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390)
390화
뒷세계.
도적과 암살자, 갱스터들의 세계는 어느 서버든 가리지 않고 전부 존재한다.
그럴 만하다.
어느 서버에나 밤은 있고, 그런 밤과 뒷골목, 음지의 영역을 다스리는 쪽은 있는 법이니까.
한국 서버에 갱스터와 조폭.
일본 서버에는 닌자, 저주 술사 등이 있다면.
유럽 서버와 미국 서버에는 특별한 직업이 하나 더 있었다.
마피아 패밀리.
총과 근접 병기를 가리지 않고 쓸 수 있으며, 전 유럽 서버의 뒷세계를 지배하는 직종이다.
그런 마피아 랭킹 1위,
동시에 전 유럽 서버 랭킹 3위 유저인 스카 페이스가 정면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맞은편엔 조잡한 차림으로 장비를 한 유저들 수십, 수백여 명이 서 있었다.
규칙성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오합지졸들.
그러나 스카 페이스는 등골에서 절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만만치 않은 놈들이다.’
특히 가장 앞에 서 있는 깔끔한 흑발의 미남자.
킨도르한을 보면서는 더욱 그런 느낌이 커졌다.
한쪽 다리를 짝다리로 짚고 껌을 씹는 모습.
여유로워 보이지만 전혀 빈틈이 없는 자세였다.
그래도 싸움은 피할 수 없었다.
이유? 간단하다.
저 녀석들이 자신의 패밀리를 건드렸으니까.
“킨도르한과 우미간, 당신들이 우리 패밀리를 건드렸다고 들었소.”
“패밀리를? 그래, 맞지.”
놀랍게도 킨도르한은 순순히 인정했다. 그가 덧붙였다.
“그 뱀파이어 몬스터들이 너희 패밀리라 할 수 있다면.”
마피아 패밀리 중간중간에 있던 사람들이 흠칫 놀랐다.
그럴 만했다.
그들은 종족 전직 퀘스트로 뱀파이어에게 물렸고, 인간을 버리고 뱀파이어가 된 플레이어들이었기 때문이다.
“뱀파이어라 해도 이들은 우리 패밀리다.”
스카 페이스가 반박했다.
“패밀리를 지키는 것은 마피아로서의 의무. 네가 계속 이들을 사냥하려고 하면, 나는 막을 수밖에 없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이봐, 킨도르한…….”
스카 페이스는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꼭 우리가 이렇게 싸울 필요는 없잖나. 듣자 하니 자네들은 아직 파이브스타라는 적이 있고, 또 일본과도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하던데.”
“미안하지만 보스의 명령이라서.”
“그런가.”
마피아와 갱스터.
전혀 다른 곳의 범죄 조직이지만, 양측 모두에게 동일한 룰이 있다.
보스의 명령은 절대적.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조직에서 지켜져야 하는 것이었다.
“하는 수 없지.”
스카 페이스가 기관총을 꺼내며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군.’
킨도르한이 협상을 받지 않고 싸워 주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덕분에 유리한 상황에서 싸울 수 있게 되었어.’
스카 페이스가 유럽 서버의 뒷세계에서 정점에 오른 것은, 철저히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 싸우는 그의 성격 덕분이었다.
경쟁자나 적에게 어떻게든 약점을 만들고, 없다면 각종 테러나 현실의 린치까지 동원해 상대를 약화시킨다.
그런 그가 볼 때, 지금 킨도르한의 상태는 공격하기 최적의 상태나 다름없었다.
일단 뒷배가 없다는 게 그 첫 번째 이유.
상대인 킨도르한의 뒷배는 다름 아닌 그 유명인 파프닐이다.
업적이나 실력을 볼 때, 전 세계 호라이즌 유저 중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초 거물.
그런 그가 뒤를 봐준다면 마피아가 아무리 많이 모이고 자신들이 강해도 싸움의 결과는 이미 정해졌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 그런 파프닐은 없다.
비밀리에 접선한 정보원 덕택에, 그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킨도르한이 행정 업무로 인해 사냥을 그다지 하지 못했다는 것.
아크 길드와의 전쟁 이후, 킨도르한은 프론티어 길드의 얼굴마담으로 양지에서 많은 스케줄과 업무를 소화했다.
뒷세계의 영역을 넓히고, 사냥에 매진한 자신과는 차이가 있을 터.
‘애초에 양지에서 얼굴을 드러낸 놈 따위를 이기지 못하는 게 말이 안 되지.’
이참에 놈을 이기고, 한국 서버의 뒷세계를 접수한다.
그렇게 되면 유럽의 주류인 원탁의 기사단과 샤를마뉴 길드도 더 이상 자신들을 무시할 수 없으리라.
-블러드 벤데타!
-공격력이 상승했습니다.
