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87)
387화
단테.
그의 게임 생은 처음부터 불운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당장 캐릭터 선택부터가 그랬다.
쌍권총을 호쾌하게 쏘며 요괴를 사냥하는 사냥꾼을 꿈꿨건만.
막상 시작한 스타팅 마을은 총은커녕 코트조차도 없는 곳이었다.
[보고 고르면 좋은 스타팅 지역.]공략 글에 사기를 당한 것.
아쉬운 대로 검술을 배우고, 마을의 절에서 승려로 전직했다.
검술도 악마사냥꾼의 소양 중 하나고, 악마를 잡으려면 법력이 필수였으니까.
그 후에는 하루 15시간 넘게 게임을 하며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맞췄다.
최소한의 이동, 휴식을 제외하면 전부 사냥과 퀘스트에 몰두!
힘들 때는 위튜브로 호라이즌의 영웅들을 보았다.
일본 서버에서 누구보다도 앞장서는 프로게이머들, 해외에서 각종 히든 콘텐츠를 개척한 영웅들.
그런 영상 중엔 한국 서버의 한 남자가 기억에 남았다.
네크로맨서를 선택했음에도 실력을 키워, 최전방에서 적들의 공격을 받으며 싸우는 모습.
단테가 꿈꾸던 ‘악마사냥꾼 단테’의 모습에 부합하는 이상이었다.
‘저 사람처럼 강해져야지.’
영상을 보며 단테는 다짐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저 파프닐도 사냥할 수 있을 거야.’
파프닐은 네크로맨서이자 악 계열 직업 소유자.
아무리 롤 모델이라지만 사냥 대상에서 빠질 순 없었다.
-단테님? 저희 성주님 밑에 들어오시지요.
-다케다 신겐 님의 부하입니다. 단테 님, 당신을 영입하고 싶습니다.
소문을 눈여겨본 실력자들이 스카우트 제안을 해 올 때까지만 해도, 단테의 앞길은 창창해 보였다.
문제는 오다 노부나가가 그들 모두를 부수고 천하를 통일했다는 점.
그리고 오다는 절대 불씨 같은 걸 남겨 두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신겐한테 가담한 놈들은 전부 게임 못 하게 만들어! 척살하고 또 척살해라!
-절은 전부 부수도록. 그래야 음양사 직업이 잘 크지.
호라이즌은 유저가 게임 콘텐츠에 개입할 수 있다.
거대 길드가 작정하고 움직이면, 직업 하나를 없애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뜻.
단테는 열심히 싸웠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그 후로 시작된 떠돌이 생활.
오다 클랜의 추적대에 쫓기고, 퀘스트는 끊긴 상태였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았다.
그러던 중 기회가 왔다.
-수많은 악행을 해 댄 요호 이즈나가 마소우 귀시에 방문한다더군. 어차피 쓸모도 없는 법력과 경전, 만약 자네가 그 요호를 부처님의 이름으로 징치한다면, 전부 주겠네.
레벨 600.
네임드 NPC인 하쿠 대선사의 비전을 받고, 승려의 2차 직업까지 얻을 수 있는 대박 퀘스트!
벼랑 끝까지 몰린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기회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죽어라, 요호!”
요호 이즈나가 있는 천수각 꼭대기.
단테는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인물에게 총을 쏘았다.
하지만 놈은 상상 이상으로 강했다.
가볍게 금속 보호막을 만들어 탄환을 막더니, 곧바로 달려들어 자신을 제압할 정도로.
단테도 근접전은 꽤 자신이 있었지만, 그자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영상 속에서 나오던 톱 클래스 랭커들 수준.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몰랐다.
“젠장…….”
수갑을 찬 단테가 고개를 푹 숙였다.
이상하게도 요호 이즈나는 자신을 바로 죽이지 않고 이곳에 가둬 두었다.
‘회유를 하려는 건가? 아니면 일행을 알아내려고?’
물론 그는 절대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 이 시장에 파닐과 블랙이 있을 테니, 그들이 빠져나갈 때까진 절대로.
“보자마자 총을 쏘다니, 이 녀석 제정신이 아니군.”
덜컹, 감옥으로 들어온 가면 남자가 말했다.
“네놈은 누구냐…….”
이젠 알 수 있었다.
저 요괴는 절대 이즈나 ‘따위’가 아니다.
“데스 드래곤.”
“데스 드래곤 상……. 소문의 그 요괴인가.”
