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36)
336화
드워프들이 작업하는 동안 파프닐도 놀고 있지만은 않았다.
뉴 오사카성 주변.
일본 유저들이 장악했던 신대륙의 알짜배기 사냥터들을 순회하며 경험치와 재료들을 모았다.
“오오……. 인간……에게…….”
“이 해골병들은……. 대체…….”
어떤 공격에도 뚫리지 않던 갑옷을 자랑하던 블랙 카프리칸 터틀.
어둠의 마나에 타락한 숲에서 나오는, 증오에 찬 고대 망령들을 사냥!
어디 가서 구하기 힘든 최고급 방패나 아이템 재료.
그리고 어둠의 마나가 가득 넘치는 에픽급 마나석이 순식간에 쌓였다.
‘전쟁 때문에 혼란스러운 지금이야말로, 사냥하기엔 최적의 시기지.’
본래라면 사냥에 참가했을 유저들도 서로 간의 세력전 때문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복권으로 치면 당첨금이 계속 누적되는 것.
기왕이면 곱빼기가 좋은 것처럼.
이런 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강화 해골병들의 훈련도 하고 말이지.’
스펙이 강해진 만큼 여러 새로운 포메이션을 시도할 수 있었다.
서너 구가 몬스터들을 몰아 오고, 나머지가 완전히 기척을 죽이고 있다가 사냥하는 몰이사냥.
조를 짜 움직이며 서로 협조해 사냥하는 5인 1조식 사냥까지.
‘성능 향상이 이런 면에서까지 도움이 되는군.’
과거였다면 수백 기의 해골병이 무조건 뭉쳐야 했기에 그만큼 효율이 떨어졌을 것이다.
성장한 건 해골병뿐만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킨도르한도 강해졌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새로운 히든 피스 스킬을 얻은 킨도르한은 그대로 하야시와 사무라이들을 상대로 싸워 이겼다.
특히 마지막에 하야시를 쓰러뜨린 것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
‘장송곡이 울려 퍼지는 독립 권법이라니, 어이가 없어서…….’
킨도르한의 성장은 원작 소설에서도 나오지 않은 전개.
이 때문에 그런 스킬 자체가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그래도 우습게 보면 안 되지.’
무려 하이퍼급 스킬.
며칠을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던 킨도르한이지만, 싱글벙글 웃고 있는 것엔 그런 이유가 있었다.
‘뭐, 하이퍼 스킬이라면 확실히 그 강함은 인정된 것이지만.’
파프닐은 킨도르한에게 절대 그 정보를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하이퍼급 스킬은 전 세계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는 최강급 스킬.
파프닐이 가진 스킬들도 레전더리급이 최대.
하이퍼급 스킬이 알려진다면 엄청난 반응이 생길 것이다.
‘절대 가만있지 않겠지.’
아직까지는 지켜보고 있는 암중 세력들이 일제히 나설 확률도 높다.
그 녀석들과 싸우는 사이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큰일이니, 쓸데없는 문제는 피하는 게 최선이었다.
“녀석이 회복하면 더 작정하고 굴려야겠지만.”
킨도르한이 들었다면 거품을 물었을 이야기!
사냥 외에도 파프닐은 여러 가지 일에 몰두했다.
최종 결재가 필요한 프론티어 길드의 운영 사안 확인.
공방도 계속 건설했고, 간부 데스나이트도 다섯 기를 새로 추가했다.
“여유가 있을 때 만들어 둬야지.”
해골병들의 숫자가 늘어났기 때문에, 일반 해골병들을 지휘할 중간 간부들이 필요했다.
화염산에서 쓰러뜨린 백곰의 사체, 구대륙 곳곳에서 모은 원숭이나 거대 곤충 등의 사체를 모아 다크나이트 사역 스킬을 사용했다.
“7호부터 11호까지, 환영한다.”
“알겠습니다…….”
새로 생성된 간부들이 턱을 딸각거렸다.
“좋아, 그럼 이제 일 시작해라.”
“일……?”
“가서 사냥해.”
태어나자마자 사냥터로 내모는 악덕 주인!
그렇게 오사카성에서 군대를 보강하고 있으니 얼마 후 반응이 왔다.
“파프닐 님, 이대로 멈추지 말고 아예 일본 놈들한테 진군해서 끝장을 내 버립시다.”
아크 길드의 최고 간부, 프레이는 하루가 멀다 하고 파프닐을 찾아왔다.
그는 파프닐의 실력을 칭송하며 매일같이 진격전을 주장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일본과의 전쟁은 생각처럼 빡빡하지도 않고, 맥이 빠질 정도로 쉬운 승리를 거뒀다.
