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18)
318화
파프닐이 화염산 초입에 발을 들이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화염산에 입장했습니다.
-현재 레벨에 비해 몬스터의 레벨이 과도하게 높은 지역입니다.
오랜만에 보는 내용이었다.
출현 몬스터의 레벨이 100 이상 차이가 날 때 뜨는 메시지.
예전엔 들어가는 곳마다 떴었지만, 최근 레벨 500을 넘고 신대륙에 온 후로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여기가 화염산…….”
눈을 빛내는 파프닐.
그 뒤로 주변을 둘러보는 존스 박사, 그리고 주변을 향해 후웁 소리를 내고 있는 가습기와 비타민이 걸어왔다.
“오, 최초 입장은 아닌 거 같긴 한데. 그래도 엄청나구먼.”
“과도한 칼슘 섭취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K가 제격인데……. 그중에서도 비타민 K2 성분을 섭취하면 칼슘 소화력을 높여…….”
“여기서 사냥이 되냐고 합니다. 어우, 더워라.”
땀을 닦는 비타민과 가습기, 존스 박사.
셋 모두 이번 사냥에 필요한 멤버들이었다.
“그나저나 여기, 굉장한 모습인데?”
존스 박사가 헛웃음을 지었다.
“무슨 에이리언 영화 세트장에 온 느낌이여. 헛허.”
총천연색의 불꽃들이 피어오르는 산기슭.
쉬이익, 색채를 가진 안개가 사방을 덮는다.
멀리 하늘 위로는 거대한 괴조가 날아가는 게 보였다.
아니, 괴조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드, 들켰나?”
“저건 재버워키……. 레벨 600대 대형 몬스터입니다! 숙여야…….”
가습기가 외치던 순간.
날고 있던 괴조가 갑자기 발버둥 치더니 그대로 추락했다.
“어?”
“무슨…….”
다른 파티원들이 흠칫 놀랐다. 그사이 괴조는 화염산 아래로 완전히 떨어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
“파프닐 구구구구군, 저, 저거 방금…….”
“독기에 휩쓸렸군요.”
파프닐은 태연히 대답했다.
‘말은 화염산이지만, 사실 독 산이지.’
24시간 수많은 유독성 물질과 가스가 쉬지 않고 솟구치는, 마치 행성 같은 지역!
단순히 불꽃이라 생각해서 들어왔다가는, 5m도 걷지 못하고 쓰러지는 마경이었다.
‘파이브스타가 괜히 여길 나중으로 미뤄 둔 게 아니거든.’
들어오기 위해선 최소 레전더리 마법인 앱솔루트 배리어, 혹은 만독불침급의 대비가 필요했다.
파이브스타 길드에서도 아직까지 개척하지 못한 이유가 있는 것.
그러나…….
‘이번엔 운이 좋군.’
파프닐은 가볍게 걸음을 옮겼다.
“자, 잠깐만! 위험!”
“괜찮습니다.”
기겁하던 존스 박사가 고개를 갸웃했다.
사방이 독가스로 가득한 가운데를 파프닐이 동네 뒷산 산책하듯 걸었기 때문이다.
“보십시오. 아무 문제 없죠?”
“어, 어?”
“그러네?”
뒤따라오던 가습기가 고개를 갸웃했다. 사방이 유독 가스로 가득한데 도대체 어떻게?
“비타민 D는 피부 세포에 있는 7-디하이드로콜레스테롤이 햇빛을 받아…….”
“뭐? 내 스킬 때문이라고?”
비타민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가습기의 스킬인 습기 조절에 비타민의 액체형 포션을 풀어 일종의 유사 결계를 만든 것.
물리, 마법 공격은 막지 못한다.
그러나 안개형 공격이라면 절대 이 결계를 뚫을 수 없었다.
유독 가스나 독연, 독무 등도 마찬가지였고 말이다.
‘예상대로군.’
파프닐은 씩 웃었다.
“가습기 님, 계속 스킬 유지해 주십시오. 비타민 님도.”
“아, 네!”
“끊는 순간 저희 모두 죽을지도 모릅니다.”
“……!”
긴장이 가득 들어간 둘!
“자, 그럼 가 보죠.”
산 안으로 이동하는 앞으로 화염산의 유독성 가스 불꽃으로 이루어진 화염 전사들이 나타났다.
주변의 흙이 바스러지고, 공기가 뒤틀렸다.
“여 기 고 통 받 는 다.”
“너 도 우 리 와 똑 같 이!”
우르르 달려오는 화염 전사들이 손에 검이나 창을 만들어 내 휘둘렀다.
파프닐은 흑뢰를 두른 궁드닐을 들고 옆으로 피했다.
“철옥! 메탈 슬라임 킹!”
“뀨우!”
이제는 알아서 움직이는 메탈 슬라임 킹이 얇게 보호막을 만들었다.
“저 놈 부 터 잡 아 라.”
“저 놈 이 가 장 팔 팔 한 것 같 다.”
사방에서 몰려오는 전사들.
