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47)
347화
“뭐야, 이 녀석은.”
이블 노우즈가 걸음을 멈춘 것은 감히 자신에게 달려드는 강아지 한 마리가 50여 미터 안쪽으로 들어왔을 때였다.
“날 막겠다고?”
“멍! 컹!”
으르릉거리는 복돌이를 흘긋 본 이블 노우즈는 짧게 코웃음 쳤다.
그뿐이었다.
수많은 보스 사냥, PVP에서 파프닐의 오른팔처럼 활약한 복돌이를 상대로 이블 노우즈는 콧김을 뿜거나 마력을 모으지도 않았다.
단지 목표로 하는 상대인 파프닐의 냄새를 좇아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진짜 코처럼 생겼는데 왜 안 웃김?
-ㄹㅇ……. 저렇게 오니까 좀 크XX 같네;
방송을 시청하는 유저들은 그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신경도 안 쓰는군.’
물론 파프닐에게 있어서는 예상대로의 상황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사실 그럴 만도 한 게, 지금까지 수많은 공격을 받았지만 이블 노우즈는 그걸 모두 몸으로 받아냈다.
게임으로 치면 HP 무한, 혹은 무적 치트를 쓰고 싸우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이번 사냥을 성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공격이 통한다는 걸 알게 되면, 절대 저렇게 대놓고 나오지 않을 테니까.
“멍멍!”
복돌이가 달려들어 주먹을 날리고, 발 차기를 했다.
가볍게 받아 낸 이블 노우즈가 코털을 뿌렸다.
슈슈슈슉!
코털 하나하나가 독침처럼 쏟아졌지만 가볍게 피했다.
그렇게 털을 소모시킨 복돌이가 재차 접근해 앞발을 휘둘러 댔다.
이후는 반복된 패턴이었다.
쏘아지는 코털을 피하면서 계속 두드리는 복돌이.
-오, 잘 싸우는데?
-힘내라!
방송 채팅은 복돌이의 활약을 칭찬하는 반응으로 가득이었다.
퍼억! 복돌이의 사이클론 킥이 이블 노우즈의 콧등을 쳤다.
“처음은 복돌이만으로 힘을 빼놓는 건가?”
“데이터에 의하면 파프닐은 확실한 공략을 좋아한다. 충분히 가능성 있어.”
파이브스타에서 나온 첩보원들이 눈을 빛냈다.
이번 전투의 정보를 모으는 인원만 수십여 명.
파프닐이 실패하면 자신들의 차례인 만큼 더욱 열심이었다.
초고레벨 몬스터는 물론, 장차 최대의 적수가 될 파프닐의 전투 방식까지 알아낼 수 있는 역대급 건수!
“그럼 저 개를 무력화시킬 방법부터 생각해야겠군요.”
“회장님께서도 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패는 많이 있을수록 좋지. 아! 지금!”
노트를 채워 나가던 정보원들의 눈이 커졌다.
전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이 버러지가…….”
마침내 이블 노우즈가 걸음을 멈추었다.
-이블 노우즈의 분노가 주변으로 퍼집니다.
-모든 버프가 사라집니다.
-이블 노우즈의 공격력, 방어력이 상승했습니다.
-공격력, 방이력이 감소합니다.
본격적인 패턴에 들어갔다는 뜻.
“일어나라!”
끄어어!
다음 순간 쏘아진 코털들이 각기 괴수로 변했다.
“저게 무슨…….”
“손오공도 아니고!”
지켜보던 인원들이 경악했다. 그 순간 파프닐이 외쳤다.
“복돌아! 그거!”
“멍!”
그거?
과연 어떤 걸 준비한 걸까?
“멍멍!”
다음 순간 복돌이가 엉덩이를 들이댔다.
뒷발 차기를 예상하고 손을 든 이블 노우즈 앞에, 복돌이는 엉덩이를 내민 채 힘을 주었다.
뿌왁!
“크억!”
각종 음식과 약품으로 숙성시킨 방귀!
-ㅋㅋㅋㅋㅋㅋㅋ
-???????
-머냐?
-방금 뭐임?
직접 눈으로 지켜보던 길드원들은 물론, 기자나 시청자들마저도 눈에 물음표를 띄웠다.
-방귀 뀐 거 맞지?
-개똥방구ㅋㅋㅋ
-아니 근데 저게 효과가 있나?
-일단 냄새 하나는 직빵일 듯; 어우 씨 화면으로 보는데도 구린내가 나네.
물론 호라이즌이 실제와 비슷하고, 사소한 물건의 배치나 가스 살포 등으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 저런 건 도발이나 소소한 빌드 업에 가까웠다.
특별한 약점이 있거나 하지 않는 한은 그랬다.
“크으으으윽!”
방귀 테러를 맞은 이블 노우즈가 움찔하며 물러섰다.
“너……. 너!”
“멍멍!”
잘 먹고 열심히 움직이다 보니 금방 소화가 된 것.
“감히……!”
“뿡이다, 멍!”
