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72)
272화
“내 근심을? 그하하하하!”
토르 신상이 웃었다.
“그 말에 책임질 수 있느냐?”
그 말에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토르는 용기와 투쟁의 신.
한번 한 말을 바꾸는 건 용서하지 않는다.
당장 한 번 죽으라거나, 하데스를 버리고 이쪽으로 오라 할 수도 있는 일.
그러나 파프닐은 심호흡을 하고 말을 이었다.
“괜찮습니다.”
“호오, 용기 있구나. 확실히 그에 맞는 실력도 갖추고 있고. 좋다, 내 골칫거리를 알려 주지.”
토르의 신상이 말했다.
“대결계가 흔들리고 세상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 세계 바깥에서 이계의 신들이 손을 뻗고. 때려눕혀 놨던 고대신 놈들이 혼란을 틈타 일어나려 하고 있지.”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정해지는 세계, 그리고 각 지역에서 일어나는 고대신과 이계신들의 침공!
유저들의 레벨, 성장에 맞춘 적들을 내보내기 위한 빌드 업이지만, 게임 안에서 보면 고대의 어둠이 깨어나고 세계가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플레이어는 선택에 따라 이계신, 고대신을 막거나, 혹은 그들의 사도가 되어 힘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런 녀석 중 한 놈이 계속 세상 밖에 무언가를 내보이려 하고 있다. 덜 맞았는지. 혹은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놈이 하고 있는 짓거리를 좌절시켜 주었으면 한다.”
띠링!
-새로운 퀘스트 ‘토르의 부탁(유니크)’이 생성되었습니다.
도시를 오크에게서 지키거나, 한 지역의 메인 보스를 잡으라는 게 레어 등급.
근데 이건 시작부터 유니크 등급이다.
고레벨 퀘스트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일이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좋아. 혼자서는 힘들 테니, 부하들과 동료들을…….”
토르 신상은 순간 파프닐을 흘긋 보고 헛기침을 했다.
“크흠, 내가 잘못 말했군. 미안하다.”
“네? 혼자서는 힘들다는 것 말이군요. 괜찮습니다. 전 혼자가 편하니까요.”
“아니…….”
뭔가 말을 하려다가 만 신상이 재차 조언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신중하도록 하여라. 혹 잘못되면 하데스 놈에게 내가 한 소리 들을 테니.”
“명심하겠습니다.”
토르 신상과의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새로운 퀘스트를 남긴 채로 말이다.
“어디…….”
신전 밖에 나온 파프닐이 퀘스트를 열었다.
-등급 : 유니크
-완수 조건 : 고대신이 장악한 오돔 지역 정화
-보상 : 경험치, 명성치+1,000, 신성+20, 힘 스테이터스+5, 토르의 호감도+5, 하데스, 피의 신의 호감도 +5.
-해당 퀘스트를 기한 내 수행하지 않을 시, 흐룽그니르의 숫돌을 돌려주어야 합니다.
-돌려주지 않을 시 토르 교단과 완전히 적대하게 됩니다.
‘흠, 얌전히 폭업이나 하려고 했더니. 이런 퀘스트가 생겼군.’
계획 없이 사냥을 반복하다가 신대륙으로 가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파프닐의 입가엔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이유? 간단하다.
보상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흐룽그니르의 숫돌]-등급 : 하이퍼
-분류 : 무기(둔기)
-레벨 제한 : 500, 힘 스테이터스 +600 이상
-내구도 : 무한
-물리 공격력 : 12,000~15,325
-힘+30
-체력+10
-타격 시 방어력 무시 대미지 30%
-방어 관통 +50%
-공격 반사, 마법 보호 무시.
-도구 수리, 금속 가공 및 무기 강화, 생활 용도 등으로 사용할 시, 강화, 수리, 제련, 제작을 비롯한 모든 스킬의 성공 확률 +10% 및 실패 시 아이템 파괴 방지.
-무기로 사용 시 숫돌의 크기가 사용자의 몸만큼 커진다.
-모든 근접 스킬의 위력 대폭 상승.
-무기 공격에 방어 관통 추가.
-타격된 상대에게 80%의 확률로 기절 상태이상, 충격 상태이상 부여.
-타격된 상대의 방어력, 스킬 시전 속도 대폭 감소.
-해당 숫돌은 절대로 부서지지 않음.
‘엄청난 무기군.’
궁드닐……. 아니 그 이상!
사실 무기가 아니긴 하지만.
짱돌도 쓰고자 하면 무기가 될 수 있다.
돌팔매부터 바위 굴리기, 찍기, 휘두르기 등.
