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26)
326화
파프닐이 사냥을 나간 사이에도 프론티어 길드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 나갔다.
거기엔 그동안 파프닐이 영입한, 혹은 우호를 쌓은 주변인들의 활약이 있었다.
-프론티어 길드 공격대, 악마군단 장군을 잡다. 하나둘씩 쓰러지는 난공불락의 보스들.
-드루이드 신형만. 연계 퀘스트 수주 중 신대륙에서 목격? 엘프들과 함께 데몬 오크 처치 중인 스크린 샷 캡쳐되어…….
-대장장이 시현, 첫 레전더리 대장장이 퀘스트를 완료하다.
원작 소설의 정보를 기반으로 미리부터 인연을 쌓은 네임드 유저들의 활약.
그 외에도 본래는 묻히거나 일찍 게임을 접었을 S급 네임드 유저들이 파프닐에게 발굴되며 길드의 업적과 실적, 그리고 규모를 키웠다.
“님, 그 도시락 어디서 구하셨어요?”
“네?”
“아까 먹어 봤는데, 버프 나오는 게 제 음식이랑 포션보다 좋아서…….”
“아, 이거……. 대장금 배춧잎 만두 도시락이에요. 프론티어 길드에서 팔고 있는 거 샀습니다.”
“프론티어 길드! 거기 요즘 날리고 있다던데.”
사냥 파티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들이 심심찮게 오갔다.
웹 사이트들도 마찬가지였다.
[제목 : 드워프제 무기 구할 수 있는 법] [내용 : 1. 프론티어 길드에 가입하거나, 길드원 추천인을 받는다.2. 추천인을 가지고 드워프 마을이나 도시의 드워프 거리에 찾아간다.
3. 프론티어 길드 추천인 이름 대고 드워프한테 맥주를 쏜다.
4. 그다음 정가로 사거나, 협상 기술에 따라 적절히 할인을 받아 사면 됨.]
(댓글 목록)
-TQWTE : 추천인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죠?
-시흥바리스타 : 할 수 있는 건 없다, 로빈. 치킨이나 먹어라.
게시판에서도 프론티어 길드의 여러 혜택이나 콘텐츠들 이야기로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게, 프론티어 길드는 파이브스타처럼 완전히 독점하거나, 철혈처럼 강한 통제와 제재로 일관하지 않았다.
유저들에게 적절한 가격을 받으며 고급 콘텐츠들을 판매했고, 새로운 콘텐츠를 활용하거나 쓸 기회를 길드원이라면 공평하게 열어 주었다.
자금은 바란왕국 왕실과의 물류 교역, 그리고 새로운 던전과 사냥터의 개척으로 얼마든지 채우고도 남았다.
소문도 좋고, 혜택도 많은 데다가 자유롭기까지.
프론티어 길드의 가입 창구란은 매일같이 몰려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길드 업무는……. 걱정 안 해도 되겠군.”
파프닐은 그런 보고서와 웹사이트 여론을 살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안심하고 실험할 수 있겠어.”
삼국 연합이 관리 중이던 고레벨 사냥터 중 한 곳의 지하.
한때 600레벨대 데스나이트로 가득했던 이곳이지만, 지금은 몬스터는커녕 유저도 없는 파프닐만의 실험실이 되었다.
화염산에서의 일정을 마친 후.
파프닐은 이곳에 여러 설비와 도구들을 장만했다.
‘언제까지 남의 공방을 빌려서 실험할 수는 없으니까.’
물론 지금까진 공방의 필요성이 그렇게 크진 않지만.
버프 혜택이나 스킬 위력 상승 옵션들은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나았으니까.
그리고 이제부터 할 연구는 공방이 중요했다.
“자, 그럼…….”
파프닐은 해골병들을 소환한 뒤 다가갔다.
손엔 기존 블랙 칩이 들려 있었다.
“어디 한번 볼까.”
파지직. 해골병에게 블랙 칩 한 개를 장착하자 곧바로 움직임이 눈에 띄게 빨라지는 해골병.
여기까진 기존 것과 동일했다.
그러나 파프닐이 실험하고자 하는 건 그 이상이었다.
“자, 하나 더.”
파지직! 칩이 하나 더 꽂힌 순간 해골병의 눈에서 불꽃이 튀더니 그대로 축 늘어졌다.
“역시 과부하가 된단 말이지.”
블랙 칩은 담긴 영혼의 에너지를 전기 신호로 해골병에게 부과한다.
흔히 컴퓨터 부품을 다루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고 있는 클럭과 같은 원리.
여기서 리미트를 해제한 오버 클럭을 쓰면 해골병이 한순간 엄청나게 강해지지만, 그 대신 블랙 칩 회로가 전부 타 버리기에 그대로 버려야 한다.
“그래서 한 해골병당 칩을 한 개밖에 쓰지 못하고.”
