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0)
30화
“벌써 청소가 끝났다니, 역시 호르 대신관님께서 믿고 보낸 사람답구먼.”
별채 청소를 마친 파프닐과 힐데는 곧바로 집사에게 돌아가 보고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15실버를 획득했습니다.
-실버 크로코 가죽 롱 부츠(매직)를 획득했습니다.
“이건 약조한 보상일세.”
“감사합니다.”
후작가의 의뢰는 일단 여기서 끝이 났다.
보상 자체는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귀족가와의 인맥.
‘고위 귀족가와 연을 만들어 두면, 무슨 일이 있을 때 연락장이나 소개장이 오지.’
반대로 다른 곳에서 의뢰를 맡을 때 소개장을 받을 수도 있다.
처음 집사와 만났을 때 상단주가 신분을 보증해 준 것과 같은 맥락.
‘인맥빨이라 하지만……. 뭐 이것도 실력이지.’
거리로 나온 파프닐이 말했다.
“힐데 님.”
“네?”
“잠시 들를 곳이 있는데, 혹시 바쁘지 않으시면 같이 갈까요?”
“그래요, 근데 잠시 뭣 좀 먹고요.”
힐데는 지친 표정으로 배를 쓰다듬었다.
“계속 움직였더니 조금 지쳐서……. 죄송해요.”
“아뇨, 생각해 보니 저도 비슷합니다.”
정신없이 다니다 보니 배고픈 것도 이제야 깨달았다.
마침 스태미나 보충을 할 때도 되긴 했던 것.
‘기왕이면 많이 채워 주는 게…….’
주변을 둘러보자, 마침 딱 맞는 게 눈에 띄었다.
파프닐은 거리 좌판으로 가 커다란 과자 두 개를 샀다.
“여기 있습니다.”
“이게 뭐예요?”
“뻥튀기입니다. 여기 있는지는 몰랐는데, 여기서도 파는군요.”
“뻥튀기…….”
힐데는 잠시 뻥튀기를 멍하니 보더니 살짝 입술로 깨물었다.
“쌀 과자네요?”
“제가 좋아하는 과자 중 하납니다. 다른 건 너무 달아서요.”
파프닐은 당당하게 뻥튀기를 가득 베어 물다 기침을 했다.
순간 힐데가 푸훕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죄송해요, 여기 물.”
“……감사합니다.”
“그럼 한 가지만 더 여쭤봐도 돼요?”
“네.”
“이번엔 어디로 가는 건가요?”
힐데의 질문에 파프닐은 어깨를 으쓱했다.
“상인 길드로 갑니다.”
“네? 상인은 아니지 않나요?”
“이득 볼 수 있는 건 봐 둬야죠.”
***
아덴시 상인 길드.
수많은 상인 유저들과 NPC들이 모인 이곳은, 바란왕국에서 가장 많은 돈이 오가는 장소이기도 했다.
파프닐은 그곳에 당당히 들어섰다.
“레드펄 상단주님의 소개를 받고 왔습니다. 특별 모험가 등록을 여기서 하라던데요.”
“레드펄 상단주라면……. 야룬 그 노인네가?”
“그 거상에게 소개를 받다니, 이거 놀랍군.”
상인들은 적잖게 놀랐다.
“잠시 기다리게.”
잠시 후 길드 안에서 노년 검사 한 명이 나왔다.
수도의 상인 길드 호위장인 마스터 벤더!
늙어 보여도 레벨 350의 초고수였다.
“특별 모험가 등록을 한다고? 또 오늘은 어느 놈이 엉덩이를 걷어차이고 싶어서 온 게냐!”
특별 모험가.
미래가 전도유망한 모험가에게 상인 길드 차원에서 투자하는, 말하자면 장학금 제도다.
물론 투자를 받는다고 갚을 의무는 없다.
어디까지나 모험가를 위한 투자인 셈.
‘원작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운빨로 이 정보를 얻지.’
현시점에서는 일부 랭커나 거대 길드 중 몇 곳만이 이 시스템을 알고 있었다.
“어디 보자……. 모험은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고.”
벤더가 파프닐을 살폈다.
“몸은 나쁘지 않군. 보아하니 마법사인 것 같은데, 용케도 키웠어. 성장세가 기대되긴 하는군.”
스테이터스 부문은 무난히 합격!
“파프닐이란 이름도 들어 본 적 있지. 터틀락 요새랑 바이론시에서 그럭저럭 공을 세웠다지.”
“생각보다 잘 아시는군요.”
“그럼, 굴드 놈이 있는 곳이니까.”
“스승님을 아십니까?”
