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38)
338화
일본의 인구는 한국의 두 배가량인 1억 2천만여 명.
(주)타이탄의 개발진은, 그런 일본인들을 위해 한국 서버보다 두 배가량의 크기를 가진 타카마가하라 월드를 준비했다.
그러나 실상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숫자는 한국보다 1.2배가량 많은 수준이었다.
접속은 하지만 단체 활동보단 솔로 플레이나 취미 육성에 투자하는 유저도 상당수.
콘솔 게임, 솔로잉 게임이 많은 일본의 특성을 생각지 못한 거다.
즉, 일본에서 진심으로 플레이한 유저들은 한국 서버의 유저들보다 더 많은 히든 피스와 자원을 몰아 받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죽여!”
“코로스!”
전투 개시가 떨어지자 가장 먼저 달려든 건 사무라이들이었다.
위아래, 네 방향을 점한 칼날들이 쏘아져 왔다.
파프닐은 막는 대신 그런 칼날의 틈 사이로 파고들었다.
모든 각도를 점한 것 같은 공격들은 어이없이 빗나갔고, 일본 플레이어들의 공격은 서로 부딪치며 상쇄되었다.
“해골병 소환.”
일본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뼈 창과 칼날들이 솟구쳤다.
턴을 쓴 사무라이들은 몸이 창에 찔리며 쓰러져 나갔다.
“빠가야로!”
“칙쇼!”
새로운 적들을 견제하는 대신, 사무라이들은 재차 파프닐을 노렸다.
장기전보다 일격필살을 노리는 일본 서버다웠다.
신속하지만 예측하기 쉬웠다.
“그럴 줄 알았지.”
파프닐이 손을 튕기자, 피가 폭발하며 수많은 쇳조각이 비처럼 퍼져 나갔다.
만천화우!
무협지에서 나오는 암살자 궁극의 기술이지만, 매번 주인공에게 막히는 스킬.
차이점이라면 이 경우엔 확실히 적을 죽였다는 것이다.
“아아아악!”
사무라이들 열댓 명이 고슴도치가 되었다. 천천히 사냥하려던 파프닐에게 메시지가 나타났다.
-루의 성지의 영향을 받습니다.
-시간당 체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합니다.
신성력이 몸을 파고들며 언데드와 흑마법사에게 지속적으로 고정 대미지가 들어왔다.
“따다닥(딱)!”
“따다다다닥(딱)!”
기세 좋게 움직이던 듀얼 코어 해골병들이 주춤했다.
그사이 파프닐은 총을 조준하던 섬사들에게 향했다.
“어헉!”
기겁한 섬사들이 총구를 일제히 돌렸다.
보통이라면 흩어지거나 막으려 했을 텐데, 먼저 죽이고 죽겠다는 일본의 최고수들다운 반응이었다.
몸으로 받아 낸다면 단숨에 HP가 0까지 돌아갈 집중 사격.
그 순간 파프닐의 몸을 아다만티움이 감싸고, 그 위로 털이 돋아났다.
-매그넘 샷을 당했습니다.
-36괘 연사탄에 맞았습니다.
-복슬복슬한 털이 대미지를 감소시켰습니다.
-아다만티움에 도탄되었습니다.
파프닐은 손에 들린 궁드닐을 넓게 휘둘렀다.
어둠의 마나가 번개를 머금고 사방으로 퍼져 나가더니 섬사들을 휩쓸었다.
“으아아악!”
“번개 숨결!”
금속 총과 탄환을 든 섬사들이기에 피해가 더했다.
그렇게 쓰러진 섬사들은 새로운 해골병이 되어 일어났다.
‘전투를 쉬면 안 된다.’
신성력 오라를 받고 쓰러지는 것보다 더 빨리 새 해골병들을 일으켜 세워야 했다.
“그런데 이것도 예상이 되나?”
파프닐은 계속 돌진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놀라운걸.’
사방에서 몰아치는 일본 유저들의 스킬이, 공세가, 미래에 준비 중인 스킬이 보인다.
손목에 있는 팔찌와 연결된 브레인 컴퓨터에서 보내 준 데이터가 연동된 덕분이다.
‘예상대로 작동하고 있어.’
처음 생각했을 땐 솔직히 매드 사이언티스트 같은 아이디어였다.
되면 좋고 아니면 아닌 거였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다.
‘저기 있군.’
희뿌연 형상들과 화살표가 먼발치에 있는 계단을 가리켰다.
그 순간 창 한 자루를 든 카부토 갑주의 남자가 앞을 막았다.
“사이토!”
파이브스타 길드원들이 들었다면 깜짝 놀랐을 것이다.
일본 서버 제일의 창수!
비록 검에 밀렸다고는 하나, 창을 쓰는 유저들 사이에서 그는 일본제일창이라 불리는 유저였다.
