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51)
351화
아크 길드는 수많은 기라성 같은 유저들을 보유한 명실상부 한국 서버 최대의 길드다.
메인 길드 하우스의 로비를 걷다 보면 최상위 랭커, 백만 유투버 등이 발에 치일 정도로 흔한 곳.
제니스의 정체와 실력이 까발려지자 아크 길드의 랭커들은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자신들이 일본 플레이어들에게 놀아나고 있었다는 것.
두 번째는 고작 저 정도 녀석이 아크 길드의 꼭대기에 있었다는 것이었다.
저놈을 가만히 둘 수 없다.
이해가 일치한 길드원들은 신속하게 움직였다.
“헉, 헉.”
제니스는 어두운 숲속을 달리고 있었다.
부활하자마자 몇 시간을 도망쳤지만, 쉴 틈 따윈 없었다.
“찾아!”
“그 새X 어디 갔어!”
주변에서 개 짖는 소리와 고함이 들려왔다.
그때마다 제니스는 힘주어 달렸지만, 그럴수록 저 소리는 더 가까워져 왔다.
“젠장…… 이게 무슨…… 커헉!”
한참 달리던 제니스의 발목이 뭔가에 걸려 넘어졌다.
고개를 들자 그 앞엔 대여섯 명의 인원들이 무기를 든 채 서 있었다.
“너, 너희들은!”
“드디어 찾았네, 쥐새끼.”
일단의 무리가 입꼬리를 비싯 올리며 제니스를 일으켰다.
물론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힘주어 내리누르자 제니스의 몸은 그대로 무릎을 꿇은 자세가 되었다.
“이 녀석들……너희 왜 이러는 거야! 진짜 미쳤냐!?”
“왜긴, 친일 매국노 조지는 데 이유가 필요한가?”
“사전에 정보를 팔아넘기고 일반 유저들을 전장에 들이붓기도 했지.”
“길드의 적이자 일본의 앞잡이. 차고 넘치네.”
객관적으로 밝혀진 것만 봐도 제니스는 분명 일본 서버의 앞잡이가 맞았다.
하지만 진심으로 그 때문에 제니스를 징벌하러 온 사람은 이 자리에 아무도 없었다.
“씨, 씨발…… 너희도 내 뒷돈 받았잖아.”
“돈? 일본말 하는 새끼가 하는 말이라 무슨 말 하는 건 지 모르겠는데?”
“토왜 놈은 몽둥이가 딱이지.”
“씨바…….”
제니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너희 뭐 믿고 이러냐. 이시우가 이러면 너희들 파이브스타로 받아 준대?”
오다 클랜이 밀려났지만 제니스 파도 꽤나 많은 전력이 남아 있다.
“조만간 내 부하들이 올 텐데, 그 전에 풀어 주면 이 일은……”
그때였다.
“그 새끼들 안 와.”
쿵, 2m가 넘는 거구 장한이 걸어오며 말했다.
자리에 있던 인원들 모두가 예를 갖췄다.
“오셨습니까.”
“엉.”
“너, 너는……! 넌 브레인포!”
제니스의 눈이 찢어져라 부릅떠졌다.
“무돌 탑에서 수련하던 게 아니었나……!”
“나왔지. 네가 쪽바리들한테 넘어갔다 해서.”
“뭣, 그럼 설마 그 녀석도……?”
브레인포와 같이 다니는 그 녀석까지 같이 왔다면, 자신은 죽었다 깨어나도 여길 벗어날 수 없었다.
생각해 보니 이렇게 자신이 몰린 것도 설마……
“그건 네가 알 바 아니고.”
장한, 브레인포가 흰 물약병을 꺼냈다.
“넌 이거 마시고 길드장 넘긴 다음에, 깔끔하게 레전드 오브 리그나 하러 가면 되는 거야.”
“미, 미친. 야! 잠깐만 기다려! 내 캐릭터 스펙 쓸모가 많을……우웁! 우부우우웁!”
제니스는 급히 도망치려 했다.
그러나 수 시간의 추격전으로 지친 몸은 좀처럼 힘이 나지 않았다.
“커, 커헉……!”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환생 물약.
잠시 후 레벨이 다운되며 장비가 사라진 제니스가 쓰러졌다.
“크흐흐, 처리 마쳤군.”
“축하드립니다. 브레인포 님.”
“아크 길드의 새 길드장이 되신 걸 진심으로 경하드립니다.”
“음……!”
브레인포는 제니스와 달리 플레이어로서의 전투 능력은 진짜배기였다.
성장에 집중하느라 유저들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진짜 실력은 파이브스타 특무대 수준 혹은 그 이상!
“좋아, 좋아. 크흐흐.”
흐흐 웃는 브레인포에게 수하 한 명이 말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요?”
“응?”
