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34)
334화
호라이즌엔 수없이 많은 직업이 있지만, 강패는 그중에서도 상당히 특색 있는 직업이다.
이 때문에 일부러 상처를 내며 흔히 말하는 ‘가오’를 잡고.
영역을 한 뼘이라도 확장하는 데 목숨을 건다.
그런 강패의 주전장은 정돈된 곳보단 후줄근한 뒷골목이나 숲속.
제대로 날뛸 수 있는 그런 곳에서, 강패의 힘은 몇 배가 된다.
그러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유저 한 명.
혼자 군단을 만들지 못하는 한, 수백 대 일은 불가능한 싸움이었다.
“커헉……!”
킨도르한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온몸이 시뻘겋게 물든 그는 혈인이라 해도 좋을 정도였다.
사실상 전투 불능 상태.
그러나 그 대가는 엄청났다.
170명의 야쿠자 중 서너 명을 남기고 전부 킨도르한의 손에 쓰러졌으니까.
“무서운 놈…….”
“으으…….”
살아남은 수하들이 뒤로 물러섰다.
믿기지 않는 일.
어중이떠중이가 아닌, 하야시가 직접 고르고 키운 정예들의 협공을 버텨 낸 것이었으니까.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런 킨도르한을 제압한 하야시였다.
“놀랍군.”
하야시가 일본도를 늘어뜨린 채 말했다.
“설마 내 수하들의 협공을 견뎌 낼 줄이야.”
“비겁한……. 새X…….”
킨도르한은 이를 악물었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수하들이 아니라도, 일대일로 저놈과 싸웠어도 이 꼴이 되는 건 마찬가지였을 거다.
그만큼 저자는 강력한 랭커.
도주가 최선이지만, 이 상태로 달려 봤자 금방 따라잡힐 게 뻔했다.
‘파프닐…….’
이런 상황이 되자 머릿속에 한 남자가 떠올랐다.
파프닐이라면 어떻게 대처할까.
도망칠 수 있을까.
아니면 싸워 이기려나?
어떻게 생각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는 파프닐이 아니었으니까.
“마음 같아선 그냥 처치하고 싶었지만……. 후환을 남길 수는 없지.”
하야시가 물약을 꺼냈다.
먹으면 레벨이 떨어지는, 환생 물약이다.
“그 캐릭터는 끝을 냄세. 나중에……. 오다 클랜이 천하를 제패한 후에 나를 찾아온다면, 그때 다시 이야기를 해 보지.”
“개…… 같은…….”
킨도르한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아, 젠장! 여기까진가……?’
그때였다.
어둠 속에서 한 거한의 모습이 성큼 다가왔다.
“……두한아!”
……?
두한이라고?
아니, 난 킨도르한인데?
“두한아! 아비다…….”
어처구니없는 소리에 킨도르한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의 아버지는 분위기 좋은 시골 마을에서 퀘스트 하는 재미로 살고 있다.
애초에 자신은 김두한도 아니고 말이다.
‘그럼 대체 저건…….’
고개를 몇 번이나 젓거나, 손으로 뺨을 꼬집어 보았지만, 저건 그대로 남아 있다.
일단 나쁜 효과는 아닌 듯했기에 킨도르한은 형체가 하는 걸 지켜보았다.
“두한아……. 일어나거라!”
일어서라고 말하던 형체가 주먹을 붙잡고 외쳤다.
“상대는 일본놈이야……. 아비를 죽인 일본놈이야!”
아니, 우리 아버지 안 돌아가셨다니깐?
뜬금없이 패드립(?)을 먹은 킨도르한의 몸에서 뜨거운 열기가 솟구쳤다.
‘저 새X가 가만있으니 보자 보자 하니까!’
욕을 먹으면 갚아 주는 것이 강패의 신념.
“일어서라, 일어서! 어서 일어서!”
킨도르한은 이를 악물고 일어났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전혀 움직이지 않던 몸이 이상하게도 너무나도 가벼웠다.
“두한아, 두한아!”
“음?”
물약 병뚜껑을 뽑던 하야시가 고개를 들었다.
“호오…….”
눈앞에는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킨도르한이 보였다.
“아니, 어떻게!”
“말도 안 돼.”
부하들이 기겁했다. 170명을 죽이고, 하야시의 일검까지 몸으로 받아 냈다.
그 정도면 최상급 랭커도 죽는다. 그런데 킨도르한은 멀쩡히 살아서 재차 주먹을 세우고 있었다.
“아직 힘이 남아 있었나?”
“너…….”
킨도르한이 하야시에게 말했다.
“과연…… 세다. 지금까지 내가 싸운 상대 중, 한 명 빼고 단연 최고야.”
“……한 명을 뺀다고?”
하야시의 눈매가 꿈틀거렸다.
“그럼 첫 번째는 누구냐.”
“그야……. 그 새끼지.”
피식 웃는 킨도르한.
