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74)
374화
해골 자폭병의 폭발은 상상 이상의 파괴력을 선보였다.
정통으로 맞은 열대여섯 명은 그대로 폭사했고, 사방으로 퍼져 나간 폭발은 주변에 있던 유저들의 HP를 크게 깎아 놓았다.
“크, 크으으…….”
친위대장 고현무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떤 적 앞에서도 의연하던 아크 길드 친위대가 흐트러진 채 쓰러져 있다.
고현무의 안색이 분노로 물들었다.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자, 그래도 2백 명이 좀 넘는 정도의 인원이 남아 있는 게 보였다.
일단 2백 명이 넘으니 방진을 칠 수는 있을 터.
어떻게든 재차 현무진을 쳐서 파프닐의 미스릴 폭풍을 막아야 했다.
고현무는 숨을 들이마시고 외쳤다.
“다들 뭉쳐라! 해골병들을 처리하고 다시 모여! 우리가 오래 버틸수록 파프닐 놈을 더 엿 먹일 수 있다!”
친위대장이 고래고래 소리치며 깃발을 올렸다.
저속한 말이지만 덕분에 정신이 들었다.
파팟, 친위대원들이 하나둘씩 그 주위로 모였다.
“방패를 들어 미스릴 공격을 막아라!”
“마법사들은 보호막, 궁수들은 해골병들 잡고!”
탱커들이 재차 방벽을 만드는 사이, 딜러 친위대원들이 신속하게 해골병들을 쓰러뜨렸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친위대원이 재차 전투를 이어 갈 준비를 마쳤다.
HP를 회복하거나, 몸에 스며든 어둠의 마나를 정화하는 것은 덤.
“이 녀석들!”
“죽어!”
그러나 몇 명은 그 지휘를 듣지 못했다.
전투가 워낙 격렬하기도 했고, 해골병들에게 막혀서 가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 대원들은 해골병들을 계속 쓰러뜨리며 앞으로 전진했다.
“따딱!”
“따다다닥!”
검격에 맞은 해골병들의 상하체가 나뉘거나, 양옆으로 쪼개지며 활동을 멈췄다.
급기야 남은 해골병들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
친위대원들은 기세를 타고 그 뒤를 추격해 검을 휘둘렀다.
아드레날린이 몸 안을 돈다.
“이게 게임이지!”
계속 해골병들을 쓰러뜨리던 친위대원의 눈에 도망치는 해골병 무리가 보였다.
뒤따라가려던 친위대원의 귓가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와!”
“거기서 뭐 해!”
그쪽을 돌아본 친위대원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멀찍이 모여 있는 다른 대원들을 확인한 것이다.
“어어…….”
적진 한가운데 고립되었다고 생각하니 겁이 덜컥 났다.
급히 동료들에게 가려던 대원의 어깨에 손 하나가 얹혔다.
촤아악!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미스릴.
동시에 미스릴 조각 대여섯 개가 친위대원의 몸에 구멍을 냈다.
“어컥! 파, 파프닐……!”
친위대원은 믿기지 않는단 눈으로 파프닐을 바라보았다.
“대체 어떻게…….”
어떻게 미스릴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느냐는 것이리라.
파프닐은 히죽 웃고 말했다.
“스킬.”
“커허…….”
그대로 쓰러지는 친위대원.
파프닐은 고개를 들어 남은 인원들을 보았다.
‘대략 220여 명.’
검노인조차 까다롭다고 평가한 친위대를, 그사이 80명이나 처치한 것.
엄청난 성과지만, 파프닐은 아직 성에 차지 않았다.
목표는 어디까지나 이 녀석들이 아니라 브레인포였으니까.
“꿩 대신 닭이지만 어쩔 수 없지.”
파프닐은 그렇게 말하며 궁드닐을 잡았다.
“대신 너희는 한 명도 도망 못 간다.”
수호자의 결의 버프를 두른 수호자들을.
단 한 명도 놓치지 않고 잡겠다고 결심했다.
‘저 녀석들 전부 다 미스릴 갑옷이잖아? 살아 움직이는 금덩어리를 어떻게 놓치겠어?’
한 명 한 명이 금덩어리인 친위대원들이기에, 놓치면 두고두고 꿈자리가 사나울 것 같았다.
***
“커헉…….”
친위대원 한 명이 궁드닐에 심장이 찔려 쓰러지는 것으로 전투가 끝났다.
그렇게 전투가 끝난 무대에서, 파프닐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쉽지 않았어.’
친위대장 고현무를 비롯한 친위대원들은 모두가 만만치 않았다.
미스릴 허리케인은 같은 미스릴 방패와 결계로 막아 내고.