하늘에선 도깨비불들의 불화살이 집중되어 쏘아졌다.
“철옥! 흑뢰창!
파프닐은 피할 수 있는데도 정면에서 흑뢰창을 쏘고 철옥을 두르며 싸웠다.
가습기와 비타민, 존스 박사들이 보호막 안에 있으니 그걸 지키려는 것.
“놈 이 막 고 있 다.”
“공 격 을 집 중 해.”
멀리에 있던 화염 전사들도 소란을 듣고 창을 던졌다.
-금속 보호막이 파괴되기 직전입니다.
순식간에 몰려온 사망의 위기.
‘좋아, 그럼 반격을 해 볼까?’
파프닐은 손가락을 튕겼다.
순간 사방에서 금속과 뼈의 창칼이 화염 전사들의 몸을 꿰뚫고 튀어나왔다.
“무 슨?”
“놈 의 부 하.”
해골병들은 훈련된 특수부대원처럼 화염 전사들을 포위하고 죽였다.
유독 가스와 독성을 머금은 흙 때문에 보통은 매복을 할 수 없지만, 이미 생명이랄 게 없는 해골병들은 멀쩡히 땅속에서 움직일 수 있었다.
퍼억, 퍽. 연달아 대미지를 입은 화염 전사들이 순식간에 부서졌다.
“저건……!”
“어둠의 번개, 그리고 지옥의 화염!”
존스 박사가 소리쳤다.
“그렇군……! 저거, 산소를……!”
“산소?”
“저 녀석들이 특별한 불이니, 그에 맞는 공략법을 쓴 거야.”
“공략법이 따로 있나요? 제 눈엔 똑같아 보이는데.”
“그러니까…….”
존스 박사의 입이 폭포처럼 열리려던 찰나.
“마…… 마그네슘!! 국내 성인 대부분이 고질적인 마그네슘 부족에 시달리며 음식에서 섭취하기 쉬운 대다수 미네랄 성분에 비해 마그네슘은 자연물 구강 섭취만으로는 충분한 양을 소화해 내기 어려워……!!”
“……아, 전투에 집중하랍니다.”
“헉, 그, 그랬지. 우리도 쏘세!”
비타민이 다른 영양소를 말하자, 존스 박사도 정신을 차렸다.
그사이 화염 전사들과 해골병 간의 전투는 점차 끝나 가고 있었다.
“이제 슬슬 준비된 최후의 수단 같은 게 나올 때가 됐는데.”
파프닐이 중얼거렸다.
다음 순간 화염 전사들이 하나둘씩 창에 찔려 증발하기 시작했다.
“역시!”
원작에서는 플러시가 여기까지 상대한 놈들이지만, 그건 그놈이 운빨이 대단한 거고.
일반적인 사냥에서 겨우 이렇게 끝이 날 리가 없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3골드 13실버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후략)……
“…….”
“잡았나?”
“와!”
“비타민 C의 반수치사량은 11,900mg/kg로 60kg인 성인의 경우 714g에 해당하지. 그렇지만 모든 물질이 다 똑같기 때문에, 일상에서 크게 신경 쓸 게 없는 수치야.”
존스 박사와 가습기, 비타민이 환호성을 질렀다.
“흠…….”
파프닐은 그 앞에서 화염 전사들이 쓰러진 자리를 주시했다.
정확히는 눈앞에 나타난 경험치 수치였다.
“많이 오르는군. 엘도라도에 온 기분이야.”
“엄청난데요?”
사냥터는 그야말로 대박이다.
화염 전사와 도깨비불들의 스펙은 일반 필드 몬스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경험치는 그야말로 말도 안 되게 많이 제공한다.
일반적인 막공 사냥 기준으로 세 배에서 네 배 정도의 효율.
드롭되는 아이템의 희귀성과 수요를 생각해 보면 금전적으로는 다섯 배 이상의 효율을 보였다.
‘하지만 고작 이 정도로 만족하자고 그 고생을 한 건 아니지.’
정점이란 욕심에서 이뤄지는 법.
파프닐은 ‘좀 더’를 바랐다.
누가 어떤 식으로 고안했든 간에 최초의 방법론이란 어쩔 수 없이 야만적이며 원시적이다.
이를 세련되게 가꾸는 게 문명인으로서의 처사다.
게임의 공략 역시 마찬가지다.
파프닐은 언뜻 보면 본능형 플레이어로 보인다.
사냥터에 진입해 손이 가는 대로 싸우고 발이 가는 대로 이끄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건 오해다.
철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략에 임한다.
그게 파프닐을 정점으로 이끌어 준 철칙.
따라서 제아무리 효율적으로 보이는 사냥법이라 할지라도 곧바로 개량과 개선에 나선다.
“지금도 충분한 거 아닌가?”
고개를 가로젓는 길드원들을 향해 파프닐은 손가락을 흔든다.
“기껏 준비까지 해 왔는데, 이 정도로는 만족 못 하지요.”
곧바로 집필에 나선다.
“모든 전투 데이터를 보고서로 작성해서 제게 가져오도록 하세요.”
