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
3화
호라이즌 홈페이지의 자유 게시판.
그곳에 한 가지 게시글이 올라왔다.
[제목 : 신개념 시골 노예 찾았다.jpg]작성자 : 마룡부우
내용 :
가상현실 게임 노예 발견…….
(양털 깎는 유저의 사진)
(낫 휘두르며 잡초를 베는 유저의 사진)
(소 젖 짜고 있는 유저의 사진)
노예의 삶은 이런 것입니까……?
(댓글)(1,312개)
fkdlsjtm : 아니 ㅋㅋㅋㅋㅋ
실리캔만 : 저거 퇴근도 가상현실 퇴근 하나……? 고글 쓰고 의자에 누워서?
크라드매서 : ㄴㄴ 감자랑 양젖이랑 먹고 움막에서 잘 듯
-데빌에스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응이옹 : 자발적 노예 입장~
-제이스 : 저거 NPC 아니냐? 어케 저러냐 ㅋㅋ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즐기라고 만든 가상현실 게임에서 노예 짓이라니?
작업장 노예라는 의심이 태반.
아주 약간이지만 현실 영농 후계자가 실습 중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저거 농부 클래스 전직 아님?
-맞아, 생활 클래스 중엔 저런 거 하는 거 있다 들었는데.
극히 일부의 사람들은 그래도 합리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그럴 리가 있겠냐. 그럼 대도시 가서 하지.
-아저씨, 요즘 농부는 저렇게 안 해요.
……물론 대부분은 그 자리에서 논파당했다.
애초에 농부 클래스라 해도 저런 짓거린 안 한다.
실제로 파프닐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초보자용 셔츠는 흙 때문에 갈색이 되었고, 팔다리는 흙먼지와 땀투성이였다.
다른 사람들이 모험과 사냥을 즐길 때, 잡초를 뽑고 닭 모이를 뿌린다.
완벽한 중세 시대 농노 그 자체!
“저기, 같이 사냥 가실래요?”
“마을 퀘스트 그거 보상 별론데……. 그냥 버리고 오세요. 페널티 없어요!”
지나가던 유저들이 보다 못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파프닐은 공손히 거절의 뜻을 표시했다.
“괜찮습니다,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걸요.”
뻘쭘한 채 물러나는 유저들.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도 관심을 거뒀다.
수일 만에 관심에서 비껴 난 파프닐.
“빨래가 다 됐다는데, 내가 허리가 아파서 가져올 수가 없구먼. 혹시 대신 가서 빨래를 받아 와 줄 수 있겠나?”
“네.”
[새로운 퀘스트 ‘빨래 회수’가 생성되었습니다.]-빨래 회수
-목표 : 마을 세탁소에서 엘렌의 빨래 다섯 바구니 회수 후 널기
-빨래 다섯 바구니 회수(0/5)
-빨래 다섯 바구니 건조대에 널기(0/5)
-보상 : 경험치, 2코퍼, 흑빵 1조각, 달걀 1개
처절할 정도로 짜디짠 보상!
열정 페이를 받고 부려 먹히던 하청의 하청 사원이 된 기분이었다.
심지어 하나를 완수해도 끝이 아니었다.
“얘긴 들었네, 정말 착한 청년이라던데……. 혹시 내 창고 정리도 해 줄 수 있나?”
-창고 정리
-목표 : 빌리의 창고 내 잡동사니들을 규칙에 맞게 정리하세요.
-창고 내 잡동사니를 종류별로 모으기(0/1)
-보상 : 경험치, 5코퍼
“형! 제 행운의 동전이 도랑에 빠졌어요! 어떻게 안 될까요?”
-도랑에서 코인 찾기
-목표 : 얀의 행운의 금화를 찾아 주세요.
-얀의 행운의 금화 입수(0/1)
-보상 : 경험치, 양치기용 지팡이
계속해서 찾아온 마을 사람들이 연달아 쓸데없는 퀘스트를 맡겼다.
몇 개나 그것들을 해결하자, NPC들이 무언가를 하나씩 더 건네기 시작했다.
“역시 파프닐이야! 믿고 있었네. 이건 내가 젊었을 적 쓰던 갑옷인데, 도움이 되면 좋겠군.”
[추가 보상 ‘낡은 가죽 갑옷(노말)’을 획득했습니다.]“이거, 저희 엄마가 형한테 주라고 했어요.”
[추가 보상 ‘풀잎 꽃반지(노말)’를 획득했습니다.]‘음.’
마을 외곽 도랑.
진흙을 뜨던 파프닐이 생각했다.
‘소설 묘사 그대로군.’
같은 일을 하더라도 친한 사람에겐 뭐라도 하나 더 주고 싶어진다.
선물을 주는 마을 NPC들도 마찬가지였다.
‘원작에서도 이런 식으로 히든 피스들을 얻었지.’