“애초에 뉴 오사카성 같은 거점도 장악했고 일본군의 예봉도 꺾어 둔 이상, 지금 가만히 머무를 이유가 없습니다.”
프레이는 파프닐뿐만 아니라 매일 길드 사람들을 만나며 이러한 주장을 반복했다.
전직 프로게이머 겸 아크 길드에서도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프레이와의 접견을 거부할 만한 플레이어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이미 많은 플레이어가 프레이의 주전론을 지지하고 있었다.
“아직 오다 클랜의 병력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뉴 구마모토에 있는 병력을 생각하면 신중해야 합니다.”
“뭐? 전격전? 파프닐 아니었으면 뉴 오사카는커녕 본진까지 밀렸을 녀석들이 무슨 개소리야!”
루시퍼나 베라처럼 현장에서 싸우던 간부들이 항의했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아크 길드 내에서 어디까지나 소수파에 불과했다.
연승의 맛.
흔히 말하는 ‘연승뽕’에 취한 아크 길드원들에게 프레이의 주장은 당연한 이야기로 취급되고 있었다.
“일본 놈들이 본서버에서 인원을 보충하기 전에 본거지까지 몰아쳐야 합니다. 전략 게임에서도 말하잖습니까. 칠 수 있을 때 쳐야 한다고.”
“그럼 그렇게 합시다.”
항상 시큰둥한 반응만 보이던 파프닐이 어느 날 뚝 하고 답했다.
“정말입니까?”
“이번에 듀얼 코어 스켈레톤을 완성했으니 전면에서 붙어도 문제가 없을 겁니다.”
“오……. 그 소문으로만 듣던 듀얼 코어 스켈레톤 말입니까? 이전보다 더 강하다는?”
“자세한 스펙 데이터는 귀 길드에 보낼 테니 나중에 읽어 보시죠.”
파프닐은 심드렁하게 말했다.
자신의 소환수에 대한 스펙을 구태여 다른 길드에 보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파프닐에게는 해당이 되는 얘기였다.
왜냐하면 그가 부리는 스켈레톤은 이미 보통 소환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레벨 플레이어와 일대일로 붙어도 이길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실전 성능을 보유한 소환수.
그런 스켈레톤을 수백 마리씩 부리는 게 파프닐이다.
그런데 이번에 듀얼 코어로 강화된 스켈레톤은 그보다 더 강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 듀얼 코어 스켈레톤을 새로운 공정으로 보다 더 무시무시한 성능으로 만들어 낸 게 이번 SPU 듀얼 코어 스켈레톤이었다.
“예, 그럼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곧바로 달려 나가는 프레이의 등에 파프닐의 눈길이 꽂혔다.
아까 전까지의 태평하던 기세는 사라지고, 날카로운 검 같은 눈빛을 한 채였다.
‘아크 길드 수뇌부가 슬슬 움직이려나 보군.’
파프닐이 오기 전 아크 길드는 연전연패를 이어 갔다.
그러던 게 파프닐이 오자마자 전황이 뒤집힌 것.
보통은 내가 잘 싸워서 이겼다고 생각하고 만다.
그러나 한 가지 사실.
아크 길드가 오다 클랜과 결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사실상 아크 길드 수뇌부는 그런 인원들을 오다 클랜에 바치는 제물이라 생각하고 있겠지.’
일단 다른 플레이어들을 물건처럼 보게 되면, 그 이후는 고대신에게 NPC를 바치는 것과 똑같다.
더불어 파프닐을 초청하기 위한 명분 쌓기까지도.
‘그래서 거금을 주고 투입했지.’
아마 그들로서는 파프닐이 놀고먹고 있어도 상관없을 거다.
어차피 버린 길드. 돈만 받고 먹튀해도 나중에 도로 빼앗으면 되니 말이다.
그러던 아크 길드 수뇌부가 저렇게 직접 찾아와서 설득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결론은 간단했다.
‘슬슬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파프닐을 잡기 위해 갈린 칼이, 이제 휘둘러질 준비를 마쳤다는 것.
그 주체는 역시 오다 노부나가가 될 것이다.
‘오다 노부나가, 그리고 미야모토 무사시.’
원작 소설에서 가장 강한 적은 역시 파이브스타지만, 그 외에 경계해야 할 곳이 일본과 미국 서버였다.
밸런스나 여러 문제로 중국 서버가 봉쇄된 지금.
숱한 실전으로 단련된 일본 서버의 최고 간부진은, 한국 서버 랭커들과 비교해도 반 수 위였다.
