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30)
330화
파프닐은 공방을 여러 개 가지고 있었다.
연구는 레벨이 올라갈수록 한 분야에 깊이 몰두하는 작업이 많아진다.
이 때문에 일찍부터 파프닐은 드워프들이 작업 중인 공방 외에도, 신대륙 곳곳에 숨겨진 공방을 건설했다.
리치 사냥을 마친 후.
파프닐은 그런 공방 중 한 곳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흠, 뇌는 충분히 모인 것 같군.”
정면에 있는 수조 안엔, 거의 사람 서너 명만큼 커진 거대한 뇌 덩어리가 담겨 있었다.
곳곳엔 마법진이 그려져 있거나 전극이 꽂혀 있고.
주변으로는 각종 약품이 연이어 들어가는 중이다.
“일단 부착은 거부감 없이 잘된 것 같고.”
다른 세포를 붙일 때 나타나는 괴사 반응도 없고.
재생이 안 되어 서로 떨어지는 일도 없다.
“역시 리치의 두뇌인가, 사양이 많이 좋아졌는걸.”
월드 이벤트의 최종 보스였던 파브르의 뇌를 중심으로.
곤충의 신경절부터 시작해 각종 몬스터의 뇌를 전부 모아 조합한 거대 뇌 군체.
“자, 그럼…….”
파프닐은 인벤토리에서 뇌 하나를 꺼냈다.
라이프 포스 베슬이 있기에 죽지 못한 상태인 아크 리치 네메스의 뇌!
그것을 붙인 뒤 금속 지배와 뱀파이어의 혈액 제어 능력을 이용하자, 곧 네메스의 뇌가 거대한 뇌 덩어리와 연결되어 고동치기 시작했다.
파프닐은 뇌수와 연결된 파이프로 어둠의 마나를 불어 넣으며 눈을 감았다.
머릿속으로 미리 생각해 둔 몬스터의 움직임, 그리고 가진 스킬들을 생각하며.
잠시 후 뇌가 든 수조의 배양액이 거품을 내더니, 연결되어 있던 크리스탈 판으로 어둠의 마나가 들어갔다.
곧바로 나타나는 모니터 위의 영상.
마치 게임 PV 영상에 나오듯, 파프닐과 과거의 플러시가 싸우고 있었다.
파프닐이 해골병들을 소환하고, 철탄을 날린다.
기다렸다는 듯 피하면서 검은 불꽃의 검을 휘두르는 플러시.
과거의 전투를 바탕으로 심상을 넣자, 뇌들이 반응하며 전투의 전개나 상황을 예측해 보여 주는 것이다.
‘디테일이 늘었어.’
파프닐은 화면을 보면서 생각했다.
처음 영상을 확인했을 땐 8비트짜리 영상처럼 나왔는데, 지금은 화질도 꽤 볼 만해졌다.
내용이나 전개도 마찬가지로 비교도 안 되게 좋아진 상황.
‘화면의 화질이나 속도뿐만 아니라,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움직임……. 반응속도, 최선의 수……. 모두 한층 더 뛰어나졌다.’
컴퓨터의 성능이 좋아질수록, 연산력과 연산하는 정보량도 늘어난다.
이대로라면 시간을 들여 키웠을 때,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듯했다.
‘미래를 예측해서 모든 경우의수를 틀어막을 수 있도록 말이지.’
경우의수가 많다고 하지만, 그것이 무한은 아니다.
플러시가 어떤 식으로 싸우고.
어떤 운이 적용해서 판도가 좋아지든 간에.
모든 경우의수를 읽고 예측한다면 이에 대한 대처를 할 수 있다.
‘굳이 모든 수를 예측할 이유도 없고.’
플러시에게 좋은 경우들만을 예측하고, 그중에서도 대비하지 않으면 대처가 불가능한 환경이나 변수들을 예측함으로써 모든 운의 개입 요소를 배제한다.
사실상 대 플러시 전용 비밀 병기인 셈.
‘물론 플러시 말고도 다른 녀석들에게도 쓸 수 있겠지만.’
아직은 실전에 쓰기엔 성능이 부족하다.
그러나 계속해서 뇌를 부착시키고, 불필요한, 성능을 저하시키는 부위들을 제거하다 보면 충분히 쓸 수 있게 될 거다.
‘그나저나 다른 쪽은 진행이 잘되고 있을까?’
두문불출하며 연구, 작업에 들어간 세 드워프들.
지금쯤이면 슬슬 성과가 나올 때가 됐는데…….
파프닐은 그렇게 생각하며 블랙 칩을 확인했다.
[블랙 칩(악마병)]-등급 : 레전더리
-분류 : 일반, 룬.