근접하면 고현무의 강력한 검격, 그리고 친위대원들의 연속되는 마법과 화살, 그리고 창과 검이 파프닐을 방진 밖으로 밀어 냈다.
심지어 장비의 미스릴을 추출하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한 명을 잡고 빼내려 하면, 다른 모든 방향에서 득달같이 공격을 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위대는 확실한 공격 수단이 없었고.
수일간의 굶주림으로 지쳐 있었다.
무한히 쏟아지는 해골병으로 적을 갉아먹고.
빈틈이 보일 때마다 숫자를 줄이자 결국 무너져 내렸다.
“자, 그럼…….”
파프닐은 다른 적이 있나 살폈다.
그 순간 예상대로 먼발치에서 누군가가 달려왔다.
“이 녀석! 파프닐! 나 근위대장 김근이 상대해 주겠……!”
퍽!
“뭔 근위대장이여.”
미스릴을 날려 보낸 파프닐이 투덜대며 재차 몸을 돌렸다.
이제는 정말로 아무도 없었다.
근처에 남은 인원들도 전부 후퇴한 듯, 멀찍이 도망치는 아크 길드원의 무리밖에 보이지 않았다.
‘전투는 끝났나.’
프론티어 길드의 승리.
그것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도 될 대승이었다.
갑작스러운 번개 폭풍 때문에 아크 길드의 진영은 완전히 무너졌고, 그 틈을 노리고 몰려온 프론티어 길드 유저들의 공격을 막지 못한 채 밀려났다.
상황을 정리해야 할 수뇌부는 파프닐 때문에 도망쳤으니 더더욱.
‘그럼 이제 한숨 돌릴 수 있겠군.’
아쉽게도 브레인포는 놓친 듯했다.
친위대원들이 세 시간 가까이 시간을 끄는 사이 완전히 전장을 벗어난 것.
후방에는 독풋벋풋이 있긴 했으나, 왠지 잡힐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정말 그 녀석이 나랑 같은 유라면, 그런 놈들 따위에게 잡힐 리 없지.’
어떻게든 활로를 찾아서 탈출했을 것이다.
‘이거야 원, 앞으로 꽤 골치 아프겠군.’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파프닐의 입가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자, 그럼 전리품부터 체크해 볼까?”
적들을 쓸어버리면서 많은 미스릴을 뺐지만, 아직 몇몇 인원들이 쓰러지면서 떨어뜨린 미스릴이나 갑옷 등이 남아 있다.
금속을 모아야 하는 입장에서 절대로 놓칠 수 없는 노다지!
“일단 이것부터…….”
파프닐은 가장 가까운 데 있던 갑옷을 주웠다.
그때였다.
“와아아!”
“공격!”
이번엔 수백 명의 유저가 이쪽으로 달려들었다.
“아니, 또 뭐야?”
근위대장을 때려잡았으니 이젠 근위대인가?
파프닐은 해골병을 소환해 재차 싸우려 했다.
“어라?”
“이 해골병들은 설마…….”
그런데 해골병들을 본 병사들의 반응이 이상했다.
“황동색 해골병에, 단단하기까지 하면……. 맞는 것 같은데.”
“그럼 이분이 파프닐 님이신가?”
파프닐을 흘긋흘긋 보던 유저들이 일제히 다가왔다.
“사인해 주세요!”
“길마님, 팬입니다.”
“이번 전투에서도 대단했습니다. 번개 폭풍이 휘몰아치는데 혼자 들어가 앞장서서 싸우다니요.”
적을 쫓던 프론티어 길드원들!
파프닐을 만난 그들은 눈을 빛내면서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몸은 괜찮으십니까? 상처라든가!”
“나머지 적들은 저희가 잡을 테니, 길마님께서는 조금 쉬시지요.”
“그러세요. 무리하시다가 잡히시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순수한 선의의 말들이 파프닐의 귀에 들려왔지만, 파프닐은 그 내용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아니, 이러면 미스릴을 못 챙기는데?’
남은 미스릴을 마저 챙겨야 하는데, 유저들 때문에 다가갈 수가 없었다.
말을 하고 챙기면 길드 공용 전리품에 포함이 되고, 다른 인원들과 나눠야 할 테니 말이다.
‘제발 빨리 앞으로 가라…….’
파프닐은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기도했다.
그러나 그 기도는 영 효과가 좋지 않았다.
“뭐? 파프닐 님?”
“길마님!”
다른 프론티어 병사들이 계속 몰려오면서, 인파는 점점 늘어만 갔다.
아크 길드 친위대보다 더욱 무서운 일반 유저들!
