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0)
40화
촌장의 부탁을 들어준 뒤.
파프닐은 휴식을 마친 다른 파티원들을 전부 모았다.
“이제 잡혀간 마을 사람들을 구출하러 가야 하는데, 다들 괜찮습니까?”
“난 찬성. 너희들은?”
“……찬성.”
“저도요.”
두 파티원들은 선뜻 찬성해 주었다.
킨도르한이 손목뼈 소릴 냈지만, 좋은 게 좋은 것 아니겠는가.
“좋습니다. 그런데 그 외에 여러분들이 알아 둬야 할 게 하나 더 있습니다.
파프닐은 오크들이 마나석을 이용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뭘 꾸미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전에 막는 게 공헌도나 보상을 볼 때 훨씬 이득이겠죠. 시간이 얼마 없으니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이거 무슨 소리야? 짤랑짤랑하고…… 내 공헌도 올라가는 소리구만!”
“좋습니다.”
파프닐이 문득 질문했다.
“참, 혹시 현생이 바쁘다거나 하는 분은 없지요? 로그아웃해야 한다거나?”
“시간 별로 없어, 그러니까 빨리빨리 가자고.”
“저 휴학생입니다.”
“저도요! 아직 여름방학이라서 괜찮아요.”
“…….”
아무래도 마법사의 나이는 생각보다 어린 듯했다.
“그럼 다 괜찮은 걸로 알고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그 남자나 리자드맨과 만나면 곤란해지니 최대한 서두르겠습니다.”
“네.”
일행은 촌장의 말대로 하수도 중심부로 향했다. 퀴퀴한 냄새 사이로 돼지 누린내와 비릿한 쇠 냄새가 섞여 들기 시작했다.
“……놈들이 있습니다.”
앞을 보던 사냥꾼이 반응했다.
야명주 불빛 아래의 통로에 갑옷을 두른 오크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도요.”
하수도 곳곳에 있는 철망들을 떼어 와 암굴이나 통로 양편으로 붙인 시설.
잡혀간 마을 사람들은 그 안에 갇혀 있었다.
‘전투에 휩쓸릴 염려는 없겠군.’
철망이 지켜 주니 안심이었다.
“좋아, 간다.”
킨도르한이 대뜸 앞으로 나아갔다.
그새 마을에서 ‘나와바리’를 늘렸는지 아까보다 한층 더 속도가 빨라져 있었다.
“야, 거기 돼지들!”
취이익!
오크들이 기세등등하게 돌진해 왔다.
이에 맞선 킨도르한이 각목을 깨고 맞돌진을 했다.
“미친!”
오크의 돌진은 멧돼지보다 단단하고 파괴력 있다.
그런 것과 부딪치면…….
“으라차차!”
꽤애액!
돌진 싸움에서 승리한 쪽은 킨도르한이었다.
“어이가 없구만.”
파프닐은 피식 웃으며 해골병과 호문쿨루스를 소환했다.
“사제님!”
“언데드 흑마법! 사제님께서 오셨다!”
철망 안에 있던 사람들이 외쳤다. 양손을 모으거나 돌멩이를 던지며 오크들을 괴롭히기도 했다.
“취취익, 이 정신 나간 인간 놈들이!”
“인간 놈들을 쓸어버려라! 취이!”
오크들도 당하고만 있진 않았다. 대전사들이 앞으로 나오고, 샤먼이 해골 지팡이를 휘둘렀다.
-선조들이시여, 적의 힘을 빼앗아 주소서!
-약화 상태에 걸렸습니다.
-공포 상태에 걸렸습니다.
저주 다음으론 오크 대전사들이 도끼나 창을 휘둘러 왔다.
이에 맞서 해골병들이 방어를 포기한 채 창을 내질렀다.
스걱, 해골병들의 창날이 오크들의 몸에 상처를 냈다.
대가는 목숨.
오크 대전사들의 무기가 단숨에 해골병들의 두개골들을 깨부쉈다.
그 순간이었다.
-카르쉬크의 피가 발동했습니다.
해골병들의 창에 맞은 오크들이 비틀거렸다.
스킬 성공 확률과 명중률 감소에, 초당 0.25% 체력의 대미지를 주는 독!
