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43)
343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곳은 어디일까?
중국이다.
현재 중국의 인구는 약 15억 명.
대다수가 가난하다지만, 이중 게임을 즐길 수 있을 만한 여건을 갖춘 인구도 1억 명은 가뿐히 넘는다.
인구는 곧 힘이다.
현실에서는 경제적·군사적·기타 등등의 변수로 인해 확답을 내릴 수 없는 논리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다르다.
누구나 공평하게 성장할 수 있고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따라서 게임 내에서 인구는 힘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게임은 공정하고 형평성에 맞아야 한다.
특히나 전 세계가 같은 서버를 이용하고 있는 게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자유도가 높은 게임일수록, 강한 세력은 어떤 횡포를 부려도 용서받는다.
예를 들어 어떤 온라인 게임이 있었다.
해상을 자유롭게 누빌 수 있는 이 게임에서, 중국인 해적단은 굉장한 악명을 펼쳤다.
다른 국가의 유저들이 서로 합의하고 비준해 둔 각종 조약과 공약을 어기고 불법 사략선과 약탈을 일삼는 중국 해적단은 유저들의 골칫거리였다.
한 유저 연합이 이들을 퇴치했더니, 이번에는 그 배의 중국 해적단이 나타나 보복을 가한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우리는 중국 세력에 대해 대대적인 무력 조치를 취할 것을 선언한다!!
유럽·미국·일본·한국 등의 유저들이 뭉쳐 중국 해적단 들에 대한 단속 및 처벌이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중국에 대한 원한은 더더욱 커져 아무런 죄도 없는 유저들조차 중국이란 국적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처형당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인들도 하나로 뭉쳤다.
그리고 그 세력은……. 각 세계의 모든 국가가 모인 연합체와 일전을 벌여도 비등한 싸움을 벌일 정도였다.
그만큼 게임 속 세상은 공정하며 또 공평하기 때문에 인구가 곧 힘이 되는 세계란 뜻이다.
역사에서 각종 사례를 접한 호라이즌에서는 강경한 조치를 취했다.
‘중국 서버의 분리’.
국적을 바꿔 접속을 시도하는 중국인들에 대한 처벌까지는 내리지 못하지만, 본토 중국인들만큼은 현재 전 세계 서버가 모이는 신대륙 서버와 전혀 연이 없는 ‘중국 대륙’ 쪽에 모아 두고 개별 운영·관리를 하고 있던 것이다.
바로 그 중국 서버의 해안가.
파도의 포말이 사라지자, 새하얀 모래사장에 긴 궤적과 함께 어떤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큭, 여기는 어디지?’
플러시는 머리를 매만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비게이션이 발동하지 않는데? 지도에도 모르는 곳이라 뜨고…….’
플러시는 아틀란티스의 각종 보고를 수중에 취한 대신, 인어들을 보호하는 퀘스트를 받았다.
자신은 틀림없이 인어 전사들과 함께 ‘딥원’이라 불리는 심해 종족과 맞서고 있었다.
마침 놈들이 섬기는 외신 CthuXXX는 그가 모시는 이그나이트와 적대 관계였기에, 플러시는 온 힘을 다해 그들을 돕고 있었다.
그리고 최종 결전을 벌였던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인어들과 연락도 되지 않고, 대체 무슨 서버로 온 거지?’
플러시는 해안을 따라 걷다가 숲속으로 들어갔다.
순간 살기를 느낀 플러시가 칼을 뽑아 들었다.
“키에엑!!”
어둠 속에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건 바로 전신이 강철로 덮인 인간 형태의 괴물이었다.
높은 모자에 부적을 붙이고 있는 괴물은 다름 아닌 중국 서버 최상급 몬스터라 할 수 있는 아수라현철강시.
레벨이 무려 700이나 되는 괴물로 중국 서버 최상위 랭커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최상급 몬스터였다.
바로 그 아수라현철강시가 무려 열 마리나 포진하며 플러시를 에워쌌다.
‘이놈들은 뭐지?’
-이미 죽은 자들이군. 내 불로 불태워라.
플러시는 이그나이트가 시키는 대로 검에 불꽃을 일으켜 강시들을 베어 넘겼다.
“크아악!!”
아수라현철강시들은 검에 베일 때마다 비명을 지르며 허무하게 쓰러졌다. 그 시체는 순식간에 꽃으로 변해 땅속에 파묻혔다.
“……? 왜 이렇게 약하지.”
열 구째의 아수라현철강시를 쓰러뜨린 순간.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무수한 레벨 업 요청이 플러시를 맞이했다.
‘아니 엄청 쉽던데?’
플러시는 알지 못했지만, 아수라현철강시에게는 딱 세 가지 약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신성력과 화염!
무공이라 불리는 독자적인 스킬 체계를 지닌 중국 서버에서는 찾기 힘든 속성들이었다.
삼매진화를 일으키려면 최소 레벨이 500 이상이 되어야 하고, 내공으로 신성력을 일으키려면 정파 중에서도 들어가기 힘든 불·도가의 정종 심법을 꾸준히 수련해야만 가능했다.