“해야 할 일이 많지 않습니까. 뒷수습도 그렇고.”
제니스를 잡은 건 시작일 뿐이었다.
사분오열된 아크 길드를 재통합해야 하고, 일본에게 입은 피해들도 적지 않으니 복구해야 한다.
그뿐인가.
유저들도 단속해야지, 사냥터 통제 시스템도 채워야지.
땅에 떨어진 아크 길드의 위상을 다른 길드에도 과시해야 하고.
밖에서는 파프닐과 이시우를 대할 포지션도 결정해야 한다.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일단은 오다 클랜 놈들 잔당부터 쓸어내야 합니다. 그 쪽바리 놈들 후퇴하는 거 잡아서 손해를 복구해야죠!”
“모르는 소리! 제니스 파랑 지금까지 관망만 하던 쫄보 놈들 무릎 꿇리는 게 먼저야!”
아웅다웅하는 수하들.
브레인포의 눈이 핑핑 돌다가 일순 멈췄다.
“닥쳐.”
“그러니까 일단은…….”
“다, 닥쳐!”
순식간에 주변이 조용해졌다.
“그러니까, 할 일이 많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
주변의 심복들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아크 길드라는 대형 단체의 행보가 결정되는 호라이즌 게임사의 기념비적인 순간.
한참을 심호흡하던 브레인포가 말했다.
“크흠, 파프닐을 공격한다.”
“……?”
“……?”
“……?”
다음 순간 모두의 얼굴에 물음표가 떴다.
“어…….”
“파프닐을?”
파프닐은 파이브스타의 방해도 물리친 데다, 단신으로 오다 클랜과의 전쟁 형세를 뒤집어엎은 엄청난 플레이어다.
안 그래도 여러 문제가 가득한 지금 그런 사람을 친다고?
“길마님, 무슨 미친…….”
“아니…… 잠깐. 괜찮을지도 몰라.”
평소 방송에서 머릴 좀 쓴다는 콘셉트인 대형 스트리머, 알파치킨이 손뼉을 쳤다.
“파프닐은 지금 이블 노우즈랑 싸우고 있고, 그 녀석을 우리가 잡으면 제니스 파건 다른 길드원들이건 모두 우리 힘을 보고 따를 터. 그 위세를 몰아 일본 놈까지 쓰러뜨리면 이거 해볼 만하다……!”
“그러니까……파프닐을 공격한다가 답이라고?”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흐흐, 내 생각을 알아주는구나. 역시 알치(알파치킨)이야.”
그 때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은 브레인포가 말했다.
“좋아, 그대로 간다. 파프닐을 친다!”
“오, 오오오오!”
“우오오오!”
주변에 있던 길드원들이 일제히 무기를 들었다.
“……그런데 어떻게 파프닐을 이기지?”
“……”
아무리 이들이 강하다지만, 파프닐은 몇 단계 더 강한 진짜 중의 진짜.
잘못 걸리면 그대로 뚜드려 맞는 신세가 될 거다.
그 때였다.
“그럼 저희가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슥, 어둠 속에서 검은 닌자복의 인물 한 명이 나왔다.
“너흰 뭔…….”
“처음 뵙겠습니다. 야규에 소속되어 있는 겐이치라 합니다.”
야규?
무슨 길드지? 처음 듣는데.
술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겐이치가 고개를 가볍게 숙이고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파프닐을 처치하신다고 하셨죠. 그렇다면 저희는 전력으로 여러분을 지원하겠습니다.”
***
이블 노우즈가 쓰러진 후.
신대륙의 한국 서버 지역에선 5만 명이 넘는 인원이 투입되어 복원과 정비 공사, 파티 준비를 했다.
“이 참에 조잡한 구조물들을 전부 밀어내고, 오랫동안 쓸 만큼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프론티어 길드의 간부진들 모두가 합의하자, 해당 안은 일사천리로 흘러갔다.
이블 노우즈가 부순 범위 외에도, 곳곳의 노후 시설들을 전부 물갈이하는 대규모 작업!
“이쪽 성벽이 완전 맛 갔는데?”
“근처의 게리온 산에 발탄 화강암이 많다고 했어. 그곳을 털어 오자.”
“좋지!”
잠시 후 확성기 채팅 창에 알람이 나타났다.
-게리온 산에서 석재 구해 오실 분 구합니다. 석재 구하면 동쪽 성벽으로 와 주세요.
채팅을 본 플레이어들이 모여들더니 게리온 산으로 줄을 지어 향했다.
수천 명의 행렬이 지나간 게리온 산은 순식간에 언덕으로 변했다.
“소환한 골렘들로 돌을 전부 모아 왔습니다.”
“거중기 작동은 맡겨 달라고. 우오오오! 휠윈드!”