취이익!
췩!
중독된 상태에서 동료들의 사체가 해골병으로 변하며, 싸움은 그럭저럭 대등하게 이어져 갔다.
그 순간이었다.
파프닐의 뒤쪽으로 오크 대여섯 기가 나타났다.
“취이익, 포위했다!”
“취! 죽여라!”
마법사와 파프닐을 노리고 돌아온 별동대의 출현이다.
“으아아아!”
기겁하는 마법사의 앞을 파프닐이 막았다. 침을 질질 흘리며 달려오는 오크가 보였다.
잔뜩 흥분한 듯 보이지만, 가볍게 명치에 무기를 가져다 대자 알아서 박혀 주는 착한 친구!
취익!
첫 번째 오크를 쓰러뜨린 파프닐은 곧바로 번 엔드를 써 두 번째를 잡았다.
괴성과 함께 달려오던 오크들이 처음으로 멈칫했다.
-오크를 500마리 이상 처치했습니다.
-새로운 업적 ‘오크 도살자’를 달성했습니다.
-힘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체력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오크를 상대로 대미지가 1% 상승합니다.
아무리 사나운 맹견도 개장수만 보면 꼬리를 만다.
이 경우엔 오크가 개이고 파프닐이 개장수가 된 셈이다.
‘이걸로 한 타임 벌고.’
파프닐은 그런 오크들 앞에서 당당하게 행동했다.
벌컥벌컥.
마나 포션을 단숨에 비워 마나를 채운다.
빈 병을 오크에게 던진 파프닐이 손가락을 까닥였다.
“와 봐.”
……취이익!
오크들이 재차 달려들었지만, 이미 스킬 쿨타임이 돈 뒤였다.
칼날을 피하고, 팔을 베어 낸 뒤 발로 차 낸다. 그다음 따라붙어 연달아 공격!
순식간에 별동대를 정리한 뒤에도 파프닐은 쉬지 않고 전방에 합류했다.
취, 취이익!
“괴물 인간이다!”
크아아아!
오크들이 투지가 강하다곤 하나, 그보다 더 큰 공포를 만나면 도망치기도 한다.
파프닐의 합류에 꽁지가 빠지게 달아나는 오크들!
“아니…….”
“맙소사…….”
같이 싸우던 파티원들마저 한순간 무기를 늘어뜨릴 정도로 놀랄 만한 광경이었다.
“야, 너 네크로맨서 아니지? 솔직히 말해!”
킨도르한의 항의에 파프닐은 귓구멍을 팠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난 네크로맨서인데.”
“아 씨……. 진짜, 더럽게 깐깐하네.”
“그보다 지금은 사람들이나 빨리 구해라. 너한테도 이득이 되는 일이니까.”
“이거? 네가 임시로 받은 퀘스트 아닌가?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지금 네가 구한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서 절대 사라지지 않을 나와바리 한 곳이 만들어지는 셈이지. 그 정도면 서두를 이유론 충분하겠지?”
“……음?”
순간 킨도르한의 표정이 멍해졌다.
“생각해 보니 진짜 그러네. 여긴 들키지도 않을 테니까…….”
“…….”
씨익,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은 킨도르한이 성큼 앞서 나갔다.
“자, 서두르자! 오크들이 반격하기 전에 서둘러 사람들을 모두 대피시켜야지.”
이젠 파프닐이 나서지 않아도 열심인 모습.
‘역시 바람잡이가 있으니 편하군.’
축 늘어진 다른 두 파티원의 뒤에서 파프닐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
-공헌도를 획득했습니다.
-공헌도를 획득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을 구출한 뒤에도 파프닐 일행은 멈추지 않고 하수도 중심으로 향했다.
추가로 몰려오는 오크 전사들과의 전투가 몇 번 있었지만, 생각보다 간단히 끝이 났다.
킨도르한이 생각보다 탱킹을 잘했고, 마법사와 사냥꾼도 급속도로 스킬 사용이 능숙해진 덕분.
그러나 MVP를 따지자면 셋 모두 아니었다.
“서브 탱커 몫을 다 해 주다니, 해골병들이 이만큼 강한 줄은 몰랐소.”
