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25)
325화
베이디르와 복돌이의 연속 공격.
아만곰은 처음 느끼는 감각에 정신없이 물러섰다.
“뭐, 뭐냐, 이건!”
“고오오오옴!”
그 앞에서 달려든 베이디르가 연신 주먹을 휘둘렀다. 놀랍게도 그 주먹들은 박힐 때마다 아만곰의 몸에 뚜렷한 대미지를 누적시켰다.
“이, 언데드 따위가!”
아만곰이 손을 휘젓자 베이디르도 지지 않고 주먹을 마주 내질렀다.
둘의 주먹이 맞부딪치는 순간, 베이디르의 눈이 번득였다.
“곰!”
놀랍게도 베이디르의 꿀주먹은 아만곰의 정권을 밀어내며 몸에 대미지를 욱여넣기 시작했다.
곰에 한정해서는 살벌한 수준의 대미지와 패시브를 가지고 있는 덕분이다.
사실상 세상에 단 하나 있는 인간 상성, 아니 곰 상성을 만난 격!
“딱딱!”
심지어 그게 끝이 아니었다. 기회를 틈탄 다른 엘리트 해골병들이 사방을 포위한 뒤, 연이어 꿀을 바른 창이나 칼을 찔러 넣었다.
“크아아아……. 컥!”
아만곰은 어떻게든 주도권을 찾거나 물러서려 했지만, 베이디르의 저돌적인 돌진을 도저히 따돌릴 수 없었다.
“휴.”
파프닐은 한숨을 돌리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설마 했는데 정말로 저 곰의 약점이 꿀이었다니.’
아무리 강한 곰이라도 꿀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보통은 그냥 속담으로 넘어가지만.
호라이즌의 세계에서는 그것도 기믹이 될 수 있었다.
‘원작 소설이 영 이상하기에 가능한 일이지.’
사실 그런 게 아니라면 저 곰을 잡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일단 어떤 속성의 공격도 통하지 않는 데다, 관통이 되는 무기를 들고 와도 액체 금속이라 잘 통하지 않는다.
결국 압도적인 힘과 전략으로 장기전을 해야 하는데, 그게 될 리가 있나.
최소한 레벨 800이 넘는 수십 명이 파티를 이루고, 몇 달 동안 시도해야 잡을 수 있는 먼치킨.
실제로 원작에서도 플러시는 아만곰을 계속 뚫지 못했다.
공격은 전부 피하고, 때리는 건 크리티컬에 약점 공격까지.
하늘과 땅의 모든 운이 모였지만 결국 대미지를 주지 못하니 방도가 없었다.
결국 플러시는 도망쳐야 했던 게 원작의 내용.
그런데 파프닐은 그 과정 중에서 보인 서술에 주목했다.
‘피독용 겸 식량으로 쓰던 꿀이 묻은 검을 휘두르니 놈에게 대미지가 들어갔었지.’
하긴, 민트 초코 같은 걸 천하의 진미라고 하고.
웬 수상할 정도로 매력적인 털북숭이들이 가득하니 그럴 만도 했다.
‘덕분에 쉽게 갈 수 있어 다행인가?’
파프닐은 앞을 보았다.
수많은 해골병과 해골 기사, 베이디르.
지금까지 만들었던 여러 소환수가 모두 무기에 꿀을 바른 채 찌르거나, 베거나, 때리고 있었다.
‘일단 대미지가 제대로 박히기 시작하면, 해골병들도 충분히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무적의 아머와 공격력을 가진 아만곰.
하지만 저런 유의 몬스터들은, 일단 대미지가 들어가기 시작하면 난이도가 대폭 낮아지게 된다.
‘그러면 이걸로 끝인가.’
원작을 보면서 떠올렸던.
제이, 제삼의 공략법도 준비를 해 뒀는데.
왠지 모르게 살짝 아쉬워졌다.
‘그래도 그냥 이대로 마무리 짓긴 아까운데……. 다 죽이기 직전까지만 몰아넣고 한번 다른 방법들을 볼까?’
“멍멍!”
짖는 소리 때문에 파프닐의 생각이 깨졌다. 아래를 내려다보자 복돌이가 헥헥거리고 있었다.
“꿀 다 썼어?”
“멍! 다 썼다, 멍!”
“그럼 발라야지.”
파프닐은 인벤토리에서 꿀을 꺼내 복돌이에게 흩뿌렸다.
다음 순간 눈동자에 하트 모양을 띄운 복돌이가 그대로 제 몸을 핥기 시작했다.
“헥헥헥! 맛있다, 멍!”
“……?”
그걸 왜 네가 먹어?
“복돌아, 먹는 게 아니라 가서 싸워야지.”
“멍멍!”
“다시 발라 줄 테니까 가만있어 봐.”
미리 준비한 명품 꿀을 팔다리와 이에 발라 준 파프닐이 엉덩이를 툭 쳤다.
“됐다, 가…….”
“핥핥핥! 왕왕! 이거 진짜 맛있다, 멍!”
“먹지 말라고 했지!”