마법사 유저들은 강의 흐름을 바꾸거나 흙벽, 나무줄기 벽을 만들어 순식간에 건물의 구조를 바꿨고.
전사 유저들은 혼자 몬스터 무리를 때려잡거나 등에 수백 킬로그램의 석재를 들고 운반했다.
애초에 신대륙에 올 만한 플레이어는 최소 450레벨 이상.
그런 유저들이 한꺼번에 움직이자 무너졌던 건물들도 금방 더 화려하게 세워졌다.
성벽은 기존의 10m에서 15m까지 올려졌고, 두께나 강도도 단단했다.
곳곳에는 누각과 보루가 세워져, 공성 측에 서면 답이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올 것 같은 모습.
가도도 이전보다 10m 이상 넓고 탄탄하게 정비가 되었고.
주변에는 단단한 돌로 안전시설들이 세워졌다.
“이걸 우리가 만들었다고?”
“우와……”
작업에 참가한 사람들조차 완성된 성벽과 건물들.
“아직 안 끝났습니다!”
건축가, 화가, 조각사 등의 유저들이 달려들었다.
마법사들의 플라이 마법을 받아 움직이며, 지상에선 손이 닿지 않는 부분까지 면밀히 작업!
“진짜 멋있게 조각해야지.”
“넌 어느 파트 만들려고?”
“나는 방송 영상 3시간 17분 31초. 파프닐 님이 교대하며 이블 노우즈 막는 거.”
“나는 일본 유저들이랑 싸우는 거 조각하려고. 유저 간 pvp 예술품은 볼 때 전투 스테이터스가 쌓이니까, 사람들이 그만큼 몰려오겠지?”
조각가 유저들은 서로 의견을 나누며 작업을 했다.
다 만들어진 건물의 외벽이나 스테인드글라스, 안쪽 무늬 곳곳엔 파프닐의 전투를 그린 작품들이 들어섰다.
물론 그 과정에서 파프닐의 외모는 약간 더 버프를 받았다.
꽤나 잘생긴 원판을 넘어, 연예인이나 모델급으로 격상!
복돌이도 귀여운 맛이 사라지고 명견 실베르에서나 볼 법한 명견으로 재탄생되었다.
“다들 멋진 것만 할 수는 없지. 나는 방귀 뀌는 복돌이를 그려야겠어.”
몇몇은 색다른 작품들을 그리거나 조각해 주목을 받았다.
예술 점수는 많이 벌지 못하지만, 순수한 재미 하나는 챙기는 식.
“파티다!”
“내 실력을 보여 줄 시간이군!”
요리사와 광대, 화약 기술자 등도 각자 축제 준비를 했다.
수많은 유니크급 식재료들과 각종 스킬이 필요한 최고급 파티 요리들이 줄지어 만들어지고.
현실에서는 보지 못하는 마법 공연과 폭죽들이 연달아 배치되었다.
대작업이었지만 플레이어들은 별 반발 없이 협조했다.
이런 행사에서 스킬을 선보이면 숙련도 상승과 인지도 면에서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데서 일했다는 보증은 물론.
실제로 큰 행사에서 작품을 남기면 많은 경험치와 명성, 그리고 스킬 숙련도로 이어지는 것.
그렇게 모든 준비가 끝난 후.
축제 시작 시간이 되자 파프닐이 천천히 단상으로 걸어 나왔다.
“크흠.”
“얼마나 연설하려나……?”
“우리 회사 사장님은 1시간은 기본이었는데.”
술렁술렁 이야기를 나누는 유저들.
그사이 파프닐이 천천히 말했다.
“다들 그동안 열심히 사냥하고 작업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오늘만은 신나게 놀아 봅시다. 이상.”
“어?”
“응?”
고개를 갸웃하던 유저들은 파프닐이 단상에서 내려가자 정신을 차렸다.
“즈, 즐기자!”
“만세!”
한국 서버 신대륙에서 처음으로 벌어지는 대형 축제.
유저들은 일제히 잔을 맞부딪히며 건배를 외쳤다.
“이걸로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끝인가?”
“그래.”
한편 단상에서 내려온 파프닐은 킨도르한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럼 됐군. 이제 줘.”
“뭐?”
“내가 모아 달라고 한 거.”
“아아.”
킨도르한은 종이 한 장을 건네며 당부했다.
“미리 말해 두는데, 준비 제대로 안 하고 가면 너라도 거기들은 위험해. 그러니 신경 잘 쓰고.”
“네가 날 그렇게 걱정하는 줄은 몰랐는데.”
“시발, 너 한 번이라도 죽으면 우리 길드 전력이 팍 깎인단 말이다.”
한숨을 내쉰 킨도르한이 물었다.
“그래서…… 바로 갈 거냐?”
“아니.”
파프닐은 고개를 저었다.
“그 전에 한 가지 확인해 봐야 할 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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