-레벨 제한 : 없음
-코어 :1/ 소울: 1
-내구도 : 50,000/50,000
-설명 : 영혼을 봉인할 시, 해당 영혼의 능력이 담겨 지속적으로 사용 가능한 칩으로 변환 가능
-새로운 신체의 성능이 강력할 시, 레벨에 비례한 수치로 재조정됨.
-효과
-어둠 속성 공격력 +5%
-물리 공격력 +35
-물리 속성 관통 대미지 추가 +3%
-흡혈 +1%
코어가 많을수록 더 많은 영혼을 넣어 쓸 수 있다.
현재의 성능은 코어 한 개당 영혼 한 개.
‘얼마나 개량할 수 있을지.’
생각 중이던 파프닐의 눈앞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띠링!
-위대한 발명에 성공했습니다.
-명성치가 +1,000 상승했습니다.
-지능 스테이터스가 +2 상승했습니다.
-새로운 업적 ‘세상을 뒤흔드는 발명’을 달성했습니다.
-새로운 칭호 ‘위대한 발명가(레전더리)’를 달성했습니다.
-블랙 칩 멀티코어의 제작에 성공했습니다.
-세상을 뒤흔들 수 있는 발명을 완성했습니다.
-지식의 신, 아이온이 관심을 가집니다.
-대장장이 신 불칸이 흥미를 보입니다.
‘운이 좋군.’
파프닐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스펙 업을 크게 할 수 있겠어.’
***
칼람시의 비밀 공방.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 개발 작업이 진행되던 그곳에 들어선 파프닐이 처음 본 것은.
“끄어억…….”
“무, 물…….”
바닥에 널브러진 채 죽어 가는 네 명의 드워프였다.
“이게 무슨…….”
“컥……. 엠마……. 저승에서 마중을 나왔구려…….”
주마등이라도 보는지 한 드워프가 중얼거렸다.
그 순간 백구가 달려가 드워프들의 얼굴을 핥았다.
금세 침 범벅이 되어 버리는 얼굴들.
심지어 방금까지 상추를 먹었는지, 상추 조각들이 얼굴에 가득 묻기까지 했다.
“으…….”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속이 울렁거렸기에, 파프닐은 살며시 눈을 피했다.
그때 드워프들이 정신을 차렸는지 눈을 깜박였다.
“오, 파프닐…….”
“왔나?”
정신을 차린 드워프들 넷이 씩 웃었다.
“마침 잘 왔군…….”
“안 그래도 자네를 부르려고 했는데…….”
왠지 조금만 더 내버려 뒀다가는 저승에서 부르는 소리 같은 제목을 붙여야 할 것 같은 상태.
파프닐은 일단 드워프들을 뒤로 물린 후 작업물을 확인했다.
“블랙 칩에……. 오리하르콘으로 회로랑 연결 부위를 만드셨군.”
각각의 블랙 칩 여러 개를 한꺼번에 몸에 부착할 수 있는 건가?
‘굉장한 발명이겠는걸.’
칩 한 개를 쓰는 것만으로도 해골병 한 기를 동 레벨 플레이어에게 꽤 성가신 존재로 만들었다.
그걸 세 개, 네 개 쓸 수 있다면, 해골병들을 부리는 것만으로도 대형 길드의 레이드 정예병들 이상의 힘을 낼 수 있었다.
아다만티움과 흑철 등으로 강화해 방어력까지 크게 올리는 것은 덤.
처음 칩을 만들 때부터 이런 식으로 몸 하나에 칩 여러 개를 붙이려 해 봤다.
문제는 칩 안에 든 영혼끼리 서로 충돌해 몸을 두고 싸운다는 것.
서로 간섭하느라 칩 하나보다 능률이 떨어지는 걸 확인한 후엔 포기했었는데, 이 아다만티움 회로 덕에 그 문제가 해결이 된 거다.
“이게 그 결과물이시군요.”
“수일 동안 고민한 끝에 겨우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지…….”
흰 드워프 무리단이 얼굴에 붙은 상추 조각들을 떼지도 않은 채 말했다.
그 옆으로 다른 색 과자라도 내오듯 검거나 회색의 드워프 얼굴들이 나타났다.
“영역을 나누면 되는 거였어.”
“각 영혼의 마력을 영역별로 나눠 공급하고, 그 제어를 중앙의 한 영혼에게 맡기는 거지.”
“후후, 이로써 완벽한 멀티-소울 프로세서 블랙 칩의 완성이다.”
드워프들의 설명대로라면, 저 칩 안에 있는 영혼들을 대상으로 조별 과제를 시킨 셈이다.
서로가 충돌하는 대신 영역을 정해 준 거니까.
“덕분에 기존보다 몇 배는 더 강한 출력을 낼 수 있다네.”
“기존의 출력이 1이라면 지금은 3~3.5 정도이지.”
