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63)
263화
최근 복돌이는 주인의 얼굴을 똑바로 보기 힘들었다.
이유? 간단하다.
그놈의 고기 때문이다.
-에휴…… 됐다. 신경 쓰지 마라. 아이고, 내 스테이크…….
주인이 가져왔던 온갖 강한 냄새들이 섞인 최고급 육고기.
안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보자마자 몸이 저절로 움직였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역시 라면이 맛있군.
-음식은 간단한 게 좋지.
의도적으로 간단한 요리만 해서 먹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 한 구석이 찔려 왔다.
게임 내에서 열심히 사냥을 하고, 돈을 벌어도 그 감각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커져 왔고 말이다.
그러던 도중, 주인이 현실에 자주 있기 시작했다.
“멍……!(드디어 기회가 왔군!)”
복돌이는 씩 웃었다.
“멍멍!(내 솜씨를 제대로 보여 줄 시간이다!)”
지금까지 주인이 자거나 게임에 집중할 때.
남몰래 요리책이나 주인의 기계를 찾고, 기계 속 다른 세계에서도 요리 관련 종이나 책들을 정독했다.
실제로 리허설, 연습까지 무리 없이 했으니.
이번에야말로 본 게임에 들어갈 시간이었다.
“멍멍!”
준비하는 요리는 정해져 있었다.
주인이 준비하던, 그리고 자신이 망쳤던 바로 그스테이크 요리!
냉장고에 미리 재워 둔 소고기등심. 그리고 각종 재료들을 꺼내 능숙하게 배치했다.
“멍멍……(그 사람이 그랬었지. 스테이크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
복돌이는 기억을 떠올렸다.
기계 속 다른 세계의 항구에서 거대 식당을 운영하던 조리장.
처음 도시에 들렀던 식당에서, 주인이 좋단 반응을 보였기에 믿을 수 있었던 그는 복돌이의 부탁에 선뜻 조리법을 가르쳐 주었다.
“멍! 으르릉……(이제 본 게임이군.).”
심호흡한 복돌이는 스테이크용 고기를 꺼냈다.
다음 순간 고기 정중앙에 틀어박히는 펀치!
“왈.(역시 고기는 가득 때리는 게 제 맛이지.).”
얼마나 잘 때려서 맛을 들이는지야말로, 더 진한 감칠맛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의 증표!
“멍멍!(108괘 백호견파천권!)
투타타타타!
혼신의 힘을 다해 수련한 견투술의 발들이 고기를 때렸다.
천부적으로 가지고 있던 괴력과 감각, 거기에 배우고 갈고 닦으며 얻은 기술의 힘!
힘을 받은 고기가 쫄깃해지며,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힘줄들이 끊겨졌다.
“흐르릉……(됐다.).”
저 상태로 먹으면 말 그대로 사르르 녹을 거다.
생각만 해도 입 안에 절로 침이 고였다.
“크르릉……!”
주인에게 칭찬을 들을 절호의 기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지.
복돌이는 뒤이어 요리를 올리고, 프라이팬을 만졌다.
사람처럼 팬을 잡을 수 없으니, 공중제비를 돌면서 의족과 발, 꼬리로 터치하는 과정은 묘기에 가까웠다.
“멍멍!”
타탓, 마침내 고기가 구워지자, 복돌이는 그것을 그릇에 담아 식탁에 내었다.
마침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는 게, 주인도 일을 마치고 들어온 듯했다.
“후우. 나 왔다.”
“멍!…… 크르릉.”
주인을 반기던 복돌이의 눈매가 떨렸다.
‘이 냄새랑 저 소매의 털…… 그 녀석이다!’
옆집에서 호시탐탐 주인을 노리고 있는 녀석.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진 모르겠지만, 첫날 이후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붙어서 치근덕댄다.
언제 날을 잡아서 제대로 엉덩이를 물어뜯어 주리라!
하긴, 그것도 오늘로 끝이었다.
“아니, 이게 무슨 냄새야?”
한편 들어오던 김강한은 눈을 가늘게 떴다.
세금 및 여러 일처리를 하고 왔더니, 갑자기 무슨 일이지.
오한별이 왔나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딱히 신발이나 모습은 안 보였다.
“뭐가 어떻게 된…….”
그 때였다.
“멍멍! 헥헥헥……! 왔나! 주인!”
“이 녀석이 또 사람 말을 하네.”
그래서 왜? 김강한의 물음에 복돌이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어서 와라 멍, 뭐부터 먼저 하겠나? 밥? 목욕? 아니면…….”
“잠깐만.”
