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83)
383화
요괴.
호라이즌에 있는 수많은 몬스터 분류의 한 종이다.
각지의 전설이나 신화, 민담 속에서 따온 이 개체들은, 원전의 서술에 따라 그 능력의 격차가 크게 달랐다.
그렇게 따지면 아귀는 그렇게 강한 요괴는 아니었다.
즉, 파프닐이나 칠흑의 사신이 나설 것도 없이 전투가 끝난 건 당연한 결과였다.
“마, 말도 안 되는…….”
금속 갑옷을 온몸에 두른 갑옷병들에게 잡힌 우두머리 아귀가 몸을 떨었다.
이 근방에 이렇게 강한 요괴들이 있다니.
약하고 맛있는, 먹기 쉬운 인간들만 있다고 했던 오니 놈의 말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저놈은 대체 뭐지……!’
특히 가장 무서운 것은 이 갑옷병들을 다루는 저 검은 머리 요괴 놈!
인간처럼 생겨서 미처 몰랐는데, 인제 보니 도무지 인간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어둠의 마나가 느껴졌다.
“묻고 싶은 게 있는데.”
“히, 히익……!”
다가온 남자 파프닐이 물었다.
“너, 요괴니까 다른 요괴 무리가 모이는 장소에 대해서 알고 있지?”
“모, 몰라. 몰라!”
우두머리 아귀는 고개를 세게 저었다.
“정말 모르나?”
“몰라!”
“흠…….”
파프닐이 고개를 까닥하자 해골병이 창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꾸우욱, 조금씩 허벅지를 파고드는 창날!
“끼아아악! 지, 진짜! 진짜 몰라!”
“정말인가?”
“정…… 정말이야!”
창날이 찌른 부위에서 무시무시한 고통이 올라왔다.
그러나 우두머리 아귀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
이 남자 요괴도 무섭지만, 본거지를 말했을 때 같은 요괴들에게 당할 짓이 훨씬 무서웠다.
“하는 수 없군. 말하면 이걸 주려고 했는데.”
혀를 찬 파프닐이 청록색 아이스크림을 꺼내 보였다.
우두머리 아귀의 배 속이 요동쳤다.
“줘! 줘! 나 알아! 말할게! 그거!”
“어디지?”
“마소우 산! 여기서 북쪽으로 사흘 동안 올라가면 나와! 거기 버려진 토리이(원주문), 네 번째를 넘으면……!”
“마소우 산이라……. 그곳에 너희 요괴 패거리가 모인다 이거군.”
“응! 응! 산의 주인, 텐구! 위험하다!”
“그건 예상 못 한 정보군. 잘 알았다.”
고개를 끄덕이는 파프닐에게 우두머리 아귀가 두 손을 내밀었다.
“이, 이제 줘!”
이 인간이 든 저 덩어리!
저것만 먹을 수 있다면 죽어도 상관없었다.
그 순간 1호의 검이 아귀의 목과 머리를 분리시켰다.
“텐구를 만나야 했는데, 마침 잘됐군.”
“텐구를?”
칠흑의 사신이 눈을 크게 떴다.
“텐구라면 그…… 얼굴 시뻘겋고, 코 길고 나막신 따각거리는 그놈들?”
“어.”
“그 녀석들 성가신데……. 뭐 계획이 있나 봐.”
“딱히 구체적인 건 아니고. 일단 보면 알 거다.”
굳이 칠흑의 사신에게 일일이 설명하느니 직접 보여 주는 게 맞는 일.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파프닐은 바로 마소우 산으로 몸을 돌렸다.
“퇴마사님!”
마을에서 달려 나온 십여 명의 사람들이 둘 앞에 엎드렸다.
“감사합니다!”
“저희 마을을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퇴마사님!”
-이즈메촌을 구했습니다.
-이즈메 촌장 및 촌민 69명의 호감도가 +30 상승했습니다.
사람들은 연달아 고개를 올렸다가 내렸다.
시체, 해골 병사들을 다룬다는 게 좀 껄끄럽지만.
온갖 주술들이 다 있는 곳에서 저 정돈 그렇게까지 흠이 되지도 않았다.
‘이것도 나쁘지 않군.’
파프닐은 그 모습을 보다가 눈을 빛냈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인간이라고?”
“예?”
“후후, 웃기는군.”
촌장이 고개를 들자, 널브러진 사체의 팔을 들어 올린 파프닐이 보였다.
그대로 팔에 입을 갖다 대는 모습.
“히, 히이!”
때맞춰 해골병들에 씌워졌던 갑옷도 사라졌다.
흉흉한 귀화를 빛내며 창칼을 겨누는 해골병들.
“요, 요괴다!”
“나 대요괴……. 데스 드래곤을 감히 너희와 같은 인간 따위로 착각하다니.”
파프닐은 금속 가면을 얼굴에 만들며 말을 이었다.
“너희 같은 버러지들을 죽이는 건 간단한 일이다만, 보아하니 차라리 네놈들은 죽는 게 사치겠구나.”
