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41)
341화
뉴 구마모토성의 클랜원 중에는, 과거부터 한국 서버에 있던 오로치 클랜의 길드원들도 있었다.
노비타, 타케시, 스네치, 아카네.
오로치 클랜원으로서 한국 서버 곳곳에서 암약하며 활동했던 정탐원들.
비록 일본의 이익을 위해 움직였지만, 그 외에도 한국 유저들을 처치할 기회가 있다면 사양하지 않고 끼었다.
“어차피 다 적인데, 이것도 게릴라 활동이지. 안 그래?”
“잡으면 경험치에 아이템이랑 명성도 주다니, 개꿀이지.”
평화롭게 사냥하던 유저들을 학살하거나, 보스 드롭 아이템을 강제로 빼앗았다.
개척된 인스턴스 던전을 장악하고 통행료를 걷는 건 일상.
중요한 퀘스트를 내어 주는 NPC를 다른 사람들이 쓰지 못하게 죽여 버리기도 했다.
“우리가 바라던 최고의 직책이야.”
네 명은 수많은 한국 서버의 히든 피스와 퀘스트들을 소멸시켰다.
행동 대장들이 되었지만 그런 행위는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파프닐에게 한 번 쓸려 나간 이후.
한국 서버에서의 활동은 점차 어려워졌다.
신대륙이 열리며 초대형 이벤트가 연달아 터지고.
대형 명문 길드들이나 파이브스타가 첩보전을 펼치자, 원정팀인 이들은 자연스레 사냥보다 도주나 숨어 지내는 게 일상이 되었다.
몇몇 플레이어들은 파이브스타에 스카우트되었지만, 이들 4인조는 그 정도 실력은 없었기에 본진으로 돌아왔다.
“여기서 활약해서 다시 한국 서버나 해외 서버로 파견 나가야지.”
해외에만 나가면 자유롭게 약탈이나 콘텐츠 스틸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며 배치된 뉴 구마모토성이 아크 길드, 그리고 괴상한 몬스터의 습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저놈 대체 뭐야…….”
기믹이나 면역 따위가 아니라 그냥 스펙 차이가 워낙 났다.
오다 클랜의 집중 공격을 콧김 하나로 밀어내는 건 공포스럽기까지 할 정도.
“우린 어떻게 하지?”
“도망치자. 한국 놈들 뚫는 게 저보단 낫겠지.”
4인조는 급히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러던 찰나, 천수각 지붕 위에 한 사람이 나타났다.
“공격.”
“딱, 딱!”
해골병들이 이블노우즈에게 달려들었다.
밀려나는 일본 유저들 대신 이블노우즈의 몸에 창검을 찔러 넣으려 했다.
카칵!
해골병들의 창이 이블노우즈의 몸에 닿아 스쳤다.
“역시 여기 있구나, 파프닐!”
이블노우즈는 코웃음을 치고 콧김을 뿜었다.
해골병들이 아무리 강력하다 해도 차원이 다른 스펙의 적을 상대로는 공격이 먹히지 않았다.
딱딱!
1호의 지휘 아래 모인 해골 궁수들, 마법사들이 공격을 쏘았다.
그러나 원거리 공격도 이블노우즈의 발을 묶는 효과밖에 생기지 않았다.
“저, 정비해라!”
그래도 그 잠깐의 시간 동안 일본 유저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때 외침이 들려왔다.
“일본 플레이어들!”
천수각 지붕 위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내 말이 들리나?”
“저놈은 뭐야?”
간부들인가?
웬 남자가 소리치고 있으니 도망치던 일본 유저들의 시선이 모였다.
“아, 잠깐만!”
“저 사람……. 혹시 파프닐?”
4인조의 눈이 커졌다.
한국 서버의 항구도시, 로크아일에서 한 번 파프닐을 보았기에 금방 알아보았다.
그때는 해상 콘텐츠를 일찌감치 개척한 정도라 생각했는데, 한국 서버의 영웅이 되고 파이브스타도 쉽게 대하지 못하는 강적으로 화했다고 한다.
적이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우리와의 전쟁에 참전했다고 듣긴 했는데, 언제 저기 올라갔지?”
갑자기 저기서 파프닐이? 오다 노부나가는 어디 가고?
“천수각 위에는 아무도 없다! 오다 노부나가는 너희를 버리고 도망쳤어!”
“뭐라고? 거짓말하지 마라!”
“거짓말이라 생각되면 확인해 보든가.”
확실히 노부나가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은 건 이상하긴 했다.
“무사시 님은 어디 계시지?”
“세이메이 님도 안 보여.”
실제로 아무도 나타나 반박하지 않자 술렁임이 생겨났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파프닐이 소리쳤다.
“싸우라고 명령하던 클랜 간부들은 이미 사라졌다! 무익한 플레이어 간의 싸움은 잠시 멈춰 두자!”
이미 아크 길드 쪽으로도 해골병을 보냈고, 메시지가 있는 간부와 킨도르한에게도 연락을 넣어 두었다.
