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73)
373화
친위대.
정식 명칭은 아크 길드 수호 부대.
개개인이 레벨 670을 넘은 이들은, 흔히 말하는 템렙도 전부 670대의 장비를 낌으로써 맞추고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호라이즌 전 세계에서 평균 상위 1% 안에 드는 스펙들.
그런 인원들이 3백 명이나 모였으니, 이 정도면 충분히 최상위 랭커 부대에 속한다.
하지만 혼자서 날고 기는 네임드들, 특히 날고 기는 파이브스타의 정점들이 볼 때 이들 개개인은 그저 잡졸에 불과했다.
풀 몇백 개를 묶어도 불 앞엔 타 버리는 것처럼, 3백 명이 모여도 그렇게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친위대는 그 존재가 드러난 때부터 길드의 적들에게 가장 까다로운 대상으로 여겨졌다.
이유는 꽤 많았다.
일단 3백 명의 유저가 1년 동안 합을 맞추며 톱니바퀴처럼 최적의 공격과 수비를 한다는 것도 있고.
해당 유저들이 적을 막아설 때, 특별한 스킬이 이들의 스펙을 더욱 끌어올린다거나, 상대하는 적들에게 각종 디버프가 부여된다는 점.
결정적인 건, 초창기 아크 길드와 파이브스타 간의 전쟁을 마친 이시우와 검노인의 이야기였다.
-다대일에선 꽤 짜증 나는 놈들이더군요.
절대무적의 검사이자, 공식, 비공식 랭킹을 통틀어 모든 검을 쓰는 직업의 정점으로 여겨지는 그가 그렇게 평가했다.
그 후 아크 친위대는 모든 네임드 유저들에게 있어 되도록 상대하고 싶지 않은 적이 되었다.
특히 다대일.
친위대 여럿을 단신으로 돌파하는 것은 미친 짓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막아라!”
“파프닐을 못 가게 해!”
그런 친위대 유저들이 일제히 방패진을 쌓고 창을 내질렀다.
“수호자의 결의!”
친위대장이 뿔피리를 불자, 모두에게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호자의 결의 스킬이 발동되었습니다.
-모든 아크 친위대의 인원들에게 수호자의 가호가 씌워집니다.
-공격력이 +10% 상승했습니다.
-방어력이 +30% 상승했습니다.
-HP 회복률이 +40% 상승했습니다.
-초당 HP가 최대 체력의 1%+초당 300씩 회복됩니다.
-초당 스태미나가 1,000씩 회복됩니다.
-최대 HP가 +20% 상승했습니다.
패키지 세트를 사도 이렇게는 안 줄 수많은 버프들.
반면 파프닐에게 나타난 메시지는 짧았다.
-공격력이 20% 감소합니다.
-치명타 공격이 무효가 됩니다.
그렇지만 그 효과는 절대 무시할 수 없었다.
‘치명타가 무효라는 건, 약점 공격과 순수 대미지만으로 저놈들을 잡으라는 거로군.’
파프닐은 오라에 둘러싸인 친위대를 흘긋 보았다.
자신만만한 친위대들의 얼굴!
그도 그럴 게, 사실상 좀비물에 나오는 좀비가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맞아도 죽지 않고, 계속 재생되며 몰려드는 잡초!
‘이거 혼자였다면 답도 없었겠군.’
저 상태의 친위대원들을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압도적인 폭딜.
그런데 공격력 감소와 치명타 무효 디버프가 겹치며, 그 조건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딱딱딱!”
“온다!”
파프닐이 생각하는 사이, 해골병들과 친위대가 격돌했다.
친위대들이 상체를 뒤로 뺐다가 누르며 검과 창을 휘둘렀다.
힘이 들어간 공격에 해골병들이 툭툭 밀려 났지만, 그래도 잘 버티며 싸우기 시작했다.
각종 마스터리의 향상과 CPU 칩 덕분에, 한 구 한 구가 플레이어 수준만큼 강해진 것이다.
