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87)
287화
“일단 새로 길드에 들어온 인원은 총 10만 2백 84명이고, 그중 S급 이상 시험 합격자들은 대략 5백 명, SS급, SSS급까지 하면 100명 안쪽이야.”
“오.”
숲속 한가운데에서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였다.
10만 300명.
아무리 대형 길드 네 개의 연합을 쓰러뜨리고 흡수했다지만,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숫자였다.
“4만 명쯤 올 것 같았는데, 이건 대박이군.”
파프닐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유저 수는 곧 길드의 힘.
단순히 숫자만 채우는 게 아니라, 그 인원들이 활동하며 길드의 명예와 힘을 늘려 주는 요소가 되는 거다.
“그래도 너무 들뜰 일은 아니야. 당장 쓸 만한 전력은 얼마 없거든.”
대다수는 100레벨 미만의 초보자거나 중수 유저들.
실제로 전투에 쓸 수 있는 인원은 2할 미만이다.
“그건 어쩔 수 없지. 대부분 기존 대륙에서 있는 사람들이니까.”
어차피 파프닐은 사람에 연연할 생각은 딱히 없었다.
“그보다 S급 이상 통과자가 생각보다 많은데?”
보고를 확인하던 파프닐이 눈을 크게 떴다.
“놀랍군. 파이브스타 최정예 부대급이 5백 명이나 있다니.”
“파이브스타에 비하면 아무래도 손색이 있겠지만……. 그래도 어디 가서 무시당하진 않을걸.”
S급 이상이면 길드 연합의 최정예 유저급.
SS, SSS급은 그중에서도 트레이드마크인 유저급이다.
“시험을 본 사람은 1만 명이 넘어.”
“그래? 반응은?”
“다들 어이없어하더라. 해골병 따위에게 졌다고 말이야.”
보통 해골병은 수십 마리가 몬스터 한 마리와 싸우게 하는 고기 방패용 몬스터다.
금속 강화로 강해진 뒤, 에픽급 블랙 칩을 세 개씩 꽂았다지만 플레이어, 최상위 랭커를 꺾은 건 확실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래도 그걸 어떻게 잡고 통과한 사람들도 있어. S급이 아니라 SS급부터 해서.”
킨도르한이 말했다.
“마법사 랭킹 3위인 프레이저드나 궁수 랭킹 2위인 레골래스, 흑기사 랭킹 5위인 켄튼 같은 사람들이 있지.”
“2위가 많군.”
각 직업 1위는 대다수가 파이브스타에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참, 그러고 보니 1위가 있긴 하더라.”
“누구?”
“신형만. 알아?”
“아…….”
과거, 철혈-파이브스타 전쟁에 끼어들었던 뮤 길드의 히든카드였다.
“기억나는군. 드루이드 1위. 그런데 녀석이 왜?”
“그게, SSS급 단계를 통과했더라.”
“신형만이?”
파프닐의 눈이 커졌다.
“놀랍군, 쉽지 않았을 텐데.”
드루이드는 본래 다대다의 전투, 그중에서도 숲에서의 난전에 특화되어 있다.
자연의 힘과 오브젝트를 이용한 수많은 연계는 드루이드의 힘을 두 단계 이상 끌어올려 주는 비기.
그러나 연무장이 있는 곳은 사방이 탁 트인 평지고, 신형만의 드루이드 술법도 제한을 받았으리라.
심지어 대형 골렘 유 스킬도 제한되었는데 통과하다니.
“역시 1위는 다르단 말이야. 1호는 못 넘긴 했지만.”
“그야 당연하지.”
1호는 최고의 해골병이다.
거의 처음부터 파프닐과 함께 각종 모험을 겪었고.
살아남거나, 죽을 때마다 강해져 왔다.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오른팔!
“신형만 말고도 다들 자존심이 있어서 최고 난이도 시험에 도전하더라고.”
“1호가 고생이 많았겠군.”
생각해 보니 1호가 시험관이 아니었다면 더 많은 사람이 간부로 가입할 수도 있었을지도?
아쉬움에 파프닐은 살짝 혀를 찼다.
“그럼 역시 통과자는 SSS급 난이도가 최대인가?”
“어……. 실은 그렇지도 않아.”
“그렇지 않다니?”
“나도 놀라긴 했는데.”
킨도르한이 덧붙였다.
“단 두 명. 정말 아슬아슬하긴 하지만. 최고 난이도를 통과한 녀석들이 있어.”
“1호를 이겼다라…….”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파프닐이 직접 나서면 무조건 이길 테고.
