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00)
300화
퍼리우스 교단.
수상할 정도로 멋지고 돈이 많은 이계신 퍼리우스를 섬기는 이계신의 교단이다.
비록 수상할 정도로 복슬복슬한 걸 좋아하는, 기괴한 취향을 가진 놈들이지만.
재력이나 영향력, 소속된 자들의 능력 하나만큼은 주신 교단 못지않은 강자들.
그런 자들이 주는 레전더리 비전이라.
‘황금 양털 생산? 아니면 앱솔루트 테이밍? 설마……. 진 야수화?’
황금 양털은 무적의 방어를 제공하는 데다 굉장한 고급 의상 재료를 공짜로 주는 절대방어 스킬.
앱솔루트 테이밍도 드래곤이나 신수조차도 제압만 하면 길들일 수 있는 최강의 테이밍 스킬이다.
진 야수화?
불사조나 용, 백호나 현무를 비롯해, 여러 전설의 동물들로 변신할 수 있는 최고의 변신기!
사역마들에게 전수시키면 전투력이 두 배는 향상될 수 있으리라.
‘그러고 보니 베이디르 그 녀석은 왠지 뭐로 변신할지 알 것 같은데…….’
어느 쪽이건 이득은 크다.
그런데 막상 나온 건…….
“이게 뭔…….”
[퍼리우스의 인형 자율 조종]-등급 : 레전더리
-분류 : 액티브
-소모 MP : 1,000
-쿨타임 : 1분
-효과 : 모든 인형 탈 및 갑옷, 의상의 골격 계열을 스스로 조종할 수 있다. 인형 탈에게 부여된 해당 효과는 해지하지 않는 이상 영구히 지속된다.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더 정교한 조종 및 학습이 가능하다.
-스킬 숙련도 : 0%
-설명 : ‘그리하여 마왕 아르고니안을 물리친 포니 대제가 간청하길, 저 모두에게 퍼리우스 님의 은총을 공평하게 끼얹어 주시길 바라나이다. 이에 복슬복슬의 천상에서 퍼리우스가 응답해 축복하길, 복슬복슬해지는 것은 그 덕이 천상에 닿았다는 상징. 하나 그대들의 바람에 대답하는바, 이 축복을 증표로 삼아 수상할 정도의 마음을 잊지 말도록 하라.’
“어떠십니까?”
대주교가 말하자 파프닐은 그를 향해 물었다.
“이게 보상으로 정해진 레전더리 비전 스킬인가.”
“그렇습니다. 등급도 내용물도 흠잡을 데 없지요?”
“흠…….”
파프닐은 대답 대신 조용히 대주교를 응시했다.
수하들은 뭔가 반응하려 했지만, 대주교가 지시를 내리지 않자 그대로 서 있었다.
그렇게 기묘한 대치가 이어졌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대주교의 보송보송한 털이 땀에 절어 푹 늘어질 즈음.
“좋아.”
파프닐이 스킬 북을 받으며 말했다.
“이번만큼은 넘어가 주지.”
“후후, 감사합니다.”
“그래도 역시 너희는 수상한 놈들이군.”
“그런 말, 자주 듣습니다.”
“그래서 다른 것들은?”
“음……. 이건 다크 케르베로스 개 껌(임모탈)입니다. 대악마의 뼈다귀로 만들어진 개 껌인데, 케르베로스와의 내기에서 이겨서 가져왔다……라는 전설이 있는 아이템이지요.”
대주교는 개 껌 외에도 여러 아이템을 꺼냈다.
해골병들에게는 튼튼한 창과 칼, 갑옷 등의 장비를. 호문쿨루스 벨에게는 밤의 여왕이 입던 드레스.
데스나이트 베이디르에겐 투왕의 사자 건틀릿, 해골 기사 루이에게는 마군 사령관의 깃발창이 돌아갔다.
전부 다 임모탈급 장비 아이템!
“자, 그리고 이게 마지막입니다.”
“이건 인형 탈 옷?”
“퍼 슈트라고 하지요. 암사슴형입니다.”
확실히 흰색 암사슴 형태의 가죽 슈트였다.
등급은 무려 레전더리.
심지어 장비로 장착하면, 동 레벨의 두 배가량의 힘을 낼 수 있었다.
“무려 화이트 드래곤 가죽, 그리고 사냥신의 혼 조각이 들어간 최고급 퍼슈트입니다. 저희도 이런 물건은 입을 수 없을 정도이지요.”
“……확실히 그래 보이는군.”
하나만 해도 파이브스타에서 수억을 주고서라도 구매할 물건.
‘이런 엄청난 인챈트랑 재료를 왜 퍼슈트에…….’
수상할 정도로 멋있고 돈이 많다더니, 정말 수상한 일에 돈을 퍼붓는다.
뭐, 내가 알 바는 아니지만.
파프닐은 상자를 인벤토리에 넣고 일어섰다.
“선물은 잘 받았으니, 이만 가 보도록 하지.”
