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84)
284화
퍼리우스.
그는 모든 털 있는 자들에게 숭배받는 대상이자, 수상할 정도의 매력을 가진 이계신이었다.
일단 인간, 잘 쳐줘도 인간형 동물처럼 생긴 것부터가 그랬다.
대다수의 이계신들이 촉수 덩어리나 괴수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
게다가 말도 잘 통해서, 별다른 언어 스킬도 필요 없이 소통할 수 있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얻기도 편한데 힘도 다른 이계신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데다.
심지어 수상할 정도로(?) 매력적이기까지 하니 신도들 사이에서 그는 어지간한 일반 신 이상으로 인기가 많았다.
특히 털이 가득한 동물들 사이에서 그는 절대적인 능력을 자랑했다.
어떤 면역 스킬을 쌓더라도 모두 무효화될 정도로 말이다.
“후후후, 역시 당신은 나의 아름다움을 알아주는군요.”
“헥헥헥……!”
그런 퍼리우스이기에, 복돌이가 홀리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멍멍! 주인님을 위한 일이다!”
“뭔 개소리야?”
“퍼리우스님의 매력은 무조건 좋다, 멍. 그러니 주인님도 퍼리우스님의 편이 되면 된다, 멍!”
“……저 개X끼가…….”
파프닐은 아파 오는 뒷머리를 잡았다.
좋은 걸 같이 먹자는 막무가내식 전도!
머릿속에서 ‘헤이 츄라이~ 츄라이’나 ‘도를 아십니까’ 같은 목소리가 들려 왔다.
“싫다면 어쩌게?”
“왕……. 슬픈 일이지만, 주인님을 제압할 수밖에 없다, 멍.”
복돌이는 슬픈 눈을 해 보였다. 아예 이성을 잃게 하는 세뇌보다 저게 더 무섭다.
“미안하다, 주인!”
말을 마친 복돌이가 엄청난 속도로 쏘아져 왔다.
그동안 잘 먹이고 잘 키운 덕인지, 무시무시한 위력의 공격!
금속 슬라임이나 무기로 막는다고 해도 쉽지 않겠지만…….
파프닐이 짧게 중얼거렸다.
“복돌이 로그오프.”
-반려견 [복돌이]를 로그오프시켰습니다.
번쩍, 빛과 함께 복돌이의 몸이 사라졌다.
“맞다, 저 녀석 반려견이었지.”
칠흑의 사신이 중얼거렸다.
지금쯤 현실에서 여기가 어딘가 하고 고개를 두리번거리고 있겠지.
“우훗, 소환을 해제한 건가?”
“네가 알아서 뭐 하게?”
“슬픈 일이로다. 나의 매력을 깨달은 친구를 강제로 이별시키는 것은…….”
퍼리우스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나 이것도 시련이겠지. 자아, 나의 Boy들아.”
“크르르르…….”
“크아아아!”
쓰러졌던 길드 연합 간부들이 일어서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뭔가 이상했다.
“늑대왕?”
머리카락이 급격히 길어지고, 온몸의 다른 부위에서도 무성하게 털이 나더니.
급기야 늑대인간이나 인형 탈 인간처럼 변해 버린 길드 연합 간부들!
남아 있던 시체는 물론, 살아 있는 간부 유저들도 같은 모습이었다.
파프닐에겐 그리 낯설진 않았다.
오딛의 고대 유적에 있던 화성 길드원들도 저것과 비슷한 수를 썼으니까.
“후후, 놀라지 않는군. 이들은 모두 나의 매력을 확인하고 스스로 이렇게 되길 선택했지.”
“…….”
늑대인간이 된 길드원 몇 명의 표정이 순간 똥이라도 씹은 듯한 모습으로 변했다.
하긴 저 모습이 자랑스러웠다면 처음부터 드러내고 싸웠을 거다.
“뭐, You도 곧 알게 되겠지. 이 북슬북슬한 털에 담긴 미학을.”
“……칠흑.”
“응?”
“해야 할 일이 있다.”
파프닐은 칠흑의 사신에게 지시를 내렸다.
“정말 그거면 돼? 내가 도망치면 어쩌려고?”
“그럼 흑패를 쓰지.”
“아, 젠장. 못 이기겠네.”
칠흑의 사신이 그림자 속으로 빠져들었다. 다음 순간 퍼리우스가 명령했다.
“가라, 나의 Boy들아.”
“크아아아!”
“죽여!”
파팟! 늑대인간처럼 된 간부진이 달려들었다.
파프닐은 궁드닐을 들어 막았다. 다음 순간 파프닐의 눈가에 놀람이 스쳐 지나갔다.
‘이 녀석들, 그사이 더 강해졌는데?’
안 그래도 빠르고 강했지만, 스펙이 한층 더 올라갔다.
완벽하게 막아도 손을 타고 은은히 전해져 오는 충격, 그리고 그때마다 떨어지는 HP까지.
무기를 교환할 때마다 속이 울리는 느낌이 더해졌다.
