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20)
420화
“흐읍……!”
낚싯대를 잡은 파프닐이 힘을 주었다.
꽈아악. 드래곤의 힘줄과 뼈로 만든 낚싯대가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팽팽하게 당겨졌다.
-그렇지. 거기서 힘을 좀 빼고, 천천히…….
“딱, 딱!”
“따닥!”
옆에 있던 해골병들이 일제히 턱을 맞부딪쳤다.
파프닐은 한 차례 힘을 주어 낚싯대를 잡아당겼다.
“딱딱!”
줄이 올라오며 거대한 물고기가 드러났다.
은빛으로 번쩍이는 비늘을 가진, 갈치를 닮은 물고기.
-낚시에 성공했습니다.
-마경의 은빛 갈치(에픽)를 획득했습니다.
-낚시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더 섬세한 낚시 기교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낚시 스킬 사용 중 스태미나 감소 수치가 줄어듭니다.
-손재주 스테이터스가 +1 상승했습니다.
“휴우…….”
파프닐은 이마를 쓸었다.
“겨우 잡았군.”
아오키가하라 숲을 탐색하며 파프닐은 여러 가지 특징을 알 수 있었다.
일단 이곳은 미니맵과 나침반, 방향 탐색 스킬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
미니맵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었고, 다른 도구나 스킬을 써도 제대로 된 좌표를 찍을 수 없었다.
두 번째는 이곳도 숲은 숲이라는 것.
마경이긴 하지만 사슴이나 토끼, 여우 같은 있을 건 다 있었다.
물론 멀쩡한 모습은 아니긴 하다.
사슴뿔에서 시꺼먼 불꽃이 타오른다든가, 토끼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움직인다든가.
지옥의 마기를 한껏 받아들인 동물들은 그 자체로 어지간한 악귀보다 강했다.
눈앞에 놓인 물고기도 마찬가지.
여러 번 실패했지만, 겨우 한 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자, 그럼 식사를 준비해 볼까.”
파프닐은 미리 준비한 쌀밥을 내놓고 된장찌개를 했다.
보글보글.
모닥불을 피운 뒤 냄비와 물을 준비하고, 곧바로 끓이기 시작한다.
그사이 잡은 생선을 손질하고, 뼈와 가시를 밖에 던졌다.
크르르…….
끼이익…….
머리나 꼬리, 뼈를 던진 곳에서 뭔가 소리가 들렸지만 깔끔하게 외면.
물이 끓기 시작하자 된장을 풀고 손질한 생선 살들을 넣는다.
그 후 각종 파, 양파, 호박 등의 야채와 두부를 알맞은 크기로 썰어 넣고.
마지막으로 비법 양념장과 가루를 푼 뒤 10분 동안 기다리면 완성이다.
“복돌이 녀석, 이 좋은 걸 왜 안 먹는지.”
냄비를 보던 파프닐은 혀를 찼다.
상추는 잘만 먹으면서.
된장찌개를 맛보여 주려고만 하면 기겁해서 도망친다.
“뭐, 평양 감사도 제 싫으면 마는 거지.”
냄비 뚜껑 너머로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 나온다.
-저거……. 정말 먹는 거냐?
“그럼요. 탐낼 생각 하지 마십시오.”
-…….
카라미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사이 파프닐은 인벤토리를 확인했다.
‘수해에 들어온 지 대략 사흘 정도인가.’
처음 본거지라 여겼던 곳은 중간 관문에 지나지 않았다.
그곳을 넘은 뒤, 파프닐은 작전을 바꿨다.
‘이미 들켰다면 굳이 먼저 들어갈 이유가 없으니까.’
갤럭시 크래프트로 치면 적이 언덕 위에 진영을 잡고, 앞에는 건물까지 지어 놓은 격이다.
준비 없이 무작정 병력을 들이부으면 5초 만에 내 병력이 아이스크림처럼 녹는 걸 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파프닐은 다른 방법을 쓴다.
바로 마구잡이로 확장을 늘리고, 테크트리를 올리는 것.
이른바 ‘너는 박혀 있어라, 나는 배불릴 테니’ 작전이다.
물론 여기엔 조건이 있다.
먹을 자원이 많아야 한다는 게 그것.
기껏 적을 몰아넣어도, 막상 먹을 게 없다면 같이 쫄쫄 굶는 것밖에 안 된다.
다행히 이 수해의 사냥 효율은 꽤 높았다.
‘무려 레벨 업을 할 정도로.’
덕분에 파프닐의 레벨은 700을 넘어 702가 되었다.