차이점이라면 플러시는 순수하게 돕고 싶어서 퀘스트를 진행한 것.
전개를 알고 따라 한 파프닐과 달리 운빨만으로 이걸 발견했다.
‘놈을 이기려면 어쩔 수 없다.’
커뮤니티나 지나다니는 사람들한테 좀 모자란 놈 취급을 받긴 하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이다.
퍼억. 퍽.
삽질을 마친 파프닐의 눈앞에 상태창이 나타났다.
-도랑 청소를 완료했습니다.
-네이든 촌장에게 가세요.
최악의 난이도인 하수도 청소까지 완료!
그렇게 작업을 마치고 올라오자…….
“억, 냄새!”
“야, 저기 거지 있다!”
“가까이 가지 마, 몬스터일 수 있어.”
사냥터로 가던 유저들이 흠칫 놀라 몸을 피한다.
“…….”
원작 소설 그대로라지만 왠지 화가 치밀었다.
‘작가 놈, 이 빚까지 받아 내 주마.’
파프닐은 옷을 갈아입고 촌장에게로 향했다.
“촌장님, 청소 마쳤습니다.”
“수고가 많았네. 마을의 큰 짐을 덜었구먼!”
-퀘스트 ‘하수도 청소’를 완료했습니다.
-클로버 마을의 환경 개선에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힘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업적 ‘마을 수석 일꾼’을 달성했습니다.
-카리스마가 1 상승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10코퍼를 획득했습니다.
최종 퀘스트임에도 고작 10코퍼와 약간의 경험치가 전부.
같은 시간 동안 사냥할 시 3배 이상의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업적을 포함해도 짜디짠 보상이었다.
그러나…….
“자네, 혹시 스킬에 관심이 있나?”
“네?”
“뭔가 주고 싶은데 딱히 줄 만한 게 없던 차에 생각이 나서 말이야.”
왔다.
파프닐이 그렇게 생각한 순간.
슥, 촌장의 품속에서 책 한 권이 튀어나왔다.
“그건…….”
“우리 집에 대대로 내려오던 스킬 북일세. 어차피 쓰지도 않을 것, 자네에게 줌세.”
“……!”
떴다.
운빨로 게임 지존.
그곳에서 플러시가 여기 나타났던 진짜 이유가.
***
-언제였나, 마을에 들렀던 괴짜 마법사가 숙박비 대신 주고 간 거였네.
-쓸 만한 재목이 있으면 주라더군. 근데 그리 묵혀서 뭣 하나, 그냥 자네 가지게.
촌장의 말은 소설 속 내용과 똑같았다.
그렇다면 이것은 그때의 보상과 같을 터.
“후우.”
마을 하수도.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파프닐은 천천히 책을 확인했다.
[스킬 북(유니크)]-종류 : 소모품
-효과 : 사용 시 랜덤으로 한 종류의 유니크 스킬 획득.
-설명 : 스킬 한 개가 담겨 있는 책이다. 내용물은 읽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유니크 등급……!’
노말부터 갓급까지 있는 호라이즌의 스킬 등급.
노말 스킬은 상점이나 도서관에서 구할 수 있지만, 레어 등급 이상부터는 퀘스트나 던전 공략, 길드 공헌도를 통해 얻어야 한다.
그런 게 튜토리얼 마을에 있다?
‘정보가 퍼지면 그 순간 온갖 세력이 몰려들겠지.’
원작 소설에서도 플러시만이 운빨로 얻어 낸 행운의 아이템.
썩은 냄새를 맡아 가며 작업한 게 효과가 있었던 듯했다.
‘누가 보기 전에 빨리 써야겠군.’
파프닐은 스킬 북에 손을 얹었다.
-스킬 북(유니크)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사용한다.”
소설 속 전개대로라면 플러시가 얻었던 것은 ‘해금’.
이후 수많은 운빨을 가져오는 역대급 스킬이다.
‘그 정도까진 바라지 않으니, 꽝만 안 떴으면 좋겠군.’
파앗, 책이 빛으로 변해 파프닐의 몸에 스며들었다.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새로운 스킬 ‘번 엔드’를 습득했습니다.
“스킬 설명.”
[번 엔드]-등급 : 유니크
-분류 : 액티브
-소모 MP : 이후 회복되는 MP 10, 현재 MP의 100%
-쿨타임 : 60초
-효과 : 모든 MP를 소모한다. 동일한 수치의 물리 공격력을 무기에 부여한다. 해당 효과는 한 번 공격한 뒤 사라진다.
-습득 조건 : 레벨 10 이상, 지능 20 이상, 지혜 20 이상
‘……네임드들이 가진 건 아니군.’
원작 소설에서 승승장구하던 네임드들.
왕이니, 황제이니 불렸던 자들이 쓰던 만큼의 수준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꽝은 절대 아니었다.
