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80)
380화
방대한 중국 서버.
중원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이곳은, 크게 네 개의 세력으로 나뉜다.
통일제국의 황실, 즉 관부 세력.
구파일방과 오대세가를 중심으로 한 백도 무림의 연합, 무림맹.
녹림과 장강십팔채, 기타 흑도방파의 사파 세력.
마지막으로 강자지존, 그리고 신성한 불, 성화를 섬기는 천마신교!
그 천마신교의 교주가 바뀌었다는 소문은 금방 무림에 퍼져 나갔다.
“뭐? 천마신교 교주가 바뀌었다고?”
“상관기홍이 밀려났나? 그 괴물이!”
“대체 어떤 놈이?”
플레이어와 NPC를 가리지 않고 중국 서버의 네임드 모두가 그 사실에 경악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상관기홍은 중국 서버의 유저 중 무려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초거물.
컨트롤, 무술 실력에 압도적인 금력과 세력까지 갖춘 먼치킨 플레이어다.
심지어 그에게는 중국에서 돈보다 우선한다는 ‘꽌시’. 즉 인맥과 권력까지도 있었다.
극히 일부만 아는 사안이지만, 사실 그는 공산당 상무위원의 외손자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현실과 인게임 모두를 갖춘 그를 쓰러뜨리고.
천마신교의 모든 힘과 권력을 가진 정체불명의 이방인!
-상관기홍은?
-난리 났잖아. 공산당 간부 자제가 술 마시고 운전하다가 사람 치고 난리 났다고.
-아.
처음에는 뜬소문인가 싶어 하던 사람들도, 증거와 상황이 계속 나오자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응?
그러자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이 나왔다.
-천마신교가 지금까지 강호 정복을 위해 힘을 모았잖아. 그런데 천마가 바뀌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건…….
-새로운 천마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 하지만 내가 보기에 중원은 곧…… 역대급 이벤트를 맞이하게 될걸.
인구 10억을 넘는 초강대국 중국.
게임 인구만 해도 2억이 넘는, 그런 중국 서버의 1/3을 가진 천마신교의 힘은 어지간한 다른 서버 전체에 필적했다.
그 천마신교가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나머지 1/3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백도 무림을 위해 놈을 척살해야 하오.
-암, 천마는 무림공적이니까!
무림맹의 곳곳에서 서신이 오갔다.
어두운 회의실에 간부들이 모여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어떻게? 상관기홍을 쓰러뜨린 천마라면 말도 안 되게 강한 데다, 주변의 호위도 엄청날 텐데.”
“걱정 마시오.”
한 간부의 말에 다른 간부가 말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천마 본인이 호위를 물리고 무림 곳곳을 돌아다니며 요괴를 잡고 있다 하오.”
“호오…….”
“우린 그때를 노리면 된다 그 말이지.”
“그럼 천마의 힘은?”
“후후, 이번 천마의 힘은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하오.”
“그게 사실이오?”
“암. 상관기홍이 쓰던 천마신공, 그 성화령지기가 이상하게도 전혀 통하지 않았을 뿐. 다른 공격은 전부 먹힌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이럴 틈이 없지. 천마를 잡아 백도의 힘을 보여 줍시다!”
무림맹, 그리고 그곳에 속한 랭커들이 은밀히 모였다.
가장 주도적으로 나선 것은 천마신교와 가장 가까운 곤륜파였다.
-천마를 죽이지 못하면, 천마신교가 가장 먼저 우리를 노릴 거다. 이판사판이다! 곤륜파 도우님들, 우리가 천마를 죽이는 겁니다!
곤륜파는 신선들의 도술과 검술 모두 일류인 대문파로, 중국 서버 랭킹 7위의 유저 왕방령이 있는 곳이다.
그 왕방령이 직접 참가하고, 다른 고레벨 유저, NPC들도 일제히 움직였다.
목표는 천마 단 한 명!
왕방령과 무림맹은 계획이 성공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실제로 이들은 플러시가 혼자 마물을 사냥하고 있는 곳을 포위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들이 간과한, 아니 알 수 없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플러시의 운은 말도 안 되는 수준이고.
그 운빨이 그들을 플러시에게 데려왔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었다.
“자, 갑시다!”
“무림을 위하여!”
추적대는 플러시를 뒤따라가다가, 그가 사냥을 마친 틈을 타 포위 공격을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당연히 플러시의 승리로 끝났다.
“꺽…….”
체력은 종이 한 장처럼 얇게 남았고.
내공, 기력은 진작에 소진되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한가득이었다.
“이 녀석들은 또 뭐야?”
그들을 그렇게 만든 원흉.
신 천마, 플러시가 말했다.
“갑자기 사냥 중인 사람을 덮쳐서 공격해 오다니. 너희 놈들은 매너 없는 게 상식이냐?”
이제 남은 백도인들의 목숨은 플러시에게 달린 상황.
‘환생 물약을 먹이나?’