신대륙에서 수많은 사건을 겪으며 오른 레벨이지만, 최근엔 정체되다시피 했던 속도가 다시금 붙은 것.
그뿐만이 아니다.
아오키가하라 수해 심부의 몬스터들은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몬스터.
중동에서 석유를 팔거나, 리튬이나 희토류 같은 희소 자원을 마음껏 얻을 수 있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여신석(이모탈)’.
마나 스톤의 강화판인 이 돌은, 장비의 강화 스펙을 올려 주면서 실패 확률을 획기적으로 줄여 주는 효과를 갖고 있었다.
문제는 드롭율.
워낙 귀한 것이다 보니 대규모 보스 몬스터나 에픽급 퀘스트에서나 한두 개씩 떨어지는 게 수급의 전부.
플레이어의 성장이나 장비를 위해서라면 아무리 많아도 모자란 그 재료가 이곳에서는 세 마리에 한 개꼴로 나온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옥과 연결된 만큼, 흑마법사들에게 필요한 지옥 결정(에픽)이나 지옥의 유황(레어).
정말 가끔이지만 레전더리급 장비의 강화나 스펙 성장에 쓰이는 대마옥의 결정(레전더리) 같은 재료들도 얻을 수 있었다.
미니맵이 안 보인다는 특성도 파프닐에겐 큰 문제가 아니었다.
공간이 뒤틀려서 바뀌더라도 땅속의 금속 성분은 그대로이니.
이를 통해 직접 지도를 작성했기 때문이다.
“보아하니 나침반이 안 먹히는 건 이 금속들 때문인가 보군.”
아오키가하라 수해의 지하에 있는 금속들이 나침반에 영향을 끼쳤던 것.
금속 지배를 통해 자력을 제어하자 대략적인 방향을 알 수 있었고, 그로부터 차차 지도를 그렸다.
물론 그동안 사냥도 쉬지 않았다.
정확히는 쉴 수가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수많은 마수가 먹이를 찾아 몰려왔기에, 지도 작성과 조사 노트 작성을 빼면 매시간 쉴 새 없이 싸워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보상이 많으니 지치지는 않았다.
안 그래도 일을 마친 후 사냥을 좀 더 할까 생각했었는데.
적이 대비를 하고 있으니 차라리 잘된 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 수해에도 보스가 있겠지.’
일반 몬스터들이 이 정도인데, 보스는 얼마나 많은 아이템을 떨어뜨릴까?
“딱딱!”
“딱!”
“아, 고맙다.”
해골병들의 부름에 파프닐은 급히 냄비를 불에서 들었다.
뚜껑을 열자 풍기는 구수한 된장과 생선 냄새.
“후, 잘됐군.”
파프닐은 완성된 생선 된장찌개를 앞에 두고 밥을 담았다.
해골병들은 식사를 하지 않으니 전부 독차지가 가능했다.
“사냥도 먹으면서 해야 효율이 올라가지.”
따끈한 밥을 먼저 입에 넣고, 된장찌개를 생선 살까지 듬뿍 퍼서 곧바로 입 안에 넣는다.
입 안에서 씹히며 섞인 재료들이 현실에서는 맛볼 수 없는 오묘한 맛을 내었다.
-아오키가하라 된장찌개를 섭취했습니다.
-어둠의 마나에 중독되었습니다.
-숲의 장기를 과도하게 섭취했습니다.
-금속 면역 효과가 발동했습니다.
-힘 스테이터스가 일시적으로 +15% 상승했습니다.
-지식 스테이터스가 일시적으로 +15% 상승했습니다.
“……음. 이 맛은……!”
파프닐은 순간 감탄사를 냈다.
“중금속의 맛이군!”
아오키가하라 수해에서 마기를 잔뜩 흡수하고 변이를 일으킨 생선의 맛.
일반인들이라면 먹자마자 죽을 극독이지만, 파프닐에게는 썩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재료가 된 것이다.
***
“하아,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어두운 아오키가하라 숲.
초록색 긴 곱슬머리의 미소녀 한 명이 수풀 사이를 걷고 있었다.
“분명 이 방향에 있다고 했잖아, 그 바보 놈은!”
소녀의 이름은 미도리.
모자를 쓴 남자와 같이 살고 있지만 식신은 아닌, 이른바 협력자라 할 수 있는 관계였다.
그런 그녀에게 얼마 전 모자 남자가 한 가지 부탁을 했다.
안쪽까지 들어온 손님을 찾아서 이곳으로 데려오라고 말이다.
-데스 드래곤은 시험을 이미 통과했어. 그 정도 격을 갖춘 자라면 너 정도는 되어야 격이 맞거든. 부탁하마.