그러나 이그나이트의 불길은 그 두 가지 속성을 모두 가진 레전더리급 스킬.
당연히 아수라현철강시들에게는 그야말로 극상성의 스킬이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마지막 약점.
전신이 금강불괴에 버금가는 강시들이지만 한 곳,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조문이 있었다.
강시는 조문이 찔리면 막대한 크리티컬 대미지를 입는다.
문제는 그 강시의 조문이 강시들마다 위치가 다 다르기 때문에, 공격하는 건 순전히 운빨이라는 점.
그러나 플러시는 운 좋게도 공격할 때마다 강시들의 조문을 찔러 그야말로 한 방에 강시들을 무찌를 수 있던 것이다.
‘아무튼 경험치는 많이 주니까 괜찮은데?’
몇 걸음 더 걸으니 아수라현철강시들이 다시 진을 치며 플러시를 향해 모습을 드러냈다.
이게 웬 떡이냐.
플러시는 씨익 웃으면서 경험치 폭탄들을 향해 달려갔다.
***
무림일통이 이제 눈앞에 있다.
상관기홍은 손에 잡힐 듯한 미래를 상상하며 비릿하게 웃었다.
그의 레벨은 약 700.
인구 1억에 가까운 중국 서버 플레이어 중에서도 사상 초유에 가까운 레벨을 보유한 남자였다.
‘천마신공의 경지가 9성에 올랐으니, 이제 무림맹 놈들을 찢어발기고 중원을 일통하리라.’
중원 일통.
그건 중국 서버 모든 유저들의 비원이었다.
폐쇄되고 격리된 중국 서버.
타 서버와 교류하기 위해서는 혼돈의 바다를 건너야 한다.
강력한 고대신들에 의해 보호되고 있는 혼돈의 바다를 건너는 건 못 해도, 플레이어들의 평균 레벨이 1천 이상은 찍어야만 가능할 거라 전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전에도 방법은 있었다.
폐쇄·격리된 서버를 반갑게 여기지 않는 유저는 얼마든지 있었고, 게임사 측에서는 그런 유저들을 달래기 위해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해 놨다.
그게 바로 중원 일통이다.
중원을 일통하는 순간 황제가 보유한 천상의 문을 통해 신대륙으로 갈 수 있게 해 주겠다는 것!
물론 중원 통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애초에 중국 서버 유저들은 시작하면 각 문파에 소속돼 무공이나 술법을 익히고 요괴나 오랑캐들을 처치하며 레벨을 올린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정파, 사파, 마도, 낭인, 세외의 다섯 개 세력에 소속된다.
이 세력의 수장 NPC들은 타 세력을 끔찍하게도 싫어하며, 이에 속한 플레이어들도 그 세력에 자연스럽게 감화되어 타 세력들을 부모의 원수처럼 싫어한다.
이런 서로 간의 반목과 갈등은 당연히 게임사에서 제공한 것.
혼돈의 바다를 넘는 레벨이 되기 전까지는 중국 서버를 격리 처리 하기 위한 방편인 것이다.
상관기홍은 마도에 속한 유저였다.
그중에서도 마도 제일세력인 천마신교에 속한 플레이어.
그는 타고난 자질과 운빨로 천마의 후계자로 간택되어 이제는 마교 교주의 자리까지 오른 상태였다.
그뿐만 아니라 레전더리급 스킬인 천마신공을 전수받아, 레벨에 비해 막강한 전투력을 갖고 있기도 했다.
현재 중국 서버는 물론 전 세계 서버를 이 잡듯 뒤져 봐도 천마 상관기홍의 레벨을 따라오는 이가 없었다.
거기에 레전더리급 스킬까지 보유하고 있으니, 빈말이 아니라 진정한 천하제일인에 가까운 플레이어가 바로 상관기홍이었다.
“교, 교주님, 큰일입니다!”
“뭐냐?”
주렴을 걷고 교주실로 들어온 이는 교의 간부인 철혈패군이었다.
교주 직속의 사대신군에 속해 있는 그 역시 레벨 600대의 고수였다.
“교의 뒤편에 위치해 있는 아수라혈천진법이 깨지고 있습니다!!”
“뭐라? 아수라혈천진법이?”
아수라혈천진법.
그건 중원의 변방에 위치해 있는 천마신교의 배후를 수호하는 진법이었다.
그 내부에는 레벨 700대의 초강 요물인 아수라현철강시 수백 구가 수호하고 있으며, 그뿐만 아니라 생문을 찾지 못하면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팔문둔갑에 의거한 수십 가지 진법이 겹겹이 펼쳐져 있었다.
현시점에서 ‘플레이어’가 이 진을 통과할 가능성은 없다.
“설마…… 스승님이 온 건가?”
스승님이란 바로 전대 천마.
상관기홍에게 천마신공을 가르친 전대 교주, 절대천마를 뜻했다.