“지금은 그딴 것보다 저놈을 같이 막자! 레이드에 참여한다면 다치지 않고 무사히 후퇴하는 걸 보장하겠다!”
몬스터 레이드를 위한 임시 동맹.
보통 길드전 중간에 가끔 있는 일이긴 하지만, 타 국가의 길드와 같이 레이드를 하는 건 처음이다.
“그럼 우리 이득이 뭔데?”
“레이드에 참여해서 이기면, 칭호랑 보상 모두 공정하게 준다.”
저만큼 센 몬스터라면 틀림없는 네임드.
레이드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보상이 들어온다면 그것만으로도 본전치기는 가능했다.
“그리고 레이드에 참여하면 이후 무사히 후퇴할 수 있는 걸 보장하겠다! 아크 길드한테서 지켜 준다는 말이다!”
“……!”
일본 플레이어들의 눈빛이 흔들렸다.
노부나가와 간부진이 있었다면 제어가 되었겠지만, 그들은 죽거나 도망친 상태.
“개소리하지 마라! 오다 클랜의 적!”
플레이어 한 명이 무기를 들려 했다. 그 순간 해골병 두엇이 순식간에 그 플레이어를 잡아 어딘가로 데려가 버렸다.
파프닐이 이블노우즈를 가리켰다.
“내가 지휘해 공략하겠다! 나를 따라라!”
수많은 해골병이 그에 맞춰 이블노우즈를 공격했다.
“파프닐의 지휘를 받는다고?”
“이거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일본 유저인 자신들이 한국 유저의 지휘를 받아서 레이드를?
4인조는 서로를 보았다.
“뭐, 죽진 않겠지.”
“파프닐이 진심이라면야…….”
***
“일단 다른 약점을 알아야 한다. 전부 차례대로 공격!”
파프닐의 지시에 따라 일본 플레이어들이 공격을 시작했다.
불, 물, 땅, 바람.
갖가지 속성의 공격이 이블 노우즈를 차례로 때렸다.
“크흥.”
간단한 콧김으로 대처하는 이블 노우즈.
‘속성들이 통하긴 하는데. 내성이 굉장히 높군.’
속성별 내성이 있는 데다 워낙 레벨이 높다 보니, 어떤 공격을 해도 먹히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나마 유일한 약점이 신성력인데 그마저도 세게 대미지가 박히지 않는 느낌이다.
‘뭔가 저런 놈은 기믹이 있을 텐데…….’
파프닐은 그사이 물러나서 일본 유저들이 놈을 막는 모습을 주시했다.
‘어쩔 수 없군. 역시 두 번째 방법을 써야겠어.’
딸그락! 손에 화려한 아이템이 잡혔다.
“어이쿠, 놓치면 안 되지.”
일본 유저들이 상대하는 동안, 파프닐은 천수각 곳곳을 돌아다녔다.
노리는 것은 곳곳에 있는 보물 창고, 물자 창고의 아이템들.
“내버려 두면 다 아크 길드가 먹겠지. 그건 배 아파서 못 봐.”
인벤토리와 창고를 가득 채운 파프닐은, 그것들을 부하 해골병들 여럿에게 맡겼다.
“이걸 가지고 본진으로 가라.”
“딱!”
“실패하면 죽는다.”
“따닥…….”
두 번 죽는다는 말에 공포에 질린 해골병들이 재빨리 뛰었다.
“좋아, 이 정도면 후회 없이 챙겼나.”
이제 남은 건 저 기형 몬스터의 사냥.
영상을 보니 생각보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콧김 한 방에 일본 플레이어들이 우르르 쓸려 나가고, 조만간 성이 초토화될 것 같았다.
일단 시간을 벌어야 했다.
파프닐은 전장으로 돌아가 놈을 노렸다.
크아악!
일본 플레이어와 해골병들을 상대하는 틈에 등 뒤로 돌아가 공격!
-대미지를 입혔습니다.
-압도적인 차이로 인해 대미지가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
-반사된 대미지를 입었습니다.
“큭!”
워낙 강한 상대다 보니, 역으로 공격한 파프닐이 뒤로 밀려 났다.
“오?”
이블 노우즈가 뒤로 고갤 돌렸다.
“파프닐! 네놈이구나. 우리 가문에 파멸을 가져온 게!”
가문에 파멸?
파프닐은 순간 말문이 막혀서 입을 벌렸다.
“그건 또 무슨 소리지?”
“이제 와서 발뺌할 생각 마라. 네놈이 우리 막내를 울렸지? 그것도 눈을 두들겨 쥐어 패서 말이야!”
“아.”
역시 그건가.
이블 아이의 눈물을 떠올린 파프닐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나다.”
“역시 그렇군! 각오는 하고 있겠지?”
“각오라니, 그건 말이 안 되는군.”
파프닐은 말을 이었다.