-야성 스택이 1 쌓였습니다.
-HP 회복력이 감소했습니다.
-MP 회복력이 감소했습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일시적으로 3 감소했습니다.
-적중당한 부위가 복슬복슬해집니다.
복슬복슬해진다고?
“이, 이 미친 새X들……!”
“몬스터다!”
그때였다.
밖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일반 길드원들이 들어오다가 기겁해 외쳤다.
다음 순간 늑대인간이 된 길드원들이 일제히 놈들에게 달려들었다.
“크어어억!”
“크악!”
순식간에 물어뜯기던 길드원들의 몸에서 털이 돋아났다.
파프닐은 복슬복슬해진다의 의미를 이해하고 심호흡을 했다.
“타락 계열……. 그것도 자기랑 같은 식으로 타락하는 거로군.”
뱀파이어나 좀비처럼, 상처가 쌓일 시 완전히 해당 마물로 변해 버리는 거다.
죽는 것도 아니고, 영구적으로 캐릭터가 그 상태가 될 테니 더 큰 손해.
‘이거 상황이 좋지 않군.’
강화 해골병들이 막고는 있지만, 해골병들이 새로 몸을 갈아 끼우는 것보다 저 녀석들이 쳐서 무너뜨리는 속도가 더 빨랐다.
심지어 한 번이라도 공격을 맞으면 그 부위에서 털이 돋아나기까지.
파프닐은 철폭을 터뜨려 보았지만, 아까와 달리 털이 난 상태의 길드 간부들은 그렇게 큰 대미지를 받지도 않은 모습이었다.
두꺼운 털이 파편 공격을 막는 듯했는데, 그렇다 해도 눈에 띄게 향상된 방어력이었다.
“다음은 네놈 차례다.”
여러 동물 인간들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대충 알겠군.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파프닐은 인벤토리에서 돌과 금속을 꺼냈다.
“어림없다!”
강아지 형태 인간이 된 트란이 거세게 달려들었다. 다음 순간 파프닐이 손을 뻗자 그곳에서 시뻘겋게 달아오른 쇳물이 쏟아져 나왔다.
“크아악!”
트란이 급히 손을 내저었지만, 쇳물은 손짓만으로 튕겨 낼 수 없었다.
순식간에 쇳물에 묻힌 길드원들이 팔다리를 허우적대며 솟아 나왔다.
“이 새X!”
“감히!”
그 모습을 보던 파프닐이 씩 웃었다.
“예상대로군.”
“뭐?”
길드원의 고개가 갸웃거린 순간, 파프닐의 궁드닐이 목을 찔렀다. 이번엔 아까와 달리 쉽게 목에 박혔다.
“컥!”
“커헉!”
다른 길드원들도 마찬가지.
“이, 이럴 수가!”
“역시 털이 없으면 그 힘도 못 쓰는군.”
옛날에 삼손이란 장사가 있었다. 머리카락이 힘의 근원이었던 그는, 머리카락이 잘리자 아무것도 못 하고 일을 해야 했다.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
매개체인 털이 뜨거운 쇳물 속에서 불타 사라지자, 퍼리우스의 힘도 사라진 것이다.
물론 이게 약점이 아니라면 플랜 B를 사용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게 된 듯했다.
“어머, 힘뿐만 아니라 똑똑하기까지?”
길드 연합 길드원들을 처리하자, 지켜보고 있던 퍼리우스가 다가왔다.
“자기, 너무 멋지다.”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고 핥는 퍼리우스.
“약점을 보자마자 눈치챈 거야? 바로 만들어서 보완을 못 하긴 했지만. 그걸 바로 알다니…….”
“알기 쉽던데.”
처음부터 털이 약점이라 확신한 건 아니다.
저 녀석들이 손을 댄 해골병이 북실북실해지는 걸 보니 든 생각이었다.
“후후, 과연 Guy야. 신들의 총애를 받을 만해.”
퍼리우스의 미소가 짙어지자 절로 소름이 돋았다.
“생긴 것뿐만 아니라 그 안도 굉장해. 저기, 정말 나와 같이 가지 않을래?”
“미친.”
“원하는 게 있다면 줄 수 있는데. 힘도, 돈도. 다 줄 수 있어.”
-이계신 퍼리우스가 자신의 사도가 되라고 제안합니다.
-퍼리우스의 사도가 되시겠습니까?
-승낙할 시 하데스, 리리스, 토르와의 관계나 관련 퀘스트가 전부 소멸합니다.
-승낙할 시 하데스, 리리스, 토르의 스킬 중 상당수를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일부 스킬은 효과나 수치가 수정된 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제안.
곧바로 궁드닐을 휘두르려는 순간.
“300레벨, 1억 골드.”
흠칫, 궁드닐이 멈췄다.
“너희 모험가들은 힘을 레벨이라 부른다더군. 그걸 단숨에 300 올려 주고, 1억 골드도 즉각 네게 줄게.”
받는 순간 엄청나게 강해질 거다.
