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01)
301화
뮤 대륙 어딘가에 있는 악마교단 본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악마병, 흑마법사, 흑전사 등이 모여 있는 이곳은, 매일 수많은 비명과 절규, 그리고 음모를 꾸미는 언동으로 인해 시끄럽기 그지없었다.
그런 곳이지만, 가끔 외부에서 침입자들이 들어올 때가 있었다.
신들의 축복을 받은 영웅, 혹은 실력을 시험해 보고자 하는 무사나 자객 같은 자들.
악마교단은 그런 자들을 수도 없이 마주했고, 전부 고기 조각으로 만들어 버린 전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대가 특이했다.
카아아!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5m가 넘는 거체에, 붉은 뿔이 난 인간형 악마들이 망치나 철퇴를 휘둘렀다.
맞은편의 상대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공격을 받아치더니, 힘으로 망치를 뺏어 악마들을 처치했다.
“꿀. 여기가 어디긴.”
또 수십의 악마들을 쓰러뜨린 상대가 피식 웃었다.
“선 넘는 짓 하다 들킨 놈들 소굴이지.”
“저, 저놈은 대체 뭐냐!”
악마들이 웅성거렸다.
그럴 만했다.
수백 기의 동족들, 그리고 고위 악마기사들과 사제들까지 여럿 쓰러뜨린 침입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1.5m의 신형을 가진 곰이었으니까.
“멍청한 놈들……. 고작 곰 따위에게!”
다른 악마들 사이로 검은 악마 한 기가 걸어 나왔다. 손에는 귀신의 얼굴이 조각된 망치가 들려 있었다.
“나 헬파이어 백작이 상대해 주마!”
검은 불꽃이 일렁이는 마계의 귀족 악마!
네임드 보스 중 한 명으로, 레벨은 무려 650에 이르는 괴물이었다.
“뭐야, 이놈은 그냥 곰보다도 작은데?”
일반 곰이 2~3m에 달하는데, 이 녀석은 고작 1.5m.
“싸울 수는 있나? 저 비실비실한 놈들이야 그냥 쓰레기지만.”
“꿀.”
다음 순간, 검은 곰이 코웃음 쳤다.
“네놈도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뭘.”
“뭐라고?”
“크흥, 넌 혓바닥으로 이기겠다.”
“이 곰 XX가!”
헬파이어 백작이 망치를 휘두르려던 순간. 검은 곰이 입에서 혀를 뻗었다.
쿠웅, 다음 순간 헬파이어 백작이 힘을 잃고 쓰러졌다.
“마, 말도 안 되는.”
“진짜 혀로 죽였어!”
공포를 모르는 악마병들이 기겁하며 물러났다. 쓰러진 백작의 심장에는 일곱 개의 구멍이 가지런히 뚫려 있었다.
“그야 당연하지.”
검은 곰, 말레이곰 꿀타르는 히죽 웃었다.
“혓바닥 베어아츠는 내 주특기거든. 무려 백 년 동안이나 수련했지.”
“으아악!”
악마들은 그제야 떠올렸다.
곰.
이들이야말로 사실 세계의 균형을 수호하던 수호자 종족이었음을.
“자, 어디 다른 놈들은 뭐 하나 볼까!”
헬파이어 백작을 쓰러뜨린 꿀타르는 계속 안으로 전진하려 했다.
그러나 아무리 그라도 수많은 악마를 상대로 무한히 싸울 수는 없었다.
“크허엉!”
세 시간 후.
꿀타르는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채로 숲을 걸었다.
“놈들……. 설마 그렇게까지 많이 모여 있을 줄은…….”
악마들은 생각보다 많았고, 강했고, 집요했다.
설마 문 지킴이인 자신마저도 이렇게 질 정도라니.
하루빨리 다른 문 지킴이들에게 알리지 않으면…….
“크억!”
힘없이 걷던 꿀타르의 발치에서 무언가가 그를 끌어당겼다.
그대로 쓰러진 꿀타르가 비탈길을 따라 쓸려 내려갔다.
곰 문 곰 문 곰 문.
수 미터 아래로 굴러떨어지다 멈춘 꿀타르의 앞에, 한 인간의 신형이 나타났다.
“꿀?”
“뭐야, 악마가 아니잖아?”
꿀타르가 고개를 들자, 그곳엔 한 형체가 있었다.
온몸에 크고 작은 상처가 가득하고, 등 뒤엔 자신보다도 더 많은 무기를 짊어지고 있는 사람.
아니, 꿀타르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저건 사람이라 할 수 없었다.
