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76)
276화
“그렇게 되었군…….”
“네.”
파프닐은 그 후 비밀 신전의 NPC들을 구했고, 그 곳에 쌓여 있던 골드와 아이템들을 일행과 분배했다.
창고 역할도 하는 곳이었는지, 다섯 명이 나눴음에도 인당 억대의 거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돌아가는 NPC들에게 하데스 신을 따르라고 한 것은 덤.
신도가 늘어난 덕분에 하데스 신의 호감도도 꽤 쌓였다.
“괜찮습니까?”
사실 파이브스타 길드에게 척지는 대가로는 적은 편.
“저 NPC들도 다 우리 나와바리에 있는 녀석들이고, 갱도 보호세를 받을 민간인들이 있어야 유지가 되니 말이지. 유저만 가득하면 뜯을 게 없어서 곤란해.”
“그 정도 이유치고는 꽤 진심으로 돕던데.”
“뭣! 네가 봤어? 암살자 주제에…….”
“풋, 문어도 아니고 시뻘개져서는…….”
피식 웃은 칠흑의 사신이 덧붙였다.
“사실 별로 내키진 않았는데……. 근데 저건 좀 너무한 것 같긴 하더라.”
킨도르한과 칠흑의 사신은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고마웠다.
임꺽정이야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했으니 제외하고.
저 두 사람은 파이브스타 길드와 굳이 척져 가면서 파프닐과 NPC들을 도운 것이니 말이다.
“이런다고 네 편이 된 거라 생각하진 마. 너를 암살하라는 의뢰가 오면, 얼마든지 널 죽일 테니까.”
“그때는 최선을 다해 막지.”
더불어서 칠흑의 사신의 암살도, 파이브스타 길드의 공격도 막을 힘이 필요하다고도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도 분명 강하긴 하지만, 아직 부족해.’
파이브스타 길드의 가장 큰 무서움은 이시우와 검노인 등의 최상위 유저도, 현실의 대기업 배경도 아니다.
지금도, 앞으로도 몰려들 국내, 국외의 수많은 인재 풀.
그들이 성장하면 할수록 길드의 힘도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진다.
한 명이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지쳐 쓰러질 정도로.
‘원작에서도 그 때문에 이시우가 최종 보스급으로 묘사되었고.’
매번 플러시가 운빨로 엿을 먹이고 탈출하거나 이득을 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파이브스타의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이시우와의 격차는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건 안 되지.’
플러시를 막아도, 이시우가 승리하면 작가 녀석에게 이겼다 할 수 없다.
“그래서, 여기 온 이유는 뭐냐?”
토르 신상이 물었다.
“시험은 끝났고, 보상도 가져갔다. 이야기는 재미있었다만, 너와 나의 일은 그걸로 끝일 텐데…….”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부탁?”
“예, 창고의 물품이나 토르님의 전승을 보면서 떠올린 것입니다만…….”
“어디 말해 보아라.”
지금부터다.
파프닐은 심호흡 후 말했다.
“토르님께 연금술을 배우고 싶습니다.”
“연금술? 나한테?”
토르 신상이 수염을 쓰다듬었다. 금속상인지라 물결처럼 움직이진 않았다.
“너, 혹시 주소를 잘못 찾아온 건 아니냐? 나는 무신이니라. 기술과 마법의 신이 아니라.”
연금술은 기술의 학문.
토르와는 안드로메다 은하만큼이나 거리가 먼 기술이다.
“알고 있습니다.”
“그럼 뭐냐, 소개라도 해 달라고? 역시 잘못 찾아온 게 맞는 것 같은데.”
확실히 토르는 주신이자 무신이고, 여러 신과 두루 인맥이 넓다.
기술의 신과도 분명 닿아 있을 테니, 연금술은 그곳에 청하는 게 정상이다.
하나 파프닐의 대답은 바뀌지 않았다.
“아닙니다. 제대로 찾아온 게 맞습니다.”
“뭐라고?”
“토르님께서 가진 갖가지 전승……. 그리고 그 속에서 항상 무기를 소중히 여기시는 토르님을 보았지요. 그렇다면 그 무기를 다루는 학문인 연금술을, 토르님께서도 조금이나마 배우셨을 거라 예상했습니다.”
“그하하, 이 조그마한 필멸자 녀석이……! 나를 곤란하게 만들려는 거라면 불합격이다. 이놈.”
토르 신상이 말을 이었다.
“왜냐하면 말이다……. 너는 몰랐겠지만, 사실 나는 금속과 연금술에 조금이 아니라 상당히 깊이 조예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 수가……!”
파프닐은 일부러 놀란 척을 했다.
물론 원작에서 언급된 사실이기에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모른 척 놀라 주면서 리액션을 해 주는 것.
