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95)
295화
“꺄아악! 저거! 저거!”
오한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니, 뭔데?”
방 안에 있던 오진환, 아니 김강한은 뭔 일인가 하며 나갔다.
거기엔 새하얗게 얼굴이 질린 오한별, 그리고 윤기 나는 검정색 껍질의 벌레 한 마리가 있었다.
크기는 무려 오른손 하나 크기.
“흠, 바퀴벌레잖아?”
좀 많이 크긴 하지만, 분명 바퀴벌레였다.
“자자자자, 잡아! 잡아!”
“나 원 참, 고작 바퀴벌레한테 쫄아서…….”
“아, 아무튼 잡아!”
“그게……. 잠시만…….”
오한별만큼은 아니지만, 김강한도 바퀴벌레는 싫은 편이었다.
급한 대로 B(bug)-킬라를 가져다 뿌렸지만.
파라라락!
“으아아악!”
“꺄아아악!”
날개를 펼친 바퀴벌레가 그대로 온 집안을 누볐다.
천하의 김강한도 그 앞에선 기겁하고 도망쳤다.
“무슨 일이여!”
두 사람이 한참 쿵쾅거리며 돌아다니길 수십여 분.
쾅쾅, 현관문 너머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4층 총각! 문 열어!”
1층에 살던 집주인 할아버지!
평소엔 있는 듯 없는 듯 한 사람이지만, 이렇게 소란이 나니 올라온 것이었다.
“대체 뭔 일이길래 이렇게 난장을…….”
“저저저저, 저기!”
“바퀴벌레가!”
“으응?”
방 안을 살펴보던 집주인 영감의 표정이 허탈해졌다.
“뭐야, 저놈 때문에?”
북북, 등을 긁던 효자손을 들더니 그대로 휘두르는 집주인.
탁 하는 소리가 나더니, 전설의 출현을 찍던 바퀴벌레가 단숨에 바닥에 엎어졌다.
“뭐 이런 것 때문에 난리여. 됐제?”
“어……. 네.”
“네.”
“그럼 난 내려간다잉. 시끄럽게 하지 말어들.”
쿵, 너무나도 간단히 사태를 해결한 집주인.
그때였다.
“케스코입니다!”
“맥스케어입니다. 벌레 퇴치 의뢰하셨죠?”
“소독…….”
수많은 벌레 퇴치 회사의 방문!
“……네가 불렀어?”
“아, 아니. 벌레 나왔으니까…….”
오한별이 조용히 눈을 피했다.
한바탕 소란이 지나간 후.
겨우 퇴치 회사들을 돌려보낸 김강한은 캡슐에 걸터앉아 숨을 내쉬었다.
“……하아, 십년감수했네.”
“바퀴벌레라니……. 이게 싫어서 대학 붙자마자 서울로 온 건데…….”
서울이 바퀴벌레의 천국이 아니었나?
어째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은데…….
“오빠는 무슨 오빠가 돼서 바퀴벌레 하나도 못 잡고……. 어휴.”
“야, 넌 잡았냐? 뭔…….”
김강한은 한숨을 내쉬며 지갑을 꺼냈다.
이럴 땐 역시 금융 치료(?)가 제일이지.
“이거 용돈이니까, 나가서 놀고 와라. 난 게임 좀 할 테니.”
“감사합니다! 우리 집 대통령 각하!”
“헥헥, 멍!”
둘이 목소리를 높이자, 배를 까고 낮잠을 자던 복돌이가 일어났다.
“멍……?”
주변을 둘러보던 복돌이의 시선이 바닥에 있는 검은 사료(?)에게로 향했다.
“멍멍!”
“아, 안 돼! 그거 먹으면!”
김강한과 오한별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머릿속으로 스쳐 가는 기억.
파프닐은 눈을 떴다.
키시시싯!
카아아!
멀리서 수많은 벌레가 몰려온다.
[보상]-경험치 +100,000, 10골드 기본 획득, 누적된 전투 공적치에 따라 추가 골드 및 경험치 획득 가능.(1포인트당 10코퍼)
-새로운 칭호 ‘인류종의 수호자’(레전더리)를 획득합니다.
-세력전 승리 시 세력전에 참여한 모든 승리 측 유저들의 스테이터스가 영구적으로 +2 상승합니다.
-세력전 승리 시 엑세서리 ‘영광의 훈장’(임모탈)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세력전 승리 시 괴충, 벌레 계열 몬스터들의 세력이 크게 위축됩니다.
-세력전 승리 시 각종 퀘스트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신의 호감도가 크게 상승합니다.
-세계는 이계신의 위협을 무찌른 영웅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가자!”
“와아아!”
플레이어들의 군대가 괴충 웨이브와 맞붙었다.
처음에는 속수무책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마그마 볼케이노!”
“허리케인!”