‘680레벨대에, 버프를 받은 플레이어 상대로 싸워 대등한 싸움을 벌인다라.’
단순히 해골병들뿐만 아니라, 해골 마법사, 궁수, 도적 등의 포지션들까지 소환할 수 있다.
사실상 해골병 랜드!
고위 언데드들이 더 강하긴 하지만, 소환 마력이 크게 들고 사망 시 블랙 칩의 교체가 쉽지 않기에 가성비를 최대한 챙긴 결과였다.
‘그런데 저 녀석들도 만만치 않군.’
처음엔 조금 밀리는 것 같더니, 계속 HP가 회복되며 역으로 해골병들을 하나둘씩 때려눕힌다.
마치 슈팅 게임에서 무한한 코인과 필살기를 지급받은 듯한 모습!
“시간이 얼마 없군.”
파프닐은 곧바로 달려들어 창을 아래서 위로 휘둘렀다.
해골병을 막던 친위대원의 목젖에 연달아 창날이 박혔다 나왔다.
-약점 공격!
-약점 공격!
-약점 공격!
3연타를 맞은 친위대원이 쓰러졌다.
“목을 조심해라!”
외치는 친위대원들에게 말하듯, 궁드닐이 다른 친위대원들의 옆구리를 찔렀다.
갑옷 사이부터 심장까지 뚫어 버리는 일격!
-약점 공격!
놀랍게도 친위대원은 심장을 찔리고도 죽지 않았다.
HP가 빈사 상태까지 빠지긴 했지만, 어쨌든 살아 있었다.
그때였다.
“딱!”
해골병 한 구가 친위대원의 머리를 도끼로 쳤다.
“커헉…….”
임계점을 넘은 친위대원의 몸이 바닥에 엎어졌다.
“발사!”
궁수들이 화살을 쏘고, 마법사들이 역장을 치며 기사들을 보호했다.
친위대라는 특성답게 적을 죽이는 것보단 길드마스터와 간부들을 보호하는 것에 맞춰져 있었다.
‘어떻게 뚫을까?’
해골 자폭병의 폭발도 몇 겹의 보호막에 막힐 테고.
근접해서 싸우는 건 끝이 안 난다.
마치 껍데기 속에 든 거북이를 상대하는 기분.
천천히 공략하는 방법이야 많긴 하지만.
그랬다간 저 녀석들이 원하는 대로 되고 만다.
‘그건 좀 짜증 나는데.’
옆으로 돌아 나가려 해도 더 빠르게 움직이니, 어떻게든 잡아야 했다.
‘뭔가 방법이…….’
고민하던 파프닐의 눈이 친위대원들의 갑옷으로 향했다.
‘흠……. 이거 되나?’
해 볼 만한 가치는 있었다.
파프닐은 가장 가까운 친위대원에게 달려들어 창을 올려쳤다.
방패와 검에 막히는 창.
그 순간 손을 뻗었다.
지금까지 했던 공격에 비하면 너무나도 가벼운 움직임.
손가락이 갑옷에 닿은 순간, 파프닐은 스킬을 사용했다.
금속 지배.
메탈 담피르로서 처음 각성한 기본기이자, 특별 기술.
그 순간 친위대원의 갑옷 곳곳에 구멍이 생기며 은빛 금속들이 빠져나왔다.
“뭣!”
난생처음 벌어진 일에, 친위대원은 기겁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럴 만했다.
장비가 부서지는 것도 아니고 아예 금속이 빠져나간다는 건 듣도 보도 못한 상황.
심지어 이건 효과도 영구적이다.
“으, 으아아아악!”
“으어어어어!”
죽음도 불사하던 친위대원들이 일제히 기겁하며 파프닐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그 정도로 방금 스킬은 무시무시했다.
“호오…….”
파프닐은 주변을 움직이는 금속, 미스릴 조각을 집었다.