복돌이는 방구를 한 번 더 뀌고 곧바로 달렸다.
그 뒤로 이블 노우즈가 비틀거리며 따라왔다.
“크으으……. 이놈…….”
마치 술 취한 사람을 이송하듯 움직이는 모습.
그렇게 움직이던 이블 노우즈가 어느 한적한 분지 안쪽까지 들어왔다.
‘됐군.’
한창 건설이 진행 중이던 신도시.
각종 자재나 건물들 때문에 바람은 통하지 않으면서, 냄새를 오래 끌어 둘 수 있었다.
전장으로는 딱인 곳.
“지금이다, 복돌아!”
“멍!”
파앗, 복돌이가 한 번 더 세게 방귀를 뀐 후 이쪽으로 달려왔다.
“주인! 임무 완수다, 멍!”
“좋아!”
파프닐은 복돌이를 안아 들려다 멈칫했다.
잠깐만, 엉덩이 쪽이 축축한 것 같은데?
슥, 급히 손을 내린 파프닐이 말했다.
“크흠, 잘했다. 이제 가서 씻고 복귀하도록.”
“알겠다, 멍!”
후방으로 가는 복돌이의 엉덩이가 살랑거렸다.
파프닐은 애써 그쪽을 무시하고 말했다.
“지금입니다! 다들 안전핀을 빼고 던지세요!”
“하압!”
“던지는 건 내 전문이지!”
킨도르한과 칠흑의 사신, 존스 박사 등이 일제히 아다만티움 구체를 던졌다.
그렇게 들어간 구체가 일제히 딸깍 소리를 내며 열렸다.
“폭탄?”
“폭발은 안 일어나는데.”
멀리 있던 플레이어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다음 순간 여러 색의 연기들이 구체 안으로부터 나와 이블 노우즈를 덮었다.
“음? 으음! 으어어어억!”
이블 노우즈가 괴성을 내며 몸을 격렬히 떨기 시작했다.
‘통했나?’
‘저게 통한다고!’
수많은 사람의 눈이 번득였다.
“지금이다!”
킨도르한이 곧바로 판자에 이마를 들이댔다.
깡!
그리고 붉은 피를 덮어쓴 채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
“잠깐.”
순간 파프닐의 손이 킨도르한을 잡아당겼다.
“뭔가 이상해.”
“어? 뭐가?”
파프닐은 대답 대신 궁드닐을 들었다.
약간이지만 천수각에서 코를 자극했을 때와 반응이 분명 달랐다.
“아니, 지금 놈이 약해져 있을 때 쳐야…….”
“크으하하하하하하하!”
쩌렁쩌렁한 웃음소리가 분지 안에서 들려왔다.
“스으으으읍!”
다음 순간 연기들이 단숨에 이블 노우즈의 콧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이 향기……. 틀림없다. 언젠가 돌아가야 할 곳……. 그리운 마계의 향기가 나는구나.”
“뭐?”
“얼마나 오래간만인가……! 힘이 솟는구나!”
쿠르릉, 하늘 위로 먹장구름이 끼더니 검은 번개가 내리쳤다.
한층 더 강해진 이블 노우즈가 코를 씰룩였다.
“파프닐, 이 선물은 고맙구나! 대신 단번에 죽여 주겠다!”
“…….”
약점이 되긴 커녕 오히려 더욱 파워 업 한 상황!
“이, 이럴 수가.”
“설마 탁기를 그대로 흡수해 버린 건가?”
길드원들은 혼이 빠져라 놀랐다.
-아니 ㅋㅋㅋ
-저게 뭐임?
채팅창의 반응도 그에 못지않게 격렬했다.
설마 저 보스가 더욱 ‘파워 업’을 할 줄이야!
“어떻게 하지?”
“일단 후퇴하는 게 어떤가, 파프닐 군.”
준비한 카드가 역효과를 낸 상황이니, 그대로 부딪치기보단 다른 공략법을 찾아보는 게 맞았다.
“괜찮습니다.”
파프닐은 고개를 저었다.
“두 번째 카드도 준비했거든요.”
슥, 눈 덩어리 같은 것을 꺼낸 파프닐이 그대로 던졌다.
“저건?”
“혹시 저런 일이 생길까 봐, 미리 반대 상성인 걸 준비했습니다.”
다음 순간 눈덩어리가 이블 노우즈에게 명중하며 터져 나갔다.
그 와중에 잘 명중시키는 건 둘째치고, 저게 대체 뭐란 말인가?
“저 색은…….”
“연녹색? 청록색?”
“잠깐만, 저거 설마!”
“파프닐 자네 저게 어떤 건지 알고!”
“잘 알죠.”
파프닐은 씩 웃으며 말했다.
“호라이즌에서 가장 맛있는 전설의 음식이니까.”
전설의 음식, 민트 초코 아이스크림!
눈덩이가 맞을 때마다 속에 담은 민트 초코가 주변으로 터져 나왔다.
“음? 이건…….”