마법사들이 마법을 외우자, 화산이 생성되거나 수십 미터 크기의 회오리가 일어나 괴충들을 휩쓸었다.
효과가 없는 다수의 소, 중규모 마법 대신, 대규모 마법을 쓰는 거다.
키이이이!
키에에!
벌레들의 선봉이 무너지며 기세가 꺾였다.
그 틈을 타 파프닐과 해골병들이 깊이 파고들었다.
그때였다.
“딸깍딸깍! 따각!”
우두두두, 땅이 터져 나가며 거대한 장수풍뎅이 괴수가 나타났다.
몸은 장수풍뎅이인데, 이족 보행을 하는 거대 괴수.
하늘에서는 양팔에 칼날이 달린 사마귀 인간이 내려왔다.
실제 곤충이라기보단 몸에 갑옷을 두른 듯한 모습이었다.
“따닥, 딱!”
우르르, 달려 나가던 해골병들이 칼날 공격에 그대로 뒤로 밀려 났다.
저 괴수들이 단순 몬스터가 아닌 네임드라는 증거.
“슬슬 저쪽도 제대로 나오는군.”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되지만, 그 전에 욕심이 났다.
파프닐은 인간형 사마귀 괴충에게 먼저 달려들었다.
시싯?
놈이 정신을 차리기 전 곧바로 입 속에 금속을 쏟아부은 뒤, 금속 지배를 이용해 머리를 터뜨렸다.
순식간에 목 없는 괴물이 된 사마귀 인간.
그러나 놈은 죽지 않은 채 계속 손날을 휘둘러 왔다.
“역시나로군.”
파프닐은 침착하게 물러난 뒤, 이번에는 드러난 목구멍 속에 살충제를 쑤셔 넣었다.
다음 순간 사마귀 인간의 몸이 발작하듯 뒤틀렸다.
새로 만든 살충제가 네임드에게도 통한다는 증거.
그때를 놓치지 않고 파프닐의 궁드닐이 놈의 가슴팍을 날렸다.
-사마귀 사도 슈라카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공헌도가 상승했습니다.
-슈라크의 외피(에픽)를 획득했습니다.
한 마리를 쓰러뜨렸지만 파프닐은 쉬지 않았다.
전투는 계속되고 있고, 노릴 적은 한 마리가 더 남아 있었다.
“다음은 이 녀석이군.”
물경 7m에 이르는 거대 이족 보행 장수풍뎅이!
보자마자 절로 위압감이 들 만한 모양새지만, 드래곤 헌터나 그 이전 게임에서는 이보다 더한 놈들도 수두룩했다.
‘그러고 보니 사마귀나 이런 갑주형 몬스터들은 예전에도 사냥한 적 있었지.’
문득 초보 시절 만났던 자이언트 맨티스들이 기억났다.
그때 펼쳐져 있었던 다양한 퀘스트와 선택의 길들도.
과연 그곳에 계속 정착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적어도 이렇게 강해지진 못했을 것 같군.’
파프닐은 사자왕의 심장에서 마나를 한가득 뽑아내 스킬들을 쏟았다.
명왕의 인장이 찍힌 채 각종 저주, 어둠 공격을 받은 장수풍뎅이 괴수의 인대나 근육이 썩고 물렁해졌다.
그렇게 속도가 느려진 놈의 배 부분에서 파프닐은 철폭을 터뜨렸다.
연달아 터지는 폭발이 살점을 무너뜨리자, 장수풍뎅이 괴수는 비명을 내질렀다.
“역시 배 부분이 약한 건 벌레 공통이군.”
하지만 장수풍뎅이 괴수의 약점은 배 부분 외에도 한 곳이 더 있었다.
그대로 뿔 아래로 향한 파프닐은 놈의 아래 뿔에 궁드닐을 찔렀다.
키에에에에!
장수풍뎅이 괴수가 괴성을 지르며 뿔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방향에 맞춰 창을 조절하자, 곧 뿔이 붙은 부위가 머리까지 뜯어져 나왔다.
케에에…….
발광하던 장수풍뎅이 괴수가 그대로 옆으로 쓰러졌다.
-(희귀종) 아트라캅테라 장수풍뎅이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아트라캅테라 장수풍뎅이의 외골격(에픽), 아트라캅테라 장수풍뎅이의 뿔(임모탈)을 획득했습니다.
메시지를 본 파프닐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제 얻을 건 다 얻었으니, 더 이상 정면에서 싸워 줄 이유가 없는 상황.
“스켈레톤 라이즈.”
사체들로 새 해골병 무리를 만든 후.
파프닐은 곧바로 다음 계획으로 넘어갔다.
“킨도르한, 2번 계획으로.”
“드디어!”
씩 웃은 킨도르한이 외쳤다.
“후퇴! 다들 미리 말해 둔 거기로 런해!”
킨도르한의 지시가 떨어지자 우미간파, 일반 유저들이 급히 빠졌다.