“저도 네크로맨서로 전직이나 해 볼까 봐요.”
마법사 유저의 말에 파프닐은 고갤 저었다.
“그건 절대 안 됩니다. 흑마법사가 되어서 마법사 추격자가 붙을걸요.”
네크로맨서와 흑마법사가 합법화가 되긴 했다.
하지만 일반 마법사가 흑마법을 배우는 일은 별개다.
그런 마법사는 타락했다는 낙인이 찍히고, 소속 마탑이나 다른 마탑의 마법사들이 그 마법사를 죽을 때까지 추적한다.
“모험가라면 부활하지 않을 때까지 계속. 그러니 그런 생각은 접어 두십시오.”
“……어우, 알겠어요.”
마법사 유저가 겁먹은 표정으로 고갤 끄덕였다.
그때였다.
“저기.”
킨도르한이 북쪽을 가리켰다. 다른 곳과 달리 전차도 지나갈 수 있을 커다란 통로가 나 있었다.
“암만 봐도 저기가 그 시설인지 마나석인지가 있는 곳 같은데?”
“일단 정찰부터 해 보죠.”
파프닐은 그렇게 말하며 해골병들 열 마리를 먼저 들여보냈다.
십여 초가 지났을 무렵.
-현재 가능한 해골병 소환 개체 수 : 0
-현재 가능한 해골병 소환 개체 수 : 10
갑자기 해골병들의 소환 가능 개체 수가 늘어났다.
방금 보낸 열 마리 모두가 한꺼번에 부서졌다는 뜻이다.
“마법 같은 건 아닌데……. 암습을 경계하면서 들어가 보지, 킨도르한.”
“암습? 옆구리가 갑자기 시려 오는 게……. 저번에 블랙쏜 보스 놈과 한바탕했던 기억이……. 알았어, 들어간다고, 가.”
어깨를 푼 킨도르한이 선두에 서고, 그 뒤를 따라 세 명이 움직였다.
잠시 후, 통로가 끝나자 탁 트인 지하 광장이 펼쳐졌다.
“의외로군.”
‘어두운 통로 안이기에 분명 암습이 올 줄 알았는데?’
살짝 놀라 주변을 살피던 파프닐의 눈에 커다란 장치가 눈에 띄었다.
‘저건…….’
각종 문양이 조각된 기사의 상을 중심으로 한 여러 원반과 돌 상자의 무더기.
찾던 마나석은 기사상의 가슴께에 박혀 있었다.
“보아하니 네놈들이 구토르취가 말했던 그 인간 놈들이군.”
바로 그 기사상의 아래.
파프닐 일행을 막아서듯 온몸이 새하얀 리자드맨 한 마리가 서 있었다.
검거나 녹색인 일반 리자드맨들과는 전혀 달라, 신비로움과 함께 차가움이 느껴지는 모습.
차이점은 피부색뿐만이 아니었다.
보통 리자드맨은 2m 10cm 정도의 체구.
그러나 저 리자드맨은 저기서 한 뼘 정도 더 큰 2m 30cm 정도의 사이즈였다.
“저건 또 뭐야. 내가 탱킹할 테니까 딜 넣으쇼.”
킨도르한이 주먹을 맞부딪치며 나섰다.
“참, 그 전에.”
물론 마구잡이로 들어가진 않았다.
각목을 깨는 퍼포먼스 스킬부터, 강패가 가진 버프와 디버프 스킬 들을 슬롯이 허락하는 만큼 모두 사용했다.
“프로텍트!”
“사냥 신호!”
마법사와 사냥꾼도 킨도르한에게 각각 보호막과 명중률을 올려 주는 스킬을 걸어 주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끝낸 뒤 킨도르한은 비로소 리자드맨에게 다가갔다.
“자, 빨리 끝내 줄 테니 가만히 있으라고……. 흡!”
거릴 좁힌 킨도르한이 엄청난 속도로 일권을 휘둘렀다.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움직인 킨도르한의 주먹이 알비노 리자드맨의 손안에 들어왔다.
“엇.”
“주먹에 실속이 없군.”
