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
4화
깽!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 업!
-늑대형 몬스터 100마리를 처치했습니다.
-새로운 업적 ‘늑대 학살자’를 달성했습니다.
-힘 스테이터스를 1 획득했습니다.
-명성이 5 상승했습니다.
5시간.
파프닐이 15레벨을 달성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좋아, 2시간 빠르군.”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2시간 빠른 달성.
다른 경쟁자 없이 사냥감을 몰아 받은 덕분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채집을 성공했습니다.
-늑대 가죽을 획득했습니다.
잡은 늑대들 모두 착실히 가죽을 벗겨 냈다.
대부분의 유저가 잡템이라며 무시하는 수집.
하지만 이것도 모이면 생각보다 큰돈이 된다.
‘이런 일이야 익숙하지.’
드래곤 월드에서 숱한 몬스터의 사체를 해부해 봤다.
파프닐은 콧노래까지 부르며 늑대 가죽을 챙겼다.
‘레벨은 이 정도면 됐고, 슬슬 계산을 하러 가 볼까.’
클로버 마을 피혁, 가죽 공방.
마을에서 유일하게 가죽을 취급하는 곳이다.
토끼나 여우, 동물의 가죽이 쌓인 초보자들에겐 반드시 들러야 할 장소.
가죽을 처리하는 건 물론, 두고두고 쓰이는 무두질 스킬까지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유저들은 이곳을 거의 들르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첫째, 바로 대도시로 넘어가기 위해서.
둘째는 사소한 문제가 있어서였다.
“저기…….”
“작업 중엔 사람 안 받아.”
가죽 공방.
마침 토끼 가죽을 들고 왔던 초보자들이 쫓겨나고 있었다.
“게다가 그딴 허섭스레기는 줘도 안 가지네.”
“뭐야? 이 영감이!”
“해볼 텐가?”
우드득. 근육을 들어 보이는 중년 남자.
위압감에 질린 초보자들은 결국 꼬릴 내렸다.
‘저 성격이 문제지.’
작업 중엔 손님을 안 받고, 기껏 사람이 와도 마음에 안 들면 당장 쫓아낸다.
좋게 말하면 자존심이 센 거고, 나쁘게 말하면 극도의 마이 페이스.
NPC의 성격이 저래서야 갈 마음이 안 들 만도 했다.
기가 질린 유저들은 억지로 가죽을 모아 대도시로 향했다.
그러나…….
“안녕하세요, 폴 아저씨.”
“아니, 파프닐 아니야?”
폴이라 불린 중년인은 파프닐을 보고 반색했다.
“지금 좀 바빠 보이시는데 나중에 오겠습니다.”
“괜찮네. 자네가 해 준 일이 몇 갠데.”
마을에서 꾸준히 쌓은 호감도의 힘!
다른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반응이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가?”
“실은, 늑대 가죽을 좀 처리해 주셨으면 합니다.”
“늑대 가죽? 어디 보여 주게.”
파프닐은 늑대 가죽을 내밀었다.
잠시 그것을 살피던 폴이 물었다.
“이 가죽 자네가 무두질한 건가?”
“예.”
“허 참.”
피식 웃은 폴이 말을 이었다.
“내 평생 신참 모험자가 이 수준의 온전한 가죽을 가져오는 건 처음 보는 것 같군.”
“그럼 사 주시는 겁니까?”
“이 정도면 내가 오히려 팔아 달라 부탁해야지. 개당 65코퍼, 아니…… 70코퍼 쳐줌세.”
평범한 늑대 가죽이 50코퍼.
하지만 이 정도로 깔끔하게 벗겨진 가죽은 쉽게 구할 수 없다.
이 정도면 충분히 상부상조하는 거래.
거기다 쌓인 호감도까지 감안해 매겨진 가격이었다.
“혹시 조금만 더 쳐주실 수 있겠습니까? 저도 간신히 잡은 거라…….”
-흥정을 시도합니다.
“음……. 뭐, 이 정도 가죽은 흔치 않으니……. 알았네. 73코퍼까지 쳐줌세.”
-흥정을 성공했습니다.
-흥정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온 김에 챙길 수 있는 스킬 숙련도도 놓치지 않고 획득!
거기까지 확인한 파프닐이 덧붙였다.
“그리고 폴 아저씨, 혹시 남는 가죽으로 갑옷을 만들어 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거야 어렵진 않지. 10실버…….”
“그런 흔한 건 필요 없습니다.”
폴의 표정이 처음으로 굳었다.
“아무리 자네가 마을의 대소사를 도와줬다지만, 내 작품을 모욕하는 건 용서 못 해.”