‘아니……. 아예 계정을 털어서 게임을 못 하게 할지도 몰라!’
‘고독은 안 돼……!’
중국 서버는 다른 서버에 없는 여러 캐시 아이템이 있다.
처치 시 영구적으로 계정 삭제를 시킬 수 있는 인챈트.
사용하면 강제로 다른 플레이어에게 귀속되는 고독(蠱毒) 등.
원래는 중국 서버도 다른 서버와 동일했다.
하지만 워낙 플레이어의 숫자가 많고, 실전이 매일같이 벌어진 데다.
결정적으로 중국 유저들 스스로가 그런 ‘피도 눈물도 없는’ 콘텐츠를 원했기 때문에.
운영진 측에서도 인구수 조절 겸 중국인들의 성향에 맞춰 여러 아이템을 만들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악랄한 것은 계정 털기.
이건 아이템이나 콘텐츠가 아니다.
현실의 빽과 권력을 통해, 상대의 신상을 턴 뒤 그 상대를 직접 린치해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심심찮게 있는 중국 서버인 만큼, 살아남은 백도 무림인들의 낯빛도 새하얗게 질렸다.
“우, 우린 백도의 플레이어……. 천마를 쓰러뜨려 정의를 구현하러 왔다……!”
“흐음…….”
“무림맹이 지원을 했다면 성공했을 것을……. 원통하구나!”
어떻게든 무림맹과 연관을 부정하려는 발악.
그런데 플러시의 반응이 이상했다.
“죽이기엔 조금 아까운데.”
“뭐……라고?”
“책임은 안 물을 테니, 그냥 내 밑에 들어오지 그래?”
“그, 그게 무슨……!”
“싫어? 그럼 하려고 하던 대로…….”
“으힉……!”
“가라.”
“뭐라고?”
놀란 유저들에게 플러시는 손사래를 쳤다.
“귀찮으니까 가라고. 이번엔 살려 줄 테니까.”
이번에 이 녀석들을 죽이면.
천마신교니 정마대전이니 하는 것에 휘말릴 텐데, 그런 건 사양이다.
이 때문에 플러시는 일부러 습격자들을 모두 살려 보냈다.
돈이랑 장비들을 뜯긴 했지만, 목숨값에 비하면 싼 편.
그런데 상황은 영 기대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무림맹 놈들이 감히 천마님을 암살하려고 했소!”
“이건 절대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는 일이지.”
보고를 들은 천마신교의 최고 간부들.
음양흑마, 귀혼상제 등 여러 네임드 플레이어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천마님을 암살하려 한 무림맹 놈들을 이참에 징벌해야 합니다!”
“천마이시여, 명령을!”
안 그래도 대규모 전쟁, 떼쟁에 미쳐 있는 중국 플레이어들에게 이건 기름을 부은 거나 다를 바 없었다.
‘하아……. 또 이렇게 되나?’
플러시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었다.
살아남으려 하다 보니 강제로 천마 자리를 떠맡긴 했지만.
그는 애초에 무림일통이니 전쟁이니 하는 것에 엮일 생각이 없었다.
‘그냥 제대로 게임 좀 해 보고 싶다. 돈도 좀 많이 벌고. 그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다니.’
지금도 다크 게이머 시장에 물품을 내놓아 꽤 많은 돈을 벌긴 했다.
그러나 동 레벨 유저들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
뭔가 하려고 할 때마다, 의문의 암살자들이 찾아와 죽이길 수십, 수백 번이다 보니 활동을 할 수가 없었다.
행운이 아니었다면 진작 접었을 정도.
‘그 파프닐이란 새X는 꼭 잡아서 물어봐야지.’
어째서 자신을 이렇게까지 조져 놓으려 하느냐.
파프닐에게 이것만큼은 꼭 물어보고 싶었다.
‘생각해 보니 그러려면 세력이 있어야겠군.’
파프닐 놈의 프론티어 길드를 이길 만한 세력!
하는 수 없지.
플러시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까짓거 한번 해 보자고.”
중국 서버 전체를 아우르는 대규모 세력전.
정마대전이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
한국 서버에서 고레벨 지역이라고 하면.
당연히 동쪽과 바다 너머의 뮤 대륙을 가리킨다.
그러나 한국 서버의 서쪽에도 수많은 고레벨 사냥터와 콘텐츠가 남아 있다.
미개척지 너머로 끝도 없이 이어지는 숲과 평원, 강과 사막, 그리고 던전들!
뮤 대륙이 열린 후에도 이쪽으로 수많은 사람이 모험가의 개척 깃발을 올리고 있었다.
파프닐과 칠흑의 사신은 그런 미개척지 깊은 곳에서 상대방을 만났다.
“생각보다 일찍 보는군그래.”
“안녕하십니까.”
용 사냥꾼, 도바긴은 슬쩍 옆을 보고 놀랐다.
“아니, 옆에 있는 아가씨는 누군가?”