‘습득 조건과 코스트도 낮은데, 대미지까지 꽤나 준수하다.’
집안에 금송아지가 있어도 쓰지 않으면 장식물일 뿐!
차라리 이쪽이 훨씬 유용했다.
‘부자들이 쓰기 딱 좋은 용도군.’
돈을 투자해 시간을 사고 싶다.
그런 사람들에게 판다면 충분히 먹힐 레어 스킬이었다.
평범한 레어 스킬이 100만 원이라 치면, 이건 최소 200, 아니 300만 원 이상에 팔릴 정도.
심지어 그뿐만이 아니다.
‘이 스킬을 준 마법사가 무려 대마법사 루우란이니까.’
등급으로 치면 유니크, 아니 에픽급 NPC!
각종 스킬들은 물론 몇 개의 유니크, 에픽 퀘스트와 연관된 네임드다.
하지만 그의 비전이나 스킬을 얻는 건 극히 어려웠다.
-뺑뺑이를 몇 번이나 가는 거야. 그거 자료 찾는다고 대륙 세 바퀴는 돌았다.
-나 고앵인데 펜던트 찾으려다 쫄딱 망했다……. 유적 들어갔다가 죽어서 레벨이랑 템 다 사라졌다…….
자취를 찾기 어렵다.
운이 좋아 접한다 해도, 퀘스트 수행 자체가 말도 안 되게 어려웠다.
이 때문에 루우란의 스킬이나 아이템을 얻은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원작 소설에서도 네임드 한둘 외엔 없었고.’
그중 하나가 바로 이것.
주인공이 얻은 것관 다르다.
하지만 루우란의 비전이란 건 확실했다.
촌장의 말이 그 증거였다.
‘그럼 목적은 이뤘으니…….’
파프닐의 눈이 빛났다.
‘모험가의 징표를 구해야겠군.’
구하는 건 어렵지 않다.
모든 마을 상점에서 1실버에 팔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징표는 단지 최소한의 레벨을 갖추고 나오라는 배려였으니까.
하지만 그 전에…….
‘시험 삼아 사용을 해 봐야겠군.’
파프닐은 평소 다니지 않던 숲으로 향했다.
크르르…….
나무 사이에서 갈색 늑대가 나타났다.
레벨 13의 몬스터.
이 마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강한 몬스터 중 하나였다.
크아앙!
그런 몬스터답게 먼저 달려들어 왔다.
파프닐은 침착하게 검을 들었다.
‘다 보이는군.’
몸은 파프닐이지만, 안에 있는 건 드래곤 월드에서 썩어 버린 고인물 김강한.
놈의 공격 패턴이나 약점 정도는 훤히 보였다.
‘한 방엔 안 죽겠지만.’
늑대는 생각보다 맷집‘도’ 강하다.
칼을 맞더라도 어지간한 공격엔 쓰러지지 않는다.
‘이 레벨대에서 저만큼 긴장감 있는 샌드백은 얼마 없지.’
번 엔드 스킬을 쓰자 MP가 전부 비워진 게 느껴진다.
파프닐은 그 상태로 검을 휘둘렀다.
훤히 드러난 갈색 늑대의 약점, 옆구리를 향해서.
깽!
-약점 공격!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1코퍼를 획득했습니다.
-리넨 셔츠를 획득했습니다.
-번 엔드 스킬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어?
파프닐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왜 죽는데?
일단 살아야 대미지를 테스트할 수 있지 않은가.
‘역시 레어 스킬인가.’
마나를 다 쓰긴 했지만 대미지 하나는 발군이다.
‘일단 제대로 치면 늑대까지도 한 방인 건가.’
강력한 스킬, 게임 마스터의 경험, 그리고 오진환의 몸까지.
세 개가 동시에 맞춰지면서 엄청난 시너지가 생겼다.
마나만 보충할 수 있다면 이만한 초반 스퍼트가 또 없다.
‘테스트를 한 번 더 해 봐야겠군.’
어리둥절하던 파프닐의 몸이 딱 멈췄다.
“잠깐, 이거…….”
지독히도 오르지 않던 경험치 바.
그 빈칸 하나가 눈에 띌 정도로 올라 있었다.
‘이런 식이면 1분에 늑대 한 마리씩 처치할 수 있다.’
마나가 찰 때마다 늑대를 사냥한다.
그리고 늑대는 특유의 난이도로 인해 유저들에게 인기가 없는 몬스터였다.
‘즉 숫자가 차고 넘친다는 말이지.’
다른 사냥터처럼 초보자들이 버글거리지 않는.
완벽한 1인 사냥터.
파프닐은 씩 웃었다.
“이거 하루 안에 15레벨까지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어.”
사골까지 다 끓여 먹은 명작의 새로운 DLC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미소였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