“최고 중의 최고가 필요합니다.”
“어디에 쓰려고?”
“이겨야 할 상대가 있습니다. 하늘이 내린 운을 가진 놈이에요.”
이건 그 기반이다.
설명을 듣던 폴이 헛웃음을 지었다.
“나 같은 시골 가죽장이한테 과분한 말이군.”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기대는 말게.”
사실상 수락의 의미.
고개를 끄덕이던 폴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재료가 더 있나? 이건 파는 가죽이니 재료는 따로 있을 텐데.”
“그야 준비해 뒀습니다. 잠시 공간을 좀…….”
“공간? 그게 무슨 소린가?”
가게 안은 사람 서너 명이 있어도 될 만큼 남는다.
이 정도면 뭘 꺼내도 충분하지 않나.
주변을 둘러보던 폴의 눈앞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 그게 설마 전부……?”
“네,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가죽 공방 안을 가득 채워 가는 늑대 가죽 무더기!
내용물을 훑던 폴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거……. 한동안은 쉴 틈이 없겠구먼.”
모든 가죽이 전부 상등품이다.
사기를 쳐도 이 정도면 상부상조하는 거래인 셈.
꼴깍, 폴이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파프닐에게는 그것이 지갑이 두둑해지는 소리로 느껴졌다.
***
“그렇게 해서 2골드.”
캡슐을 나온 자취방.
김강한은 점검을 했다.
‘1골드가 5만 원이니, 늑대 가죽으로는 10만 원가량을 벌었군.’
점검하는 건 이번에 본 이득과 예산 사정이었다.
‘현재 남은 자금은 대략 1,200만 원 정도다.’
한 달 생활비가 대략 70만 원. 거기에 호라이즌의 유지비 및 전기세가 월 30~40만 원씩.
‘버틸 수 있는 건 길어야 8개월 정도다.’
식비를 비롯하여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인 게 이 정도 수준.
여기서 더 줄이면 몸이 못 버틴다.
‘돈이 다 떨어지면 게임 오버. 게임을 못 하게 되면 원래 세계로도 돌아갈 수 없어.’
당장 소설 속 세계의 길바닥에서 죽을지도 모르는 일.
그렇다고 아이템을 팔 수도 없다.
‘배가 고프다고 종자를 캐 먹을 순 없는 노릇이지.’
게임 머니는 미래에 대한 투자금이다.
단순히 성장의 의미가 아니라, 실제로 현금과의 교환비가 크게 오른다.
간단히 말하자면, 코인의 자리를 대신했다고 보면 된다.
레어 스킬 북을 안 판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물론 난 성장에 써야 하지만.’
김강한의 눈이 바닥으로 향했다.
신사임당, 아니 갓사임당 두 분께서 단정히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게 진짜라니.”
게임을 시작하면 10만 원을 준다?
싸구려 보이스피싱 같은 게 진짜로 이뤄졌다.
하지만 김강한은 웃지 못했다.
작가의 다른 퀘스트도 모두 진짜라는 뜻이었으니 말이다.
‘새 퀘스트는……. 여기 있군.’
[호라이즌에서 직업 갖기.]-새로운 세계에 처음으로 들어간 당신. 이제 그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를 정해야 합니다.
-보상 : 한우 소고기 1kg 세트
‘빨리 돈을 벌어야 한다.’
억대의 빚을 갚고, 성장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
그러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게 생겼다.
‘일단 직업부터 결정해 볼까?’
김강한은 턱을 괴었다.
스타팅 포인트를 떠나 도시로 가면 직업을 구할 수 있다.
‘뭘 하는 게 좋을까?’
현실의 김강한이라면 이런 고민은 필요 없었을 것이다.
드래곤 월드.
최고 난이도의 사냥 게임에서, 난공불락이었던 수많은 용을 잡은 게 그였으니까.
‘하지만 여기선 업적을 이뤄야 한다.’
업적은 곧 힘이 된다.
게임 속뿐만 아니라 바깥의 현실에서도.
‘그 대상이 너무 많단 게 문제지만.’
김강한은 소설 속 내용을 되새겼다.
호라이즌에서 업적을 이루는 방법은 두 가지.
소설 속의 빌런 단체를 무찌르거나, 그들보다 더 큰 빌런이 되면 된다.
‘몬스터뿐만 아니라 유저들까지도 포함해서.’
유저들이 만든 거대 길드나 클랜.
그들과 싸워 이기려면 다수와의 전투를 대비해야 했다.
‘사냥꾼은 그 반대지.’
다대일, 혹은 일대일 전투에 강한 사냥꾼.