‘이게 진짜로 되는군.’
금속 지배를 통해 상대방의 장비에 깃든 금속을 빼내는 것.
기존엔 필드에 있는 금속만 가능했지만, 숙련도가 높아지자 이런 것도 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길게는 못 한다.
-MP가 소모되었습니다.
-MP가 소모되었습니다.
장비에서 가져오는 것, 특히 이런 미스릴을 가져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MP가 빠져나가는 일이었다.
상태창을 보면 MP바가 줄어드는 게 눈으로 보일 정도!
‘사자왕의 심장이 아니었다면 고생깨나 했겠는데?’
역시 레전더리급 히든 피스의 힘.
그것을 빌리더라도 대여섯 명 정도의 장비에서 미스릴을 빼내는 게 한계였다.
‘하는 수 없지.’
파프닐은 들고 있던 미스릴을 씹어 삼켰다.
마치 ‘핫XXXX, 자X시간’처럼 달콤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목구멍 너머로 사라졌다.
-월광 미스릴을 섭취했습니다.
-방어력이 +3,000% 상승했습니다.
-스킬 위력이 +200% 상승했습니다.
-스킬 쿨타임이 50% 감소했습니다.
-스킬 시전 시간이 50% 감소했습니다.
-이동 속도가 150% 상승했습니다.
-공격 속도가 150% 상승했습니다.
-스킬의 범위가 30% 상승했습니다.
-신체가 미스릴로 변화합니다.
-미스릴의 특성으로 인해 모든 해로운 효과가 면역됩니다.
-미스릴의 특성으로 인해 모든 마법 공격의 대미지가 90% 감소했습니다.
-월광 미스릴의 특수 효과로 인해 모든 스킬의 관통력이 +100% 상승했습니다.
일반 미스릴을 문라이트 워터(레전더리)로 제련해 만든 특수 금속, 월광 미스릴!
파프닐의 배 속에서부터 차디찬 기운이 전신으로 퍼져 나가더니, 몸이 급격히 단단해졌다.
“오…….”
금속 형체가 된 파프닐이 씩 웃었다.
“이거 굉장한데?”
파프닐은 빼앗은 미스릴과 기존에 가지고 있던 미스릴 조각들을 몸 주변에서 회전시켰다.
속도가 점차 늘어, 다룰 수 있는 최대한의 한계까지 빨라진 것을 확인한 뒤.
마지막으로 곧장 친위대의 진영 안으로 뛰어들었다.
***
“저, 저건 대체…….”
아크 길드 친위대장.
고현무는 입을 쩍 벌렸다.
“저게 대체 무슨 스킬이냐…….”
“모르겠습니다.”
“갑옷 장비에서 미스릴이 빨려 나가고…… 그걸 먹는데…….”
다른 친위대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미친…….”
지금까지 아크 길드 친위대는 단 한 번도 돌파를 허락하지 않았다.
설령 전투에서는 지더라도.
적의 특공대가 간부나 길드마스터를 노리고 오는 것만큼은 무조건 막아 낼 수 있었다.
심지어 파이브스타 길드의 공격도 막아 낸 전적이 있을 정도.
비록 나설 상황이 나오지 않아 계속 대기하고 있었지만.
일단 전투에 나선다면, 이들은 최강의 부대 중 하나였다.
그 비결엔 그들의 장비가 있었다.
특수한 금속.
순도 높은 미스릴을 달의 정수로 제련 및 가공해, 수많은 시간과 재료를 들여 만드는 월광 미스릴 합금. 그것으로 만든 갑옷과 무기가 그 장비였다.
모든 관통이나 특수 효과, 저주와 디버프를 막아 내고.
더불어 방어력과 보호막 효과까지 씌워 주며, 미스릴보다도 압도적인 방어력을 가진 최강 of 최강의 금속!
이것으로 방어하는 이상, 이들은 브레인포보다도 훨씬 더 강했다.
그런데 그 강함이 지금은 오히려 독이 되었다.