***
몬스터 사냥에서 가장 좋은 것은 단번에 전부 쓸어 내는 거다.
압도적인 광역기나 스킬로, 한 필드의 몬스터들을 단숨에 쓸어 내는 것.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초보자 필드에서나 가능한 일.
조금만 레벨이 올라도, 플레이어는 몬스터와의 장기전을 강요받는다.
특히 고레벨 몬스터가 있는 던전, 머나먼 미개척지로 갈수록 장기전은 필수.
빠르고 깔끔한 사냥도 중요하지만, 지속되는 사냥과 회복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때마다 필요한 게 바로 베이스캠프.
이 때문에 파프닐은 산 깊숙이 들어오자마자 베이스캠프 건설에 착수했다.
“여기로 합니다.”
탁, 가스 사이에 깃발을 꽂은 파프닐을 향해 길드원들이 의아한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파프닐 군, 여긴 분지가 아닌가.”
“그렇습니다.”
“분지는 좋지 않은데요! 가스가 아래로 쏠려서 최악의 지형인데…….”
“괜찮습니다.”
길드원들은 당연히 반발했지만, 파프닐은 단호했다.
이유? 간단하다.
이곳이야말로 원작에서 플러시가 자리 잡았던 세이프 존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모르고 본다면, 이곳은 그다지 좋지 않은 입지가 맞았다.
‘플러시는 물의 신에게 받은 축복 덕분에 멀쩡했었지만, 우리도 가습기와 비타민이 있지.’
일단 독기가 짙어 몬스터들도 이곳을 피하는 데다, 주변에 몬스터들의 접근을 막는 피휘석들이 가득하기에 베이스캠프나 마을을 만들긴 최고의 장소.
게다가 플러시가 여기에 캠프를 만든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
파프닐은 일단 분지 바닥부터 독기를 빼낸 뒤, 그 위에 자리를 마련했다.
해골병들 수십 기가 일사불란하게 땅의 흙을 파헤치고 갈아엎은 뒤, 미리 준비한 금속을 쏟고 그 위에 모래를 몇 겹 쏟았다.
그렇게 땅을 깨끗하게 만든 뒤에는 최고급 천막 네 개를 치고, 필요한 식수통 및 침낭, 모닥불 등을 배치했다.
외곽에 가볍게 금속과 뼈로 된 울타리를 두른 파프닐이 말했다.
“이쯤 하면 완성했군.”
띠링!
-나무랄 데 없이 깔끔하고 편안한 베이스캠프를 완성했습니다.
-캠프 설치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캠프에서 야영 시 HP, MP, 스태미나가 더욱 빠른 속도로 회복됩니다.
-캠프 주변에 있을 시 추가 스테이터스 버프를 받습니다.
-생명체가 살지 못할 만큼 가혹한 지역에 베이스캠프를 완성했습니다.
-굉장히 뛰어난 솜씨와 안목을 보였습니다.
-비전 캠프 설치 비법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손재주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연달아 뜨는 알림!
-음, 사치 부린 감이 있긴 하지만……. 뭐 준수하구나.
카라미트의 말을 흘려 넘긴 파프닐이 미소를 지었다.
‘이걸로 준비는 완료인가.’
복돌이가 없는 건 아쉽지만, 이걸로 두 가지 준비 중 하나는 완료되었다.
그때였다.
“파프닐 군, 우리 왔네.”
“부르셨습니까?”
“약학 정보원이 제시하는 자료에 따르면 비타민 섭취의 기준은 평균 필요량, 권장 섭취량, 충분 섭취량, 상한 섭취량이라는 기준이 있으며…….”
존스 박사와 비타민, 가습기가 노트 한 권씩을 들고 다가왔다.
“그건?”
“전투 보고서, 자네가 말했었던 거라네.”
“저희도 속성 마법이나 스크롤 몇 개는 쓸 수 있어서요.”
셋 다 전투 클래스는 아니지만, 아이템을 이용한 공격 등을 통해 자료를 모아 온 것이리라.
“다행이군요, 덕분에 할 일들이 줄었습니다.”
플레이어와의 전투에서 몬스터들이 보이는 행동 패턴, 자세한 습성 등은 단순 관찰로는 바로 알아내기 어려운 것들이다.
특히 존스 박사의 눈썰미는 0.8 파프닐급이니 충분히 믿어도 되리라.
파프닐은 미소를 지었다. 마주 고개를 끄덕이는 길드원들 옆으로 해골병 열댓 마리가 나타났다.
“어엉? 이 녀석들은?”
“딱……!”
터억, 노트 열댓 권을 내려놓는 해골병들.
흠칫한 존스 박사가 말했다.
“설마…….”
“그 설마가 맞을 겁니다. 다들 잠시 쉬고 계십시오.”
말을 마친 파프닐이 노트 한 권을 꺼냈다.
수많은 몬스터의 정보가 빼곡히 적힌 공략 노트.
파프닐의 사냥 일지에 새 페이지를 추가할 시간이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