파프닐의 눈이 커졌다.
30%만 실적이 향상돼도 어지간한 기업이나 연구소에서는 세기의 발견이라며 난리인데.
무려 300%나 성능을 올린 셈이니까.
“그럼 이제 칩 여러 개를 해골병 한 기에 써도 되는 겁니까?”
“그럼, 회로나 연결 부위도 다 다르게 했으니 괜찮다네.”
“회수가 문제가 되긴 하겠지만 말이야.”
지금까진 머리에만 칩을 꽂았기에 다른 해골병들이 칩을 교환하고 싸우기 편했다.
하지만 팔다리는 전투 중 자주 떨어질 수 있기에, 그만큼 신경 써 줘야 하는 것.
물론 그 문제는 해결 방법이 있었다.
“머리에 여러 개를 꽂으면 되니까.”
파프닐은 드워프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의뢰를 생각보다 훨씬 더 잘 해 주셨습니다.”
“커흠……. 오랜만에 온 힘을 쓸 만한 작업이었다네.”
“윈필드 네 녀석은 전부 다 썼나? 나는 80%만 썼는데.”
“나는 70%.”
“어허! 이 친구들이, 어디까지나 립 서비스지……! 나는 절반의 힘밖에 안 썼어!”
“……흥, 우습군. 나는 20%밖에 안 썼는데.”
“뭐라고? 이 자식들이!”
다 죽어 가던 드워프들이 서로 힘을 덜 썼다며 투닥거리는 진기한(?) 구경거리를 보던 파프닐이 말했다.
“그럼 이제 영혼 네 개를 몸 하나에 쓸 수 있겠군요.”
“영혼 네 개? 무슨 소린가.”
“음……. 칩 하나에 그 정도이긴 한데.”
“네?”
네 개가 아니라고?
놀란 파프닐을 향해 드워프들이 덧붙였다.
“당연히 칩 하나에 영혼 코어가 네 개라는 이야기지.”
“멀티 코어란 게 그런 얘기 아니었나?”
“그러고 보니 칩 여러 개를 쓰면 어떻게 되지?”
“으음…….”
여러 개라고?
서로를 바라보며 고민하는 드워프들을 둔 채, 파프닐은 급히 상태창을 확인했다.
[블랙 칩(악마병X4)]-등급 : 레전더리
-분류 : 일반, 룬.
-레벨 제한 : 없음
-코어 : 2/ 소울 : 4
-내구도 : 50,000/50,000
-설명 : 영혼을 봉인할 시, 해당 영혼의 능력이 담겨 지속적으로 사용 가능한 칩으로 변환 가능
-새로운 신체의 성능이 강력할 시, 레벨에 비례한 수치로 재조정됨.
-효과
-어둠 속성 공격력 +20%
-물리 공격력 +130
-물리 속성 관통 대미지 추가 +12%
-흡혈 +5%
‘코어가 2인데 영혼 네 개를 넣어 쓸 수 있다고……?’
그리고 그런 걸 여러 개 장착할 수 있다.
파프닐의 눈이 찢어져라 부릅 떠졌다.
‘대박이다.’
남은 문제는 해골병의 몸이 버텨 주느냐인데.
그 점은 사실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유? 간단하다.
아다만티움이란 귀금속으로 코팅한 해골병의 강도라면 저 정돈 충분히 버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 그럼…….”
“잠깐만.”
그때였다.
얼굴이 금속처럼 회색인 드워프, 기온이 다가왔다.
“자네, 혹시 저걸 자네 혼자 생각했나?”
“네?”
멀티 코어 아이디어 말인가.
물론 현실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오긴 했지만, 그걸 말해 봤자 소용없을 거다.
“네, 그렇긴 합니다만…….”
“그럼 저것에 관심이 많겠구먼.”
기온이 말을 이었다.
“자네가 흥미로워할 만한 곳을 알고 있네. 뮤 대륙 깊은 안쪽에, 과거 금단의 기술을 추종하다 추방된 드워프 일족들이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 했었지.”
“……!”
“신들조차도 경계해 응징했던, 드워프의 길을 벗어난 외도 기술……. 하나 자네가 만약 그들을 찾아 힘을 빌릴 수 있다면, 지금 저 칩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을 걸세.”
띠링!
-새로운 퀘스트 ‘금단의 기술과 드워프(레어)’가 생성되었습니다.
파프닐의 직감이 울렸다.
‘단순히 레어 등급이 아니다. 찾기만 하면 무조건 레전더리 이상이야!’
방금 자신은 역대급 대박 퀘스트를 수주한 거라고.
‘……뭐, 그건 그거고 일단 테스트부터 해 봐야겠군.’
아무리 그래도 업그레이드 성능 테스트는 못 참지.
파프닐은 씩 웃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