“적으로 돌리면 굉장히 성가신 친구라는 건 알고 있네.”
명성, 업적 부문도 합격점을 넘었다.
“마지막으로 실전 테스트인데, 혹시 그동안 잡은 몬스터 중 가장 강한 상대가 있나?”
“잡은 몬스터라…….”
이건 흔히 말하는 타이틀 같은 건데…….
잠깐 생각하던 파프닐이 대답했다.
“이블아이를 잡았습니다. 죽이진 못했지만요.”
“음?”
벤더는 턱을 쓰다듬었다.
“이보게, 혹시 이블아이랑 외눈박이 요정을 착각한 게 아닌가? 동그란 모양에 눈만 있다고 다 같은 놈이 아니야.”
“아뇨, 수수께끼를 내는 것까지 확실히 이블아이가 맞던걸요.”
“거짓말하지 말게. 나도 만나면 도망치기조차 어려운 게 이블아인데 어떻게 탈출을 하나?”
보호막이 있을 때의 이블아이는 무섭도록 강한 몬스터다.
벤더는 물론, 왕국 내 내로라하는 기사들도 얕잡아 보지 못할 상대.
그런 걸 어떻게 이런 수습 모험가가 잡는단 말인가.
“믿지 못하겠으면 증인을 찾아오겠습니다.”
파프닐은 당당히 말했다.
“그때 레드펄 상단원들이 같이 있었으니, 그분께 연락하면 됩니다.”
“아니, 증인은 100% 확실하지 않아.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지.”
벤더가 히죽 웃었다.
“가져와.”
“넵.”
호위 검사들이 안쪽 복도로 향하더니 곧 장갑처럼 생긴 기계 두 개를 가져왔다.
“몬스터를 잡으면 그 파장이 몸에 남는단 사실을 알고 있나?”
기계를 받아 든 벤더가 말했다.
“이건 그 파장을 감지하는 마도구일세. 온갖 희귀 몬스터들의 파장이 등록되어 있지. 이블아이도 포함해서.”
혹시나 거짓말이라면 통하지 않는다는 뜻!
“지금이라도 거짓말을 인정하는 게 어떻겠나. 여기에서 걸리면 상인 길드의 블랙리스트에 오를 텐데.”
으름장을 놓는 벤더.
주변에는 재미난 볼거리를 보기 위해 상인 NPC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저는 상관없습니다.”
“흐음! 좋아, 손을 가져다 대게.”
벤더가 손짓했다.
“저 기계를 다시 보다니……. 오늘 일 좀 나겠군.”
“저게 뭐길래? 손이라도 자르나?”
“그건 아니고. 파장이 안 나오면 손바닥에 문신을 찍는다네. 그 블랙리스트 문신 알지?”
“아아……. 거래하지 말라는 그것 말이군.”
“아무튼 저걸 내 눈으로 직접 볼 줄은 몰랐어.”
술렁이는 상인들 사이에서는 내깃돈도 심심찮게 오갔다.
분위기를 보던 힐데가 급히 파프닐을 말렸다.
“파프닐 님, 괜찮으시겠어요?”
“제가 뭐 안 잡은 것도 아니잖습니까. 힐데 님이 해도 될 겁니다.”
파프닐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사이 준비가 완료되었다.
“자, 넣어 보게.”
“그러죠.”
파프닐은 손을 내밀고 장비를 장착했다.
벤더의 미소가 한층 더 짙어졌다.
‘놈, 거짓말을 해도 하필 이블아이라니.’
가장 잘 통하는 거짓말은 99%의 진실에 1%의 거짓을 섞은 것이다.
되도 않는 허풍을 떤 대가를 치르게 해 줄 때였다.
그런데…….
-‘이블아이’의 마력 잔재가 감지되었습니다.
“으음?”
“아니!”
“헉!”
주변의 상인들이 놀라는 가운데.
벤더가 헛숨을 집어삼켰다.
“……마도구에 이상은 없군.”
한참을 그렇게 있던 벤더가 물었다.
“젊은이, 한 가지만 묻겠네.”
“네.”
“어떻게 이블아이를 잡았나?”
파프닐이 시험을 통과하는 순간이었다.
***
“이건 금 등급 특별 모험가 배지일세. 순금이니 잃어버렸을 땐 돈을 많이 준비해 와야 할 걸세.”
벤더는 그렇게 말하며 금배지를 건넸다.
금, 은, 동으로 시작되는 특별 모험가의 등급.
파프닐은 시작부터 그중 가장 위 등급인 금 등급으로 책정된 것이다.