한 개체당 칩 하나.
해골병들이 칩을 꽂고 눈에 띄게 강해지긴 했지만, 거기까지.
또 다른 능력 향상의 계기가 없으면, 결국 강해진 플레이어들을 막을 수 없다.
“그래서 이걸 만들어야 하고.”
파프닐은 웹상에서 긁은 그림을 보며 미소 지었다.
“슬슬 올 때가 됐는데…….”
그때였다.
끼익.
문이 열리며 1호가 들어왔다. 그 뒤로 백발과 수염이 성성한 드워프 여럿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중 한 명이 양팔을 벌리며 말했다.
“파프닐! 오랜만일세!”
“오랜만에 뵙습니다, 윈필드 촌장님.”
그랬다.
들어온 드워프는, 드워프 마을의 촌장인 윈필드.
바란왕국의 자치령을 얻은 지금은, 사실상 드워프 왕국의 왕이라 해도 될 정도의 네임드 NPC였다.
“그동안 잘 지냈나? 들려오는 소문마다 엄청나던데.”
“촌장님이야말로요.”
물론 NPC와 플레이어는 경우가 다르지만, 윈필드도 충분히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당장 드워프들에게 받을 수 있는 레전더리 퀘스트 두 개 중 한 개를 윈필드 촌장이 가지고 있다는 게 랭커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소문.
“자, 나만 말할 수는 없지.”
윈필드가 뒤따라온 드워프들을 가리켰다.
“이들은 모두 내 막역한 지인들이고, 또 대장장이 기술로도 어디 가서 밀린다면 서운한 녀석들이라네.”
“무리단일세.”
“다탄이라 하네.”
푸른 기가 도는 흰 피부의 드워프, 그리고 흑요석처럼 검은 드워프 한 명이 각각 악수했다.
“무리단은 북방의 냉기를 주로 다루고, 다탄은 남방의 열기, 그리고 금속을 주로 다루지.”
“그렇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친구는…….”
“기온.”
회색 피부를 지닌 드워프가 가볍게 고개를 까닥했다. 소개를 마친 윈필드가 말했다.
“자네의 말대로 드워프 종족 내 최고의 숙련자들을 데려왔네. 특히 기온은 우리 셋과 영역이 조금 다른 친구인지라…….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 있어.”
“괜찮습니다.”
아니, 사실 그걸 노리고 일부러 말한 것이었다.
“자네의 의뢰를 맡아 작업을 수행할 친구들이지. 어떤 작업이든 맡겨만 주게. 신병이기의 제작이나 강화, 마공학 연구 모두 우리 전공이니.”
“잘됐군요, 그럼 바로…….”
“잠깐, 그 전에.”
슥, 다탄이라 불린 흑색 피부의 드워프가 손을 들었다.
“저 파프닐이란 네크로맨서, 정말 우리를 고용할 만한 자격이 되는지 확인을 해 봐야겠는데?”
“자격? 자넨 파프닐에 대한 소문도 들어 본 적 없나?”
“네크로맨서의 기술로 인정받긴 했겠지만, 내 기준과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게다가, 다탄이라 불린 드워프가 주변을 훑었다.
“여긴 화로도 없고, 모루나 냉각수도 준비가 안 됐어. 그런 곳에서 대뜸 의뢰를 내밀다니. 아무리 윈필드가 부탁했다고 하지만 최소한의 테스트는 봐야겠지. 우리가 만든 작업물을 쓸 모험가니까 말이야.”
“헛허, 이 친구…….”
“나쁜 의견 같지는 않은데.”
무리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나도 파프닐에 대한 걸 확인하고 싶었거든. 다른 곳에서 들려오는 소문은 과장이 섞였다고 하는 게 많아서.”
“다른 곳이라면?”
“파이브스타의 모험가들. 모르나?”
“아…….”
드워프는 게임 초창기부터 전략 자원으로 분류된 NPC종.
천부적인 육성 감각을 지닌 이시우이니, 그런 드워프들과 미리 연줄 정돈 만들어 놓았으리라.
“난 작업을 보고 싶긴 하지만……. 다른 녀석들이 저런다면 딱히 상관없다.”
기온은 그렇게 말하며 팔짱을 꼈다.
“미안하네, 파프닐. 내가 잘 타이를 테니…….”
윈필드가 난처한 표정을 했다.
“아닙니다, 뭐. 저런 생각을 할 만도 하니, 제가 입증하죠.”
“그거 마침 잘됐군. 팔이 심심하던 차였는데.”
우두둑, 다탄이 손짓했다.
“간단하네. 팔씨름 한 번 해서, 자네가 이기면 나는 자네를 인정하겠네.”
“지면요?”
“원래는 배상금을 넉넉하게 받고 돌아가야겠지만…….”
킁, 킁. 순간 다탄이 코를 벌름거렸다.