“벌써요? 이곳은 한국 서버 최고의 유흥 도시……. 카지노를 비롯해 온갖 게임이 다 있는데, 며칠 쉬다 가시는 건…….”
“미안하지만 이계신 놈들의 부하들과는 더 같이 있고 싶지 않아서.”
사실 퍼리우스와 엮이는 것 자체가 싫은 거긴 했다.
그렇게 파프닐이 사라진 후.
홀로 남은 대주교에게 수하들이 말했다.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대주교님.”
실제로 크나큰 고생이었다.
그들의 눈에 비친 파프닐은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를 인간.
이 때문에 스킬과 선물들도 가장 귀한 것을 준비했는데, 다행히 기준선을 간신히 넘은 듯했다.
“아무튼 문제없이 받아들여 주어 다행이군.”
“그렇습니다.”
“그럼 이제 퍼리우스 님의 매력을 다시 알려 볼까요?”
“후후, 그러도록 하지.”
대주교와 수하들은 한데 모여 수상할 정도로 매력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한국 서버가 있는 코레 대륙 북부.
고윈 대공의 영역이었던 그곳은, 괴충 웨이브가 일어나는 와중에도 주인이 바뀌지 않고 있었다.
수많은 언데드 기사와 병사, 마법사 군단의 땅!
그곳의 심층부에서, 한 검은 기사와 창수가 싸우고 있었다.
“크하아!”
채애앵! 큰 공격을 맞부딪친 검은 기사와 창수가 물러났다.
그렇게 소강상태가 되자, 검은 기사가 투구를 고쳐 쓰며 말했다.
“놀랍군……. 나 카라미트와 싸워서 호각……. 아니 약우세를 점하다니…….”
“손 속에 사정을 둬 주신 덕분이지요.”
맞은편에 있던 파프닐이 대답했다. 그 순간 카라미트가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미리 말해 두네만 나는 전력이었네.”
근접전에서 네크로맨서인 파프닐에게 밀릴 정도의 전투력 차이.
그만큼 파프닐의 성장이 가파르다는 증거였다.
“그래서 나를 찾아온 건 휴가가 끝났다는 거겠지?”
“아무래도 그렇게 되었습니다.”
신대륙은 이곳보다 훨씬 더 강한 몬스터들로 가득하다.
수많은 적과 위협으로 가득한 곳에 가는데, 카라미트처럼 유용한 전력을 그대로 두고 가기엔 뭔가 거슬렸다.
“복수는 끝마치셨습니까?”
“그래……. 고윈 대공 놈을 찾아서, 검을 맞댔지.”
네임드 보스답게 고윈 대공은 도망치지 않고 카라미트와 팽팽히 겨뤘다.
비록 패배했지만, 마지막까지 치열한 싸움을 했던 상대.
“분명 이전엔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는데, 막상 복수를 마치니 허무함만이 몰려오더군.”
카라미트는 만약 인간이었다면 후련한 표정을 지었을 분위기로 말했다.
“고맙네. 자네 덕분에 모처럼 평온한 마음으로 검을 휘두를 수 있었어.”
“그거 잘됐…….”
“그 배후의 악마교단 놈들을 내버려 둘 수는 없지만 말일세. 그놈들은 500년 전부터…….”
말이 길어지려 하자 파프닐은 조용히 손을 들었다.
“그보다 카라미트 님, 한 가지 시험할 게 있는데, 협력해 주시겠습니까?”
“협력?”
“네. 실은 인형 조종이란 스킬을 얻었는데…….”
“더 안 들어도 알겠군.”
카라미트는 금속 몸을 내려다보았다.
“협력하지.”
“감사합니다. 그럼 일단 몸을 좀 씻어 주시죠.”
“…….”
파프닐은 카라미트의 몸을 깨끗이 닦은 뒤, 몸 안에 흡수했다가 새로운 골조와 인형 탈에 넣었다.
잠시 후 새 금속 형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
카라미트는 조용히 팔다리를 움직여 보더니, 칼과 창을 휘두르며 주변을 한 바퀴 돌기도 했다.
한참을 그렇게 움직이던 카라미트가 돌아섰다.
“어떠십니까?”
“잠시만, 이건…….”
카라미트는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흠, 영 안 좋은가? 역시 그놈들은 사기꾼이었던 건가?
파프닐이 여러 가지 생각을 하던 중.
한참을 머뭇거리던 카라미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건……. 똑같군.”
“네?”
“살아생전의 나의 몸과……. 똑같아. 아니 더 대단하군.”
“그 정도입니까?”
“그래! 이건 기적이야, 기적! 자네, 무슨 기술을 배운 겐가!”
카라미트는 그 후로도 쉬지 않고 칭찬을 덧붙였다.
몸이 너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움직인다든가.
기존의 몸은 반사 신경이나 인지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만, 이 골격은 오히려 그 점에서 자유롭기에 더 빨리 반응할 수 있다는 이야기.
실제로 자율 조종 스킬을 부여한 다른 해골병들도 움직임이 좀 더 디테일해지고, 스스로 최선의 행동을 생각해서 하게 되었다.
