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64)
364화
프론티어 길드 대 아크 길드의 전쟁.
대부분의 반응은 프론티어 길드의 승리, 그것도 빠른 승리를 예상했다.
“이건 프론티어가 이기지.”
“아크 길드 얼마 전까지 내분으로 시끄러웠는데, 프론티어 길드는커녕 중견 길드도 못 잡는 상황 아니냐?”
당연한 일이었다.
길드 간 전쟁 양상은 100중 99가 총력전이다.
양측이 온 힘을 다해서 인원을 모으고, 길드에 속해 있는 모든 유저가 힘을 합쳐 상대 길드를 거꾸러뜨리고 목숨을 끊어야 하는 진검 승부.
아크 길드는 전혀 그런 총력전을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일단 가장 큰 내부 파벌이었던 제니스파가 친일파로 밝혀지면서 전부 숙청당했고, 남은 랭커들도 길드마스터의 자리를 노리며 깃발을 세웠다.
비록 브레인포가 빠르게 길드를 접수했다지만.
이미 전력은 기존에 비해 반 토막 난 상태.
반면 프론티어의 주가는 연일 최고점을 갱신하고 있었다.
유명 네임드들의 가입은 물론, 신대륙 개척과 NPC들의 우호도도 최고조.
오다 클랜을 밀어냈고 괴충 웨이브도 막아 낸 이들은, 이제 파이브스타와도 비교되는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길드 중 하나였다.
붙어 보지 않으면 모른다지만, 아무리 봐도 금 간 계란으로 바위 치기.
-프론티어 길드 쪽에 참가해서 포인트나 많이 먹어야지.
-ㄹㅇㅋㅋ
일반 유저들도 적잖은 수가 프론티어 길드 측에 섰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드러난 결과는 영 딴판이었다.
-그거 들었음? 프론티어 길드 이번에 또 졌다던데?
-당연히 프론티어가 이기……. 뭐? 졌다고?
-ㅇㅇ 그것도 연전연패로 밀리고 있다더라.
아크 길드와 싸우는 프론티어 길드가 매번 지고 있다는 것.
실제로 게임 사이트마다 뉴스가 올라오며, 소문이 사실이라는 게 드러났다.
[프론티어 길드, 뉴 구마모토성을 내주다. 작전상 후퇴?] [2차전도 아크 길드의 승리. 프론티어 길드, 뉴 오사카와 교토까지 삼대성을 모두 내주다] [아크 길드 연전연승. 잠룡의 용틀임이 세상을 뒤흔든다]믿기지 않는 결과에 세간의 관심이 모두 모였고, 곧 이유가 밝혀졌다.
병력을 과감히 한데 모은 아크 길드가 거점마다 병력을 분산한 프론티어 길드의 병력을 각개격파 한 것.
그리고 아크 길드를 이끄는 브레인포의 막강한 스펙이다.
-브레인포 스펙 분석 : 템렙 최소 670 이상
-템렙? 레벨이랑 다른 거임?
-ㅇㅇ, 그 사람이 낀 장비 아이템의 적정 레벨 평균인데, 요즘은 보통 이걸로 따지지.
-670레벨이면 몇임?
-거의 파이브스타 5네임드 바로 아래라 보면 될 듯?
-베로니카?
-베로니카랑 이시우는 690대고. 아무튼 그 정도 레벨대 무투가가 미친 듯이 개돌하면 이거 못 막습니다 ㅎㅎ;
예상과 달리 프론티어 길드가 연패를 거듭하자, 아크 길드 쪽에도 스폰서들이 붙기 시작했다.
승리 경험치와 거금을 노린 일반 유저들이 의용군으로 자원했고, 반대로 프론티어 길드 편에서 싸우던 유저들은 일이 있다며 빠져나가거나 아예 잠적해 버렸다.
보통의 경우 이런 일은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유저들이 소속을 바꾸는 일을 막기 위해, 블랙리스트 등재라든가 살해조를 보내는 등의 제재가 가해진다.
그러나 프론티어 길드의 자유로운 시스템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
올 거면 오고 갈 거면 가라는 식의 운영이었기에, 이런 탈주자들의 흐름을 막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사실이 더 기름을 부었다.
-프론티어 쪽도 그 정돈 막을 수 있잖아. 파프닐이 나오면…….
-근데 파프닐 안 나오죠? 사라졌죠?
-그래서 파프닐 어디 갔음?
프론티어 길드를 만든 사람이자, 한국 서버 최강의 네크로맨서 파프닐.
직접 만든 길드가 연패하고 있음에도 정작 길드마스터인 파프닐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이다.
-분명 전쟁 전까지 얼굴을 보였었다고 하던데?
-ㅇㅇ, 연금술 바이크 목격담이 있음. 근데 그 후로 보이질 않네.