“미…… 미스릴이.”
“우리 장비가?”
은유적인 의미가 아닌, 진짜로 적에게 빼앗겨 자신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 어어어어어!”
“온다!”
미스릴 조각들을 회전시켜 회오리를 만들어 낸 파프닐이 친위대원들의 대열로 다가왔다.
“마, 막아…….”
혼란한 와중에도 그들은 방패를 세우고 뒤에 도열했다.
결코 그들이 무서워서 숨은 게 아니었다.
매뉴얼을 잊어버렸음에도 최선의 판단을 할 만큼 그들이 베테랑이란 증거였다.
하지만 이번 적은 기존의 방식이 통하지 않는 상대였다.
“커헉!”
옆에서 날아온 머리에 미스릴이 박힌 친위대원이 고개를 떨궜다.
“끄아악!”
다리에 구멍이 난 다른 친위대원이 바닥에 누워 몸부림쳤다.
“오, 오지 마, 오지 마!”
미스릴 폭풍을 피해 도망가던 친위대원이 파프닐의 손에 잡혔다.
비명을 지르던 친위대원의 방패와 갑옷에서 미스릴이 빠져나오고, 헐렁해진 갑주의 틈으로 궁드닐이 박혔다.
“마, 막아라!”
“한데 뭉쳐서…….”
“자, 잠까……. 으아아아악!”
어떻게든 여럿이 모이면, 파프닐은 어김없이 그들의 갑옷과 무기에서 월광 미스릴을 추출했다.
방어력이 떨어진 친위대원들은 일방적으로 미스릴 폭풍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고, 그대로 머리와 몸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갔다.
그야말로 자연재해!
사람이 아무리 강해도 홍수나 지진을 막을 수 없듯, 지금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미, 미친…….”
산전수전 다 겪은 친위대원들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그 경험들도 소용이 없었다.
얼이 빠져 있던 그들에게 고현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해! 다 모여! 현무진이다!”
“예, 예!”
지시를 받은 친위대원들 수백 명이 일제히 방패를 겹쳐 들었다.
그 위로 생성되는 여러 겹의 결계.
퉁! 투웅! 퉁!
방패 위로 쏟아진 미스릴 조각들이 튕겨 나갔다.
처음으로 저 폭풍을 막아 낸 것이다.
그럴 만했다.
지금 이 진영은 검노인의 공격조차도 막아 낸 적 있었으니까.
방어력으로 따지면 절대무적의 진.
스스로 풀지 않는 이상, 저 파프닐도 이것만큼은 뚫을 수 없었다.
“됐다……!”
“살았어!”
친위대원들의 표정에 안도의 기색이 어린 순간.
“그렇게 있을 거냐? 그럼 난 브레인포 잡으러 간다.”
목소리와 함께 파프닐의 형체가 곧바로 멀어지기 시작했다.
“아, 안 돼!”
원형으로 뭉쳐 있던 친위대원들이 흠칫 놀랐다.
“게 서라!”
“막아!”
본능적으로 진영을 푸는 친위대원들.
그 순간 고현무의 머릿속에서 위험 신호가 울렸다.
“풀지 마! 페이크다!”
사방으로 흩어지던 친위대원들의 몸이 움찔했다.
그 순간 멀리 있던 파프닐이 손가락을 튕겼다.
“따딱(딱)!”
“딱(따딱)!”
친위대원들의 주변으로 해골병들이 가득 일어나며 진로를 막았다.
다시 현무의 진을 칠 수 없도록.
“아, 안 돼!”
해골병들 사이, 폭탄을 들고 있는 한 녀석이 히죽 웃는 걸 본 고현무가 외쳤다.
동시에 친위대원들 모두의 눈앞이 새하얗게 변했다.
해골 자폭병.
이제는 칩을 다닥다닥 붙여, 폭발력을 극대화시킨 녀석이 마침내 힘을 발휘한 것이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