붉은 눈, 그리고 검은 피부와 송곳니. 그리고 저 귀기 서린 눈빛은 사람이라기엔 너무나도 악마에 가까웠으니까.
“악마인 줄 알고 잡았는데, 곰 새끼라니…….”
“꾸, 꿀?”
“뭐, 됐어. 짜증 나는데 그냥 죽일까…….”
“꿀! 자, 잠깐만!”
꿀타르는 급히 말했다.
“악마교단을 적대하는 것 같은데, 그럼 우린 같은 편이다! 그러니 일단 그 칼을 거두고!”
“칼……. 흐흐흐.”
다음 순간 남자가 귀기 어린 웃음소리를 흘렸다.
“생각해 보니 널 좀 써도 될 것 같아.”
남자의 눈이 번득였다.
“내 소중한 레이디들을 하나하나 박살 낸 악마교단, 그리고 내 등짝까지 팔아넘긴 파프닐 놈을 없애는 데 꽤 도움이 될 것 같군!”
***
파프닐은 영주의 성으로 초대되어 식사를 했다.
“처음에는 완전히 돌아가신 줄 알고 굉장히 안타까웠습니다만, 모험가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니 다행입니다.”
가이우스는 흐뭇한 얼굴로 말을 했다.
“저뿐만 아니라 당신에게 구해진 여러 사람이 코레 대륙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파프닐이 악마교단의 군대를 상대로 싸우며, 그 모습을 본 도시 사람들이 모험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된 것.
“그 후로도 여러 모험가가 넘어왔지. 자네 같은 사람들도 있었고 아닌 사람들도 있지만……. 뭐, 그건 어딜 가나 다 마찬가지일 테니까.”
신대륙이 업데이트된 지 꽤 시간이 지났다.
그사이 여러 모험가가 이 도시를 거치거나, 다른 곳에서 개척을 시작했다.
“자네와 동료들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네.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말하고, 편히 있다 가게나.”
-칼람시 자유 이용권을 획득했습니다.
-칼람시 내부의 모든 시설(영주 성 일부 구역 제외)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최초로 개방된 신대륙 도시인 칼람시!
자유 이용 권한까지 획득한 뒤, 파프닐은 도시와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신대륙도 많이 발전했군.’
예전엔 파프닐과 김철 외의 모두가 NPC라면.
이제는 군중 사이에 플레이어들도 여럿 보였다. 비율로 따지면 대략 1 : 50 정도.
신대륙에 올 수 있는 조건이 최소 450레벨 이상의 실력임을 생각하면, 평균 이상에 가까웠다.
이 도시 외의 다른 지역들도 있을 테니, 그것까지 붙여 생각하면 그 이상의 숫자일 터.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파프닐이 밀항자로 들어온 이후.
수많은 항해자가 배를 띄웠고, 대다수는 실패했지만 몇몇은 결국 신대륙에 도착하는 데 성공했다.
일단 항로가 생성되었으니 항해도 점차 안정적으로 변했을 테고.
새로운 콘텐츠를 찾아 랭커 유저들도 계속 신대륙에 닻을 내렸을 테니까.
괴충 웨이브까지 끝난 지금은 최소 1만 명이 넘는 유저들이 이곳에 있었다.
해외 서버들도 비슷한 식으로 개척을 하고 있으니, 지금 이 대륙은 최소 다섯 곳이 넘는 서버가 손을 대고 있다고 보는 게 맞았다.
‘그중에 플러시도 있으려나.’
로크아일에서 격퇴한 이후.
플러시의 행적은 아직까지도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파프닐은 안심하지 않았다.
게이머에게 있어 격퇴는 잠시 접속 제한을 받은 뒤 다시 들어올 수 있는 것.
분명 재접속을 한 뒤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았다.
‘이것 때문에 정보망이나 추적에 돈을 계속 쓰고 있지만.’
세간의 소문이나 게시판을 확인하는 건 물론.
새로 영입한 몽환각 인원들에게도 정보 수집을 맡겼지만, 플러시가 신대륙에 왔다는 정보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계속 경계하는 게 맞으리라.
“그럼 딱히 당장 급한 일도 없으니……. 나도 사냥을 좀 해 볼까.”
파프닐은 기지개를 켜던 중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참, 그러고 보니 김철 그 녀석은 어떻게 됐지?’
분명 게임을 접을 리는 없을 텐데.
그 후로 소식이 없는 게 이상했다.
경우의 수는 세 가지.
파프닐이 사망한 후 좀 더 싸우다 사망했거나.
어떻게든 도주?에 성공하거나 바다로 도망쳐 다른 곳에 있거나.