-대체 어디서 뭐 하는 거지? 길드 다 박살 나는데 안 나오나?
-나올 수 없는 걸지도 모르지.
파프닐이 혼자 모험하던 중 죽었거나 억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프론티어 길드의 사기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소문이 퍼지자 아크 길드는 한층 더 거세게 몰아쳤다.
신대륙에서 프론티어 길드를 단숨에 몰아내고, 두 번 다시 발을 못 디디게 하겠다고 할 정도.
-계속 전진, 전진!
-앞을 막으면 그냥 죽어! 막지 마!
일반 유저들마저도 쓸려 나가는 막무가내식 전진!
브레인포의 호쾌한 공격성 덕에 팬들이 붙은 것은 덤이다.
-이거 진짜 아크 길드가 이기려나?
-아직 몰라, 우미간파가 다 나선 것도 아니고, 킨도르한에 존스 박사, 신형만에 다른 랭커들도 많잖아?
예상 밖의 상황에 여러 길드들도 전투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아크 길드를 간절히 응원했다.
이유? 간단하다.
현재의 아크는 프론티어 길드라는 대어를 전부 삼키지 못한다.
즉, 남는 각종 이권과 떡고물이 먼저 먹는 사람의 몫이라는 뜻이다.
-아직 모르니 지켜보자고.
-파프닐이 없는 게 확실하면 그때 움직이는 거야.
카페인에 전 채 눈을 시뻘겋게 뜨고 전황을 지켜보는 길드장들!
그사이 프론티어 길드는 연달아 패전을 거듭했고, 결국 칼람시 근처까지 밀려나게 되었다.
“……라는 게 지금 상황이란 말이지.”
킨도르한을 앞에 둔 파프닐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이가 없군. 처음부터 병력만 흐트러뜨리지 않았으면 금방 막았을 거 아니냐?”
“그게…… 미안하다. 설마 상대가 정확하게 허점을 찌를 줄은.”
기죽은 목소리로 대답한 킨도르한이 고개를 숙였다.
“일단 한번 뚫리니까 걷잡을 수가 없더라. 어떻게든 모아서 버텨 보려고 했는데……. 한번 승기를 잡고 승기 버프를 받으니, 그냥 자동문이 열리더라고.”
어지간한 랭커들로는 브레인포를 막을 수 없었다.
그나마 상대가 될 수 있는 건 김철 정도.
한데 지금 김철은 어디론가 사라져 연락도 받지 않고 있었다.
“브레인포라…….”
파프닐이 턱을 쓸었다.
“네가 직접 나서도 안 된 거냐? 일대일로 너를 이길 만큼?”
“아직 몰라. 일대일로는 싸워 본 적이 없어서.”
“없다고?”
“총사령관 직책을 맡다 보니,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더라고.”
보통 총사령관은 군 전체의 움직임과 작전을 지휘하지, 직접 최전방에서 싸우지 않는다.
킨도르한도 직책에 맞게 후방에서 지휘를 했을 텐데,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니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으리라.
“그랬군…….”
“응?”
“다음부터는 내가 지휘를 맡지. 너는 그냥 앞에서 싸워라.”
“진짜?”
킨도르한의 표정이 밝아졌다.
“후유, 다행이다. 그동안 몸이 근질근질해서 죽는 줄 알았는데.”
“아직 안 끝났어.”
“으, 응?”
“그래서, 그런 녀석들이 어째서 계속 공격하지 않은 거지?”
금방이라도 프론티어 길드의 모든 길드 하우스를 쓸어버릴 듯 거세게 몰아치던 아크 길드.
그런 그들의 진격이 얼마 전 멈췄다.
“그게, 갑자기 몬스터 대군과 마주쳐서.”
“몬스터 대군? 악마교단인가.”
“아니야. 야생 몬스터 웨이브지.”
랜덤으로 여러 종류 몬스터가 섞여 나오는 몬스터 웨이브.
한국 서버에서도 꽤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그 때문에 아크 길드의 진군이 막힌다고?
“보통 녀석들이 아니더군. 플레임 오우거부터, 골렘, 킹 바이퍼 등의 거대 괴수랑 각종 몬스터들이 모인 몬스터 군단이야.”
“하나같이 네임드군.”
하나하나가 보스인 개체 수백 수천 기의 공격.
그런 몬스터 웨이브이니 승승장구하던 아크 길드라 하더라도 쉽게 뚫을 수 없었다.
“덕분에 지금은 숨을 좀 돌리는 중이고. 대장금의 조언대로 예비 전력들을 보충하고 있어.”
“그런가……. 알겠다.”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덧붙였다.
“혹시 억울한 점이 있으면 말해 보도록.”
“내가 지휘를 잘못한 건데 누굴 탓하겠어.”
“정말로 아무것도 없나? 이상함을 느낀 게.”