놓치지 않겠다는 듯 쫓아오는 벌레들의 군세.
그 앞을 대체가 가능한 일반 해골병들, 그리고 벨과 페넬로페가 막아섰다.
“하아!”
금발을 휘날리는 여기사의 검 앞에서 쓰러지는 벌레들.
그 옆에선 벨이 피로 된 병사들을 소환하며 싸우고 있었다.
“소환.”
촤아악, 피로 된 병사들이 해골병의 공백을 메웠다.
그러나 수많은 벌레의 공격 앞에서 피의 병사들은 시간 벌이 이상을 하지 못했다.
“성능이 부족해.”
항상 무심하던 벨의 표정에 미미하게 흔들림이 일었다.
호문쿨루스로 태어난 그녀에게 있어 존재 이유는 주인에게 힘이 되기 위한 것.
하지만 최근, 벨의 성능에 비해서 적들이 너무나도 강한 게 느껴졌다.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벨의 레벨은 파프닐과 같은 400대 초중반.
아무리 강한 소환물이라도 플레이어보다는 약하기에, 벨의 실제 성능은 300대 후반 유저급이다.
500레벨이 넘는 플레이어와 고레벨 몬스터, 그리고 괴충들을 상대로는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더 강해져야 한다. 지금보다 더.”
무심히 말을 마친 벨이 박쥐 떼로 변하더니, 주변의 모든 괴충을 한 대씩 쳤다.
“키이이익!(박쥐 놈이 체액을 빤다!)”
“샤아악!(이젠 우리가 되갚을 차례다!)”
어그로가 끌린 괴충들이 그대로 노도처럼 달려들었다.
키이이익!
카악!
좁은 길에 몰린 괴충들이 서로를 짓밟으며 지나갔다.
몇몇 놈은 아군의 발길질에 머리가 터져 나가기 일쑤.
그러나 큰 문제는 아니었다.
수천만 마리나 되는 괴충의 숫자는 압도적이었고, 그 정도의 손해는 새 발의 피였기에.
카아아아!
카아악!
수많은 괴충의 물결이 플레이어와 해골병들을 따라 움직였다.
“네, HBS의 리포터 이채희입니다. 여긴 지금 그야말로 아수라장인데요! 곤충들에게서 후퇴하는 플레이어들, 그리고 뒤를 쫓는 곤충들로 발 디딜 데가 없습니다!”
메이저 방송국인 HBS에서도 이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었다.
“신대륙으로 많은 유저가 출항한 상태에서 일어난 웨이브이기에, 더 대처하기 힘든 면도 없지 않아 있는데요. 다행히 파프닐 님이 남아 있었고, 그 외에도 여러 랭킹권의 유저분들이 솔선수범해 나서 주고 있습니다!”
“흐음, 물론 파프닐과 기존 인원이서 괴충 웨이브를 전부 처리하는 건 불가능할 테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선전하고 있는 듯합니다.”
“말씀드린 순간, 플레이어 연합군이 후퇴를 완료했습니다. 이제 파프닐과 해골병들이 남아 후열을 막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연전을 펼치려는 걸까요?”
앵커와 이야기를 나누는 리포터.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던 유저들이 이야기꽃을 피웠다.
>qjlqteo : 와, 파프닐 진짜 잘 싸우네. 혼자서 벌레 몇 킬을 하는 거냐. 인간 케스코도 아니고 ㅋㅋ
>무아의경지에서 : 그렇게 잡는데도 불리한 게 더 놀라움. 저거 숫자랑 몰린 거 봐라. 보기만 해도 징그럽다.
>qjlqteo : ㄹㅇㅋㅋ
>셀레리안 : 쟤네들한테 당하면 진짜 느낌 X 같음, 막 온몸이 산 채로 뜯어 먹히는데……. 영화 속 미이라 된 기분;
괴충 군단과 싸운 경험을 풀거나, 전투 양상 및 전개를 분석하는 채팅들로 가득한 채팅창.
그러던 중, 한 유저가 의미심장한 채팅을 했다.
>jegalking : 이거……. 파프닐이 엄청난 걸 노리는군.
>설레임의꽃 : ???
>jegalking : 저 협곡, 보통 협곡이 아니야! 애초에 작정하고 준비를 했군!
>부산낙곱새 : 그럼 저 협곡이 뭔데요??
사람들은 화면을 계속 봤지만.
어딜 봐도 평범한 골짜기와 협곡이고, 아래로는 사람 무릎 정도 깊이의 계곡뿐.
캬아아아!
카아!
수많은 괴충이 협곡 안으로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해골병들의 방어선이 결국 무너지고, 협곡을 통과한 괴충들이 물러나는 플레이어들을 쫓아 반대편으로 향하고 있었다.
“계획대로군.”
그 모습을 지켜보던 파프닐이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이제 경험치를 쓸어 담아 볼까?”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