하야시의 손에 들린 일본도에 시퍼런 빛이 어렸다.
그대로 힘을 주자 빛이 길게 뻗어 나오며 예리함을 한층 더했다.
다이아몬드도 단숨에 잘라 버리는, 공업용 커터 같은 절삭력!
“아무래도 그 파프닐이란 녀석을 말하나 보군. 겐지를 쓰러뜨린.”
파프닐.
네크로맨서 플레이어이면서도 물리적 싸움에서 최강급이라는 소문이 가득하다.
얕잡아 봐선 안 될 상대.
“안 그래도 파프닐 놈에게는 볼일이 있지. 자네를 보낸 뒤, 다음은 그 녀석 차례라네.”
하지만 그 전에 이 녀석을 완전히 잠재워 버려야 하리라.
그 순간 하야시의 부하 한 명이 고개를 갸웃했다.
“잠깐만, 이 소린 뭐지?”
“무슨 소리?”
“아니, 안 들려?”
“뭔…….”
두두둥 두두둥 둥~.
킨도르한뿐만 아니라 장내에 있는 모두의 귓가에 이상한 음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하루를 산다는 건~.
하루를 죽는다는 건~.
이제야 그 의미를 깨닫는 혼자가 됐어~.
“……무슨……!”
“누구냐!”
부하들이 급히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그사이 킨도르한의 눈앞에 알림 하나가 나타났다.
띠링!
-숨겨진 조건을 만족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HP와 MP가 회복됩니다.
-새로운 스킬 ‘독립권법’(하이퍼)이 생성되었습니다.
-새로운 스킬 ‘처형곡’(레전더리)을 획득했습니다.
-HP가 10% 이하입니다.
-다대일 전투 상황입니다.
-처형곡이 발동됩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20% 상승했습니다.
-모든 스킬에 흡혈 효과가 생성됩니다.
-전투가 길어질수록 스테이터스가 상승합니다.
-HP가 0이 될 시 세 번 자동으로 HP와 MP가 50%까지 회복됩니다.
‘이건…….’
킨도르한의 기억이 살아났다.
우미간파에 비전으로 내려오던 스킬 북 독립권법.
초창기에 강패로 전직하며 얻은 매직 등급 히든 피스였다.
‘분명 그때는 매직 등급이고, 효과도 별로 없었는데.’
마스터한 이후엔 다른 좋은 스킬들에 밀려 잊혔던 것.
그런데 그게 이렇게 된다고?
‘이건……. 운이 좋군.’
정말로 운이 좋았다. 고작 매직 등급 스킬이 하이퍼까지 승급하다니!
하지만 그게 호라이즌의 묘미였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히든 피스가 우연히 발굴되는 것.
“보아하니 복병은 아닌 모양이군.”
자리에서 일어난 킨도르한을 보며 하야시가 말했다.
“그사이…… 뭔가 달라졌고.”
검호들은 대개 일합에 승부를 본다. 그렇기에 상대의 상태나 컨디션, 성향을 보는 탐지 기능을 다들 갖고 있는 편이다.
이 때문에 하야시는 킨도르한의 상태가 뭔가 달라졌음을 알 수 있었다.
스펙이나 상태는 그렇다 쳐도.
방금 전까지 없었던 기세가 느껴진다. 하야시의 몸에 있는 솜털들이 곤두섰다.
“기백은 가상하다. 하나…….”
하야시가 손뼉을 쳤다.
언덕과 수풀 너머에서 검을 든 사무라이들이 나타났다.
“이건 어디까지나 일. 설마 내가 그 정도의 수하들만으로 완벽을 도모했다고 생각지는 않겠지.”
이중삼중으로 킨도르한을 포위한 사무라이들이 일본도를 들었다.
모두가 레벨 580 이상의 고수들에, 개중엔 600레벨이 넘는 초고수도 심심찮게 섞여 있다.
“너는 완전히 포위됐다, 킨도르한.”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군.”
그 순간 킨도르한이 입을 열었다.
“너희가 날 포위한 게 아니야, 새X들아.”
강패는 폼생폼사.
그것에 맞게 킨도르한은 한쪽 입꼬리를 올려 씩 웃어 보였다.
“내가 너희를 포위한 거지.”
***
뉴 오사카 성.
뮤 대륙에 상륙한 오다 클랜의 주요 성채 중 한 곳인 이곳은, 난공불락의 성채로 불렸다.
수많은 공성전이 있는 일본 서버.
현실의 전국시대와 공성전들을 거쳐 오며 발달한 축성술 덕에.
일본 유저들이 지은 성채는 하나같이 열 배의 병력이 아닌 이상 뚫기 힘들었다.
오다 노부나가는 그런 성채에 5만 명이 넘는 군대를 두었다.
물론 4만은 NPC지만, 요새의 힘을 등에 업으면 어지간한 플레이어만큼 강해지는 수준.
그런 인원들이 있으니 난공불락이어야 했지만.