레벨 1200에, 현경을 넘어 절대지경에 오른 절대천마는 무림의 이권 다툼에는 관심 없다며, 자기의 맞수라 할 수 있는 정파의 검성과 함께 혼돈의 바다를 건너 신세계를 향해 떠났다.
“모르겠습니다. 이러다 조만간 본교에 도달할 것 같습니다.”
“아니, 그럴 리는 없겠지. 그 괴팍한 늙은이는 내게 모든 걸 넘기고 저 혼자 살기 위해 떠났으니까.”
상관기홍은 턱을 매만졌다.
혹시 정파 무림에서 준비한 비밀 병기인 건가?
현 무림맹주 역시 자신과 같은 유저였다.
물론 상관기홍만 한 강력한 무력은 없었지만, 그는 천마에게 대적하기 위해 구파일방을 규합하고 새로운 비밀 병기를 만들고 있다는 정보를 간자에게 접했다.
‘아수라혈천진법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나 정도의 고수나 혹은 철혈패군급의 고수가 수십 명은 있어야 될 텐데.’
흠…….
어느 쪽이건 재밌겠군.
상관기홍은 주먹을 말아쥐고 웃음을 터뜨렸다.
“사대신군과 팔대마왕, 십대마객을 모아라.”
“예?”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본좌가 친히 침입자를 격퇴하리라.”
“오오.”
철혈패군의 눈에 선망의 빛이 어렸다.
천마 상관기홍!
플레이어의 신분으로 각종 혜택을 받은 소천마들을 모조리 격퇴하고 결국에는 천마신교를 장악한 강자.
명실상부 중국 서버 1위라 할 수 있는 그가 오랜 폐관 끝에 드디어 출도한 것이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중원 일통이라는 대계를 펼치기 전에 희생양으로는 적당하겠군. 크하하!”
상관기홍이 웃음을 터뜨렸다.
한편 그 시각, 혼돈의 바다 어딘가.
망망대해처럼 펼쳐진 곳에 나룻배 한 척이 동동 떠다니고 있었다.
“아니, 이 미친 영감탱이야! 너 또라이냐?”
검성 남궁철은 검을 뽑아 들었다.
죽음의 바다라 불리는 혼돈의 바다가 내뿜는 무수한 파도 속에서도 균형 감각을 잡는 게, 역시나 레벨 1200대의 검성다웠다.
그러나 지금 남궁철은 죽음의 공포를 체감하고 있었다.
“어허, 남궁 형.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 얼른 내공으로 배를 지탱하지 않으면 우리 둘 다 물고기 밥이 되어 버릴 거요.”
나룻배 한복판에 정좌한 채 태연자약하게 모주를 홀짝이는 남자는 바로 절대천마 독고청이었다.
“혼돈의 바다를 건넌다더니, 고작해야 이런 조각배 한 척으로 바다를 건너는 게 네 계획의 끝이란 말이냐!!”
“어허, 남궁 형도 아이들 모아서 물 위 걸으면서 개폼 잡고 그런 적 많잖소.”
“그건 고작해야 장강 정도나 건널 때지, 이런 대해를 건너는 게 아니잖……·.”
“개소리 말고 천근추나 계속 펼치십쇼. 배 전복되기 전에.”
“이런 개……·.”
남궁철은 욕지기가 치밀어 오르는 걸 간신히 참았다.
거대한 파도가 다시 나룻배를 덮쳐 왔기 때문이다.
그가 천근추로 무게 중심을 지탱하고 천마가 내공으로 파도의 습격을 빗겨 나가게 한다.
이 말도 안 되는 기행이 바로 천마가 실행한 신대륙탐사 계획의 전부였다.
-새로운 세계를 보고 싶지 않소?
‘그런 개소리에 넘어가는 게 아닌데.’
하지만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비밀리에 찾아온 천마와의 결투에서 져 버렸으니까!
촤아아악!
그 순간 물벼락이 남궁철을 덮쳤다.
“제대로 조종 안 하냐! 이 마두 새끼야!”
“자연이란 인간이 마음대로 다룰 수 없는 법이지.”
“젠장맞을, 이 나이에 이게 무슨 고생인가……·.”
얼굴을 쓸어 넘기며, 남궁철은 지난 몇 개월간 갖고 있던 의문을 토해 냈다.
“대체 이러면서까지 왜 신세계로 넘어가려는 거냐? 나를 꺾었으면 그냥 중원 일통이나 하면 될 것을.”
“그러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말이오.”
“시간? 어차피 절대지경에 올라서 무한에 가까운 수명을 얻은 우리가 무슨 시간이냐?”
“신탁을 받았소.”
“신탁? 너희 마교도 놈들이 섬기는 명왕에게?”
“아니오. 여신님이었소.”
“여신이라고? 무슨 여신?”
독고청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자칭 행운의 여신이라는데…… 누구를 좀 쓰러뜨려 달라고 부탁하더구려.”
“누구?”
“이름이 뭐였더라?”
독고청은 머리를 긁적이다 다시 웃었다.
“아! 그렇지. 파푸닐이라는 놈을 족쳐 달라더군.“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