‘이래서 혼자 싸우는 게 이득이군. 설마 전리품조차 챙기지 못하게 이렇게 방해할 줄이야…….’
분명 기뻐야 할 텐데,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아려 오는 승리였다.
***
[기적의 대역전승] [프론티어 길드가 아크 길드를 쓰러뜨리고 승리하다] [한국 서버의 정점, 프론티어?]그날 저녁.
소식을 접한 모든 커뮤니티가 뒤집혔다.
-대박.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더니……. 진짜 한타 한 번으로 다 엎어 버리네.
유저들은 프론티어 길드의 힘에 놀라워했다.
그럴 만했다.
15만 아크 길드에 대적하는 프론티어 길드의 숫자는 고작 2만.
일곱 배가 넘는 차이를 극복하고, 역사에 남을 대승리를 거둔 것이니까.
그렇게 승리를 거둔 프론티어 길드는 재빨리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병력을 재정비하자마자 곧바로 아크 길드의 패잔병들을 추격!
각지로 퍼져 나가며, 아크 길드에 빼앗겼던 개척지와 사냥터, 광산 및 농장 등을 점령했다.
-프론티어 길드다!
-프론티어 길드가 돌아왔다!
NPC들이나 유저들의 민심은 대체로 프론티어 길드를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전투를 이기기 위해 한계까지 쥐어짠 아크 길드와 달리, 프론티어 길드는 오히려 복구 지원을 해 줬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럼 다시 배치하겠습니다.”
“아이고, 고맙수.”
프론티어 길드의 점령지마다 해골병들이 세워졌다.
황동빛 해골병.
파프닐의 트레이드마크인 그 녀석들이 세워지자, 몬스터들은 습격을 하려다가도 다른 곳으로 돌아가거나 아예 그 주변에 얼씬거리지 않기 시작했다.
“크르륵, 이곳은 마왕의 영역이다.”
“마왕?”
“못 들었냐? 크륵. 드래곤도 잡고, 외신의 사도나 마족들까지 산 채로 잡아다 가죽을 벗기는 괴물이다. 크륵.”
“허억…….”
“잘못 걸리면 우리 뇌도 따이고, 몸은 그 마왕의 노예가 돼서 죽어도 죽지 못하게 굴려질 거다, 케륵.”
“알…… 알려 줘서 고맙다. 크륵.”
신대륙 몬스터들 사이에까지 퍼진 파프닐의 악명!
무조건 적대 관계로 설정되는 악마교단의 교단병들마저도 파프닐의 해골병이 있는 곳에는 선뜻 발을 내딛지 않았다.
“이 주변은 몬스터의 습격이 덜하다던데.”
“일단 여기서 정착해 볼까?”
신대륙은 악마교단의 본거지가 있고, 강력한 몬스터 무리가 인간들을 압도하는 상황.
안전지대의 존재는 유저와 NPC들을 불러오는 큰 메리트가 되었다.
“여기, 이 비료를 쓰시면 농작물이 잘 자랄 겁니다.”
“오오……. 고맙네. 덕분에 올겨울은 어떻게든 버틸 수 있겠구먼…….”
그런 NPC들에게 프론티어 길드는 새로운 비료를 지급하며 농사에 힘썼다.
무려 비타민이 만들어 낸 에픽급의 비료!
기존 농사가 두세 달이 지나야 결과가 나온다면.
이 비료를 쓰면 열흘 만에 작물을 수확할 수 있었다.
“여기 신선한 열매, 고급 포션, 약초 팝니다!”
“무기 강화! 종류별로 오시면 됩니다!”
“650레벨 보스몹 잡으러 가실 분, 어어. 자리 다 찼어요. 그만!”
파프닐의 이름을 믿고 이주한 유저들이 모이며, 상권이 다시금 형성되었다.
아크 길드가 점령했을 땐 시골 마을이던 곳도, 다시 프론티어 길드의 영역이 되자 NPC와 유저들이 모였다.
멀리서 보면 돌과 천막 몇 개만이 있는 개척촌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활기가 더해지고 있었다.
“프론티어 길드에 가입하러 왔습니다.”
“가입은 어디서 하면 되죠?”
각 지역의 프론티어 길드 하우스에는 재차 가입을 희망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중 간부 지원을 한 사람들은 모두 어디론가 안내되었다.
“순서대로 저 해골병을 상대하시면 됩니다.”
“파프닐의 해골병?”
“강해 보이긴 하지만……. 고작 한 마리로 우릴 이기려 하다니, 우습군.”
자신만만하게 나서는 수많은 날고 기는 랭커들!
그 앞에서 1호는 씹던 언데드용 껌을 바닥에 뱉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