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59)
359화
프리메이슨 인원들과의 거래는 만족스럽게 끝났다.
하이퍼급 무기인 샐리온 소드를 넘기는 대신.
무려 천만 달러……어치의 금속과 귀금속, 각종 최고급 강화제나 특수 재료들 수백 톤, 그리고 추가로 세탁을 마친 백만 달러.
거기에 프리메이슨과의 상호 불가침 조약까지 받아 낸 것이다.
“놀라 까무러칠 만큼 재미있는 걸 보여 주겠다라……. 궁금해지는군요.”
프리메이슨에게 있어 파프닐의 제안은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썩어 넘칠 정도로 많은 돈과 지위, 명성.
모든 것을 가진 이들이었기에 역설적으로 인생에서 재미를 찾을 수 없었는데, 그 점을 파프닐이 제대로 찌른 거다.
안 그래도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던 상대.
그 상대가 직접 재미있는 쇼를 보여 주겠다고 약속한다?
어차피 더 손해 본 것도 아니니 나쁠 건 없는 일이기도 했다.
“자, 그럼 거래도 마쳤으니 가 볼까.”
빨리 돌아가서 아크 길드도 정리하고, 드래곤의 사체를 이용한 여러 강화 작업을 마저 진행하고 싶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겼다.
“못 돌아가. 차원의 문이 게임 시간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니까.”
“올 때 그런 말은 못 들었는데?”
“중요한 거래라기에 한 달은 있을 줄 알았지. 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나?”
“그런 건 아니지만…….”
올 때는 듣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연착 상황!
고민하던 파프닐은 결국 게이트가 열릴 때까지 미국 서버를 둘러보기로 결정했다.
물론 프리메이슨 측은 썩 내키지 않아 했다.
당연한 일이다.
거래 관계라고는 하지만, 외국 유저가 자신들 서버를 훑고 간다면 미국 서버의 정보가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활빈당까지 개입하자 결국 프리메이슨도 허가를 내주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관광 및 사냥뿐.
다른 거래를 비롯한 상업 활동은 철저히 금지되었다.
파프닐에게도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결국 중요한 건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사냥이 이어지는 것이었으니까.
“미국 서버는 과연 스케일이 다르군요.”
한창 사냥을 진행하던 파프닐이 감탄했다.
“이런 절벽과 산맥이 쉬지 않고 이어지다니.”
미국 서버는 실제 미국과 남미의 지형을 어느 정도 참고해서 만들어졌다.
아무리 슈퍼컴퓨터 이그드라실에 의해 제작되었다고 하지만, 드넓은 대륙을 전부 새로 창작하는 건 그만큼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랜드캐니언.
로키산맥 등의 웅장한 지형들이 한층 더 험난해진 채로 게임 내에 구현된 것.
멀리서 볼 때는 웅장한 자연경관에 감탄하면 되지만.
가까이 가면 수많은 몬스터와 생존을 걸고 사투를 벌여야 했다.
“전부 전진.”
“딱딱!”
물론 파프닐은 해골병들을 미리 보냈기에, 쾌적한 관광이 가능했다.
“멍멍! 주인! 빛나는 거 찾았다!”
“이건 사금 덩어리? 개가 대단하군요.”
“멍! 여기 쓴 냄새가 난다, 멍!”
“오, 이건 천 년 묵은 인삼…….”
복돌이의 코가 찾아내는 수많은 히든 피스들은 덤.
지켜보고 있던 프리메이슨 간부의 표정에 놀라움이 어렸다.
‘놀라운 사냥 속도군.’
물론 프리메이슨에서 이 정도 속도를 못 내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건 수천수만 명의 유저들을 쓰고, 대규모 화학 약품이나 연금술 폭탄을 써야 나오는 결과.
단일 유저가 이 정도로 몬스터를 쓸어 담는 건 어떤 유저도 따라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혹시 한 가지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한창 구경 중이던 파프닐이 문득 질문했다.
“무슨 부탁이지요?”
“제가 보고 싶은 곳이 있는데, 혹시 그곳 관광 가이드를 부탁드려도 될까 싶어서요.”
파프닐의 질문에 간부의 얼굴에 궁금증이 어렸다.
“어디시길래…….”
“뉴 멕시코의 51구역 지역을 부탁드립니다.”
“51구역이요?”
간부의 표정에 일순 몇 가지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놀람, 의문, 그리고…….