-강력한 총탄을 발사합니다.
마피아들의 총에 붉은 기운이 깃들었다.
그 상태로 일제히 사격하는 마피아들.
“막아!”
다음 순간 킨도르한의 외침에 부하들이 일제히 금속 방패를 내세웠다.
복잡한 문양이 수놓인 방패였는데, 놀랍게도 마피아들이 쏜 총탄을 전부 튕겨 냈다.
“어떻게!”
발당 최소 5만이 넘는 대미지를 주는 공격 수천수만 발을 저렇게 막아 내다니?
“역시 그 녀석들의 작품이군.”
한편 킨도르한은 씩 웃었다.
드워프의 제조 기술에 정령 문신의 가호 효과까지 가진 시현, 시연 자매는 다른 어느 서버에도 없는 유니크한 대장장이가 되어 있었다.
그런 둘의 작품이 얼마나 강한지는 눈앞의 광경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다 쐈으면 이제 우리 차례다!”
총격을 받아 낸 킨도르한이 나무판자를 꺼냈다.
세계수로 만든 레전더리급 나무판자!
“으랴!”
그것이 킨도르한의 박치기 한 번에 두 동강이 났다.
대신 킨도르한의 이마에도 큼지막한 상처가 났다.
“저건…….”
“크아아아!”
킨도르한은 지혈도 하지 않고 적진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타타타타타!
기관총 사격을 맨몸으로 받아 내며 주먹에 힘을 주더니, 곧장 앞으로 내지른다.
“jackass(멍청이)!”
마피아들은 비웃음의 미소와 기관총으로 응대했다.
단단한 갑옷과 방패를 든 탱커도 1초 만에 녹는 집중 딜을 맨몸으로 받겠다니?
그 순간, 킨도르한의 주먹이 엄청난 압축 공기를 내쏘았다.
정면에 있던 마피아들은 형체도 없이 날아가고, 휩쓸린 마피아들 수십 명이 일제히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대미지를 잘 넣는 건 너뿐만이 아니야!”
스카 페이스도 지지 않겠다는 듯 부하들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했다.
대미지 10만이 넘는 공격이 빗발처럼 쏟아지자, 우미간 갱들 열대여섯 명이 순식간에 벌집이 되었다.
“킨도르한 님!”
“물러서 있어!”
트윈 블레이드, 도그 노우즈 등을 향해 킨도르한이 물러나라는 손짓을 했다.
“이 새애애애애애X가!”
킨도르한의 주먹과 스카 페이스의 나이프가 부딪쳤다.
다음 순간 금속과 금속이 부딪힌 듯한 소음과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놀랍도록 단단한 나이프, 그리고 그만큼 단단한 주먹이었다.
“주먹이 꽤 단단한데?”
“이걸로 뒷골목을 제패했으니까.”
“무투가답게 생기긴 했군.”
스카 페이스의 도발에도 킨도르한은 동요하는 기색 없이 무릎을 올렸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두 사람의 손발, 그리고 나이프가 맞부딪쳤다.
곧바로 스카 페이스가 스킬을 썼다.
-블러디 썬데이(레전더리)!
스카 페이스의 나이프에서 붉은 검기가 줄기줄기 뻗어 나와 꽃 모양으로 변했다.
수많은 꽃 모양 검기가 킨도르한의 사방을 봉쇄하고, 일제히 한 점으로 집중되며 커다란 폭발을 일으켰다.
심지어 타깃팅인 듯, 몸을 피하는 킨도르한을 향해 연이어 쏘아지기까지.
붉은 폭발이 연이어 일어나며, 땅 위에 수십 미터의 먼지구름을 만들었다.
“그걸 맞고도 버티다니, 놀랍군.”
구름 속에서 나타난 음영이 주먹을 내질렀다.
오른손의 나이프로 힘을 흘린 스카 페이스가 숨을 골랐다.
‘이 자식…….’
양지에서 많은 활동을 하기에 힘이 덜할 거라 생각했다.
직접 싸워 보니 착각이었다.
유럽 뒷세계를 제패한 자신과 비교해도, 킨도르한은 결코 힘이 떨어지지 않았으니까.
스카 페이스는 침착하게 단검을 휘둘렀다.
킨도르한이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보이는 손목과 옆구리, 어깨를 노린 공격
대부분은 빗나 갔지만, 몇 개는 상처를 입혔다.
고작 생채기를 입힌 것뿐이지만 대가는 엄청났다.
-무적신권!
킨도르한의 주먹 여러 대가 연달아 스카 페이스의 어깨와 팔, 아랫배에 맞았다.
그대로 뒤로 밀려 난 스카 페이스가 피를 토하며 말했다.
“……끝났군.”
“뭐?”
“나의 승리다.”
무슨 승리? 대답하려던 킨도르한은 눈앞의 시야가 휘청이자 저도 모르게 비틀거렸다.