“이거 엄청나구먼! 으하하하! 오랜만에 옛 생각이 나는데!”
연신 기뻐하는 카라미트.
‘반신반의했지만, 이걸로 확실해졌군.’
파프닐은 입꼬리를 올리며 생각했다.
‘역시 퍼리우스 교단이 뒤통수를 칠 놈들은 아니었지.’
솔직히 반쯤은 의심했지만, 이걸로 확실해졌다.
이 스킬은 충분히 레전더리 비전이라 불릴 만한, 아니 그보다도 더한 급이라는 사실이 말이다.
‘다른 물건들도 확실히 효과가 있었고.’
해골병들을 비롯해서, 퍼리우스 교단의 보상을 적용한 모두가 한층 더 파워 업에 성공했다.
‘그럼 이제 슬슬 가 볼까.’
파프닐은 동쪽을 보았다.
‘신대륙으로.’
***
수일 후.
파프닐 일행을 태운 한국 서버 유일의 철갑선, 프론티어호가 엄청난 속도로 바다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후우.”
파프닐은 한숨을 내쉬었다.
파이브스타를 비롯해 여러 길드가 새 항로를 개척한 지금.
부스터 엔진을 전력으로 작동시키자, 겨우 3일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반 항해가 열흘~15일이나 걸리는 걸 감안하면 엄청난 차이.
바다를 보고 있던 파프닐이 생각했다.
‘기술을 조금 더 개량하면 속도를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나중에 드워프들과 이야기를 해 봐야겠군.’
한편 그 시각.
강철을 두드리던 윈필드는 저도 모르게 재채기를 했다.
“뭐, 뭐지? 쇳가루가 잘못 들어간 건 아닌데…….”
무슨 일인지 고개를 갸웃하는 윈필드.
평생 잔병치레 한번 한 적 없던 그에게는 영문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저기 보인다!”
“신대륙의 도시다!”
수평선을 바라보던 선원들이 외쳤다.
멀리서부터 산이 보이더니, 곧 그 아래로 커다란 대도시가 가까워져 왔다.
파프닐이 처음 밀항자로 왔던 도시이자, 악마군단의 습격에 전멸 직전까지 몰렸던 그곳이었다.
“만약 분위기가 안 좋으면 바로 출항할 테니 준비를 해 두도록.”
파프닐은 주변 선원들에게 말했다.
사실 악마군단이 온 것도 자신 때문인 게 정황상 100%였으니, 감정이 안 좋으면 안 좋았지, 좋을 리 없었으니까.
“뭐, 설마 공격하겠나?”
“혹시 모르니까요.”
“음, 글쎄……. 자네,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거 아닌가.”
“박사님께 그런 말을 듣는 건 조금…….”
“뭣이?”
존스 박사가 화를 냈지만, 맞는 말은 맞는 말이다.
그사이 철갑선이 천천히 부두에 정박했다.
악마군단의 침공에 당했음에도, 건물들은 대부분 복구되었고, 이전엔 숲이나 평야이던 곳들까지도 새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악마군단의 공격 후유증을 극복한 모습.
“코레 대륙에서 온 상선이군.”
“입국 심사를 진행하겠습니다.”
항구에 있던 병사와 기사 여럿이 다가왔다.
파프닐은 심호흡을 하고 갑판 아래로 내려갔다.
“승객은 저와 제 일행뿐입니다. 다른 배들도 물건을 내리고 돌아갈 겁니다.”
“그렇군요. 이름이?”
“파프닐입니다.”
“파프닐?”
“흠, 잠깐만.”
“뭔가 익숙한데…….”
“당신, 설마…….?”
병사들 사이에 술렁임이 퍼져 나갔다.
척 봐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
파프닐이 슬쩍 발을 빼려는 순간이었다.
“아! 기억났다!”
“우리 도시를 지켜 준 병신 X끼!”
“병신 X끼 파프닐!”
부두의 병사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양팔을 벌려 왔다.
“그때 꼼짝없이 당하신 줄 알았는데! 모험가라 다시 오신 거군요!”
“환영합니다!”
“병신 X끼님, 어서 이리로! 가이우스 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수많은 사람이 일제히 파프닐과 병신 X끼를 연호했다.
다른 부두와 거리에서 소리를 듣고 온 시민들도 마찬가지.
입국 심사?
그런 건 이미 저 사람들 머릿속에서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
“자네, 완전히 영웅 대접이구먼.”
“아이돌 팬클럽 같은 반응인데? 좀 더 좋아해야 하는 거 아냐?”
“…….”
뒤로 따라오던 존스 박사와 칠흑의 사신이 한마디씩 거들었다.
-500년 전 내 살아생전을 떠올리게 하는구먼. 하하하!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카라미트의 목소리는 덤!
파프닐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생각했다.
‘다 좋긴 한데……. 저 호칭만 어떻게 안 되나?’
좋아해야 할 일인데, 왠지 모르게 입맛이 썼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