파프닐은 신문지 대신 흐룽그니르의 숫돌로 가볍게 복돌이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이번에도 또 그거 먹으면, 상추랑 깻잎 일주일 동안 금지다.”
“멍?!”
“물론 네 건강에 안 좋을 수 있으니……. 그 대신 생 브로콜리만 줄 거고.”
“…….”
순간 복돌이의 온몸에 난 털이 고슴도치처럼 곤두섰다.
“자, 이제 가라.”
“크르릉, 크헝!”
전투 준비를 마친 복돌이가 곧바로 달렸다.
저만치에선 아만곰이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크아아악, 인간 따위가……. 감히 문의 수호자인 이 나를!”
아만곰은 어이가 없었다.
생물의 정점인 신수 드래곤들마저도 자신을 해할 수 없다.
수호자라는 명패를 떼도 마찬가지.
같은 수호자들 외엔 누구도 이 몸을 뚫지 못했고, 자신의 주먹에 피를 토할 뿐이다.
그런데 이 상황은 대체 뭐란 말인가?
어째서 초월의 경지에 오른 자신이.
저런 언데드 피조물들과 소환수들 따위에게 맞고 있단 말인가.
그것도 맨손으로.
“크아아아악!”
복돌이가 목을 물자, 아만곰은 괴성과 함께 마구잡이로 돌격했다.
그런 그를 향해 베이디르가 마주 움직였다.
“노오오옴!”
“고오오오옴!”
서로 내뻗은 주먹이 맞부딪쳤다. 다음 순간 아만곰의 팔이 꺾이며 그대로 꿀주먹이 곰의 몸 안에 박혔다.
“크어어억!”
아만곰은 입을 떡 벌린 채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더니 점차 앞으로 무너져 내렸다.
쿠웅. 쓰러진 곰의 앞에서, 베이디르가 짧게 외쳤다.
“곰! 잡았다!”
-아만곰을 처치했습니다.
-아다만티움의 지배권을 획득했습니다.
-아다만티움을 지배할 수 있습니다.
-금속 지배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금속 지배 스킬의 랭크가 상승했습니다.
-귀금속 지배 스킬로 변경되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최초로 문의 수호자를 처치했습니다.
-새로운 업적 ‘문의 수호자 처치’를 달성했습니다.
-새로운 칭호 ‘신수 슬레이어(레전더리)’를 획득했습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7 상승했습니다.
-신성 스테이터스가 +2 상승했습니다.
-칭호 착용 시 피어 계열 상태이상에 잘 걸리지 않게 됩니다.
-명성치가 +8,000 상승했습니다.
-문의 수호자들과 기본적으로 적대 관계가 되었습니다.
-오해를 풀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유지될 것입니다.
-신수를 처치함으로써 카리스마가 +3 상승했습니다.
-화염산의 신수, 아만곰을 처치했습니다. 이계의 힘을 받아들이고 타락하여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려던 아만곰의 음모를 막았습니다.
-신들이 당신의 업적을 주목합니다.
-하데스가 박수를 치며 상을 내립니다.
-어둠 속성 공격력이 +1 상승했습니다.
-해골병 소환 시 지옥의 데스나이트를 소환할 수 있습니다.
-리리스가 요염하게 웃습니다.
-흡혈 효과가 +2% 상승했습니다.
-토르가 껄껄 웃으며 박수칩니다.
-번개 속성 공격력이 아주 약간 추가됩니다.
-운사의 인장(하이퍼)을 획득했습니다.
사냥 성공.
파프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이, 이게 대체…….”
“파프닐 군, 자네 설마 다 알고 들어간 건가?”
존스 박사는 넋 나간 표정으로 물었다.
“저 곰 말인데, 신수라니. 저 정도의 보스는 파이브스타도 안 될 것 같은데. 혹시 일이 잘못되면…….”
“하지만 잡았죠.”
“…….”
맞는 말이긴 했다.
하긴 지금까지 파프닐을 따라다니면서 이 정도의 보스가 아닌 놈이 있었던가.
거대 사막 크라켄부터, 철혈 길드에 신대륙의 몬스터와 악마병들, 삼국지 길드 연합까지.
파프닐과 만나기 이전에도 여러 기억에 남을 큰 탐험들을 성공해 내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 같은 경우에 비하면…….
“아니, 솔직히 이건 너무 위험한 짓인데.”
존스 박사가 투덜대려는 순간.
파프닐은 박사에게 사과만 한 뭔가를 던졌다.
“무슨……. 어헛!”
“받아 두십쇼. 이번 일의 보수입니다.”
사과만한 크기의 아다만티움 원석.
아이템을 만든다면 최소한 레전더리급 이상이고, 시장에 판다면 집 한 채……까진 아니고 차 두어 대 값은 될 거다.
“자, 여기.”
“오옷!”
“타, 탄수화물은 뇌와 적혈구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장기간의 단식은 신체와 뇌 활동에 매우 나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보수가 엄청나다는군요.”
“그야 뭐……. 세 분 덕분에 사냥에 성공했으니까요.”
어찌 됐건 공략법이 통한 덕분에 성공적으로 사냥을 마쳤다.