열도 북쪽을 공포에 떨게 만든 정체불명의 요괴 데스 드래곤.
최근 그가 마소우 산 근처에 나타난다는 건 알고 있었다.
“경솔했나……. 네놈도 여기 올 수 있단 걸 생각했어야 했는데.”
단테는 자신의 퀘스트가 실패했음을 깨달았다.
고니시와 정예 플레이어 100인, NPC 500명이 움직인 토벌대가 실패할 정도의 강적.
그런 요괴에게 잡혔으니, 탈출할 희망을 가질 기분조차 나지 않았다.
“마음대로 해라. 이젠 지쳤다.”
“마음대로 하라고?”
“그래, 씹어 죽이든 탕을 끓이든 어쩌건.”
눈을 감은 단테가 체념의 의사를 보이는 순간.
“그럼 이렇게 하지.”
툭, 단테의 품에 부드러운 꼬리 가닥이 떨어졌다.
-칠미호의 일곱 꼬리(임모탈)를 획득했습니다.
“무슨…….”
“이걸 원해서 여기 온 거 아닌가?”
데스 드래곤은 가면 속에서 눈을 빛내며 말을 이었다.
“네가 칠미호의 꼬리를 가져가야 한다는 건 알고 있다. 그것이 필요한 이유도.”
“뭐라고?”
“원한다면 가져가도 좋다.”
“공짜는…… 아니겠군.”
당연히 요괴가 아무 조건 없이 인간을 풀어 줄 리 없다.
“꺼져, 요괴랑 거래할 것 같냐? 원숭이 손도 아니고.”
원숭이 손.
요괴와의 거래는 원숭이 손이라 할 수 있다.
어떤 가족이 골동품점에서 소원을 들어주는 원숭이 손 박제를 샀다.
아버지가 재미삼아 돈을 많이 달라고 했더니, 밖에서 일하던 아들이 사고를 당하고 사망 보험금으로 거액의 돈이 들어왔다.
어머니가 죽은 아들을 살려 달라 했더니, 아들이 괴물이 되어 살아 돌아왔고.
결국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아들을 다시 편히 쉬게 해 달라고 비는 게 이야기의 끝.
중요한 건 결국 소원을 빌어 봤자 불행만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들어 보지도 않고 거절이라니, 조금 섭섭하군.”
“그야 당연하지. 이걸 받고 강해진 다음 사람들을 강제로 죽이게 하거나, 동료들을 배신하라거나 하는 걸 시킬 거잖아. 그딴 짓을 하느니 차라리 죽고 안 오는 게 낫지.”
“호오…….”
데스 드래곤의 눈동자가 살짝 커졌다.
“기세는 좋군. 하지만 틀렸어.”
“뭐?”
“내가 그런 걸 왜 시키나? 시간 아깝게.”
“그럼 무슨 목적으로…….”
“그걸 받는 대신 나의 대리인이 되어 줘야겠다.”
데스 드래곤이 말을 이었다.
“이곳에서 내 대신 조직을 관리할 인간 측 대리인이 필요했는데, 네가 적격이란 생각이 들어서.”
“조직을 관리하라니. 너 도대체 무슨 말을…….”
“간단한 이야기다, 그것을 줄 테니, 내 밑에 들어와 인간 모험가들, 그리고 인간들을 이끌어라.”
“하,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
단테는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일본 서버를 일통한 건 오다 클랜.
그 오다 클랜이 시퍼렇게 눈을 뜨고 있는데 어떻게 다른 클랜을 만들란 말인가.
“그 점은 걱정하지 마라.”
데스 드래곤은 태연하게 말했다.
“어차피 그놈들은 네 행동을 방해하지 못해.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거다.”
“……?”
“중요한 건 거래지. 나는 믿을 수 있는 수하를 얻고, 너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벗어나고 큰 의뢰를 완수할 수 있다. 어떻게 할 거냐?”
“…….”
“미리 말해 두지만, 나는 합리적인 일만 명령할 거다.”
“……선 넘는 명령은 거부할 건데?”
“그럼 그렇게 해라.”
잠시 둘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먼저 입을 연 건 단테였다.
“하나만 묻자, 너 목적이 뭐야? 대체 무슨…….”
“내 목적?”
데스 드래곤, 아니 그 속에 있는 파프닐이 대답했다.
“너와 같다. 오다 클랜을 부수는 것이지.”
***
“그래서 그걸 받았다고?”
“그래. 뭔가 생각하더니 알겠다고 하면서 받더군.”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된 후.