수많은 사용법이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귀한 숫돌로 돌팔매질을 할 건 아니고.
‘애초에 그것도 불가능하지만.’
전투에 사용하면 커지는 숫돌을 돌팔매질하려면, 투석기가 필요할 거다.
그래도 파프닐의 머릿속엔 이미 여러 가지 용도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게 그렇게 대단한 물건이었다니…….”
토르의 사도, 사브리나가 놀란 눈으로 보았다.
“어떻게 알게 된 거야?”
“아니, 알게 된 건 아니지.”
“그럼?”
“그냥, 일부러 숨겨 둔 티가 나더군.”
대놓고 무기 아래에 숨겨 두고 못 찾게 하려는 티가 났으니까.
원작 소설을 봐서 알고 있긴 했지만.
“그럼 바로 시작해 볼까…….”
파프닐은 신전 입구에서 일행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갑자기 퀘스트가 생겼고, 그게 매우 어려우며.
또 바로 해야만 한다는 것까지도.
“그러니 시현, 시연 님께서는 이만 돌아가셔도 됩니다. 혹시 일이 잘못되면 안 되니까요.”
“뭐어? 이 녀석 혹시 혼자만 꿀 빨려는 거 아니야?”
“그럴 리가요. 퀘스트가 좀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그러는 겁니다. 두 분을 너무 오래 붙들어 둔 것도 있고요.”
“흐음……. 의심스러운데.”
시현이 팔짱을 끼고 말했다. 파프닐은 씩 웃고 말했다.
“대신 두 분은 신대륙 탐사 준비를 해 주십시오.”
시현, 시연의 문신과 대장장이 장비는 신대륙에서도 인기가 높다.
출항하는 배들에도 문신 처리를 한다면, 속도나 내구성, 여러 기능 면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배에도 작업을 해야 하고, 다른 부분들도 두 분이 도와주시면 큰 진전을 보일 겁니다.”
“하아, 알겠어.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
“힘내세요, 파프닐 님!”
시현, 시연 자매는 응원과 함께 몸을 돌렸다.
그 뒤를 슬쩍 따라 움직이던 그림자를 향해 파프닐이 말했다.
“악튜러스, 너는 따라오고.”
“어……. 저도요?”
“안내를 했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지.”
설사 도움이 안 되더라도 데려간다!
일단 돈을 주기로 했으니, 1원이라도 더 뽑아내기 위해서라도 놓칠 수 없었다.
“자, 그럼 나머지는 누구를 데려갈까…….”
사실 파프닐은 대부분 솔로 플레이를 해 왔다.
이 때문에 파티 구성이나 작업에는 그다지 익숙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하기도 하고.
동료들도 키워 주어야 플러시 놈에 대처하기 편할 테니 이례적으로 파티를 모집하는 거다.
‘일단 대미지는 해골병과 내가 넣을 수 있고, 탱킹도 금속을 쓰면 충분히 가능하다.’
탱킹과 메인 딜러를 둘 다 채운다면, 남은 건 서브 딜 겸 암살자.
그리고 마법사와 디버프를 풀어 줄 힐러다.
“네가 괜찮다면, 내가 도와줄…….”
“잠깐만.”
파프닐은 손을 들어 자신의 이마를 툭툭 쳤다.
‘서브 딜러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킨도르한.
최상위권급으로 강하기도 하고, 또 배신 안 할 녀석들이니 안성맞춤이다.
칠흑의 사신도 빠질 수 없다.
전 세계 최고의 암살자를 안 쓸 수는 없지.
고대신의 영역에서 어떤 몬스터가 나오는지 모르는 만큼.
정보를 수집하고, 단일 대미지를 담당할 암살자는 필수였다.
‘그럼 이제 힐러, 그리고 변수를 만들 브루저가 필요하겠군.’
강한 공격력과 근접전에 능한 인물.
마침 거기에 딱 맞는 인물이 한 명 떠올랐다.
‘김철 녀석, 대박인 일이라 하면 무조건 올 테니까.’
카라미트도 그만큼 강하지만, 지금은 데려올 수 없었다.
무슨 일 있으면 부르라고 했지만, 절체절명의 위기도 아니니까.
“그럼 대충 킨도르한에 김철, 칠사에 악튜러스 정도면 충분하려나.”
너무 많으면 오히려 적은 수로 오느니만 못하다.
파티원들을 챙기다 일이 꼬이는 경우도 있고 하니 말이다.
“내 스킬이라면 꽤 도움이 될 거다. 방해는 안 할 테니…….”