악마들에게 항복한 뒤 관련 직업으로 전직하거나.
‘물론 최악의 선택지가 하나 더 있긴 하지만.’
악마들에게 생포당해 악마교단으로 끌려가는 것.
“내가 죽은 다음에 놈들이 철수했다고 하니, 한번 그쪽에 물어봐야겠군.”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파프닐은 곧바로 성 내의 기사단을 찾아갔다.
“아, 파프닐 님!”
“지난번엔 감사했습니다!”
“저도 살려고 싸운걸요. 그보다 혹시 그때 저와 같이 온 모험가분을 못 봤습니까?”
“아, 그때 그……. 죄송합니다. 워낙 상황이 급해서 못 봤습니다.”
기사단뿐만 아니라 다른 곳들도 비슷한 답변만을 들었다.
하긴 도시가 멸망 직전이었고, 생존자들도 대부분 항구에 몰려 있었으니 목격자가 있는 게 이상했다.
“뭐……. 그럼 그냥 부끄러워서 연락 안 하는 게 맞나 보군.”
같이 빠져나오고 말을 했다면 손해 복구 정도는 도와줬을 텐데.
뭐, 그 녀석이 선택한 일이니만큼 딱히 먼저 찾아서 도울 생각은 없었다.
‘평양 감사도 제 싫으면 마는 거니까.’
김철 녀석에 대한 일도 해결했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사냥부터 할 차례.
파프닐은 해골병들을 소환한 뒤 도시 밖으로 향했다.
물론 그냥 막무가내로 나선 건 아니다.
“가이우스 님, 혹시 부탁을 한 가지…….”
“음? 말씀하십시오.”
“본업을 하기 전에 마침 시간이 좀 남아서요. 도시 주민들이 여럿 어려움을 겪고 있을 테니, 그 사람들의 고민을 제가 해결해 주고 싶군요.”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군요! 바로 찾겠습니다.”
가이우스는 어딘가로 가더니,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여러 시민을 데려왔다.
“악마교단이 한바탕 휩쓸고 가면서 주변의 몬스터들이 광분해 있어요. 그놈들을 이끄는 주적이 있는 것 같은데……. 혹시 처리해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새로운 퀘스트 ‘광폭화된 몬스터들(매직)’을 수락했습니다.
“이 근방에 늘어난 몬스터들 중, 레인보우 카우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네. 그 녀석은 한 마리 잡으면 평생 먹고살 수 있는 초고가의 몬스터입지요. 혹시 놈을 발견하면 제게 알려 주시면 됩니다.”
-새로운 퀘스트 ‘전설의 몬스터(매직)’를 수락했습니다.
“악마 군단 본대는 물러갔지만, 이 근처에 놈들이 만든 파괴의 상흔들이 남아 있습니다……. 도시가 재건되고 있지만. 그 때문에 많은 이가 아직도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지요. 저 산 너머에 놈들의 장군 중 한 명이 휘하 악마병들과 함께 있는데, 그들을 퇴치해 주지 않겠습니까?”
-새로운 퀘스트 ‘악마교단의 분견대 격퇴(레어)’를 수락했습니다.
권력자의 힘을 통해 여러 알짜배기 퀘스트를 한 번에 수주!
일반 모험가들은 신대륙 퀘스트를 하나라도 얻기 위해 온갖 발품을 팔아야 했지만, 이미 신용도와 인맥이 있는 파프닐은 달랐다.
‘역시 NPC들과는 친분부터 쌓고 볼 일이야.’
사실 칼람시 NPC들은 권력자가 아니라도 파프닐이라면 충분히 퀘스트를 줬을 거다.
빠르고 간편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게 좋은 점.
심지어 보상도 고레벨 퀘스트답게 엄청났다.
성공 시 최소 10%가 넘는 경험치 상승 폭을 주거나, 20골드 이상의 보상은 기본!
어째서 최상위 랭커들이 신대륙으로 오는지 알 것 같았다.
그렇게 퀘스트를 해결하며 사냥을 하던 도중, 한 남자가 파프닐을 찾아왔다.
“언제 오나 했네. 기다리고 있었다.”
투 블록 컷으로 머리를 짧게 친 미남자.
킨도르한의 등장이었다.
“빠르게 왔군.”
“그야 당연하지. 괴충 웨이브 때 잠깐 가서 막긴 했는데, 최근 내 본거지는 이쪽이니까.”
“그거 잘됐군.”
파프닐은 씩 웃고 말했다.
“그럼 이제 의뢰했던 정보를 받아 볼까?”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