그래도 너무 오래 있을 수는 없었다.
아만곰을 처치했지만 화염산의 열기와 독기는 전혀 가시지 않았기 때문.
게다가…….
“그럼 이제 좀 더 사냥을 하나?”
“아니요. 다들 지치기도 했고. 물자도 슬슬 바닥이니까요.”
여러모로 한계까지 쏟아부은 상황이기도 하고.
또 아만곰을 잡은 후 왠지 모르게 뒷골이 찌릿찌릿해 왔다.
뭔가 일이 끝나지 않았을 때, 혹은 강적이 근처에 있을 때의 감각.
안 맞는다면 딱히 상관은 없긴 한데, 만약 실제로 그런 놈이 나온다면 감당할 수 없었다.
“보스 몬스터도 잡았으니……. 슬슬 돌아갑시다.”
“하지만…….”
파프닐은 딱 잘라 말했다.
“뭐, 싫으시면 하루 네 시간 빼고 계속 사냥 및 채굴 작업 하셔도 되는데…….”
“돌아가지! 어서 마을이 보고 싶구먼!”
“저랑 비타민도 같은 마음입니다!”
파티원들은 언제 아쉬워했냐는 듯 곧바로 짐을 챙겼다.
***
화염산을 한 마리 곰이 오르고 있었다.
어슬렁어슬렁 산중턱까지 가더니,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검은 흑곰.
그런데 그 크기가 곰답지 않게 작았다.
1.5m가량의 신장에, 다른 곰들처럼 털이 가득하기보단 짧은 편.
결정적으로 이 곰은 혀가 굉장히 길었다.
물론 특이한 건 곰뿐만이 아니었다.
곰 옆에서 움직이는 수많은 무기의 더미.
그것이 말했다.
“그러니까 파프닐 그놈이 여기에 있다, 이거지.”
“킁킁, 내 코는 정확하다. 킁.”
혀를 휘두르던 말레이곰이 옆의 무기에게 말했다.
“그래, 드디어 그 녀석에게 피의 복수를 할 수 있겠군!”
무기 더미 속의 남자, 김철의 눈동자에서 서늘한 불꽃이 타올랐다.
악마교단에 사로잡힌 이후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통 속에서 보냈던가.
심지어 게임 시작 때부터 모아 온 하렘(?)들도 전부 산산조각이 났다.
천신만고 끝에 탈출한 뒤, 자칭 신수인 이 말레이곰과 만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처음엔 적으로 시작했지만, 생사의 고비를 몇 번 같이 넘긴 후로는 나름 죽이 맞는 동료가 된 사이.
꿀타르 덕에 새로운 하렘도 만들었으니 김철에게도 굳이 사냥하는 것보다 데리고 다니는 게 나았다.
“여기다.”
말레이곰, 꿀타르가 말했다.
“좋아, 그럼 들어가 볼까?”
둘은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이미 여러 전투가 있었는지 흔적 몇 개가 대놓고 남아 있었다.
“파프닐은…….”
“안에서 뭔가 기척이 느껴진다. 그런데 여긴 분명 아만곰이 지키고 있었을 텐데…….”
꿀타르가 불안한 표정으로 혀를 빙글 돌렸다.
그 불안이 적중한 듯, 보스 룸으로 보이는 대공동은 곳곳이 무너져 있었다.
“저기, 기척이!”
“이노옴……!”
파팟, 김철이 검을 뽑으며 달려 나갔다.
“파프닐, 네 XX가 나를 이 꼴로 만들었겠다!”
그대로 일갈하던 김철의 표정이 멍해졌다.
눈앞에 있는 건 파프닐도, 다른 곰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쿠르릉…….
대공동 바닥 한가운데 뚫린 구멍.
그 아래에서 기어 나온 팔과 다리, 꼬리가 달린 검은 눈이 이쪽을 바라보았다.
“음?”
검은 눈 달린 형체가 말했다.
“오, 여기 수호자인가?”
김철은 대답 대신 피식 웃었다.
“파프닐이 있는 줄 알았는데, 웬 잡몹밖에 없잖아?
”이보게, 혹시 뭣 좀 묻겠네만. 내 아들을 괴롭힌…….“
“마침 잘됐다. 너라도 죽이자.”
김철은 곧바로 열댓 개의 검을 일제히 쏘아 보냈다.
악마교단과 신세계의 싸움을 겪으며 이전보다 한층 더 강해진 스킬 연계!
일단 공격이 들어간다면 이시우나 검노인도 죽일 거라 확신한 일격이었다.
파프닐을 잡는 데 쓰려 했지만, 목격자도 없으니 연습 삼아 쏘아 보는 것.
그런데…….
카카캉! 쏘아지던 검들은 눈동자의 피부, 아니 그것을 둘러싼 보호막조차도 깨뜨리지 못하고 튕겨 나갔다.
“오.”
형체가 말을 이었다.
“첫 강림의 증인이기에 그냥 보내려 했는데……. 역시 세계의 피조물은 분수를 모르고 날뛰는군.”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