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62)
262화
김강한은 기지개를 켰다.
“휴, 시발. 겨우 살았네.”
명당을 잡아서 깔끔하게, 언데드로 붙잡힐 각오 없이 깔끔하게 자살!
만약 악마들에게 잡혔다면, 의도되었던 공개 기한까지 계속 고문을 당했을 거다.
아마도 기존 탐험대가 도착할 때쯤이니……. 최소한 세 달 이상!
“끔찍한 일이지.”
김강한은 조용히 김철의 명복을 빌며 식사를 준비했다.
오늘의 메뉴는 두부조림.
두부와 시판 양념장만 있으면 되는 요리인지라, 간단히 준비해 먹기 딱이었다.
“요즘은 온라인에서 간단히 재료나 양념장을 살 수 있어 다행이군. 어차피 입에 들어가면 다 똑같은데, 그럼 건강에 좋은 거나 찾아 먹어야지.”
역시 일하고 먹는 밥이 제일 꿀맛이다.
“보자, 이번 전투에서 입은 손해가…….”
일단 사망 페널티로 3일 동안 접속이 차단된다.
그동안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하는 것.
사망 시 떨어지는 막대한 양의 경험치와 명성 등도 덤.
사망 시 떨어지는 경험치도 50% 이상일 터.
400에 가까운 고레벨이 된 만큼, 그 정도면 동 레벨 몬스터를 몇백, 몇천 마리는 잡아야 한다.
아이템 드롭 및 진행 중이던 관련 퀘스트의 실패는 덤.
“참, 사망했으니 부활하는 곳도 로크아일이 되겠군.”
상태창에 기록된 해로나 루트도 사라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엄청나게 막대한 손해다.
사실상 신대륙에 오면서 쌓은 걸 전부 다 잃어버린 셈.
그러나…….
“그보다 이번에 얻은 이득이 장난이 아니란 말이지.”
김강한은 씩 웃었다.
“한 번 죽는 것 정도야 기꺼이 당해 줄 수 있을 만큼.”
경험치? 네임드 악마교단들을 잡으면서 손익분기점은 한참 전에 넘었다.
전투 중 얻은 유니크, 에픽급 고레벨 장비들은 하나하나가 수천만 원, 억대의 가격!
그뿐인가.
신대륙의 지도와 항해 일지는 존스 박사가 스크린샷 캡처를 했고.
내용물은 고스란히 김강한의 머릿속에 담겨 있었다.
“복돌이 녀석을 안 데려가길 잘했군.”
밀항이다 보니 녀석은 도시에 내버려 뒀는데, 덕분에 녀석은 사망 페널티 없이 활동할 수 있었다.
“드롭된 아이템만 적당한 거면 좋을 텐데…….”
김강한은 입맛을 다시며 TV를 켰다. 마침 채널에선 여러 소식을 알려 주는 중이었다.
[무적의 (진)미노타우로스, 최초로 격파당하다.] [신대륙 탐험 ‘멸망’. 모든 탐험대 무너지다?] [5위 길드 ‘위버’, NPC들에게 큰코다치다. 캐러밴들의 힘이란?] [전설 속의 마수 크라켄 출몰하다.] [철갑선의 파프닐은 웃고 있다. 로크아일시의 성장.]신대륙 탐험 및 그곳에서 온 상인, 아이템에 대한 영상 및 소식들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해상에서 온 상인들은 로크아일시를 이용하며 각종 신대륙 아이템들을 풀었고.
캐러밴들은 곳곳에 최상위권의 아이템을 팔거나 도박을 통해 초월적인 스펙의 아이템을 가끔 내놓았다.
물론 고급 아이템을 노린 대형 길드들이 그들을 노렸지만, 오히려 모두 역으로 당했다.
신대륙 상인 NPC들이라고 얕잡아 봤지만, 하나하나가 레벨 500의 소드 마스터들보다 훨씬 더 강했던 것.
[이번에 길드 연합이 캐러밴들에게 궤멸당한 것부터가 그들의 스펙, 나아가 신대륙의 스펙이 기존 대륙보다 높다……라고 할 수 있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레서 발록보다 지나가는 비둘기 한 마리가 더 강할 수도 있다……라는 것이죠.] [비둘기가요! 그럼 비둘기가 도시를 습격하면 괴수물이 되는 건가요?] [하하, 그 정돈 아닐 겁니다. 신대륙의 NPC들도 그만큼은 강하겠지요.] [그럼 우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호라이즌 뉴스 채널이나 웹에서는, 신대륙 분석이 한창이었다.
마침 MC의 질문을 받은 파이브스타 소속 전문가가 답변했다.