김철이나 킨도르한 암흑가의 황제 VER. 파이브스타 특무대 간부 같은 네임드도 있다.
하지만 그들을 다 꼽아도 100명 안.
“좋은 인재들이 왔군.”
파프닐은 씩 웃었다.
“신용은 별개니까, 믿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원하는 방식의 직책을 내려 줘.”
무조건 부대장을 주는 것보다, 조커 카드나 단독 패로 쓰더라도 개성을 살리는 게 더 나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뭔가 잊어버린 게 있는 것 같은데…….’
파프닐은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간부진 외에도 받을 보고가 많은데, 벌써부터 잡생각을 하면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사안은?”
“길드 연합에서 인수한 자산 관리랑, 길드 내에서도 최소한의 부서랑 직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아서.”
“흠……. 몬스터가 오는 것 같군. 미안하다.”
“뭐? 야! 잠깐만! 야!”
파앗, 통신을 끊은 파프닐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미안하다, 킨도르한. 그런 업무는 하던 사람이 계속하는 게 맞는 것 같구나.’
아마 괜찮을 거다.
우미간파를 거대 조직으로 만들며.
나름대로 그쪽에 잔뼈가 굵은 녀석이니까.
뭐, 열심히 할수록 자기도 이득이 되는 것이기도 하니 건성으로 할 일은 없을 거다.
그러니…….
힘내라, 킨도르한!
이것도 다 오야붕이 되기 위한 제련의 과정이다!
‘근데……. 자꾸 뭔가 잊어버린 게 있는 것 같은데…….’
뭐, 별것 아니겠지. 파프닐은 재차 사냥을 시작했다.
한편 그 시각.
연무장에 앉아 있던 1호는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이 X 같은 주인 새X…….’
분명 휴가라면서.
부관이 된 김에 개인 시간도 가지고, 아무 생각 없이 휴식이라도 취해 보라며 보낼 땐 언제고.
정작 와 보니 하루가 짧게 느껴질 만큼 몰려오는 도전자들과 싸움을 반복하고 있다.
‘분명 휴가를 준다고 자기 입으로 말했었잖아……!’
이를 갈던 1호의 귓가에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새 도전자이십니다.”
“딱……!”
1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앞엔 고레벨 장비로 몸을 두른 성기사 한 명이 으스대고 있었다.
“자, 나의 대검을 받아…….”
“딱!”
울고 싶던 차에 마침 잘됐다. 1호는 곧바로 몸을 날렸다.
***
길드 연합 대 프론티어 간의 전쟁은 위기이지만, 중소 길드에게는 기회이기도 했다.
기존 랭커들이 대거 쓰러지면서, 그 자리에 생긴 퀘스트나 사냥터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님들, 칸 길드 영역에서 유니크급 퀘스트 새로 뜸 ㄷㄷ
-와, 여기 아직 미개척지가 있었네.
-아로곤 평원 원정대 구합니다, 레벨 430 이상만!
기존에는 길드 연합에 의해 막혀 있던 곳이, 프론티어 길드가 차지한 후엔 유저들에게 자유롭게 개방되었다.
프론티어 길드는 모든 지역을 통제할 만큼 크지도 않았고.
또 특별히 위험한 곳이 아니라면 통제를 하지도 않았다.
지금까지 눌려 있던 중소 길드들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그 틈을 파고들었다.
길드 연합에 막혀 있던 지역들을 뚫고, 감춰져 있던 유적이나 자연 동굴들을 개척했다.
그러나 모든 플레이어가 영광이나 금은보화를 얻은 건 아니었다.
본래 모험은 고되고 험난하며, 어둠 속에 도사린 수많은 위험을 헤쳐 나가야 한다.
신규 플레이어들은 그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기 시작했다.
“헉, 헉…….”
“젠장……!”
중견 길드인 네메시스 길드.
그들은 지금 어두운 미궁 안을 달리고 있었다.
“대체 저놈들은…….”
“무슨 몬스터들이 이렇게…….”
수많은 지옥아귀, 헬 폴른 임프들, 그 외에 400레벨이 넘는 몬스터들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었다.
“젠장, 이거 뭔가 위험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닥쳐!”
길드장, 라텔이 쏘아붙였다.
“그럼 다시 돌아가자고? 파산하고 게임 접잔 말이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통제로 매달 수천만 원의 거금을 얻어 왔다.
그러나 길드 연합이 쓰러지며, 그 산하에 있던 이들은 자연스레 붕 뜨게 되었다.
사냥터도 일반 유저들에게 빼앗기고.