파프닐은 칠흑의 사신과 이야기를 나눴다.
“일본 유저까지 네 부하로 스카우트하는 거야? 이거 완전 전세계급으로 노네?”
“온갖 서버를 돌아다니며 암살하는 네가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군.”
“앗……. 들켰나?”
칠흑의 사신의 본업이 다름 아닌 암살.
그것도 전 서버를 돌아다니면서 하고 있기에, 그야말로 전 세계 암살자 랭킹 1위로 꼽히는 수준이었다.
“칠미호의 꼬리를 대가로 단테라……. 꽤 싸게 먹혔네?”
“그런 셈이지.”
믿을 수 있는 부하를 구하는 건 어렵다.
그리고 타지에서 믿을 수 있는 부하를 구하는 건 더더욱 어렵다.
“우리를 안 팔았으니까, 그 정도 자격은 있는 셈이지.”
“배신할 것 같다 싶으면 말해.”
칠흑의 사신이 으스스하게 웃으며 단검을 들어 보였다.
“그 녀석, 다음 날부터 캐삭 마렵게 해 줄 테니.”
“알겠다.”
“이 의뢰는 특별히 50% 할인 DC로. 그 녀석 마음에 안 들었거든.”
계속 치근덕대는 게 어지간히 마음에 안 들었는지, 연신 투덜대는 칠흑의 사신.
그때였다.
“계시는군. 들어가도 되겠소이까?”
밖에서 들려오는 마키모토의 목소리에 파프닐도 대답했다.
“들어와.”
“고맙소.”
슥, 안으로 들어온 마키모토는 코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덕분에 귀신 시장의 요괴들을 지키고, 목숨을 구함받을 수 있었소.”
말을 마친 마키모토가 곧장 파프닐에게 큰절을 올렸다.
“이 은혜, 결코 잊지 않겠소!”
비록 갑자기 나타난 데스 드래곤을 완전히 믿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목숨을 구함받은 대가는 치르려는 모습이었다.
“크크, 제대로 부려 먹도록 하지.”
“감사하오.”
“그래서, 이번 사태의 뒷수습은?”
“일단은 이사부터 할 계획이오.”
이즈나를 쓰러뜨린 후.
마소우 귀시는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적절한, 오히려 더 빨리해야 할 결정이었다.
오다 클랜이 처음 공격해 온 이상, 두 번째 공격도 머지않아 올 테니 말이다.
“그 후에는 대회의를 열어 이번 일에 대해 말하고, 대책을 생각해야겠지요…….”
“나쁘지 않군.”
“원하신다면 데스 드래곤 상의 자리를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요괴의 규칙은 힘.
데스 드래곤이라면 충분히 상석 중 하나를 차지할 수 있었다.
“어떠신지…….”
“아니, 그럴 필요 없어.”
파프닐은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일본 요괴에 소속되러 온 것도 아니니, 굳이 그곳에 나설 필욘 없었다.
“쿠라마텐구들과 만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해.”
“그렇다면 지금 바로 가실까요.”
지금 바로?
파프닐이 눈을 크게 뜨자, 마키모토가 말을 이었다.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바로 그분들께 연락을 했거든요.”
“좋군. 가지.”
파프닐은 마키모토를 따라 걸었다.
얼마간 걷자 갑자기 주변 풍경이 벚꽃이 핀 화원으로 바뀌었다.
사방이 나무와 풀, 꽃으로 가득한 가운데.
평상과 탁자, 그리고 그 위엔 술병과 구운 단밤 등이 놓여 있었다.
“그대가 데스 드래곤 상이로군.”
상 가장자리에 앉아 있던 흰 수염 난 붉은 까마귀 인간들이 돌아섰다.
“다이(大)텐구 쇼토쿠라 하네.”
“다이텐구 잇쇼라네.”
“다이텐구 노부츠나라 하네.”
세 명의 다이텐구!
쿠라마텐구 중에서도 특별히 강력한 텐구로, 셋 모두 최소 700레벨을 넘는 초월자급 네임드 몬스터였다.
“우리와 자리를 마련하게 해 달라고.”
“그렇게 들었네만.”
“먼 곳에서 온 요괴여. 무슨 말을 하려 하는가.”
“간단합니다.”
파프닐은 씩 웃고 말했다.
“오다 클랜을 1년 안에 이 열도에서 힘을 잃게 만들겠습니다. 대신 제게 까마귀 둥지의 열쇠를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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