“놈이 온다!”
“막아! 막아라!”
그런 뉴 오사카 성이 불타고 있었다.
사방에서 마법과 화살을 쏘거나, 언덕 위로 사다리를 걸치는 아크 길드원들의 파상 공세.
이에 맞서 수많은 일본 플레이어, NPC들이 둥근 언덕 위의 누각이나 담장 안에서 화살과 총을 쏘고 있었다.
“조센징 놈이 온다!”
“저놈은 대체 뭐야!”
여러 겹의 성문이 연달아 무너지며 한 남자를 비추었다.
타깃은 단 한 명.
창을 든 파프닐을 향해 수많은 총격과 주술, 화살이 쏟아졌다.
“흠.”
파프닐은 가볍게 옆으로 피하며 벽을 타고 높은 곳으로 향했다.
슈슈슉!
날카로운 철 조각들이 성문 뒤에 모여 있던 오다 클랜원들 사이로 쏟아졌다.
철 폭발이 일어나며 곳곳에서 피 보라가 일어났고, 그 피는 새로운 폭발의 매개체가 되어 터져 나갔다.
“크아아아악!”
“아악!”
성문 뒤가 텅 비게 되자, 파프닐은 그 자리로 내려앉은 뒤 다음 성문으로 향했다.
단 한 명에게 철저히 유린당하는 성채.
‘성채 공략이라……. 드래곤 헌터의 드래곤 잡는 것에 비하면 쉽군.’
일본이 수성을 잘한다곤 하지만, 어디까지나 다대다의 전투.
약점이 단 한 곳인 초거대 괴수 사냥.
혹은 스스로 방어 시스템을 개량하는 안드로이드 드래곤 요새를 공략하다 보면 이런 곳이야 식은 죽 먹기였다.
“한 놈에게 휘둘리지 마라, 지원군을 차단해!”
“쏴라!”
누각 한 곳에서 거세게 포격을 쏘며 아크 길드원들을 공격했다.
‘저곳을 빨리 처리해야겠군.’
파프닐은 벽을 타는 곡예를 보이며 누각 안쪽으로 들어갔다.
수시로 바깥을 향해 강력한 포를 쏘던 그 누각은 수 분 후 인기척이 사라졌다.
“포격이 멈췄어!”
“북북서 누각이 파괴됐다. 사다리를 대고 올라가라!”
그렇게 파프닐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로 쉬지 않고 아크 길드원들이 올라왔다.
“말도 안 돼…….”
“네크로맨서 맞아?”
베라와 루시퍼를 비롯한 간부들은 그 모습을 기가 막혀 하며 보았다.
이렇게 될 거라면 자신들이 그동안 했던 고생은 대체……?
“아, 지금 또 한 곳이 터졌네요. 저도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형님들, 누님들!”
“나 지금 진입함! 파프닐 님, 진짜 조오오오온X 세다!”
돌입하던 유저들이 각자의 방송창을 향해 외쳤다.
아크 길드는 타 길드에 비해 스트리밍이나 중계가 자유롭다.
애초에 통제력이 약하기도 하고, 고위 간부들 상당수가 스트리밍이나 구단 방송을 통해 수익을 내는 ‘방송인’이기 때문이다.
해골병 없이 단신으로 뉴 오사카 성을 휩쓰는 파프닐의 모습은 그들 덕분에 실시간으로 한국 서버와 해외 서버에 송출되었다.
“못 간……. 커헉!”
“크아악!”
오다 클랜의 철갑 사무라이 부대가 수숫대처럼 쓰러지는 모습과.
“조센징……. 네놈……!”
성주인 가토 장군을 처치한 파프닐이 태극기를 성 한복판에 꽂는 모습까지 모두 말이다.
-뉴 오사카 성의 성주 가토 장군을 처치했습니다.
-뉴 오사카 성의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뉴 오사카 공성전을 승리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명성치를 획득했습니다.
띠링!
메시지와 함께 오사카 공성전의 결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파프닐의 표정은 정작 그렇게 좋지 않았다.
‘늦진 않았겠지.’
이번 전투에서 파프닐은 간단한 소환물을 제외하면 모두 단신으로 싸웠다.
가용 가능한 해골병들을 전부 킨도르한에게 보냈기 때문이다.
‘1호랑 간부들, 아다만티움 해골병들이라면 어지간한 대형 길드보다 큰 전력이니까.’
해골병들이 먼저 도착하면 킨도르한이 살고.
그렇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성채 함락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
“어디…….”
파프닐은 자신을 찾는 사람들을 피해 오사카 성 지붕으로 올라갔다.
그때였다.
파앗. 눈앞에 알림이 들어왔다.
“아, 왔나.”
파프닐은 곧바로 해골병과 시야를 공유했다.
점차 해골병들이 도착한 장소의 모습이 비쳤다.
“……어.”
다음 순간, 파프닐은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이게 무슨?”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