가끔은 이런 요령이 필요할 때가 있었다.
“그래, 사실 다들 나더러 몸 쓰는 것만 안다고 하지만, 전투도 은근히 머리가 중요하단 말이야. 그런데 그걸 알아주는 녀석들이 한 명도 없더군.”
“그건 동의하는 사실입니다.”
그래, 컨트롤뿐만 아니라 적을 유리한 상황으로 끌고 들어가는 지능도 드래곤들을 사냥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좋아, 내 연금술을 알려 준다 치자. 한데 무상으로 내려 주면 인과율에 혼란이 온다. 그러니 너도 공양을 해야 하는데……. 무엇을 내게 내놓겠느냐.”
“예, 이계신의 사도 한 마리, 혹은 이번에 일을 꾸미던 놈들의 간부 세 놈을 잡아 토르님께 바치겠습니다.”
“호오…….”
본래대로라면 신에게 먼저 제안하는 것 자체가 금기지만.
해당 신의 영역도 아닌데 저 정도의 제안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크흐흐, 영악한 놈이로구나. 힘도 강한 데다 영악하다니……. 싫지 않아.”
잠시 고민하던 토르 신상이 손가락을 튕겼다. 어느새 쉴 새 없이 천둥소리가 나는 사과만 한 구슬 하나가 손에 들려 있었다.
“좋다, 내가 연구한 연금술이다. 이름은……. 토르 연금술이라고 하면 되겠지. 네가 가져가라.”
“감사합니다.”
“그런데 네 녀석, 이제 막 연금술사가 된 것 같은데?”
이곳에 오기 전, 세 번째 직업으로 선택한 연금술사다 보니 해당 스킬의 레벨은 얼마 되지 않았다.
“아……. 그건 나중에 천천히…….”
“오히려 좋다!”
파프닐이 해명하려는 순간, 토르 신상이 박수를 쳤다.
“네게 임무를 주겠다. 연금술을 가르쳐 줄 터이니, 나의 연금술을 온 세상에 알리도록, 그래서 이 몸이 무뿐만 아니라 문에도 능통하다는 것을 모든 인간과 비인간, 필멸자와 불멸자, 신들이 모두 믿도록 하게 하라!”
-토르 연금술(레전더리)의 스킬 오브를 획득했습니다.
-새로운 퀘스트 ‘토르와의 거래(임모탈)’가 생성되었습니다.
-새로운 퀘스트 ‘토르의 특별한 제자(???)’가 생성되었습니다.
한 학파의 시조가 되라는 뜻!
네크로맨서로 치면 레기온 학파의 장이다.
‘이거 위험한 일을 떠맡았군.’
만약 서브 클래스라고 대충 넘어간다면, 그때는 토르의 묠니르를 맞을 각오를 해야 하리라.
기왕 이렇게 된 것, 연금술에도 진심으로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뭐, 어차피 내 사전에 대충 보는 건 없지만.’
현생의 드래곤 헌터, 그 이전에 했던 모든 게임에서 파프닐은 일단 시작한 건 끝을 보았다.
미션이 걸린 지금도 그 생각은 그대로였다.
애초에 이것도 계획에 필요해서 배우는 것이니 말이다.
“흠, 그런데 그 연금술은 대체 어디에 쓰려는 거냐?”
“음……. 못 말씀드릴 건 아닙니다만. 나중의 재미를 위해 남겨 두시는 건 어떠신지.”
“너무 기다리게 하지 마라.”
“그……. 토르님, 사실 한 가지 부탁이 더 있습니다.
“부탁?”
“예, 실은…….
파프닐은 작게 무언가를 소곤거렸다.
다음 순간 토르 신상이 눈을 크게 떴다.
“호오? 꽤 큰 걸 요구하는구나.”
“염치없긴 하지만, 토르님의 연금술을 바로 써 보고 싶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흐음…… 아니야. 나도 방금 네가 말한 것에 흥미가 생겼다.”
토르 신상이 말을 이었다.
“나의 연금술을 그렇게 쓴다니. 재미있겠구나.”
***
“자, 그럼 시작해 볼까?”
왕도 바란시의 신생 연금술사 길드.
파프닐은 그곳에서 작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라고 해서 오긴 왔는데…….”
옆에 멀뚱히 서 있던 사브리나가 물었다.
“내 무기를 보이라고?”
“그래, 이미 허락도 받았어.”
“알겠다. 그럼 놀라지 마라.”
사브리나는 그렇게 말한 뒤, 한손 망치를 높게 들었다.
다음 순간 갑옷을 이루는 금속이 모이더니 거대한 양손 망치가 되었다.
갑옷이 순식간에 거대한 망치로 변하다니.