“그곳은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만…….”
“현실만 그렇지, 인게임은 괜찮지 않습니까?”
“음…….”
확실히 호라이즌의 게임 속에서는 51구역에 딱히 제한이 없었다.
애초에 미개척지이기도 했고, 현실에서 미국이 군사시설을 만든 것과 달리 지금 그곳은 정말 지형만 재구성한 것이기 때문이다.
“혹시 모르니 상부에 허가를 요청하겠습니다.”
“그러시죠.”
커뮤니티창을 켠 간부가 잠시 후 거리를 벌리더니 뭔가 채팅을 하기 시작했다.
수분쯤 지났을까.
채팅창을 끊은 간부가 다가왔다.
“된답니다.”
***
51구역은 의외로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높은 산도, 깊은 수림도, 깊은 골짜기도 없는 황야.
보이는 것이라곤 약간의 풀과 선인장, 그리고 굴곡을 지닌 언덕뿐이었다.
“여깁니다.”
“흠…….”
“혹시 실망하셨다면 다른 곳으로 가셔도 됩니다.”
간부는 주변을 같이 둘러보고 덧붙였다.
“보시다시피 이곳에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몬스터도, 아무것도 없는 모습.
“뭐, 오컬트 쪽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좀 더 계셔도 상관없긴 합니다만…….”
“좀 더 있죠. 사실 제가 이런 음모론 쪽에 조금 관심이 있어서요.”
오컬트 마니아라면 51구역을 무시할 수 없다.
파프닐의 말에 간부는 고개를 끄덕이고 짐을 챙겼다.
“전 멀지 않은 곳에 있을 테니, 무슨 일이 생기거나 다른 곳에 가실 거면 저를 찾으시지요.”
원랜 24시간 감시해야 하지만 파프닐이 중요 VIP이기도 하고 여러 협약도 맺었기에, 어느 정도 자유를 허락해 준 것이다.
이래서 신용이 중요하다. 파프닐은 기지개를 켜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가 51구역…….”
정말로 사방을 둘러보아도 평범한 지형지물뿐.
심지어 몬스터도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게, 말 그대로 배경 그 자체다.
고개를 끄덕인 파프닐이 생각했다.
‘엄청난 히든 피스가 있는 것치고는 확실히 평범하군.’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 이곳에는 히든 피스가 숨겨져 있었다.
그것도 거의 게임 극후반 시나리오에서나 쓸 수 있을 강력한 히든 피스가.
파프닐이 이걸 아는 이유는 간단했다.
원작 소설의 중반부.
게임사 최고 간부들이 각국 서버를 돌아보며 말했던 서술 덕분이다.
-미국 서버 쪽도 아직 한참 멀었어.
-능력 있는 자들은 나서지 않고, 남북전쟁이 길어지면서 개척 쪽이 오히려 지지부진해졌지.
-그래도 51구역의 그것만 발견할 수 있다면, 단숨에 역전할지도.
무엇이 잠들어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운영자들이 직접 서버 전체의 순위가 뒤바뀔 정도라고 언급할 만큼 커다란 건 사실.
‘기왕 미국 서버에 왔으니, 단서라도 얻고 가는 게 맞지.’
파프닐은 간단히 텐트를 세운 뒤, 해골병들을 주변으로 보냈다.
“딱딱!”
“딱!”
51구역 주변에 있는 몬스터들의 진입을 막으며, 더불어 사냥으로 경험치를 챙기기 위한 것.
그동안 파프닐은 풀을 당겨 보거나, 땅을 파 보기 시작했다.
“복돌아, 뭔가 수상한 게 있으면 말해라.”
“멍!”
팍팍팍.
뒷발로 신나게 흙을 파헤치는 복돌이.
순식간에 구덩이 하나를 만든 녀석이, 곧 다른 쪽에서 새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다.
“엄청난 속도군.”
파프닐은 놀란 표정을 짓다가 곧 삽질을 계속했다.
-삽질의 동작이 몸에 익었습니다.
-힘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삽 마스터리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졸지에 삽질 마스터리 스킬까지 배우는 것은 덤.
‘이거 도움은 되나?’
군대에 있을 때 가장 싫어하던 게 바로 이 삽질이었는데, 설마 게임 속에서도 이걸 계속하게 될 줄은 예상 밖이었다.