방금 믿기 힘든 소리가 들렸는데.
김강한은 눈매를 찌푸렸다.
“그러니까 네가 요리를 했다고?”
“그렇다 멍!”
복돌이는 자신만만하게 설명했다.
“하루 동안 재운 최고급 등심 소고기를 시즈닝과 다짐 과정을 곁들여서 팬에 구웠다 멍! 마이야르 반응도 확인했고, 특히 다짐 하나는 최고의 실력으로 했다 멍!”
“…….”
김강한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조용히 식탁 쪽을 살폈다.
“멍멍! 그럴 만도 하다 멍. 이 몸이 수많은 공을 들여서…….”
개가 요리를 하다니, 기특한 일이 아닌가!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복돌이.
다음 순간 김강한은 그런 복돌이의 양 볼을 잡고 들어 올렸다.
“깨갱깽깽깽!(아이고, 주인! 이러지 마라 멍!)”
“이놈의 미친 개xx가! 저걸 어떻게 먹어, 맨발로 요리하니까 네 털이 고기에 가득 붙었잖아! 꼭 매를 벌어요! 매를!”
“깨개갱! 깨갱!”
김강한은 그 상태로 복돌이를 양 옆으로 흔들었다.
“내가 못 살아, 이 녀석아! 할 거면 장갑이라도 끼고 해야 할 거 아니냐고!”
“깨개개개갱! 깽!”
개 잡는 소리가 집 주변 거리까지 뻗어 나갔다.
***
로크 아일의 시장 집무실.
재접속이 가능해진 후.
파프닐은 그 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흠, 이쯤 기록하면 됐군.”
작업하는 것은 다름 아닌 해도.
한국 서버가 있는 대륙부터, 가이우스가 온 신대륙의 도시를 잇는 지도였다.
‘항해 일지와 필사본도 무사한 덕분에, 이걸 쓰면 충분히 길을 찾을 수 있다.’
[남동 대양해도] [등급 : 노말] [분류 : 일반] [현재 작성률 : ???%] [기록된 장소 : 아르아란 산호섬(등급 : 에픽)(A+), 페일 해역(등급 : 유니크)(C), 지오크 해역(등급 : 레어)(B), 베타라 크라켄 출몰지(등급 : 에픽)(A)…….] [현재 확인된 항해 해로 : 1곳(항해 일지 기록 보유)] [현재 기록된 항해 해로 : 4곳(기록된 항해 일지 보유 상태)] [미발견된 지역 : ???, ???. ???. ???] [단서 목록 : 추가 클릭 확인 가능]등급은 발견할 때의 난이도,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알파벳은 다름 아닌 해당 지역의 위험도.
C급이면 일반 필드와 비슷하고, A급이라면 어지간한 네임드 보스들이 우글거리는 마경과도 같은 곳이었다.
‘그나저나 역시 겉보기로만 판단하면 안 되는군. 평범한 산호섬이 크라켄 출몰지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니…….’
파프닐의 입가에 미소가 나타났다.
‘덕분에 좋은 장소들을 알아냈어.’
호라이즌의 법칙상, 하이 리스크는 반드시 하이 리턴을 동반한다.
저런 장소들이야말로 폭발적인 레벨 업, 혹은 특별한 아이템이나 퀘스트를 얻을 수 있는 곳!
원작 소설에서도 짧게 나왔던 조연 한 명이 증명해 준 사실인 만큼 그건 확실했다.
‘지금 상태로라도 팔면 빌딩 하나…… 아니, 서울 아파트 한 채쯤은 살 수 있겠지.’
엄청난 소득.
밀항을 했을 때부터 이 정도는 가져올 생각이었다.
‘대규모 전투랑 폭업은 정말로 예상 외의 소득이었어.’
레벨도 7이나 올랐다가 2가 떨어져서 총 5가 올랐고.
450~480 레벨대 유니크, 에픽 급 장비들도 꽤나 쏠쏠하게 주웠다.
‘떨어진 게 아쉽긴 하지만.’
허드슨의 창!
대규모 이벤트에 치이고 있었지만, 언젠가는 그 창을 적합한 사람에게 찾아 건네주는 퀘스트를 하려고 기대하고 있었다.
최소 레어급, 어쩌면 유니크급이 나올 수도 있었던 알짜 퀘스트 아이템이었는데.
계속 가지고 있다가 이번에 떨어뜨리고 만 것.
‘역시 너무 늦게까지 아이템을 묵히다 보면 기회를 놓칠 수도 있는 거군.’
원작에서 나온 기연은 아니지만, 아까운 건 아까운 거다.