역시 몇 번 봐도 신기한 모습이었다.
“지난번에 봤었지?”
“대단하긴 한데……. 혹시 그러면 직접 들어가는 효과는 뭐가 있는지 알 수 있을까?”
“…….”
“일단 공격력이랑 방어 관통 같은 쪽이 늘어나는 것 같긴 하고……. 속도가 빨라지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걸 물어보려고 한 거야?”
“아, 참. 미안.”
토르 신에게 허가를 얻었지만, 사도는 귀한 몸이다.
파프닐은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해 줘야 할 일은 간단해.”
손에 묵빛 숫돌을 착용한 상태로 말이다.
“내게 휘두르면 된다. 네가 든 무기를 있는 힘껏.”
“음…….”
사브리나는 파프닐과 숫돌, 그리고 그녀가 들고 있던 망치를 흘긋 보았다.
“으음……. 역시 못 하겠다.”
고민하던 사브리나가 고개를 저었다.
“너는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뭐?”
이게 무슨 소리람?
“너한테 이거 휘두르면, 너 죽는다. 근데 나는 네가 마음에 든다. 그래서 너 죽이기 싫다.”
“아…….”
워낙 답변이 직설적이라 순간 이해를 못 했다.
다음 순간 파프닐의 입가에 씩 하는 웃음이 떠올랐다.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걸.”
“음?”
“안 죽을 테니까.”
“아니다. 그걸로는 죽는다.”
“음…….”
사브리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좋은 친구였는데……. 아쉽구나.”
실제로 아쉬웠다.
사브리나는 토르 교단의 사도로 철저히 단독 임무를 수행했고, 큰 행사 때에는 갑옷을 두른 채 나섰으니까.
이렇게 얼굴을 공개하고 대화를 나눈 사람을 한번 죽이면, 다음에 얼굴을 보기 민망한 건 물론, 심하면 원망의 말을 듣고 된다.
“그럼 가겠다.”
말이 끝난 순간.
사브리나의 망치가 엄청난 속도로 내리꽂혔다.
파프닐의 신형은 순식간에 그 밑에 깔렸고, 다음 순간 엄청난 깡 소리가 들렸다.
‘깡?’
보통 사람이 망치에 깔리면 퍽 소리가 난다. 그 사실을 눈치챈 순간, 사브리나의 망치가 갑자기 뒤로 밀려났다.
“설마 그 물건은…….”
십여 미터가 넘게 커진 직사각형의 돌.
파프닐은 그 끝에서 양손으로 그것을 휘두르고 있었다.
사브리나의 눈에도 낯설지 않았다.
“흐룽그니르의 숫돌이지.”
파프닐은 씩 웃었다.
‘더럽게 무겁네.’
실제로 거인이 썼다는 숫돌답게 들자마자 숨이 턱 막혔다.
그동안 쌓아 온 힘 스테이터스.
그리고 여러 언데드와 메탈 슬라임 킹, 금속의 주인들에게 받은 스테이터스가 아니면 들지도 못했을 거다.
그래도 이 숫돌을 들어 휘둘러야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난 괜찮으니까 계속해!”
“분명 괜찮다고 했다.”
사브리나의 망치에서 천둥소리가 일렁였다.
망치의 금속 면에 번개가 모였다.
주변의 공기가 따끔거리고, 갑자기 하늘 위로 구름이 꼈다.
“하아!”
뒤이어 휘둘러지는 사브리나의 망치.
파프닐도 이에 맞서 흐룽그니르의 숫돌을 내밀었다.
쿠웅, 쿠웅, 쿵!
커다란 진동이 연이어 일어났다. 메탈 슬라임 킹으로 몸을 보호하고 있음에도 손 너머로 충격파가 전해졌다.
-HP가 감소했습니다.
-번개의 힘에 노출되었습니다.
-전격 대미지를 입었습니다.
‘큭……!’
이가 덜덜 떨리고, 몸의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그래도 필요한 과정이었다.
파프닐은 억지로 이를 악물고 숫돌 끝을 보았다.
‘……역시나!’
절대로 부서지지 않는다는 흐룽그니르의 숫돌.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경우고.
단 한 개체의 힘만은 그 숫돌을 부술 수 있다.
원전에서부터 고증된 인간 상성.
‘토르의 묠니르가 있다면, 이 숫돌을 부술 수 있어.’
숫돌이 완전히 깨질 염려는 없었다. 신물답게 시간이 지나면 계속 재생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 숫돌을 부숴서 어디에 쓰냐고?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비법이지.’
어느새 떨어진 숫돌의 금속 가루가 바닥에 지천으로 깔려 있었다.
전기가 온몸을 지질 때마다, 파프닐의 미소도 그만큼 짙어져 갔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