[무력으로 협박하거나 약탈을 노리는 것보다는, 캐러밴 사람들이랑 친밀도를 쌓는 게 낫습니다. 그 사람들을 돕다 보면, 뛰어난 검술 유물이나 쓸 만한 장비들을 퀘스트 보상으로 얻을 수 있거든요.] [아, 그럼 피들 님께서도 캐러밴과 접촉 중이시겠군요.] [그게……. 저는 아직 그 정도 급이 아닙니다. 특무대 정도 되는 분들이어야 그 정도 권한이 주어집니다.] [특무대! 한국 서버 최고 엘리트의 이름이 나왔다?]캐러밴과 상인들의 아이템은 현재 얻을 수 있는 최상급.
최상급 유저들인 특무대원들도, 마치 초보 상인이나 모험가들처럼 허드렛일을 해 주고 심부름을 하며 친밀도를 쌓고 있었다.
“보자…….”
밥그릇을 비운 김강한은 계속 서핑을 했다.
그러던 중 흥미로운 게 눈에 띄었다.
[신대륙 탐사단 전멸하다.] [신참 해적들에게 쉽지 않은 바다!]신대륙 탐사를 목표로 떠난 배들이 전부 침몰, 혹은 난파되었다는 소식.
자료 화면으로는 바닷물에 떠 있는 밀짚모자, 그리고 해적 선장 모자와 빨간 코 등이 보였다.
[밀짚모자 해적단, 삼일천하로 끝!] [빨간 코 해적단은 서커스 컨셉 용병단으로 활동을 변경하다.]신대륙 탐사를 하려던 해적들 대다수가 변화무쌍한 날씨와 험난한 바다의 환경에 백기를 들었다.
“저게 뭐가 어렵다고 저러지.”
영상을 보던 김강한이 고개를 갸웃했다.
“배만 제대로 몰 줄 알고, 항로만 몇 번 수정하다 보면 익숙해질 수 있을 텐데……. 너무 급하게 몰다 보니 시행착오가 많군.”
만약 저 해적들이 그 말을 들었다면 열불이 뻗쳐 쓰러졌을지도 몰랐다.
김강한은 알지 못했다. 자신이 가진 철갑선이 얼마나 항해에서 사기 수준의 아이템이고, 또 신대륙의 상단들이 얼마나 안전한 루트만을 찾아 움직였는지도 말이다.
어지간히 커다란 파도는 모두 버틸 수 있는 튼튼한 철갑선에, 특수한 엔진이 달린 내부 시설들!
거기에 게임 초창기부터 있던 숙련된 NPC 선원들까지.
해적들은 얼마 배우지 않은 항해술과, 평범한 범선들을 이끌고 나갔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오래가지는 않겠지…….”
이미 파이브스타 길드에서는 대량으로 선박을 건조하고, 학교에서 NPC들에게 선원 스킬을 가르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파이브스타 길드, 고윈 대공군을 토벌하며 북방 진출.] [오크제국 영토 확보에 이어, 북방도 플레이어들의 활동 영역에 들어오다!]워낙 자본이 많다 보니, 파이브스타 길드 전략 기획실은 온갖 계획을 동시에 진행 중이었다.
현실의 미국처럼, 써도 써도 끊임없이 나오는 부!
플러시가 운 치트를 썼다면, 저 녀석들은 돈 치트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저 녀석들, 오크제국 쪽 영역도 먹지 않았었나.”
돈이 넘쳐 나니 저런 걸 다 한꺼번에 벌여도 문제가 되지 않는구만.
“분명 요플레 먹을 때 뚜껑 안 핥아 먹고 그냥 버릴 거야.”
김강한은 입맛을 다셨다.
“저 녀석들뿐만이 아니지, 곧 각국 서버들을 왕래할 수 있게 되면 약육강식의 세계가 펼쳐질 텐데.”
플러시 놈을 잡는 것 외에도, 그런 상황에서 쓸려 나가지 않기 위해서는 스펙을 더욱 강화해 둘 필요성이 있었다.
다행히 이번 사냥으로 그 기반은 마련이 되었고 말이다.
“새로운 사체들도 많이 얻었으니, 조만간 간부들을 더 늘릴 수 있겠군.”
김강한은 기지개를 켰다.
“보자, 그럼 3일 동안 해 둬야 할 일들이 뭐가 있을까…….”
어차피 게임 속에는 못 들어가니, 그동안 현실의 일들을 해 두려는 생각이다.
일단은 세금 문제부터.
무직 상태로 등록되어 있기에, 프리랜서 등록 및 여러 제도와 세금 납부를 확인해야 했다.
대부분은 현실과 차이가 없겠지만. 소설 속 세계이니만큼 혹시 다른 게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당장 이곳에서는 게임 머니 현금 거래부터가 합법이지 않은가!
“그 외에도 집, 차, 여러 가지 할 게 많군.”
게임 소설 속 세계도 이런 문제는 어쩔 수 없구만. 김강한은 혀를 찼다.
“3일 동안 소환물들을 자유롭게 풀어 둘 수 있어서 다행이야.”