“넌 여기서 죽는다!”
사이토가 창을 움직이자 파도 같은 기류가 수십 개가 일어났다.
“게키류나미(격류파)!”
물밀듯이 쏟아지는 검기, 아니 창기의 세례.
“아니, 이건 쓸 필요도 없네.”
타탓, 파프닐은 파도의 사이사이를 짚으며 다가갔다.
비전 오의를 저렇게 쉽게 피하다니.
눈앞의 현실이 믿기지 않았는지 사이토의 손이 일순 멈칫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파프닐이 공격을 가했다.
“커헉!”
“사이토 님!”
한 합에 사이토를 쓰러뜨린 파프닐이 고개를 갸웃했다.
‘유명한 놈인가?’
하긴, 여기에 유명하지 않은 놈이 어디 있겠는가.
“그럼 실례. 작전을 이어 가야 해서.”
파프닐은 계단 쪽으로 향하려 했다.
“막아! 저놈을 막아!”
수많은 적이 달려드는 순간.
콰콰쾅!
그들 한복판에서 연달아 폭발이 터졌다.
“이건!”
“식물…… 커헉!”
폭발을 일으키는 판데모니엄 네펜데스들이 바닥을 헤집었다.
그것들을 피하거나 막아 낸 사무라이들도 있었지만, 몇몇이 또 당하고 말았다.
“오, 생각보다 잘 막는군.”
파프닐이 감탄했다. 방금 것은 숙련도뿐만 아니라 선천적인 재능과 균형 감각이 있어야 하는데, 일본 유저들은 지진을 많이 겪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잘 버텼다.
“아무래도 그냥 보내 주지 않을 것 같으니, 이렇게 하지.”
말을 마친 파프닐의 주변으로 수십 기의 칩 해골병이 나타났다.
그 뒤에서 파프닐이 재차 공격을 시작했다.
검은 번개, 금속 폭발, 창날, 각종 저주를 총동원해서 말이다.
***
오다 클랜의 오다 노부나가는 여러모로 일본인의 전형이었다.
겉으론 욕심 하나 없어 보이지만 구렁이 몇 마리는 집어삼킬 만한 야심가인 것도 그렇고.
한번 공격을 받는다면 끝까지 원한을 잊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
그런 그가 파프닐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칼을 갈았다.
당연히 함정에는 오다 클랜이 기용 가능한 엘리트가 전부 투입되어 있었다.
일본의 건슬링어, 섬사 랭킹 1위인 전광 라이켄.
검호 1위인 무사시와 100전 51승 49패를 달성한 라이벌, 사사키 코지로.
한국으로 치면 마법사 랭킹 1위인 대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까지.
사실상 오다 노부나가, 미야모토 무사시를 제외하면 전 인원이 모여서 파프닐 하나를 레이드하고 있는 셈.
그런데…….
“이게 무슨…….”
제니스는 허탈한 표정으로 눈앞을 보았다.
그곳에는 사사키 코지로가 파프닐과 해골병들 사이에 포위되어 분투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섬사, 라이켄은 자랑하던 비기들을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처음 공격에 당했고.
아베노 세이메이는 사방에서 몰려드는 해골병들을 상대로 겨우겨우 버티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곧바로 지원을 가야 하는데.
“고오오옴!”
제니스는 급히 대검을 휘둘러 다가오는 주먹을 받아쳤다.
‘무슨 힘이!’
분명 방어 스킬을 써서 받아 냈는데도 팔이 아려 왔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가.’
파프닐 혼자였다면 이렇게까지 몰리지는 않았을 거다.
아니, 해골병들이 나왔어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이 함정은 파프닐과 해골병들까지 전부 계산에 넣고 준비한 것이었으니까.
‘4소울 SPU 해골병이 600레벨 초반의 플레이어 1~1.5명과 비슷하다 했었는데.’
파프닐을 상대하기 위해 이쪽도 그 이상의 준비를 했다.
해골병보다 많은 수에, 개개인도 해골병보다 더 강한 일본 서버 톱 네임드 랭커들 200명.
장소도 루의 신성력이 흐르는 성지를 골랐고, 해골병의 사양에 맞춰 합동 레이드 훈련까지 거쳤다.
문제는 저 해골병들의 사양.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까앙! 해골병 한 기가 일대일로 사무라이 한 명과 부딪치더니, 금세 밀어붙이다가 단숨에 숨통을 끊는다.
해골 궁수들의 사격은 희귀 금속 카부토를 여지없이 뚫었고.
엘리트 해골병들은 네임드들도 간단히 때려잡았다.
‘말도 안 돼.’
사전에 받았던 정보보다 1.5배 이상 강했다.
놀라운, 아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파프닐에게 미리 받은 해골병의 사양만 해도, 솔직히 밸런스 붕괴 수준이었으니까.