차마 싱긋 웃는 그 모습에 대고 거절한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의 생고생.
“아아, 진짜. 애초에 그 녀석 침입자인데 왜 데려오라고 하는 거냐고.”
투덜대던 미도리의 머리 위로 무언가가 떨어졌다.
손을 휘두르던 그녀의 녹안에 여덟 개의 눈과 여덟 개의 검은 다리가 보였다.
“꺄아아악!”
미도리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이런 벌레들이었다.
기겁하며 도망친 미도리는 훌쩍이며 다시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온갖 고생을 하며 걷던 미도리였지만, 결국 목표물인 데스 드래곤을 찾을 수 있었다.
“아, 저기 있다.”
금속 인간을 다루고, 은빛의 금속 머리카락을 가진 괴물.
그런데 저 남자, 뭔가 이상한 짓을 하고 있었다.
“자, 잠깐. 저거 무슨…….”
미도리는 보면서 경악에 휩싸였다.
수해에 사는 동물들을 낚시를 해서 잡다니?
이곳에 사는 동물들은 보통 놈들이 아니다.
지옥의 마기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른 생물로 변화시켰고, 동물들을 죽지 않게 만들었다.
그렇게 비정상적으로 오래 사는 동물들에겐 숲의 독한 장기(瘴氣)가 계속 쌓였고, 동물들은 그것의 영향으로 더욱 오래 살게 되었다.
이른바 끝없는 악순환.
이 때문에 현재까지 살아 있는 동물들은 아귀나 마수들도 먹을 수 없는 독한 독종이었다.
한 마리만 밖에 나가도, 마을 여럿 아니 어쩌면 나라 하나를 몇백 년 동안 독기에 오염시킬 수 있을 정도의.
그런데 그걸 산 채로 잡다니.
놀랄 일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데스 드래곤은 심지어, 그 마수를 잡아 손질한 뒤.
된장과 각종 야채, 금속을 풀더니, 거기에 마수 살을 담아 찌개를 해 먹은 것이다.
“……크, 맛 좋군.”
미도리는 남자를 보며 영혼이 하늘로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느꼈다.
‘저, 저걸 그대로 먹는다고!’
수해의 마수는 물론 자신도 한 입 가져다 대는 순간 중독 증상이 올 극독 덩어리!
저걸 먹고 맛있다고 표현하는 녀석은 생전 처음이었다.
‘미친 놈……! 말려야…….’
순간 미도리는 멈칫했다.
생각해 보면 굳이 말릴 필요는 없다.
어차피 저자는 침입자.
독을 먹고 알아서 죽어 준다면 이쪽으로서도 고마운 일이다.
‘그나저나 저런 미친 생각을 잘도 했네…….’
결국 미도리는 숨어서 파프닐의 식사를 지켜보기로 결심했다.
죽음을 확인해야 하는 것도 있고,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저걸 먹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걱정은 되지 않았다.
애초에 저걸 먹은 이상 죽음은 피할 수 없을 테니까.
설령 만독불침이라 하더라도, 저 독은 버텨 낼 수 없다.
방탄유리라 하더라도 핀 포인트 저격 총 사격으로, 같은 곳을 여러 번 치면 뚫리는 것과 같은 이치.
그런데…….
‘죽지 않아?’
말끔히 밥그릇을 비운다.
김치, 아니 구리까지 꺼내 먹은 데스 드래곤은 그릇을 닦고 배낭에 집어넣을 때까지도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았다.
‘미친…….’
그때였다.
미도리가 숨은 방향을 향해 데스 드래곤이 고개를 돌렸다.
“사냥감이 한 마리 더 있군.”
“딱!”
턱을 부딪치며 일제히 움직여 오는 금속 병사들.
‘들켰다……!’
미도리는 급히 풀숲에서 몸을 일으켜, 뒤쪽 대신 앞으로 나왔다.
“데스 드래곤……. 며칠 동안 잘도 깽판을 쳐 주셨네.”
“보아하니 마수는 아닌데, 그 종이 주술 놈이랑 같은 부류인가.”
“말조심해! 누가 그런 놈들 따위랑.”
스으으, 연녹색 기운이 미도리의 주변으로 모였다.
“마지막으로 물을게, 순순히 따라올래? 아니면 내가 강제로 데려갈까?”
“아니, 내가 질문하지.”
데스 드래곤, 파프닐은 그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했다.
“너를 인질로 삼으면 그 장난질을 친 녀석이 어떻게 반응할까?”
딱딱딱딱딱!
말이 끝나자마자 수많은 금속 병사가 일제히 돌진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