‘그러니 일단 끌어들이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겠지.’
파프닐은 씩 웃었다.
‘대박 벌이가 나오겠군.’
***
오다 클랜 공격 계획은 금방 골자를 갖췄다.
뉴 오사카를 처리했으니, 이제는 뉴 구마모토성을 공략할 것.
성공한다면 오다 클랜의 중심인 뉴 도쿄는 위아래로 아크 길드의 견제를 받게 된다.
굳이 뉴 도쿄를 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말라 죽게 할 수 있는 것.
당연히 일본 측 플레이어들도 뉴 구마모토를 섣불리 내줄 생각 따윈 없었다.
뉴 오사카도 단단했지만, 축성 기술자들을 불러 평범한 성을 그 이상의 난이도를 지닌 왜성으로 마개조해 버렸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성 앞으로 세 겹의 강이 흐르며 자연 참호를 만들었습니다. 그걸 넘으면 해자가 있는데, 해자를 넘어 사다리를 대려 해도 높이가 높아 쉽지 않습니다.”
아크 길드의 회의실.
작전 간부, 고라니 아이가 브리핑했다.
“어떻게든 해자를 넘는다고 해도 끝이 아닙니다. 공중에서 확인한 바에 의하면, 성의 층은 무려 13층. 내부에 진입한다 해도 주변 누각과 성벽의 집중포화를 받는 위치이고…….”
성벽이나 내부 구조는 물론, 방어를 위한 포대까지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업데이트해 놓았다.
사실상 들이박고 죽거나 피해서 가라고 하는 수준.
당연히 성문도 지독한 수준으로 만들었다.
디귿 자 모양의 굽이 길을 두어 번 들어가야 성문을 만날 수 있고.
그곳을 뚫는다고 해도 2차 해자가 있는 것.
“게다가 파프닐 님이 나서기도 어려운 게, 이 성은 루의 성지였던 곳을 마개조한 것이라 언데드를 죽이는 오라가 나온다더군요.”
고라니 아이의 말에 간부들의 눈이 모였다.
파프닐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한 가지 공략법이 발견되었습니다.”
“공략?”
“네, 뉴 구마모토성의 지하에 유적이 있는데, 그곳으로 직통하는 워프 게이트를 얼마 전 발견했습니다.”
“……!”
간부들의 눈이 커졌다.
모든 방어 시설을 무시할 수 있는 비장의 수.
통한다면 성을 거저먹을 수 있었다.
“문제는 게이트의 출력이 불안정하고 약해서, 열댓 명 남짓한 인원밖에 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흐음.”
“소수 정예로 흔들어야 하는군.”
작전을 이해한 간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모두가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보통 간부진을 보내 봤자 별 의미도 없을 테니, 정말 최고수 중 최고수만을 보내야 하는데……. 누가 먼저 가겠습니까?”
고라니 아이의 말에 사람들은 침묵을 지켰다.
승리할 시 리턴은 크지만, 잘못 가면 역적이 되는 위치.
그때였다.
“내가 가지.”
한 사람이 손을 들었다.
“길마님!”
“제니스 길마님께서…….”
수많은 파벌이 모인 아크 길드.
그 인원들을 큰 균열 없이 꾸려 가는, 실력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가진 정점이 나서서 말했다.
“그런 위험한 자리야말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있어야지. 솔직히 내가 가장 세기도 하고 말이야.”
제니스의 뒤로 기다렸다는 듯 몇몇 간부들이 모였다.
그 상태로 제니스가 한 곳을 보았다.
“물론 같이 가 주시겠지요?”
“…….”
이래서야 거절할 수도 없는 분위기였다.
파프닐은 짧게 숨을 내쉰 후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가죠. 자리가 있다면 받은 값은 해야 하니까.”
“파프닐 님께서 함께하신다니 든든하군.”
“확실히 그렇습니다.”
“해골병들의 성능도 봤는데, 정말이지 어나더 레벨이더군요.”
“일인 군단이라면 거의 무조건이지.”
간부진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그 정도로 파프닐의 해골병들의 성능은 높았다.
“자네들은 그동안 공성 준비를 하도록. 우리가 성공하면 곧바로 들어올 수 있도록.”
“예.”
길드 간부들이 묵례했다. 제니스의 입가에 씩 하는 미소가 나타났다.
“오늘로 오다 클랜을 신대륙에서 몰아낸다! 다들 기합 빡 주도록!”
“오오오!”
무기를 치켜들며 소리치는 간부들.
파프닐은 그 모습을 차가운 눈으로 응시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