“데, 데스 드래곤 상!”
“살려 주십시오! 데스 드래곤 상!”
데스 드래곤!
마을 사람들에겐 처음 듣는 이름이다.
하지만 칼도, 낫도, 창도 소용없던 저 아귀 무리를 어린애 손목 비틀듯 때려잡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요괴인 건 틀림없었다.
“손을 쓸 가치도 없군.”
파프닐은 가볍게 손사래를 치며 외쳤다.
“가라, 가서 전하도록. 데스 드래곤이 돌아왔다고!”
“으아아악!”
“사, 살려 줘!”
거의 동시에 마을 사람들은 곧바로 줄행랑을 놓았다.
둘만이 남은 마을터.
칠흑의 사신이 이쪽을 돌아보았다.
“너…… 요괴였냐?”
“담피르로 전직을 했으니, 인간이 아니라 반흡혈귀랑 반인간이지.”
“오, 이종족 플레이어.”
이종족은 인간 종족보다 기본적인 스테이터스가 더 강하며, 갖가지 특수 능력을 얻는다.
기존 직업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았다.
“그럼 요괴가 맞네.”
당연한 이야기였다.
파프닐의 종족은 인간이 아닌 담피르.
뱀파이어와 인간 사이를 반씩 걸친 상태이니만큼, 요괴라 하면 충분히 요괴라 할 수 있었으니까.
플러시를 잡기 위한 최선이 아니기에 선택하지 않았지만.
만약 몬스터들의 편에서 플레이어들과 싸웠다면 엄청난 악명을 떨칠 수 있었으리라.
“요괴라……. 아마 그렇게 될 거다.”
요즘은 같은 편에게는 따뜻하지만, 적에게는 요괴라 불리는 게 대세다.
때마침 아무도 얼굴을 모르는 곳까지 왔으니, 날뛰기엔 최적의 환경!
“덕분에 잘 풀릴지도 모르겠어.”
파프닐은 씩 웃으며 걸음을 옮겼다.
***
데스 드래곤.
새로 등장한 그 요괴의 이름은, 일본 서버에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데스 드래곤이라는 요괴가 나타났다던데?
-나도 들었어. 레벨 400이 넘는 두꺼비 요괴를 단칼에 죽여 버렸다고…….
수많은 기존 요괴들을 막무가내로 죽여 버리고, 가지고 있던 보물과 금속을 전부 가져간다는 무시무시한 요괴!
-금속 식신들을 다루고……. 또 사람 생고기와 생피를 마구 마신다고.
-어휴, 무서워라.
물론 요괴들만 죽였다면 데스 드래곤이라는 이름은 영웅으로 남았을 것이다.
문제는 그 데스 드래곤이 인간들에게까지도 살수를 뻗었다는 사실.
-인간이건 요괴건, 거슬리는 놈은 전부 다 죽여 버린대.
-그럼 만나면 다 죽나?
-아니, 먼저 시비만 걸지 않거나……. 잘 대접하면 그냥 간다고 하던데?
-아냐, 아냐. 놈은 쇠를 좋아해서, 쇳덩이를 던져 주면 그걸 먹느라 늦게 쫓아온다는군.
NPC들 사이에선 여러 가지 근거 없는 괴소문, 대처법들이 퍼져 나갔다.
요괴나 전설들이 많은 지역인 만큼, 이런 쪽은 또 기가 막히게 빨랐다.
호기심을 보이는 건 유저들도 마찬가지였다.
-플레이어 아닌가?
-데스 드라곤 상…….
-우효! 닉네임 초 스게~
데스 드래곤.
어딜 봐도 자연적인 이름이라고는 여겨지지 않는 명칭이기에, 오히려 일본의 유저들은 그를 일본 플레이어라 확신했다.
-아무튼 그 플레이어, 진짜 강하긴 한 것 같은데.
-고니시 님이 직접 이끌던 토벌대도 당했다더라고. 전부 사망에 템도 다 뺏겼다나?
레벨 650이 넘는 랭커 고니시가 이끄는 수백 명의 토벌대까지 전멸!
적의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금속 괴수와 암살자에게 당했다는 소문이 금세 커뮤니티에 퍼졌다.
비록 오다 클랜의 정보 통제로 인해 공식적으로 발표되진 못했지만.
그 정보가 진짜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오다 클랜은 뭐 하고 있대?
-금속이랑 영석, 재료 모으기에 여념 없지 뭐.
더불어 오다 클랜, 막부에 대한 불만 여론도 조금씩 늘어 갔다.
-그나저나 대단한 플레이어군.
-맞지, 오다가 천하를 제패한 지 반년이 넘는데. 혼자서 온 천하를 상대로 싸우겠단 것도 아니고.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것만 아니면 좋을 텐데…….
“여기가 그 데스 드래곤이 마지막으로 나타났다는 곳인가.”
검은 승복의 미청년 한 명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나 단테의 솜씨를 보여 줄 시간이군.”
단테.