‘그게 실력의 3할을 숨긴 거라고?’
힘을 줄여 말하는 건 랭커들 사이에서 흔한 일이다.
그러나 해골병들의 사항은 이미 기존을 아득히 초월한 급.
설마 그게 진짜 사양을 감춘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어떻게든 해야…….”
제니스는 파프닐을 공격하려 했지만, 그때마다 검은 거구의 형체가 그 앞을 막아섰다.
데스나이트 베이디르.
상대가 곰은 아니기에 공격력은 미묘하지만, 가공할 만한 탱킹력을 통해 인간 바리케이드 역할을 절묘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이 새끼……. 그만 좀 달라붙어라!”
“고오오옴!”
제니스는 대검에 마나를 모았다가 크게 회전하며 힘주어 공격했다.
비전 스킬인 베어클로 디스트로이.
그때 베이디르가 눈을 번득였다.
“고오옴!”
깡, 가볍게 대검을 붙든 베이디르가 힘을 주자 검이 그대로 휘어졌다.
“아, 아니?”
피한 사람은 있을지언정 정면에서 막은 사람은 없는 비기인데?
게다가 갑자기 무지막지하게 강해졌다.
“소환물 따위가!”
파아앗, 제니스의 검에 깃든 마력이 한층 더 깊어졌다.
검에 깃든 마나의 형을 바꾸며 재차 검에 엄청난 무게를 싣는 스킬을 사용!
콰직, 콰가가각!
잠시 버티던 베이디르의 몸을 결국 대검이 두 동강으로 베어 냈다.
“크흐……!”
이를 갈던 제니스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방금 전까지 코지로와 싸우고 있던 놈이 사라진 것이다.
‘어디에……!’
“뒤다!”
해골병들의 연계를 받아치던 코지로가 외쳤다.
제니스는 곧바로 등을 돌렸다, 그 순간 파프닐의 궁드닐이 심장을 찔렀다.
“커어어……!”
아크 길드 1위이자, 한국 서버 최고 네임드급 플레이어치고는 허무한 최후였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었다.
저 명성이나 스펙의 상당수는 오다 클랜이 키워 준 것이 틀림없었으니까.
“실력은 영 맹탕이었거든.”
파프닐은 그렇게 말하며 심호흡을 했다.
사방에서 해골병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일본 유저들도 무너지지 않은 상태.
심지어 위쪽에서 지원군이 내려오며 전투가 길어지고 있었다.
‘장소가 안 좋아.’
문제는 몸 주변에 붙는 신성력인데, 내버려 두면 결국 해골병들 모두가 녹아 버릴 것이다.
생각을 마친 파프닐이 지시했다.
“다들, 프로즌 오라를 사용해라.”
“딱(딱)!”
“따닥(딱)!”
파프닐의 해골병들은 내키지 않는 기색으로 명령을 받았다.
“프로즌 오라?”
“놈이 광역기를 쓴다!”
일본 유저들이 급히 모여 방진을 만들었다.
아베노 세이메이가 부적을 태우자 그 위로 반투명하고 따뜻한 기운을 지닌 결계가 덮어씌워졌다.
-아마테라스의 가호!
모든 온도 변화나 저주를 막는 레전더리급 보호 스킬이자, 세이메이가 한 번도 뚫린 적 없다 자신하는 기술이다.
‘놈이 스킬을 쓰면 곧바로 반격한다.’
세이메이는 새로운 부적을 꺼내 들었다.
그때 해골병들이 일제히 말했다.
“딱! 수수 중에 제일 귀한 수수는? 옥수수다, 딱!(따딱! 옥으로 만든 수수라서 그렇다!)”
“따다닥! 축구공이 딱! 웃으면? 풋볼!(따닥, 풋볼은 축구의 영어라서 그렇다! 딱!)”
반격을 준비하던 오다 클랜 플레이어들의 몸이 그대로 흠칫했다.
-프로즌 오라에 걸렸습니다.
-공격 속도, 이동 속도가 30% 감소했습니다.
-동상 상태이상에 걸렸습니다.
-혼란 상태이상에 걸렸습니다.
-공격 대상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치명타율이 감소했습니다.
-스킬 성공률이 감소했습니다.
우르르 뜨는 메시지.
간간이 풉 소리가 나왔지만, 어디까지나 극히 일부였다.
“이…… 이런!”
비슷하던 상황에서 이 정도의 디버프는 결정타다.
경악한 세이메이와 오다 클랜 플레이어들을 향해 해골병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끝났군.”
금속 해골병들이 일본 유저들을 일방적으로 유린하는 학살극의 무대 앞.
파프닐은 포션 한 병을 마신 뒤 창을 털었다.
“그럼 슬슬 오다란 놈에게 함정 빚을 갚으러 가 볼까?”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