소환물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그동안은 현실에 집중하자. 김강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
파프닐이 사망한 사이.
소환물들은 로크아일시 주변, 혹은 조금 더 멀리 있는 금역 등의 고레벨 사냥터에서 자유롭게 사냥을 즐겼다.
신대륙의 전쟁 때문에 소환하긴 했지만, 그 전까진 계속 사냥을 했다.
하지만 파프닐이 일부러 부르지 않은 개체가 하나 있었다.
카라미트.
자유행동을 할 권한을 얻은 그는, 곧바로 한국 서버의 북쪽으로 향했다.
“매의 문장……. 그 녀석을 추궁할 때다……!”
수백 년 전, 자신과 가문, 그리고 연인을 역적으로 몰아 죽였던 고위 귀족들!
그중 수장 격이었던 자가 쓰던 문양을, 어째서 놈들이 쓰고 있는지.
만약 연관되어 있다면 어디까지인지, 또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
파프닐을 도와 세계의 멸망을 막는 것도 좋지만.
이것은 자신이 당당하게 얻어 낸 권리였다.
카라미트는 쉬지 않고 움직였다.
먹지 않아도 되고, 자지 않아도 되니 그 시간을 전부 걷는 데에만 사용!
그렇게 도착한 북방의 모습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건 대체…….”
카라미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이 부르고성인가……? 수백 년 전에는 북부의 번영을 노래하던 곳이었는데, 너무나도 황폐해졌군.”
사방에는 수많은 폐가가 가득하고, 인기척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고윈 대공의 군대와 오크제국군, 왕국군이 싸우는 전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마을은 전쟁터가 되었고, 살아남은 마을들 주변엔 도적 떼나 몬스터들이 창궐했다.
살아남은 사람들도 하나둘 마을을 떠났고, 결국 이제 와서는 버려진 폐촌이 된 것.
“……고윈 대공이란 자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도 확인해야겠군.”
하지만 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게 있다. 카라미트는 근처의 언덕으로 걸음을 옮겼다.
“분명 이곳에…….”
슥, 언덕 한 곳에 손을 대자 곧 숨겨진 문이 열리더니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안으로 들어가자, 곧 길다란 복도 위에 일정한 간격으로 철문이 늘어선 게 보였다.
“……다행이군.”
블랙의 몸은 금속이기에 눈물이 고이진 않았지만, 금속도 표정이나 눈의 기세는 조종할 수 있었다.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레이나…….”
이제는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가족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 보는 카라미트.
그러던 중, 그의 손이 문을 건드리자, 철문 하나가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뭣……!”
안의 광경은 처참했다. 관이란 관은 전부 뜯겨 나갔고, 보물들은 물론 금화나 동전 등의 부장품도 전부 다 털린 거다.
“으어어어……! 안 돼……. 안 돼……!”
울부짖던 카라미트의 몸을 검은 오라가 감쌌다.
-강력한 분노와 회한을 느낍니다.
-짙은 음 차원의 감정에 공명한 어둠의 마나가 몰려듭니다.
-카라미트가 ‘블랙 메탈 나이트’에서 ‘인페르노 메탈 나이트’로 진화했습니다.
성장이 충분히 된 일부 마물들은 특정 이벤트로 인해 한층 더 진화할 수 있다.
플레이어로 치면 기연인 셈.
덕분에 카라미트는 단숨에 몇 단계를 뛰어넘어 네임드가 되었다.
“감히 내 가문의 땅을 건드린 도굴꾼이 누구냐……! 피로 죗값을 치르게 하리라!”
그때였다.
입구 쪽으로 십수 명의 남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여기가 그 무덤?”
“예, 133지부장님.”
“좋아, 이곳만 마저 캐내면 우리 성과급은 확실하다, 다들 힘내자!”
별 다섯 개 문양이 있는 견장을 하고, 어깨엔 곡괭이와 삽을 가득 멘 플레이어들.
가상현실에서 하루 동안 삽질하는 걸로 15~20만 원가량을 벌고 있는 이들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어? 몬스터?”
“여기 몬스터 존이었나?”
카라미트가 밖을 봄과 동시에, 플레이어들도 카라미트를 발견했다.
“일단 잡고 볼…….”
검을 들려던 플레이어 한 명의 목이 순식간에 몸과 분리되었다.
“허…… 헉.”
“괴물……!”
묘실 안의 벽이 피로 순식간에 물들었다. 레벨 350이 넘는 고레벨 탐험대들이 수분 만에 전멸!
그렇게 시체들이 쌓인 자리 위에 오른 카라미트가 선포했다.
“여기서부터 시작이노니! 나 카라미트, 원한을 갚으러 돌아왔느니라!”
인페르노 나이트가 된 카라미트의 복수 선언!
북방의 정세가 다시 한번 요동치는 순간이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