김강한은 고개를 저었다.
‘결국 주변의 도움을 구하게 될 텐데, 그거로는 얘기가 안 된다.’
일대다의 전투가 되는 클래스.
김강한은 자연스레 한 클래스를 떠올렸다.
‘역시 마법사밖에 없나.’
강력한 마법을 자유자재로 쓰는 마법사.
그만큼 자본이 많이 드는 클래스지만, 김강한에게 그건 문제가 아니었다.
‘돈이야 공략집을 보고 벌면 된다.’
생각을 마쳤으면 움직여야지.
김강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
“이제 가나?”
“그리울 걸세.”
클로버 마을의 NPC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맑은 하늘과 지저귀는 새들.
마을 입구 주변에 그런 배경이 펼쳐지자 마치 그림 같았다.
“그동안 은혜를 입었는데, 그냥 보낼 수는 없지. 받게.”
모인 사람들이 각자 물건들을 내밀었다.
“이건 내 성의일세.”
-대형 여행용 배낭을 획득했습니다.
인벤토리를 늘릴 수 있는 배낭부터.
“혹시 맹수가 덮쳐 오면 이걸 던지면 될 게야. 어디 가서 눈먼 송곳니에 죽진 말고.”
-잘 말린 미끼용 육포를 획득했습니다.
생존을 위한 미끼용 고기에.
“여행용 신발이에요. 쓰시는 게 다 해지면 이걸 쓰세요.”
-가죽 부츠를 획득했습니다.
손으로 직접 만든 신발까지.
“…….”
두 손에 가득 쌓이는 물품들.
인벤토리가 가득 찰 때까지 선물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마을에서 열심히 보냈던 지난 세월.
헛살진 않은 것 같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물건만으로도 이득이긴 하지만, 그 이상의 뭔갈 받은 기분.
고개를 숙이는 파프닐에게 촌장이 덧붙였다.
“내 부탁도 잊지 말게.”
도시의 성에서 일하는 아들에게 편지를 전하는 연계 퀘스트.
소소한 경험치에 더해 성의 출입까지 할 수 있다.
거절할 이유가 없는 퀘스트였다.
‘그럼 가 볼까?’
배웅을 받은 파프닐은 북쪽 숲으로 향했다.
숲 입구에는 NPC 한 명이 서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지. 도시로 간다지?”
제작 의뢰를 맡겼던 가죽 장인 폴이었다.
“받게.”
-가죽 장인 폴의 가죽 갑옷 상의, 가죽 갑옷 하의를 획득했습니다.
“이건…….”
[가죽 장인 폴의 늑대 가죽 갑옷 상의]-등급 : 레어
-레벨 제한 : 12
-물리 방어력 : 35
-힘 +3
-체력 +1
-민첩 +3
-이동속도 +2%
-치명타율 +2%
-2세트 효과 : 치명타 공격 시 부상, 출혈 효과가 극히 높은 확률로 발생
[가죽 장인 폴의 늑대 가죽 갑옷 하의]-등급 : 레어
-레벨 제한 : 12
-물리 방어력 : 32
-힘 +2
-체력 +2
-민첩 +3
-회피율 +2%
-냉기 저항력 +2
-2세트 효과 : 치명타 공격 시 부상, 출혈 효과가 극히 높은 확률로 발생
‘괜찮은데?’
무려 레어급 세트 아이템.
아이템 마켓에 내놓으면 150, 아니 200만 원은 받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더 오르고.’
물론 이게 가장 도움이 되는 건 지금이다.
파프닐은 숲 사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안 보이는군.’
보통 유저들은 워프 게이트를 써서 도시로 간다.
비용은 1골드.
꽤나, 아니 많이 큰돈이지만 사람들은 아낌없이 지불했다.
이유는 두 가지.
첫째는 그게 시간과 거리상 이득이기 때문이고.
둘째는 ‘아주 사소한’ 이유가 있었다.
‘원작 소설에선 그렇게 나왔지만…….’
파프닐은 고갤 들었다.
눈앞엔 어느새 뾰족한 귀와 이빨을 드러낸 어린아이 크기의 괴물들이 가득했다.
식인 고블린 떼.
초보자들이 무리해서 워프 게이트를 쓰는 이유였다.
‘쉽지 않긴 해.’
그래서 알려지지 않았다.
원작 소설에서 주인공이 얻는 것.
저 고블린들의 둥지에 잠들어 있는 ‘히든 피스’가 말이다.
‘장비도 업그레이드했겠다, 한번 시험해 볼까?’
파프닐이 창을 든 순간.
고블린들이 쇄도해 왔다.
싸움의 시작이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