“그 녀석이 수수께끼를 내면서 계속 방해하길래 몇 대 쥐어박아 준 것뿐이야. 그런데 그걸로 내게 복수하려 한다면, 치졸하다고밖에 할 수 없겠군.”
“뭐라고오오!”
이블 노우즈의 콧구멍이 커졌다.
파프닐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궁드닐을 찔러 넣었다.
“크아악! 감히!”
사방에서 검은색 석유 같은 어둠의 마나가 창, 칼 모양의 덩어리가 되어 쏘아져 왔다.
파프닐은 아다만티움으로 하나씩 튕겨 내며 연속적으로 공격을 이어 갔다.
“크아악! 칵!”
일단 주도권이 빼앗기자 계속해서 밀려나는 이블 노우즈.
“뭐, 뭐야!”
“잡나?”
보고 있던 일본 플레이어들의 눈이 찢어져라 부릅떠졌다.
설마 저 괴물이 대미지가 들어가는 놈이었다니.
“대, 대단하다!”
4인조를 비롯한 모두가 입을 쩍 벌렸다.
그러나 정작 파프닐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거 정공법으로는 상대가 안 되겠는데?’
궁드닐의 대미지와 관통력은 현존 최강급 무기 중 하나.
파프닐이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도 고작 가벼운 찰과상밖에 내지 못한다면, 현재 이 녀석이 공략이 가능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리 모든 패턴을 피해도, 대미지가 0이 박히는 보스라면 깰 수가 없는 놈이었으니까.
‘어쩔 수 없군. 그걸 하는 수밖에.’
파프닐은 몇 번 더 찌르다가 뒤로 물러나 말했다.
“대충 실력은 봤는데, 아무래도 내가 안 되겠군.”
“뭐?”
“나중에 다시 도전할 테니, 그때 보자.”
말을 마친 뒤 그대로 도망치는 파프닐.
“이……노오오오옴!”
쿠르르릉, 이블 노우즈의 코에서 콧김이 뿜어져 나왔다.
그대로 그 뒤를 쫓기 시작하는 이블 노우즈.
“지금이다!”
“쏴라!”
일본 플레이어들이 곳곳에서 공격을 시작했다.
파프닐은 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어?”
“이노오오옴!”
콰앙! 이블 노우즈가 한 번 지나가자 그 주변은 순식간에 쑥대밭이 되었다.
해골병들은 물론 일본 플레이어들까지도 마찬가지.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그때마다 파프닐에게도 경험치가 들어왔다.
중립 개체인 몬스터를 이용해 적을 처리하고, 그 전에 금속이나 창을 통해 약간씩 대미지를 주면 경험치를 획득하는 게 가능했다.
‘살아남으면 주긴 할 거지만……. 일단 살아남아야지.’
일본 플레이어들은 널려 있고, 힘과 체력도 충분하다.
슈웅!
멀리서 날아오는 콧김을 피하자, 콧김은 그대로 누각 한 채에 맞았다.
마치 폭약이라도 터진 것처럼 무너지는 누각.
‘맞으면 즉사겠군.’
메탈 슬라임 킹으로 버티거나, 생명선으로 살아나는 게 고작.
“계속 일반 해골병들을 지휘해 적들을 막아라.”
1~11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참, 절대 직접 나서지는 말고.”
“딱(딱딱)!”
“따악(딱)!”
간부 해골병들은 죽으면 일일이 시체를 찾아서 복구해야 하는데, 사실상 이곳에서 그건 불가능에 가까울 터.
명령을 마친 파프닐은 계속 뉴 구마모토성의 성채 곳곳을 돌아다녔다.
말들을 보관하는 마구간이나 식당부터.
성벽이나 휴게실, 요충지였던 망루까지.
물론 그때마다 그 시설들은 어김없이 무너졌다.
“크흐흐흥!”
콧김 한 번에 날아가는 성벽과 건물들!
아기 돼지 삼 형제와 늑대를 보는 기분이었다.
‘이거 점점 떨어지는데?’
앞을 막아 줄 건물, 일본 플레이어들이 없어지자 점차 거리가 좁혀졌다.
‘이러다가 잡히면…….’
파프닐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악마교단이나 김철의 경우를 생각했을 때, 잡히면 절대 좋은 꼴은 못 본다.
‘……차라리 빨리 자살할까?’
지금 죽은 뒤 부활을 통해 탈출하는 것도 좋은 선택.
혹은 어떻게든 탈출할 수도 있었다. 계획은 포기해야겠지만 말이다.
‘지금 가기엔 너무 아까운데.’
그때였다.
딱!
1호가 급히 앞으로 달려왔다.
“딱(따닥)!”
“준비됐냐?”
“딱!”
고개를 끄덕이는 1호.
“좋아, 그렇단 말이지.”
이미 뒤에선 이블 노우즈가 코앞까지 따라오고 있었다.
“……여기다! 여기!”
“도망 못 간다!”
이블 노우즈를 부른 파프닐은 곧바로 천수각 안으로 몸을 날렸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