-금 등급 특별 모험가 배지를 획득했습니다.
-새로운 업적 ‘골드 등급 특별 모험가’를 달성했습니다.
-새로운 칭호 ‘황금빛 특별 모험가(유니크)’를 획득했습니다.
-행운을 제외한 모든 스테이터스가 +3 상승했습니다.
‘대박이군.’
모든 스테이터스 +3!
어지간한 유니크급 퀘스트의 보상보다 더했다.
그만큼 골드 등급 특별 모험가란 칭호가 대단하다는 뜻.
‘더 위 등급은 상인 길드 전속 계약을 해야 하니, 여기까지가 최대치다.’
원작에서 플러시가 처음 얻었던 게 은 등급이니,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셈이다.
“시간이 한가하면 미들, 로우타운의 상인들을 찾아가 보게. 일거리야 항상 생기는 법이니까.”
“네, 그리고 벤더 님, 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파프닐이 손을 들었다.
“혹시 여기 제 동료분에게도 금 등급을 줄 수 있습니까?”
“동료?”
“네, 저와 함께 다니며 모험을 했고, 이블아이 공략도 도움을 줬습니다.”
“파, 파프닐 님!”
힐데가 깜짝 놀랐지만 파프닐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같이 싸운 동료니까, 공도 같이 가져가야죠.”
“그렇지만…….”
“동료는 어쩔 수 없지. 여기 있네.”
곧이어 힐데의 손에도 금 배지가 들렸다.
“혹 실력에 허명이 있을 경우 다시 배지를 회수할 수 있으니, 항상 스스로를 갈고닦도록.”
“명심하겠습니다.”
“음.”
젠더가 몸을 돌리자 상인 NPC들도 금방 흩어졌다.
이들에게 시간은 곧 금.
행사가 끝난 모험가를 더 보고 있는 것보다, 1초라도 더 빨리 장사를 하는 게 이득이었다.
그렇게 관심이 사라진 가운데. 힐데가 파프닐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파프닐 님……! 이거…….”
“실력으로 인정받으신 것이니 괜찮습니다. 좀비 트롤 때부터 이래야 한다 생각하고 있었고요.”
“……고마워요!”
와락, 파프닐을 껴안은 힐데가 방방 뛰었다.
“정말 고마워요! 파프닐 님!”
“자, 잠깐만…….”
힘과 체력을 가득 찍은 힐데가 포옹하니 숨이 막혔다.
파프닐의 제지에 힐데는 ‘앗’ 하는 소릴 내며 힘을 풀었다.
“죄,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아닙니다.”
허리가 부러질 것 같았지만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짓는 파프닐이었다.
“그러고 보니 힐데 님, 슬슬 시간 되지 않으셨습니까?”
“아, 아! 참, 그러네요.”
시계 창을 본 힐데가 흠칫 놀랐다.
“그럼 전 이만 가 볼게요.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나중에 꼭! 갚을게요.”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다크 게이머인 파프닐이라면 괜찮지만, 힐데는 본직이 따로 있다.
아쉬워하며 사라진 힐데의 자리를 본 파프닐이 어깨를 으쓱했다.
‘골드 등급을 땄으니 이제 이걸 제대로 써야 하는데…….’
골드 등급 배지를 들고 상점을 도는 것만으로도 큰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일반 모험가들에게는 쉽사리 문을 열어 주지 않는 고급 상점들을 여는 건 물론.
물건의 할인이나, 일반 손님들과는 거래하지 않는 비밀스러운 물건까지도 살 수 있는 게 이 배지의 일차적인 사용처였다.
‘문제는 종잣돈이 부족하다는 점이지.’
아무리 할인 혜택을 받는다 해도 고급 상점은 고급 상점.
100레벨 이상 유저들이 쓰는 만큼, 품목 하나에 50실버가 훌쩍 넘어간다.
‘사서 다른 데 가져다 파는 식으로 벌 수도 있지만……. 그러면 바로 자격이 박탈당하지.’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배고프다고 잡아먹는 격이다.
‘하는 수 없군……. 꺼내지 않으려 했는데.’
파프닐은 친구창을 연 뒤 한 명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대답은 금방 돌아왔다.
-제라르 : 네, 파프닐 님.
-파프닐 : 지금 거래인 소개가 가능합니까?
-제라르 : 말씀하시죠.
곧바로 응답하는 제라르에게.
파프닐은 그가 가장 듣고 싶어 하던 말을 꺼냈다.
-파프닐 : 고급 아이템을 하나 팔고 싶습니다. 아시는 분 중 가장 레벨이 높은 분께 연락해 주시죠.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