당장 그 순간만큼은 길드 연합 따위가 문제가 아니라 파이브스타, 나아가 전 세계의 다른 거대 길드들과 싸워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뿐인가.
1억 골드를 현금으로 치면, 못해도 1천억 원이다.
물론 현금 환전에, 달러나 위안화 등으로 바꿔서 환전해야 할 테니 값어치는 더욱 낮아지겠지만.
최소한 5백억 원 이상.
“참, 혹시라도 협상하려는 생각은 버려, Guy. 네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단번에 최고의 조건을 내민 거니까. 넌 그냥 대답만 하면 돼. YES라고 말이지.”
퍼리우스가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송곳니를 드러낸 미소를 보였다.
파프닐은 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궁드닐을 내렸다.
그 모습을 보던 퍼리우스의 미소가 진해졌다.
“후후후……. 잘 생각했어, Guy. 이리 와.”
양팔을 벌리는 퍼리우스의 손목에서 푸른 털이 뭉쳐 덩어리를 이뤘다.
그 앞까지 성큼성큼 걸어간 파프닐은 천천히 궁드닐을 집어넣었다.
“자, 그럼 이제…….”
“그래, 이제 해야지.”
말을 마친 파프닐이 목검을 꺼냈다. 퍼리우스가 뭔가 말하려는 순간이었다.
-퍼리우스의 신상이 파괴되었습니다.
-퍼리우스의 힘이 약해집니다.
-퍼리우스를 감싼 신성 결계가 파괴되었습니다.
“무슨…….”
퍼리우스가 고개를 갸웃함과 동시에 목검이 빛을 내며 터져 나가더니, 그 안에서 찬란히 빛나는 어둠이 퍼리우스를 덮쳤다.
“아, 아아아아악!”
퍼리우스가 양팔로 눈을 가렸다.
파프닐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달려들어 타락한 미스틸테인을 휘둘렀다.
-치명타!
-약점 공격!
-치명타!
-막강한 신력이 추가 대미지를 입혔습니다.
-상대방의 신력이 봉인, 타락했습니다.
-상대방의 신격 일부가 분쇄되었습니다.
-약점 공격!
현재 파프닐이 쓰는 최강의 무기는 마창 궁드닐.
하지만 게임 시간으로 한 달에 한 번.
전설의 무기 미스틸테인을 개방할 수 있었다.
원작에서 플러시가 신수나 그에 준하는 존재들을 때려잡던 무기답게.
한 대씩 칠 때마다 눈에 띄게 퍼리우스의 아바타가 부서졌다.
“Guy……. 내 제안에서 더 바라다니, 너무 욕심이 큰 건 단점이야.”
“제안이고 자시고, 애초부터 난 너 따위랑 계약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아무리 설정이 설정이라도, 파프닐은 사람이 아닌 괴물에게 사냥 욕구 외의 다른 감정을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소우셰크의 광풍!
파프닐의 몸이 붉은 피로 된 기운에 휩싸였다.
“시간이 없군.”
미스틸테인이 힘을 잃기 전 끝을 낸다.
파프닐의 몸이 물러나는 퍼리우스를 따라잡고, 그대로 미스틸테인이 놈의 몸에 파고들었다.
***
“커헉!”
파프닐의 입에서 피와 함께 털 뭉치가 쏟아져 나왔다.
그 상태로 비틀거리던 파프닐이 털썩 무릎을 꿇었다.
-HP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시야가 희미해집니다.
-퍼리우스의 저주에 걸렸습니다.
-몸이 북슬해집니다.
……(후략)……
눈앞에 뜨는 수십 가지 안 좋은 알림들.
그때, 맞은편에 서 있던 퍼리우스가 말했다.
“역시 Guy는 대단해. 내가 첫눈에 반할 만해.”
다음 순간, 퍼리우스의 몸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진 미스틸테인의 공격 후 이어진 연계에 내부부터 전부 붕괴되어 버린 것이다.
“이번에는 물러나지만……. 세상의 결계가 흐트러지면 다시 날 보게 될 거야.”
퍼리우스의 얼굴이 씩 웃으며 이쪽을 보았다.
“그때는 꼭 받아 갈 테니, 각오하라고. Guy.”
파사삭. 말을 마친 퍼리우스가 완전히 가루로 변해 흩날렸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외신 ‘퍼리우스’의 아바타를 처치했습니다.
……(중략)……
-외신의 스킬 [북슬북슬][???]을 획득했습니다.
동시에 뜨는 알림창을 본 파프닐은 그제야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개X 같은 작가 XX…….”
만약 눈앞에 있었다면, 진짜 멱살이라도 잡고 흔들었을 거다.
“그나저나 저 녀석은 두 번 다시 안 봤으면 하는 녀석 중 1순위군.”
플러시랑 싸워 주면 좋을 텐데 말이다.
“후우…….”
한숨을 내쉰 파프닐이 인벤토리창을 열었다.
“그럼 어디 뭐가 나왔나 확인해 볼까?”
전리품 습득의 시간이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