수많은 일본 서버의 직업 중, 그는 승려 직업의 최상위 랭커 중 한 명이었다.
비록 주류 직업인 음양사에 밀려나긴 했지만, 그의 실력은 오다 클랜의 고위 간부들과 싸워도 지지 않을 정도.
수많은 요괴를 쓰러뜨린 만큼, 어떤 요괴가 나타나도 쓰러뜨릴 자신이 있었다.
‘그래도 긴장을 풀면 안 되지.’
데스 드래곤 외에도 이 근방에서는 거대한 적 세력이 하나 더 있다.
마소우 산에 있는 귀시(귀신 시장).
수많은 요괴가 모여 있는 그곳에 있는 어떤 물건이 단테의 목표였다.
물론 쉽진 않을 것이다.
귀시는 수많은 요괴가 모여 물건을 거래하는 곳.
사흘을 버티지 못하고 전쟁이 나는 게 정상이지만, 놀랍게도 그 귀신 시장은 수십 년 동안 운영되고 있었다.
즉, 날고 기는 요괴들을 힘으로 누를 만한 강력한 요괴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어. 그 물건을 얻어야 다음 직업을 얻고, 그리고 그 녀석에게…….’
그때였다.
한 인간 청년이 걷는 게 단테의 눈에 띄었다.
“어……?”
다른 곳이었다면 필드이니 상관없지만, 이곳은 다르다,
단테는 급히 청년에게 달려들었다.
“위험합니다!”
“응?”
청년은 슬쩍 뒤를 돌아보더니 피했다. 단테의 몸이 땅바닥을 뒹굴었다.
“뭐가 위험하단 거죠?”
“아이고……. 다친 데는 없으십니까?”
“방금 걸로 다치진 않았으니 아직 없군요.”
청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단테의 입가에서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다행이군요. 여긴 고레벨 요괴들이 자주 나와서, 혼자 다니시기엔 위험한 곳입니다.”
실제로 오는 길에 400레벨대 요괴들을 세 마리나 보았다.
그중 한 놈은 꽤 고전을 할 정도의 강한 상대였다.
“제가 호위를 해 드릴 테니, 안전한 곳까지…….”
“괜찮습니다. 호위는 이미 있거든요.”
“예?”
단테의 눈이 커진 순간, 등 뒤의 그림자 속에서 한 신형이 솟구쳐 올라왔다.
“처리 다 했어. 별것 없더라.”
“으헉!”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데 인기척을 눈치 못 채다니.
보통 은신술이 아니라 생각하던 단테가 흠칫 놀랐다.
“오…… 오오……!”
몸매의 굴곡이 잘 보이는 검은 타이즈를 입은 여인. 그녀를 보던 단테가 꿀꺽 침을 삼켰다.
“혹시 제 아이를…….”
다음 순간 여인의 팔이 단테의 팔을 뒤에서 휘감더니, 그대로 위로 꺾었다.
그렇게 단테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 여인이 물었다.
“죽여도 돼?”
허락만 떨어지면 곧바로 처리할 기세.
한숨을 내쉰 청년이 고개를 저었다.
“풀어 드려.”
“쳇…….”
타이즈로 얼굴과 몸을 가린 여인이 제압을 풀었다.
“드립을 조금 과격하게 치시는군요.”
“아, 워낙 아름다운 분이 나오셔서 저도 모르게……. 하하, 부처님께 죄를 지었군요.”
단테는 허허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두 분은 어디까지 가시는지요?”
“그건 어째서?”
“이래 봬도 제가 레벨이 꽤 높거든요. 이 근방은 위험하니, 목적지까지 제가 지켜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뭐……. 마소우 산까지 갑니다.”
“마소우 산이라……. 때마침 저도 그곳에 가는…….”
순간 단테의 표정이 떨떠름한 감을 씹은 것처럼 변했다.
“거긴 굉장히 위험한 곳인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네, 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청년의 말에 단테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 보낸다면 귀시에 잠입한다는 목적에도 100% 방해가 될 터.
그러나 그는 차마 이들을 그냥 보낼 수 없었다.
“그럼 저랑 같이 가시죠. 저도 그곳에 볼일이 있으니까요.”
“흠, 그럼 그럴까요.”
청년,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슬슬 길 안내가 필요했는데, 타이밍이 딱이군.’
일본 서버는 워낙 낯선 곳이다 보니, 이런 정보통이 한 명쯤 필요하기도 했다.
이 경우를 오골계가 털을 뽑고 스스로 솥으로 뛰어드는 격이라고 하던가!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파프닐은 진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십여 분 후.
세 사람이 떠나간 곳에 작은 너구리 요괴 한 마리가 나타났다.
“이 냄새는 인간 냄새인데……. 으응?”
주변을 살피던 너구리 요괴가 기겁했다.
“이, 이게 뭐야!”
이유? 간단했다.
수풀 속에 있는 것은 사람 얼굴이 달린 박쥐 수십여 마리.
단테가 고전을 했던 바로 그 450레벨대의 백귀 박쥐 요괴였기 때문이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