“자네 몸에서 신기한 쇠 냄새가 나는데. 그거 한 주먹만 받지.”
드워프는 금속 귀신이라더니, 잘 닦았는데도 오리하르콘 냄새를 마약 탐지견처럼 맡은 것이다.
그것과 별개로 대결은 누가 봐도 불합리한 내용이었다.
다탄은 수백 년간 수련하고 근력을 다룬 드워프 대장장이의 정점.
소드마스터들의 손목도 꺾어 버리고, 드래곤이나 신수들과도 씨름 대결을 해 봤다는 전설 중의 전설이다.
당장 순수 힘 스테이터스만 7천이 넘는 게 그 증거.
반면 파프닐은 어디까지나 네크로맨서.
뛰어난 컨트롤을 보이긴 했지만, 특별한 스킬이 없는 이상 질 수밖에 없었다.
“이보게, 그게 말이…….”
“뭐, 좋습니다.”
“파프닐? 그만두게! 저 친구는…….”
“대신 지시면 더 이상 얕잡아 보지 말고, 진심을 담아 전력으로 작업해 주십시오.”
다탄이 이를 드러내며 미소 지었다.
“자네, 실수를 했군. 그런 약속을 하지 않아도 시작한 작업은 최선을 다하네.”
“그럼 됐습니다.”
파프닐은 쇳덩어리 탁자를 올려놓고 그 위에서 손을 마주 잡았다.
“준비됐습니다.”
“좋아, 해 보자고.”
다음 순간 신호 없이 다탄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망치만 있다면 사막의 뜨거운 미스릴도 떡 주무르듯 하는 쇠 주먹!
쿠웅!
결판은 순식간에 났다.
“어, 어떻게……?”
바닥에 쓰러진 다탄이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말도 안 돼, 다시……!”
“아, 죄송합니다.”
그 앞에서 파프닐이 손을 내밀었다.
“괜찮으십니까? 바닥에 쓰러지셨는데.”
“그럴 수가…….”
다탄은 온갖 감상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뭔가 말하려 하다가 고개를 숙였다.
“일은 그냥 돕기로 하지……. 약속은 약속이니까.”
“감사합니다.”
“파프닐, 자네 방금 무슨…….”
“그냥 뭐……. 힘을 최대한 써 봤을 뿐입니다.”
파프닐은 어깨를 으쓱했다.
일반 네크로맨서로의 힘뿐만 아니라.
메탈 담피르로서 쌓아 온 힘, 그동안 흡수하고 지배한 귀금속의 무게와 내구도.
흐룽그니르의 숫돌로 연마한 힘과 기타 여러 장비, 토르 신이 내려 준 축복이나 그 외 여러 가지.
원래는 적당히 자제를 하는데, 상대가 드워프라 온 힘을 낸 게 조금 지나친 듯했다.
“드워프를 이기는 마법사라니, 이거 엄청난 걸 봤구먼.”
윈필드의 말대로였다. 기온과 무리단도 이쪽을 보며 표정이 흔들리고 있는 게 그 증거.
“자, 그럼 테스트는 끝났고……. 진짜로 한번 봄세.”
“알겠습니다.”
파프닐은 드워프들을 책상으로 데려갔다.
눈을 빛내던 드워프들은 곧 블랙 칩과 그 옆에 놓인 설계도, 그리고 해골병들을 확인하고 물음표를 띄웠다.
“이건?”
“블랙 칩입니다. 혼을 담아서 해골병에 넣지요.”
“배터리……로군.”
회색 드워프, 기온이 대뜸 말했다.
“코어와 칩……. 장신구나 골렘의 핵 같은 구조겠고. 다만 칩이 부서져도 바로 해골병이 쓰러지진 않고.”
“정확합니다.”
“무얼.”
기온이 블랙 칩을 훑어보고 평가했다.
“발상이 참신하군. 자네가 어째서 고평가를 받는지 알 것 같네.”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것의 효율을 좀 더 개량해 달라는 건가? 우리 셋을 부른 거고?”
“음…….”
개량은 개량이지.
파프닐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후자는 맞지만, 전자와는 약간 다릅니다.”
“음?”
“전 이걸 이렇게 만들고 싶습니다.”
파프닐은 말을 마치고 옆의 종이를 펼쳤다.
“이 칩을 이렇게, 완전히 처음부터 구조를 뜯어고치는 식으로요.”
“흐음?”
“이게…….”
“어…….”
윈필드와 무리단, 다탄은 여전히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내용을 훑던 기온의 낯빛이 순간 회색에서 흰색으로 변했다.
“……이건…… 자네…….”
“가능하시겠습니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잠시만 기다리게, 이게 되……나? 잠시만. 잠시만 생각을…….”
머리를 붙들고 눈을 질끈 감은 그.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던 기온이 마침내 심호흡과 함께 대답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