다음 순간 알비노 리자드맨의 손이 엄청난 속도로 킨도르한의 몸을 연타했다.
살짝 뒤로 밀려 나던 킨도르한의 몸이 천천히 옆으로 쓰러졌다.
“어?”
“뭐야!”
-킨도르한 님이 사망했습니다.
순삭.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의 공격에 사망한 킨도르한의 모습에 파티원들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다음은 누구지?”
“으아아아악!”
경기를 일으킨 마법사가 불덩어리를 쏘았다.
파이어볼, 초반 화염 마법 중 가장 강력한 마법이 알비노 리자드맨에게 맞았다.
“따뜻해서 좋군. 그러니 다음은 너다.”
펄쩍 뛴 알비노 리자드맨이 단숨에 마법사 유저의 목을 붙잡아 꺾었다.
통각 싱크로율이 10% 미만이긴 하지만, 저 정도라면 꿈속에서 한 번은 나올 법한 고통이리라.
“젠장……!”
사냥꾼이 뒤로 물러나며 화살을 쐈다. 알비노 리자드맨은 가볍게 피하며 거리를 좁혔다.
‘맙소사, 저 정도면 거의 마스터 클래스급이군.’
파프닐이 탄식했다.
마스터 클래스.
한 직업을 레벨 200까지 성장시켰을 때 나오는 칭호다.
즉, 눈앞에 있는 리자드맨의 레벨은 거의 그 정도 급이라는 뜻이었다.
‘원작 주인공은 분명 저 정도 몬스터를 상대로 어찌저찌 버틴 거 같은데.’
소설 속에서 플러시도 비슷한 레벨에 200레벨의 엘리트 몬스터를 상대한 적 있었다.
심지어 플러시는 그 몬스터를 어떻게든 잡기까지 했다.
에픽, 레전더리급 아이템과 클래스, 스킬 들을 써 가면서 이루어 낸 기적적인 대사건!
파프닐이 이블아이를 잡은 것처럼 꼼수가 아니라, 진짜로 순수한 운빨 스펙과 아이템만을 이용한 결과라 더욱 조명받았다.
‘그거 영상 올리면서 방송 제의도 들어왔다고 했고, 뮤튜브 홍보만으로도 수익이 꽤나 들어왔다고 했었지. 방송……. 방송이라, 나도 방송이나 할까?’
순간 파프닐이 흠칫 놀랐다.
‘너무 격차가 크니 별생각을 다 하는군. 이럴 때가 아닌데.’
아무튼 플러시의 운빨과 스펙은 정말로 괴물이었다.
‘그 녀석이 가진 아이템들만 있었어도…….’
새삼 원작 주인공인 플러시의 운빨과 위력을 체감하게 되는 순간!
그사이 사냥꾼마저 쓰러졌는지, 알비노 리자드맨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취취익! 꼴좋다! 다른 동료들이 다 죽고 혼자 남다니.”
동상과 기둥 뒤에 숨어 있던 오크 대장이 나타나 비웃음을 날렸다.
“취췩, 저놈은 바로 죽이지 마시오! 최대한 괴롭히다가…….”
“그러지.”
그때였다.
오크 대장의 목덜미에 초승달 모양 수리검이 박혔다.
“케르륵…….”
“취이이익! 적이다!”
“취익!”
기겁하는 오크들 한복판에 검은 터번의 남자가 내려앉았다.
“취취익?”
“아, 하던 일들 계속해. 난 이것만 있으면 되니까.”
말을 마친 남자가 서슴없이 조각상으로 손을 뻗었다.
마나석을 그대로 빼서 품에 넣는 모습.
알비노 리자드맨의 눈에 시퍼런 핏줄이 돋아났다.
“그거 내놔!”
쉬이익, 흰 바람처럼 쇄도한 알비노 리자드맨이 손을 휘둘렀다.
터번 남자도 급히 반월도를 빼내어 손톱을 맞받아쳤다.
채채채챙!
순식간에 수십 합의 공방을 주고받는 사람과 리자드맨.
그 모습을 보던 파프닐이 천천히 손을 들었다.
‘……명계의 인장.’
슈욱. 손끝에서 어둠이 일렁이더니 사라졌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