쿵쿵, 이쪽으로 다가오던 이블 노우즈가 다시 멈췄다.
설마 저것마저도 ‘맛있다.’라면서 흡수하는 건 아니겠지?
“우우우욱!”
다음 순간 이블 노우즈가 몸을 양옆으로 털어 댔다.
“이런 역겨운 냄새가! 도대체 이 구린내는 어떻게 만든 거란 말이냐!”
실제로 민트 초코의 냄새가 통했는지, 이블 노우즈의 몸 주변을 감싸고 있던 기운이 약해졌다.
-이블 노우즈의 파워 업 효과가 사라졌습니다.
-이블 노우즈의 코가 민감해졌습니다.
동시에 뜬 코가 민감해진다는 안내문.
‘역시 그랬군.’
파프닐은 곧바로 손짓으로 다음 작전을 지시했다.
딱딱딱!
분지 주변에서 나타난 해골병들이 열을 맞춰 전진했다.
하나같이 몸에 털옷을 두른 것 같은 모습.
“어라?”
“저거 뭐야?”
유저들의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웬 동물 털옷이래?”
“스킬 효과인가?”
비웃음이 나온 건 이블 노우즈도 마찬가지였다.
“잡졸들로 나를 상대하려고?”
곧바로 코털을 뽑아 괴수들을 만들어 낸 이블 노우즈가 앞으로 달려 나오려 했다.
그 순간 정면에서 파프닐이 마주 달려 나와 숫돌을 휘둘렀다.
“으음!”
엄청난 질량의 흐룽그니르 숫돌에 이블 노우즈도 잠깐 주춤거렸다.
그뿐이었다.
토르의 사도마저도 버티지 못하는 무게를, 이블 노우즈는 간단하게 받아 내며 콧김을 모았다.
“드디어 나왔구나! 죽여 주마!”
슈우욱.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콧구멍 안으로 몰려들었다.
막 그것이 발사되려는 순간 파프닐은 궁드닐을 들어 자세를 취했다.
“죽어라!”
폭음과 함께 주변의 땅에서 일제히 먼지구름이 일어났다.
파프닐의 번개 같은 찌르기에 이블 노우즈의 콧구멍이 찔리면서 나온 재채기의 소리였다.
“크, 크허엉!”
이블 노우즈의 콧구멍에서 검은 진액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파프닐은 궁드닐을 휘둘러 이블 노우즈의 콧잔등을 베었다.
“크아아악! 이놈……! 무슨 짓을!”
“역시나로군.”
파프닐은 태연히 말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 자리를 보송보송한 털로 가득한 해골병들이 가득 채웠다.
다른 해골병들이 흰 가루를 그 해골병들에게 뿌리는 것은 덤.
그 광경을 본 이블 노우즈의 코에 실핏줄이 돋아났다.
“내 코를 자극하려고 이런 추잡한 짓거리를……! 푸헤취! 감히!”
“축복받은 밀가루가 꽤 잘 먹히나 본데.”
파프닐은 씩 웃었다.
‘예상대로야, 코점막을 자극한 동안에는 대미지를 줄 수 있다.’
이블 노우즈는 코를 형상화한 괴물.
즉 일반적인 코의 약점을 생각해 보면 금방 어떤 방식을 취해야 할지 알 수 있었다.
일단 약점을 알아낸다면 그것을 공략하는 건 어린애 손목 비틀 듯 쉬운 일.
물론 공략은 이제 시작이다.
단지 재채기를 하는 순간에만 대미지를 줄 수 있다는 사실만 알아냈을 뿐.
적이 약해진 것도 아니고, 밀가루와 털 해골병들도 격렬한 싸움을 하다 보면 금방 가실 터.
그러나…….
“노옴!”
이블 노우즈가 그대로 돌진해 왔다.
파프닐은 살짝 옆으로 피하며 그 자리를 한 남자에게 양보했다.
“……가자! 박단토!”
“끼야오옹(저거 냄새난다옹)!”
남자가 휘두른 대검이 이블 노우즈의 콧등을 베었다.
카카칵, 예상대로 별다른 상처를 주지 못하고 튕겨 나가는 검.
그러나 파프닐이 노린 건 대미지가 아니었다.
“이놈은 대……. 푸헤취! 헤취!”
뭐라 말하려던 이블 노우즈가 연달아 재채기와 콧물을 쏟아 냈다.
“뭐긴, 네게 24시간 콧물을 만들어 줄 결전 병기지.”
파프닐은 씩 웃으며 궁드닐을 들었다.
그 주변으로 길드원들과 해골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레이드 시작합니다. 김애용이랑 칠흑의 사신이 메인 폭딜, 시현, 시연이는 후방 지원, 킨도르한은 어그로랑 서브 탱킹, 내가 메인 탱킹 겸 대미지 딜링을 하지.”
레이드 지시를 받은 파티원들이 눈을 빛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블 노우즈가 절대로 도망치지 못하도록, 모든 위치를 점하면서.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