퀘스트나 콘텐츠도 관리할 수 없게 된 것은 덤.
이 미개척지의 미궁이야말로 네메시스 길드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찾았습니다!”
벽가를 훑던 도적이 외쳤다.
“여기, 여기 비밀 문이 있습니다.”
“젠장, 어서 열어!”
“어디, 나도 보지!”
열지 못하면 몬스터들에게 죽게 된다.
도적 옆으로 다가온 마법사가 급히 문자를 해독했다.
“‘때가 될 때까지 열지 말지어다. 하나 그대가 정말로 때를 열고자 한다면, 그 생명 일부를 바칠지어다’…….
“생명? 목숨을 바치라고?”
“아니,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대체…….”
주변을 둘러보던 도중, 마법사의 몸에서 흐른 핏방울이 돌벽에 스며드는 게 보였다.
“피……. 피다!”
“피!”
“다들 이리로!”
대여섯 명의 파티원들이 급히 벽에 피를 흩뿌렸다.
다음 순간, 벽이 열리며 사람 한 명 들어갈 만한 너비의 통로가 나타났다.
“빨리 들어가!”
“이거 뭐, 뭔가 수상한데…….”
머뭇거리는 마법사를 향해 라텔이 소리쳤다.
결국 마법사도 급히 통로 안에 들어갔다.
막 뒤를 쫓던 악귀들이 따라잡으려는 순간.
쿠르릉! 쾅!
돌문이 내려오며 통로를 막았다.
“후우, 겨우 살았네.”
“진짜 아슬아슬했습니다.”
부하 길드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 길이 뚫려 있습니다!”
“오.”
길드원들은 통로 안쪽을 걸었다. 양옆엔 여러 무늬나 알 수 없는 글자가 새겨진 조각상들이 일렬로 놓여 있었다.
마치 궁전이나 박물관, 혹은 신전 같은 느낌.
“여긴 대체…….”
“뭔가 있긴 한 것 같은데…….”
“보물인가?”
길드원들이 수군거렸다. 그때 선두의 도적이 흠칫 놀랐다.
“자, 잠깐. 이게 다 뭐야!”
“뭔데?”
“나도 같이……. 어라.”
뒤따라온 라텔과 다른 부하들이 벙찐 표정을 지었다.
“이게 대체…….”
넓은 대공동을 가득 메운 수많은 알.
바닥이나 벽, 기둥, 천장까지 흰색 알들이 끈적거리는 점액질에 둘러싸인 채 얹혀 있었다.
“어…….”
“이게 무슨…….”
“무슨 에일리언 영화에서나 볼 법한 게…….”
그때였다.
바삭, 길드원들의 귓가에 옷깃 스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여기에 옷이 있을 리 없었다.
“뭐, 뭐야.”
“대체…….”
“저기 있다!”
길드원 한 명이 천장 쪽을 가리켰다. 그 자리엔 번쩍이는 검은색 등딱지와, 한 쌍의 더듬이를 가진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으, 으헉!”
“파이어 랜스!”
마법사의 손에서 날아간 불의 창이 맞았다. 그러나 등딱지 괴물은 그 속에서 멀쩡히 살아서 날개를 펼쳤다.
파라라락! 쇄도한 녀석은 그대로 마법사를 낚아채 위로 가 버렸다.
“끄아아아악!”
“미, 미친…….”
“설마 여긴……!”
길드원들의 낯빛이 새하얗게 질렸다.
다음 순간 주변의 알들이 깨어지며 안에서 검은 더듬이들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아, 안 돼.”
“흐억…….”
이윽고 알에서 나온 괴수들을 본 네메시스 길드원들은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
잠시 후, 대공동 안에서 비명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
신대륙 악마교단 본단.
파이브스타는 물론, 현존하는 어떤 유저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난공불락의 성채가 이곳이다.
레벨 600대 몬스터들이 바다의 모래알처럼 돌아다니고.
하늘은 24시간 먹구름에 가려져 있으며, 그 사이로 거대한 본 드래곤이나 괴조, 악마들이 날아다닌다.
그런 악마 교단 본단의 지하에는 인세의 지옥이 하나 있었다.
“크아아아아악!”
“이 지독한 놈!”
“죽어라!”
수많은 사람이 들어오자마자 오줌을 지리고, 차라리 죽여 달라고 애원한다는 교단의 감옥 한복판.
“씨X! 파프닐 이 새낀 언제 구하러 오는 거야!”
김철은 그곳에서 오늘도 고문을 받고 있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