‘그나저나 김철 저 녀석은 대체 뭐 하는 거야?’
악마들에게 잡히면, 탈출하지 않는 이상은 계속 고통스러운 고문을 받게 된다.
보통은 접속 안 하기 마련인데, 저놈은 계속 접속 알림이 떠 있었다.
‘역시 또라이는 또라이라니깐.’
혹시 모르긴 했다. 정말 운이 좋아 탈출 퀘스트를 받고, 자유의 몸으로 신대륙을 모험 중일지.
음…… 아마 플러시쯤 되지 않는 이상은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세상에 저렇게 이상한 녀석들이 많다니…… 더욱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나도 뒤처지겠어.’
플러시 외에도 새삼 경쟁자가 많다. 새삼 그 사실이 체감되었다.
그 때였다.
비서관이 문을 열었다.
“시장님. 정체를 밝힐 수 없다는 사람이 왔는데, 시장님을 꼭 만나야 한다며…….”
“나를?”
“예. 시장님께 드릴 중대한 이야기가 있답니다.”
순간 도를 믿으십니까? 혹은 특별한 전자파를 내뿜는다는 옥장판 등이 스쳐 지나갔다.
“음…….”
그래도 혹시 모르지. 뭔가 있을지도.
“일단 들여보내세요.”
“예.”
그렇게 마주한 손님은 정말로 예상 외의 인물이었다.
“하하, 안녕하십니까.”
“……당신은!”
파프닐은 벌떡 일어났다.
“몽환각 길드 마스터!”
“네. 기억하시는군요.”
“……이름이 뭐였더라.”
“……흠, 악 자로 시작하는 것 같던데.”
“악?”
“으음.”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역시 모르겠군.”
“악튜러스입니다! 악튜러스.”
“아 참, 악튜러스.”
“후유, 아무리 암살자가 존재감이 없는 게 좋다지만. 설마 아예 기억하시지 못하는 건 아닌가 싶어 걱정했습니다. 다행이군요.”
이제야 기억나는군.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다른 것도 기억나는데.”
“네?”
“내 의뢰가 망한 것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지. 댁들에게 맡겨 놓은 게 망해서 그 녀석이 그렇게 강해졌으니.”
플러시 놈을 견제하라고 거액을 쥐어 줬는데, 이제 보니 그 녀석. 보통 강한 게 아니라 말도 안 되게 강해졌다.
의뢰한 정보가 누설된 것도 억울한데, 이건 정말로 따져도 할 말이 없는 사건이었다.
“하하……하…… 그건 정말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 죄송은 됐고. 의뢰 내용이 부실하니 이에 대한 위약금을 달라니까?”
파프닐의 물음에 남자는 고개를 숙였다.
“그게…… 정말 죄송합니다만, 저희들이 지금 돈이 없습니다.”
“없다고? 몽환각 운영 하면서 엄청 돈 많이 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게…… 자세한 사정은 말씀 못 드립니다만, 저희 측이 돈이 없습니다. 대신 구미가 당길 만한 정보를 가져왔으니, 그걸로…….”
“구미가 당기는 정보라…….”
당장 지금도 선점한 정보를 가지고 해독하고 있으니 욕심이 좀 났다.
“흠, 들어 보고 판단하지.”
파프닐은 팔짱을 끼고 기다렸다.
그런데 악튜러스가 씩 웃더니 말했다.
“하하, 죄송하지만 후불은 안 됩니다.”
“뭐?”
“저희 원칙이 선불 의뢰라서요. 선불금으로 3천 골드만 주시면…….”
“꺼져!”
파프닐은 추상같이 문을 가리켰다.
“지금 꺼지지 않으면 빤스 한 장까지 다 벗겨서 배상금으로 삼는다. 썩 꺼져!”
“그, 그게……!”
“어서!”
어디서 이 와중에 사기를 치려고.
어림도 없지. 파프닐은 곧바로 등을 돌려 버렸다.
그때였다.
털썩. 등 뒤에 있던 악튜러스가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사, 살려 주십시요! 고객님! 저희 지금 돈이 없으면 쪼오오올딱 망하게 생겼습니다!”
“그래? 잘됐네.”
“고객니이이이임……! 이번만 살려 주시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진짜 뭐든지요!”
“……”
파프닐은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악튜러스에게 다가간 뒤, 조용히 놈을 일으켰다.
“그럼 일단 말해 봐.”
“네?”
“대체 그 꿀 정보란 게 뭔지. 그리고 너희한테 뭔 일이 일어난 건지.”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