……. 고민하던 파프닐의 눈이 옆에 있는 등으로 향했다.
“야, 김철.”
“뭐?”
“나한테 생각이 있으니까, 저 녀석을 잠시만 막아 줄 수 있겠어?”
“흠…….”
김철은 잠시 고개를 끄덕이다 말했다.
“오래 못 끈다.”
“그 정도면 충분해.”
파앗, 김철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달렸다.
뒤에 남은 파프닐은 심호흡을 했다.
“자, 그럼 슬슬 죽어 볼까.”
***
김철은 컨트롤과 능력에서는 자신이 최강급이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그가 좌절을 맛본 건 단 두 번.
첫 번째는 공식 영상의 검노인인가 하는 놈을 본 거고, 두 번째는 블랙인가 뭔가 하는 놈이다.
파프닐이야 이길 수 있을 것 같고, 플러시인가 뭔가 하는 놈은 개십X망운빨로 승리한 거니 예외다.
그런데 오늘 여기 한 놈을 더 추가해야 할 듯했다.
“잔수작을 부리는 데 능한 버러지구나.”
-마왕 시리우스가 살짝 감탄했습니다.
-마왕 시리우스의 공격력이 아주 약간 약해졌습니다.
이게 약해진 거라고? 가볍게 휘둘러진 검에 김철의 아나스타샤(에픽)가 두 동강이 났다.
“하나 신탁이 내려온 이상 살려 보낼 수는 없다.”
“개……자……식……. 크아아악!”
김철의 남은 무기들이 일제히 시리우스를 노렸다.
-시리우스가 공격을 피했습니다.
-시리우스가 공격을 피했습니다.
-압도적인 무위를 목격했습니다.
-공격력이 15% 감소했습니다.
“엿 먹을……!”
워낙 레벨 차가 나다 보니 모든 공격이 안 먹힌다.
바다를 컵으로 퍼내려는 격.
하지만 김철에게도 숨겨 둔 한 수가 있었다.
“야, 파프닐! 준비는!”
김철이 고개를 돌리며 외쳤다. 막 검을 휘두르려던 시리우스가 흠칫했다.
분명 그 녀석이라면 뭔가 허를 찌르는 일을…….
“엉?”
김철의 눈이 커졌다. 파프닐은커녕 파프닐의 해골병도 안 보이고, 저만치에선 수비군이 뒤로 철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프닐 님이 사망했습니다.
-파프닐 님이 로그아웃했습니다.
“어, 이 새끼 왜 죽었어!”
설마 실패했나?! 멍청한 녀석!
“아, 짜증 나.”
투덜댄 김철이 전방을 보았다.
“모르겠다, 나도 끝까지 싸워야지!”
촤라락, 김철의 모든 무기가 일제히 한데 모여 앞으로 나섰다. 피할 수도 있지만 시리우스는 정면에서 검으로 맞부딪쳤다.
다음 순간, 김철의 모든 무기가 터져 나갔다. 하나라도 맞았다면 플러시라는 놈을 죽일 수 있었던 웨폰 브레이커!
“……!”
시리우스의 눈이 커진 순간, 수많은 철편이 놈을 휩쓸었다.
“잡았나!”
“시리우스 님!”
주변 악마 기사들이 경악한 순간이었다. 먼지구름 속에서 검은 건틀릿이 김철의 목을 잡고 들어 올렸다.
“커헉!”
“죽어? 뭘 죽어.”
먼지구름이 걷히며 시리우스의 멀쩡한 몸이 드러났다. 투투툭, 갑옷에 박히지도 못한 칼날 조각들이 성벽 아래로 흩뿌려졌다.
“넌 죽을 자격도 없다. 그 몸으로 네가 저지른 불경한 짓에 대한 죗값을 치러라.”
명령이 떨어지자 악마병들이 혀를 할짝거리며 다가갔다.
그 순간 김철은 깨달았다.
아무래도 X 된 것 같다……라고 말이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