‘이래서 부하들이고 뭐고 다 소용없다니까.’
파프닐은 투덜대면서도 열심히 땅을 팠다.
51구역 근처의 언덕.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간부 요원은 메시지로 상부에 연락을 보냈다.
-파프닐이 예상대로 51구역의 발굴 작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역시 그럴 줄 알았지.
프리메이슨 최고 간부, 앤드류는 그 소식에 딱히 놀라지 않았다.
당연했다.
오컬트나 신화 쪽에 관심이 있다면, 당연히 그곳에 뭔가 비밀이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
아니, 그게 아니더라도 일단 51구역이라면 파 보고 싶어 할 게 맞았다.
-뭐, 우리야 파프닐이 그렇게 시간을 보내 준다면 환영할 일이지만.
이 때문에 안심할 수 있었다.
이미 51구역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게 확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각종 서치 마법, 물리적인 서치 스킬, 심지어 거중기와 시추기를 끌고 와 작업을 해도 아무것도 안 나온 곳이니까.
프리메이슨의 대규모 자본을 이용한 개척 작업!
그러나 그런 그들을 놀리듯, 51구역은 물론 주변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마 파프닐도 앞선 그들의 전적을 따라가리라.
-뭐, 나중에 기념품으로 줄 그레이 인형 정도나 준비해 두도록.
-알겠습니다.
통신을 끊은 요원이 재차 파프닐이 있는 지점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무리 헛고생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해도.
파프닐이 수많은 사건과 기적을 몰고 다니는 네임드인 건 사실.
무슨 짓을 하거나, 혹여 추적을 끊고 미국 서버 어딘가로 잠입하는 걸 막기 위해선 24시간 감시를 늦출 수 없었다.
***
“후우…….”
파프닐은 땀을 닦았다.
“이거 보통 고생이 아니군.”
51구역에 온 지 나흘째.
자는 시간까지 아끼며 발굴을 진행했지만, 얻은 건 수많은 구덩이와 잡동사니 몇 개가 다였다.
띠링!
-삽 마스터리 스킬의 숙련도가 35% 이상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직업 ‘공사장 작업부’가 될 수 있습니다.
삽질을 워낙 하다 보니 관련 스킬 숙련도가 크게 오른 것은 덤.
“언제까지 이런 고생을 해야 하는지…….”
파파파파팍!
그때였다.
갑자기 복돌이가 엄청난 양의 흙을 파헤쳤다.
“뭐 발견한 게 있나?”
“멍멍멍멍멍!”
신들린 듯 흙을 파내는 복돌이.
역시 아수라견의 후예답게, 뭔가 발견한 모양이었다.
“오…….”
잠시 후, 복돌이가 구덩이 속에서 무언가를 물고 올라왔다.
“그건…….”
“멍! 맛있는 뼈다!”
그런 복돌이의 입에서, 닭 다리뼈를 닮은 긴 뼈가 떨어졌다.
그럼 그렇지. 한숨을 내쉰 파프닐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래도 이 정도면 슬슬 감시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멍?”
“복돌아, 그거 가지고 떨어져 있어라.”
파프닐은 금속 지배를 이용해 땅에 기다란 봉을 만들었다.
지반 깊은 곳까지 박힌 피뢰침!
“자, 그럼 한번 해 볼까.”
말을 마친 파프닐이 흑뢰를 소환해 내리쳤다.
콰릉! 콰르릉!
피뢰침을 탄 번개가 땅속으로 계속해서 흘러 내려갔다.
그게 끝이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반응.
그러나 파프닐은 계속 흑뢰를 퍼부었다.
한 번, 두 번.
사자왕의 심장에서 끌어낸 마나까지 거의 다 떨어질 만큼 내리쳤다.
‘분명 이 밑이다.’
다른 방법으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단 하나, 금속 지배를 사용하자 저 밑에 무언가 있는 게 느껴졌다.
‘이게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지.’
파프닐은 마지막 번개를 준비했다.
콰르릉!
잠시 후 새하얀 번개가 주변을 때렸다.
“멍?”
복돌이가 고개를 들었다.
막 번개를 내리치려던 파프닐도 마찬가지였다.
“무슨…….”
웬 마른하늘에 날벼락?
“요원인가?”
파프닐이 주변을 살피려 했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51구역의 하늘 위에서, 흰 번개들이 소나기처럼 연신 내리꽂히기 시작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