“음?”
“굉장히 예쁘게 생길 것 같긴 한데, 어째 성질이 좀 더러워 보이는구먼.”
“뭐야!”
칠흑의 사신의 눈이 쌍심지를 그렸다. 그림자 속에서 칼날 여러 자루가 일렁였다.
“허허, 농담일세. 그리고 뭐, 암살자에게 있어서 그건 칭찬이지.”
“칭찬?”
“암살자가 착해서야 어떻게 임무를 하겠나.”
인간적인 정에 휘말리면 손 속에 사정을 두게 된다.
요리사가 재료를 불쌍하다 여기는 것과 같은 일.
“흠, 그러네.”
“아무튼 그건 그렇고.”
도바긴이 파프닐을 쳐다보았다.
“이야기는 들었네. 마룡 파푸닐을 찾고 있었다면서.”
“그렇습니다. 한데 이미 놈이 쓰러졌다고 하셨지요.”
“그래, 마룡 파프닐은 확실히 죽었네. 원한다면 지금 보여 줄 수 있지.”
그랬다.
파프닐이 찾던 마룡 파프닐은 이미 누군가에게 죽은 지 오래!
“도바긴 님께서 잡으신 겁니까?”
“아닐세.”
도바긴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소문을 듣자마자 곧바로 가 드래곤의 사체를 샀다네.”
보통 사람은 백이면 백 사기라고 생각할 거다.
그러나 드래곤에 미친 용 사냥꾼, 도바긴은 직접 달려갔다.
설령 사기라고 해도 괜찮다는 마음.
그 대가는 엄청났다.
“파프닐의 사체를 1만 골드에 샀지. 고작 1만 골드에 말이야.”
고작 1만 골드!
현금 10억이라는 엄청난 금액이지만, 이 경우엔 고작이 맞았다.
“여기, 이 차원 주머니에 들어가 있네.”
“제가 찾던 것이군요.”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게 그 사체를 넘겨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대가만 제대로 치른다면.”
“돈은 달라는 대로 드리겠습니다. 원하시는 게 있으시다면…….”
다음 순간, 도바긴이 파프닐을 가리켰다.
“두 가지 조건이 있네.”
“네.”
“첫째는 자네가 내 용 사냥을 도울 것. 성룡 세 마리, 혹은 에인션트급 한 마리면 되네.”
“분배는 어떻게 됩니까?”
“도와준 값은 쳐주도록 하지.”
굉장히 좋은 조건이었다.
애초에 마룡 파프닐의 사체를 넘겨주는 대가로 파프닐을 고용하는 것.
거기에 추가로 다른 드래곤의 사체 일부를 받는다면 파프닐에게 남는 장사였다.
“두 번째 조건은 뭡니까?”
“사체 전부는 안 돼.”
도바긴이 말을 이었다.
“파프닐의 드래곤 하트, 그리고 가죽은 내 쓸데가 있네. 그래도 괜찮겠나?”
무한한 마나가 담긴 드래곤 하트.
그리고 무적의 방어력을 가진 드래곤 가죽을 포기하는 건 굉장한 자제력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상관없습니다.”
파프닐은 씩 웃었다.
“거래, 진행하죠.”
“정말 괜찮은가?”
“네. 그거면 충분합니다.”
“알겠네.”
도바긴이 고개를 끄덕이고 차원 주머니를 건넸다.
돌아가려던 파프닐에게 도바긴이 말을 건넸다.
“아, 참. 자네, 혹시 검은 머리 청년 두 사람이랑 엮인 적 있나?”
“네?”
“이 사체를 판 청년 두 사람이 파프닐 자네를 찾고 있더군. 그래서 무슨 관계인가 하고 말이야.”
“청년 두 사람이라…….”
“자네 행세를 하던 녀석들을 때려잡는 건 덤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짚이는 데가 없다.
파프닐은 어깨를 으쓱했다.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럼 자네 팬인가 보군.”
“팬이라…….”
파프닐은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찔려 왔다.
지금부터 나아가는 길은, 어쩌면 모두의 공적이 될 수 있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만나면 자네 이야기를 하지.”
“알겠습니다.”
도바긴과 헤어진 뒤.
칠흑의 사신이 파프닐에게 말했다.
“너 그걸로 괜찮아? 드래곤 뼈랑 고기 가지고 뭘 하려고?”
“이거면 충분해. 드래곤 하트가 좋긴 하지만, 지금 내겐 딱히 필요 없거든.”
“뼈만 필요하다고……. 너 설마 그걸로 거대 드래곤 해골병이라도 만들 셈이야?”
“흠……. 비슷해.”
“그럼 이제 다시 실험실에 틀어박히겠네?”
어쨌거나 필요한 재료도 손에 넣었다.
이제 다시 작업을 할 시간이라 생각할 만도 했다.
그러나…….
“아니.”
“어?”
“슬슬 추수 준비가 끝났으니, 추수하러 가야지.”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