-네메시스(하이퍼)에 공격당했습니다.
-히드라의 독에 당했습니다.
-정화, 치유가 불가능한 독이 몸을 갉아먹습니다.
-HP가 초당 5,000씩 줄어듭니다.
-극한의 마비 상태이상에 걸렸습니다.
-타오르는 고통 상태이상에 걸렸습니다.
-받는 피해량이 증가합니다.
-HP, MP, 스태미나 회복을 할 수 없습니다.
“이건……!”
킨도르한이 인게임에서 갱스터를 연기하고 있지만, 히드라의 독에 대해선 잘 알고 있었다.
신들조차도 해독할 방법이 없는 독.
아무리 독 내성이 강하거나, 강력한 정화, 해독 스킬이 있다 해도.
그것에 찔린 순간 중독 증상에 시달리다가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투가 스카 페이스의 승리로 결정 지어졌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왜 그러지? 움직임이 느린데?”
스카 페이스는 방심하지 않고 천천히 견제 공격만을 하며 킨도르한의 힘을 뺐다.
갱스터와 달리, 마피아는 장기전으로 가도 힘이 그렇게 빠지지 않는다.
심지어 킨도르한은 중독된 상태.
같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두 사람에게 그것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결국 한계가 온 킨도르한이 무릎을 꿇었다.
“크흑……!”
입술 사이로 검은 피가 흐르는 모습.
그런 킨도르한을 바라보는 스카 페이스의 얼굴에 더 이상 웃음은 없었다.
“오래 버텼군.”
무려 1시간.
어지간한 랭커도 3분 안에 끝나야 할 히드라의 독을 1시간 가까이 버틴 것만으로도 그 힘을 예상할 수 있었다.
동시에 드는 생각은 감탄이었다.
‘한국 서버의 뒷세계가 이 정도였다니.’
단순히 바지 사장 따위가 아니라, 파프닐과 동등한 관계에서 협력을 맺어 온 네임드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이제 끝…….”
“거 참…….”
그때였다.
킨도르한이 갑자기 말했다.
“나 김두한 아니라고…….”
“뭐?”
순간 주변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비장한 느낌의 가사와 음조가 깔리고.
동시에 뜨는 메시지.
-처형곡의 효과를 받습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10% 하락했습니다.
-명중률이 10% 하락했습니다.
“WTF(What the fuXX)!”
스카 페이스는 급히 단검을 들어 휘둘렀다.
그러나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난 킨도르한이 맨손으로 단검을 튕겨 내고 있었다.
“아아……. 이래서 쓰고 싶지 않았는데.”
“무슨…….”
“어디 가서 이런 노래 들었다고 말하지 마라. 그럼 다 나더러 라디오 틀고 개폼 잡는다고 할 거 아니냐.”
킨도르한이 단검을 쥔 주먹에 힘을 주자, 단검이 끼긱거리는 소리와 함께 휘어지기 시작했다.
“미친……. 히드라의 독이 깃든 단검을!”
기겁해 물러서는 스카 페이스를 향해, 킨도르한이 주먹을 쥐고 돌진했다.
-독립권법, 중근!
정통으로 휘두른 주먹이 닿자, 스카 페이스는 피를 토했다.
“어떻게 히드라의 독을……!”
“그야 네가 김두한의 원수인 공산당이니까.”
“무슨 공산……. 커헉!”
무슨 소리냐고 질문하려던 스카 페이스에게 킨도르한이 계속 주먹을 휘둘렀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쏟아지는 연속 공격.
-치명타!
-치명타!
-HP가 감소했습니다.
-사망했습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수십 번의 공격을 맞은 스카 페이스의 몸이 천천히 뒤로 넘어갔다.
살아남은 킨도르한은 숨을 내쉬며 메모장을 펼쳤다.
“자,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
마피아의 보스를 쓰러뜨렸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파프닐의 퀘스트 중 하나인 ‘배신자 뱀파이어 일족 처치’.
뱀파이어의 뒷배인 마피아를 처리했으니, 이제 파프닐이 지목한 뱀파이어 몬스터들을 정리할 시간이었다.
“파프닐, 나중에 오면 이 고생 값은 톡톡히 받아 낼 거니 각오하라고……!”
비틀비틀 일어나는 킨도르한을 보던 뱀파이어와 마피아들이 눈을 번득였다.
“놈을 잡으려면 지금이다!”
“놈은 지금 지쳐 있다, 지금 공격해서 죽여!”
안개로 변하거나, 늑대나 박쥐 무리가 되어 쇄도하는 마피아들.
그 앞에서 킨도르한이 외쳤다.
“다 들어와! 죽고 싶으면!”
-도발을 시전했습니다.
-공격력이 대폭 상승했습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