파프닐의 말에 킨도르한의 고개가 들렸다.
“사실 하나 있어. 원래 아크 길드의 상황이 저렇게 오래 공격을 이어 갈 수가 없거든.”
뉴 구마모토성부터 칼람시까지.
2천 킬로미터가 넘는 긴 전선을 계속 물자를 보급하며 전진해야 한다.
오다 클랜과의 전쟁, 그리고 내전으로 자원을 소모한 아크 길드가 채워 넣기엔 불가능 한 규모.
“그런데 그 녀석들, 돈이나 무기, 식량 같은 게 끝없이 나오더군. 돈 치트라도 쓴 것처럼…….”
“치트 비슷한 걸 쓰긴 썼을 거다.”
“응?”
파프닐의 말에 킨도르한이 고개를 들었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설명하지.”
순간 옆에 있던 도복의 남자, 전우치가 입을 열었다.
“그들은 지원을 받고 있다. 야규가라는 곳에서.”
“야규가? 그런 길드가 있다는 건 처음 들어 보는데…….”
“그럴 거다. 그들은 철저히 비밀을 유지하고 있었으니까.”
야규가는 일본 천황가 직속의 비밀 조직.
따라서 일본 천황가는 물론, 여러 일본 대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는 엘리트였다.
“오성그룹 여러 개가 키운 길드인 셈이로군.”
“지금 아크 길드, 브레인포의 배후에는 그들이 있다. 그게 네가 궁금해하는 의문의 답이다.”
일본은 굴지의 강국이고, GDP로 따지면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다.
그런 국가의 대기업과 천황가의 재산을 쓸 수 있다면, 저 정도 지원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그렇다면 장기전으로 가도 저쪽은 불리할 게 없겠군.”
“이거 곤란한데…….”
고민하던 킨도르한이 전우치를 보며 물었다.
“그런데 당신은 누구고, 어째서 여기에…….”
“파프닐의 동맹이자 협력자다. 본래 속세의 일엔 나서지 않아야 하지만……. 야규가가 먼저 금기를 어겼으니 이렇게 대응하는 것이고.”
“…….”
파프닐은 그런 전우치를 지그시 쳐다보다 말했다.
“동맹이라기엔 조금…….”
“……동맹, 동맹이 맞지.”
도와달라고 먼저 부탁했다거나, 앞으로 은혜를 잊지 않는다거나 같은 여러 가지 말이 오간 건 싹 다 생략해 버리다니.
막 입을 열려는 와중, 전우치가 급히 한쪽 눈을 찡긋하는 게 보였다.
-파프닐 : 한 번 빚 진거다.
귓속말을 보낸 파프닐이 말을 이었다.
“동맹, 맞다. 공공의 적을 맞아 힘을 합친 거니까.”
“그렇다면 뭐……. 믿어도 되는 거로군.”
킨도르한은 여전히 떨떠름한 표정이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정리해야지.”
파프닐은 태연하게 말했다.
마치 집 안에 묵은 먼지를 쓸어 내자고 하는 듯한 어조였다.
“저런 놈들에게 엮일 시간이 없어.”
“그럼…….”
“킨도르한, 지금 소집 가능한 전투원이 몇 명이지?”
“당장은 8천 명 정도? 시간이 좀 더 있어서 공지를 걸면, 한 2만 명 정도는 올 거다.”
“그러면 그렇게 하는 게 좋겠군. 이틀 후 전투한다는 공지를 걸어.”
“이틀??”
아무리 그래도 이틀은 너무 빨랐다.
“잠깐만 파프닐, 그 녀석들을 쉽게 보면 안 돼. 놈들은…….”
“걱정하지 마라.”
파프닐은 태연히 말했다.
“어째서 졌는지 파악했으니까, 이젠 안 질 거다.”
“하지만…….”
“그럴 시간에 대장금에게 가서 전해.”
“메시지?”
“그 녀석이 나와야 할 때라고.”
“뭔가 있나 보구먼…….알겠다.”
킨도르한은 곧바로 일어났다.
“시간이 없으니 바로 움직이마. 그럼 이틀 후에 보자.”
먼저 나가는 킨도르한.
“나도 활빈당 상황을 수습해야 하니, 잠시 다녀오도록 하지.”
전우치까지 간 뒤.
혼자 남은 파프닐은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다.
‘나 원, 돌아와서는 빨리 드래곤의 사체 활용이나 옴팔로스의 돌 해체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어쩐지 일이 잘 풀린다 했더니, 이런 불운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인 듯했다.
‘뭐……. 적어도 스킬 활용 실험 하나는 질릴 때까지 해 보겠군.’
아크 길드.
그리고 야규가와 일본 세력들.
그 녀석들이라면 본게임 전에 좋은 연습 상대가 되어 줄 수 있으리라.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