“잠시만, 생각할 게 있어서. 음……. 아!”
그래, 예비 멤버로는 예전 파티에 같이 있었던 성직자 리하나를 두면 되겠군.
싸가지가 좀 없는 게 단점이지만, 원작에도 나왔던 사람이니 실력 하나만큼은 믿을 만했다.
“좋아, 완벽해.”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이쪽을 바라보는 시선 한 쌍을 느꼈다.
“무슨 일이지? 뭔가 말할 게 있나?”
“아니……. 아니다. 안내가 끝났으니 나는 이만 가 보겠다.”
사브리나는 겨울바람처럼 쌀쌀맞은 기색으로 몸을 돌렸다.
패배의 충격이 아직 안 가셨나?
뭐, 그럴 만도 하다. 그만큼 저 성기사는 강했다.
“자, 그럼 나도 김철에게…….”
그때였다. 파프닐의 머릿속에 한 가지 깨달음이 지나갔다.
“아, 참. 김철은 지금 못 나오지.”
신대륙에 녀석을 버려두고 죽은 후.
김철은 죽지도 못하고 그곳에서 계속 고문을 받고 있는데, 그 사실을 이제야 떠올렸다.
‘허 참, 그렇다고 그 녀석을 구출할 수도 없고.’
김철을 쓸 수 없다면 대타를 구해야 하는데, 그만한 사람을 구하기가 어디 쉬운가.
한참 동안 고민하던 파프닐이 입맛을 다셨다.
“아무래도 그곳에 연락을 해 봐야겠군.”
***
“짹! 그게 우릴 찾아온 이유인가?”
“그렇습니다.”
“째르르르륵. 짹짹짹!”
안개 낀 숲.
이야기를 듣던 참새는 웃음을 터뜨렸다.
“우스운 일이로군.”
“그게 그리 웃긴 일입니까?”
“그럼, 웃기지.”
참새의 정체는 활빈당주 홍길동.
다른 랭커들은 물론, 파이브스타 길드장이나 최고위 NPC들조차도 정체를 모르는 거물이었다.
“김철이랑 킨도르한, 그리고 흑기사 블랙까지도 거느린 자네가 우리에게 지원을 요청하다니.”
당연히 파프닐의 전력이나 처한 상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정보를 갖고 있었다.
“불의의 사고에라도 휩쓸린 겐가? 짹째잭.”
“그래서 대답은?”
“물론 들어줘야지. 천하의 파프닐 님께서 필요하시다는데, 누가 감히 거절하겠나.”
농담인 걸 알고 있지만 듣다 보니 왠지 모르게 주먹이 파르르 떨렸다.
“원래는 혼자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려고 했지만……. 지난번에 전우치에게 들었지. 제대로 대박을 건져 와 줬다며? 그 점에 대해서는 우리도 은혜를 갚아야겠지.”
“지난번……. 그 거인 말하는 건가?”
오딛을 처음 만났던 유적을 떠올린 파프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쪽 처리 전문가인 활빈당에게 유적 뒤처리를 맡겼었는데.
어째 그 후로 이 녀석들도 집요하게 러브 콜을 보내려고 한다.
“뭐, 물건 팔아 준 대가니까.”
활빈당에 대리 판매를 맡겼던 수많은 장물과 보물들!
신대륙 업데이트가 되기 전에 빠르게 처리하려고 한 건데, 워낙 물량이 있다 보니 쉽지 않을 텐데도 잘 처리해 주었다.
“아 참, 그런데 만약 떼먹은 게 있다면 그땐 곱게 못 넘어갈 거야.”
“째째짹!”
짧게 웃은 참새가 말을 이었다.
“우린 활빈당이야. 민초들을 구하고 탐관오리들을 터는 것 외에, 정당한 재물에 수작을 부리는 도적질은 관심 밖일세.”
“그럼 다행이고.”
“본론으로 돌아가서……. 근접 브루저가 필요하다고 했지?”
포르르, 참새는 날개를 퍼덕이며 나무 위로 올라갔다.
“딱 맞는 사람을 붙여 주지. 단, 조건이 있네.”
“조건?”
“일단 이상한 얘기로 구워삶지 말고, 파티원 대우와 지분을 보장해.”
노예 계약이 아닌 일반적인 대우를 해 달라는 뜻이다.
그건 애초부터 그렇게 할 거니까 딱히 상관없고.
“그리고 정체는 서로 묻지 말기로 하고.”
“그것도 오케이.”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
가장 중요한 것?
“녀석이 밥 먹을 때, 밥은 달라는 대로 줘.”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